57) 농재 이익(1629) 93

農齋 李翊 (농재 이익). 丘引歎(구인탄) 지렁의의 신세를 탄식하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丘引歎(구인탄) 지렁의의 신세를 탄식하다 丘引穴蟄何其智(구인혈칩하기지)지렁이가 구멍에 숨었을 땐 얼마나 지혜로 웠던가墢土築階引帶裏(벌토축계인대리)흙을 일구어 섬돌아래 살곳을 짓고 그안에 들어가 살았네萬艱抽身力易大(만간추신력역대)숱한 고생 끝에 몸을 빼냈으니 힘 또한 세건만螻蟻十百來橫曳(루의십백래횡예)수많은 땅가아지와 개미가 와서 마구 끌고 가는구나蠕蠕轉動蟻愈集(유유전동의유집)꿈틀꿈틀 움직일수록 개미들이 더욱 모여들고羣雞刺蹙爭窺急(군계자축쟁규급) 닭들도 쪼아 먹으려고 다투어 급하게 엿보네智力到此無柰何(지력도차부내하)지혜와 힘도 이에 이르러서는 어찌할 수가 없으니鳴呼世事亦同科(명호세사역동과)아 세상일 또한 이와 같구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澆 饡 (요 찬) 국밥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澆 饡 (요 찬) 국밥 骨菫吾無厭(골군오무염) 비빔밥과 육개장을 내가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塡腸澆饡佳(전장요찬가) 배를 채우기로는 국밥이 좋네 下嚥惟己分(하연유기분) 삼키면 바로 내려가 오직 내 몸에서 나누어지니 鼓腹是生涯(고복시생애) 태평한 세월을 즐기는 것이 한평생이로다 妄欲輕陶鮤(망욕경도렬) 망령되게 질그릇과 전어를 가볍게 여기려하고 聊將當庾鮭(료장당유혜) 청빈하게 살았던 유고지와 애오라지 견주려고 하네 誰方時混混(수방시혼혼) 누가 국밥을 시국의 혼란함에 비겼는가 稻菜合淸齋(도채합청재) 쌀밥과 나물이 몸을 깨끗이 재계하고 부정한 일을 멀리하는 데 맞는구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耳 聾(이 롱)귀가 먹어 들리지 않기에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耳 聾(이 롱) 귀가 먹어 들리지 않기에 眼昏年年劇(안혼년년극) 눈 어두은 것이 해마다 심하더니 편롱첩틈生(편롱첩틈생) 한쪽 귀가 문득 들리지 않네 聰明疑異世(총명의이세) 보고 들은 것은 오래 기억했던 것이 다른 세상의 일인듯 하니 澌滅逼前程(시멸핍전정) 앞길에 목숨 다할 날이 가까워졌구나 未諦高聲語(미체고성어) 크고 높은 목소리로 하는 말도 알아듣지 못하고 常聆急爆鳴(상령급폭명) 늘 세찬 폭포수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 自憐能老性(자련능노성) 능히 늙는 모습이 스스로 가엾기만 한데 兄復病相嬰(형복병상영) 하물며 병까지 나를 더욱 약하게 만드는 구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安院寺(안원사) 안원사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安院寺(안원사) 안원사 重遊十載久(중유십재구) 십년만에 다시 돌아다니며 구경하는데 追躡約同儕(추섭약동제) 와서 오를기로 함께 약속 했었지 石壓無前步(석압무전보) 바위가 가로막아 앞으로 걸어갈 수 없고 崖傾失故蹊(애경실고혜) 벼랑이 기울어져 옛길을 잃었구나 崎嶇心未已(기구심미이) 산길이 험해도 가고 싶은 마음 아직 다하지 않아 涪嶁望皆低(부루망개저) 우뚝 솟은 산봉우리들이 모두 눈 아래로 보이네 咫尺登臨阻(지척등림조) 가까워도 높은 곳에 오를 수 없으니 吾衰愧杖藜(오쇠괴장려) 내가 힘이 약해져서 명아주 지팡이에게 부끄럽기만 하구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馬 上 (마 상) 말 위에서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馬 上 (마 상) 말 위에서 馬上行看間(마상행간역) 말 타고 가며 주역을 