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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送鄭學士子容出補金堤 4수 (송정학사자용출보김제 4수)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送鄭學士子容出補金堤 4수(송정학사자용출보김제 4수)김제의 수령으로 나가는 학사 정자용을 배웅하며 [ 제 1 수 ]墨綬金堤宰(묵수김제재)검은색 인끈을 찬 김제의 수령과玄經石室翁(현경석실옹)도가의 경전을 즐겨읽는 석실의 늙은이相看俱白髮(상간구백발)서로 바라보니 둘다 머리털이 허옇게 세었으니詩酒幾時同(시주기시동)시와 술을 어느 날에나 함께하리오 [ 제 2 수 ]衰年遠離別(쇠년원이별)늘그막에 멀리 떠나는 사람과 헤어지려니苦恨在心肝(고한재심간)마음속 깊이 괴롭고 아프네何事昇平日(하사승평일)무슨 일로 이렇게 나라가 태평한 시절에猶歌行路難(우가행로난)오히려 행로난을 불러야 한다는 말인가 [ 제 3 수 ]風生桂樹枝(풍생계수지)바람은 계수나무 가지에서 일고露下芙蓉池(로하부용지)이슬은 연꽃..

서체별 병풍 2025.03.14

高峯 奇大升(고봉 기대승). 梅 花 4수(매 화 4수) 매화

高峯 奇大升(고봉 기대승).   梅 花  4수(매 화 4수) 매화 [ 제 1 수 ]京洛趍塵誤汝期 (경락추진오여기)서울의 바람에 날리는 티끌 속에 너와의 약속 어기고祗今歸對舊冰姿 (지금귀대구빙자)이제야 돌아와 예전의 깨끗한 모습과 마주하네.淸香滿樹空相惱 (청향만수공상뇌)맑은 향기가 나무에 가득해 부질없이 괴롭기만 한데多病其如廢酒詩 (다병기여폐주시)몸에 병이 많아 시를 짓고 술 마시는 일을 그만두었으니 어찌할까. [ 제 2 수 ]梅下開尊愜素期 (매하개존협소기)매화나무 아래 술자리 여니 소박한 모임에 기분 좋은데最憐烟外偃風姿 (최연연회언풍자)안개 밖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그 모습이 가장 어여쁘네.徘徊不覺衣沾露 (배회불각의첨로) 이슬에 옷 젖는 줄도 모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一盞傾來一首詩 (일잔경래일수시)술 한..

서체별 병풍 2025.03.14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春 帖 2 (춘첩 2) 입춘 날 대궐(大闕) 안 기둥에 써 붙이던 주련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春 帖 2 (춘첩 2)입춘 날 대궐(大闕) 안 기둥에 써 붙이던 주련 氷破江門暖不遲 (빙파강문난부지)얼음 갈라지는 강어귀에 따뜻한 기운이 늦지 않게 밀려드니 荻芽蒲笋欲離離 (적아포순욕리리)물억새 싹과 부들 싹이 우거지기 시작하네. 中洲無數新浮鴨 (중주무수신부압)강 가운데 모래톱에 수많은 오리가 새롭게 다시 떠다니니 春興還須共爾知 (춘흥환수공이지)봄의 흥치興致를 모름지기 너희와 함께 느껴 보리라.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述 懷 (술 회) 마음속에 품고 있던 생각을 말하다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述 懷 (술 회)마음속에 품고 있던 생각을 말하다 扶桑疎影窓前落(부상소영창전락)해뜨는 곳에 있는 나무의 성긴 그림자가 창앞에 드리우고 蓬島餘丹檻外飛(봉도여단함외비)봉래산의 노을이 난간 밖으로 지네 夢入滄波隨白鳥(몽입창파수백조)푸른 물결에 뛰어들어 백조 따르는 꿈을 꾸지만 春來還是到家稀(춘래환시도가희)봄이 왔는데도 여전히 집에 갈 기회가 드물구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熬稻作糤, 正類落梅, 戲與兒輩賦之 (오도작산, 정류락매, 희여아배부지)

農齋 李翊 (농재 이익).   熬稻作糤, 正類落梅, 戲與兒輩賦之(오도작산, 정류락매, 희여아배부지)벼를 볶아 튀밥을 만드니 떨어진 매화와 똑같기에 장난삼아 아이들과 시詩를 짓다  初聞隱隱雷鳴地 (초문은은뢰명지)처음에는 은은隱隱하게 땅에서 우렛소리가 들리더니 更見紛紛雹散空 (경견분분박산공)다시 어지럽게 우박이 공중空中에 흩어지는 것이 보이네.  正耐羅敷春色晩 (정내라부춘색만)바로 나부산羅敷山에 봄빛이 저물어 갈 때 嫣然吹落篴中風 (언연취락적중풍)피리 소리 들리는 가운데 매화梅花꽃이 바람에 날려 아름답게 떨어지는 듯하구나.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憶疇孫 2(억주손 2) 손자 주석을 생각하며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憶疇孫 2(억주손 2)손자 주석을 생각하며 隨柳傍花莫我從(수유방화막아종)버드나무 옆에 핀 꽃처럼 나를 따르는 사람 없으니 嶺雲江水阻音容(령운강수조음용)산마루 위에 뜬 구름과 강물 때문에 소식이 막혔네 書中不盡心中事(서중부진심중사)편지에 속마음 다 전하지 못해 一紙才封復一封(일지재봉복일봉)한 장 겨우 봉해 놓고 다시 한 장 봉하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望三角(망삼각) 삼각산을 바라보며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望三角(망삼각) 삼각산을 바라보며 削成千仞鎭長安 (삿성천인진장안)깎은 듯한 높다란 산이 서울을 누르는데 氣勢雄雄龍虎盤 (기세웅웅용호반)형세形勢가 웅장雄壯하여 용과 범이 서려 있네. 雨後白雲浮絶壁 (우후백운부절벽)비 온 뒤라 흰 구름이 절벽 위에 떠 있으니 馬頭還似雪中看 (마두환사설중간)말 위에서 도리어 눈 덮인 산 바라보는 것 같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五 柳 2(오 류 2)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五 柳 2(오 류 2)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  松封秦爵千年恥 (송봉진작천년치)소나무가 진시황에게 작위를 받은 것은 천년의 부끄러움이었고 柳在陶門百歲芳 (류재도문백세방)버드나무가 도연명의 집 문 앞에 서 있는 것은 백세의 향기로다.  若使依依能解語 (약사의의능해어)만약 버들더러 말하게 한다면 回看落落咤容長 (회간락락타용장)키 큰 소나무를 돌아보며 겉모습만 멀쩡하다고 꾸짖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