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 이항복(1556)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無題(무제) 무제

산곡 2023. 9. 17. 08:07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無題(무제) 무제

 

​簾外遊塵映隙曛(렴외유진영극훈) :

주렴 밖의 떠도는 먼지는 햇살에 비치는데

春情無賴對黃昏(춘정무뢰대황혼) :

춘정을 달랠 길 없어 황혼을 마주 바라본다.

王孫獵罷歸來晩(왕손렵파귀래만) :

왕손이 사냥 끝내고 저물녘에 돌아오니

活火金壺麝酒溫(활화금호사주온) :

타는 불 위에 금 술잔의 사향주가 따뜻하다.

楚臺春夢未分明(초대춘몽미분명) :

초나라 누대의 봄꿈은 아련하지만

雲雨猶堪惱半生(운우유감뇌반생) :

운우의 정이 오히려 반평생을 괴롭게 한다.

人世此歡應勝夢(인세차환응승몽) :

인간 세상의 이 즐거움 꿈보다 나으련만

却嫌行樂不多情(각혐행악불다정) :

도리어 행락의 다정하지 못하여 싫어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