보는데 途中誦未休(도중송미휴) 가는 도중에 외우는 것을 쉬지 않네 專心除應接(전심제응접) 마음을 기울여 주위에 신경 쓰지 않고 著力費椎求(저력비추구) 힘들여 이치를 탐구 하는구나 末學難鍼頂(말학난침정) 후학은 제대로 깨우치기가 어려우니 先知合借籌(선지합차주) 선각이 잘 가르쳐 주어야 하리라 幾時資利見(기시자이견) 어느 때에나 성현의 도움을 받아 重與燭無幽(중여촉무여) 심오한 이치를 다시 꿰뚫어 볼수 있을까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華浦雜詠 9(화포잡영 9) 화포에서 이것저것 읊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華浦雜詠 9(화포잡영 9) 화포에서 이것저것 읊다 新凉入室稍親燈(신량입실초친등) 초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방으로 스며드니 바랴흐로 등불을 가까이할 만해 旅宿經旬課讀增(여숙경순과독증) 객지에서 열흘을 지내며 책을 더 읽네 可喜窮邨無客問(가희궁촌무객문) 기쁘구나 외진 마을이라 찾아오는 손님 없고 門前時見乞糧僧(문전시견걸량승) 문 앞에 이따금 양식 얻으러 오는 스님만 보이는 것이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華浦雜詠 8(화포잡영 8) 화포에서 이것저것 읊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華浦雜詠 8(화포잡영 8) 화포에서 이것저것 읊다 災莫如風歲色荒(재막여풍세색황) 바람만 한 재항이 없어 수확을 앞두고 흉년이 드니 郊原一夜徧蟲蝗(교원일야편충황) 하룻밤에 교외의 들이 벌레와 메뚜기로 온통 덮혔네 請看滯穂兼遺秉(청간체수겸유병) 버려진 이삭과 남은 볏단을 보리 바라는데 無實容長葉不妨(부실용장엽불방) 실속은 없이 겉모습만 좋으니 버려도 괜찮으리라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華浦雜詠 7(화포잡영 7) 화포에서 이것저것 읊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華浦雜詠 7(화포잡영 7) 화포에서 이것저것 읊다 無源潢潦號龍華(무원황료호룡화) 수원도 없는 웅덩이 이름이 용화인데 新汲盆中雜土沙(신급분중잡토사) 새로 물을 길어 온 동이 속에 흙모래가 섞였네 久久自能安習性(구구자능안습성) 오래되니 버릇이 들었는지 저절로 편안해서 作羹炊飯味還奢(작갱취반미환사) 국을 끓이고 밥을 지었는데 맛이 도리어 좋기만 하구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華浦雜詠 6(화포잡영 6) 화포에서 이것저것 읊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華浦雜詠 6(화포잡영 6) 화포에서 이것저것 읊다 邨屋纔容一脈寬(촌옥재용일맥관) 시골집이 겨우 무릎하나 들어갈 정도라 初來惟覺起居難(초래유각기거난) 처음에 와서는 오직 지내기가 어려운 것만 누꼈었네 閉門自有閒心境(폐문자유한심경) 문을 닫고 있으니 저절로 마음이 한가로워져서 何處投軀不易安(하처투구불역안) 어디에 몸을 맡긴들 편안하지 않겠는가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華浦雜詠 5(화포잡영 5) 화포에서 이것저것 읊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華浦雜詠 5(화포잡영 5) 화포에서 이것저것 읊다 潮去留痕汐又回(조거류흔석우회) 썰물이 빠지면서 흔적을 남겼다가 밀물이 다시 돌아오니 乾坤一轂與同催(건곤일곡여동최) 하늘과 땅은 한 수레바퀴라 함께 재촉하며 움직이는 구나 要看盈極還虧際(요간영극환휴제) 가득 차면 다시 이지러지는 것을 보고 싶어서 坐待東天月上來(좌대동천월상래) 앉아서 동쪽 하늘에 달이 떠오르는 것을 기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