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4 10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再和六首 6(재화륙수 6) 다시 여섯 수에 화답하다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再和六首 6(재화륙수 6)다시 여섯 수에 화답하다 [ 제 1 수 ]竹根工絡石 (죽근공락석)대나무 뿌리는 공교工巧하게 돌을 두르고蔬甲巧穿泥 (소갑교천니)푸성귀 싹은 교묘巧妙하게 진흙을 뚫고 나왔네.卷幔通飛燕 (권만동비연)장막帳幕을 걷으니 날아다니는 제비가 오가고開䆫看闘雞 (개창간투계)창窓을 열어 싸우는 닭들을 바라보는구나. [ 제 2 수 ]荒園占地少 (황원점지소)황폐荒廢한 동산은 땅을 조금 차지했는데幽樹得庭多 (유수득정다)그윽한 나무는 뜰을 많이도 차지했네.獨坐身如寄 (독좌신여기)홀로 앉아 있으니 이 몸이 얹혀사는 것만 같아서浮生老奈何 (부생노내하)덧없는 인생人生 늙어 가는데 어찌할 것인가… [ 제 3 수 ]開畦移薤本 (개휴이해본)밭두둑을 둘러막아 염교의 뿌리를 옮겨 심..

서체별 병풍 2025.03.24

順菴 安鼎福 (순암 안정복). 仲秋望日 7수(중추망일 7수) 한 해의 밝은 달 가운데 오늘 밤이 으뜸이로다

順菴 安鼎福 (순암 안정복).  仲秋望日  7수(중추망일  7수) 한 해의 밝은 달 가운데 오늘 밤이 으뜸이로다  [ 제 1 수 ]節序臨高秋 (절서임고추)계절季節이 하늘이 맑고 높은 가을이라西風吹慄慄 (서풍취률률)갈바람이 차갑게 불어오네.桂魄推上山 (계백추상산)달이 산 위로 둥실 떠오르자頓覺精神一 (돈학정신일)갑자기 정신精神이 집중集中되는 것을 깨닫네. [ 제 2 수 ]玉露飛丹闕 (옥로비단궐)맑고 깨끗한 이슬이 신선神仙들이 사는 궁궐宮闕에 내리고金丸走素天 (금환주소천)누런 달이 새하얀 하늘을 달려가네.可憐今夜興 (가련금야흥)오늘 밤의 흥취興趣가 사랑스럽기만 하니歲歲又年年 (세세우년년)해마다 또 한 해 한 해 이어졌으면 좋겠구나. [ 제 3 수 ]峽中秋氣滿 (협중추기만)두메에 가을 기운이 가득하니山月十分淸..

서체별 병풍 2025.03.24

高峯 奇大升(고봉 기대승). 梅 花 4(매 화 4) 매화 4수를 짓다

高峯 奇大升(고봉 기대승).   梅 花 4(매 화 4) 매화 4수를 짓다 [ 제 1 수 ]京洛趍塵誤汝期 (경락추진오여기)서울의 바람에 날리는 티끌 속에 너와의 약속 어기고祗今歸對舊冰姿 (지금귀대구빙자)이제야 돌아와 예전의 깨끗한 모습과 마주하네.淸香滿樹空相惱 (청향만수공상뇌)맑은 향기가 나무에 가득해 부질없이 괴롭기만 한데多病其如廢酒詩 (다병기여폐주시)몸에 병이 많아 시를 짓고 술 마시는 일을 그만두었으니 어찌할까. [ 제 2 수 ]梅下開尊愜素期 (매하개존협소기)매화나무 아래 술자리 여니 소박한 모임에 기분 좋은데最憐烟外偃風姿 (최연연회언풍자)안개 밖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그 모습이 가장 어여쁘네.徘徊不覺衣沾露 (배회불각의첨로) 이슬에 옷 젖는 줄도 모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一盞傾來一首詩 (일잔경래일수시..

서체별 병풍 2025.03.24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舟中得五絶 5(주중득오절 5) 배안에서 절구 5수를 짓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舟中得五絶  5(주중득오절  5)배안에서 절구 5수를 짓다 [  제1절  ]舟下懒翁塔(주하라옹탑)배를 타고 나옹탑을 향해 내려가는데水深雙櫓倦(수심쌍노권)물이 깊으니 한 싸으이 노 젓기 고다프네亭亭趨揖山(정정추읍산)우뚝하니 높이 솟은 산이 달려와 공손히 인사하니朝見暮亦見(조견모역견)아침에 보고 저녁에 다시 보네 [  제2절  ]灘沙苦難平(탄사고난평)여울 바닥의 모래 너무도 고르지 않은데日暮風更生(일모풍갱생)저물녘 바람이 다시 불어대네舟移石磨戛하(주이석마알)배 움직이는데 돌들과 부딧히니臥聽轔轔聲(와청린린성)누워서 삐거덕 거리는 소리 듣네 [  제3절  ]普通非惡灘(보통비악탄)일반적으로 물살이 거센 여울은 아니지만灘淺舟凝滯(탄천주응체)물이 얕아 배가 바닥에 걸리기도 하네持酒勤篙..

서체별 병풍 2025.03.24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將歸阻雪(장귀조설) 돌아가려는데 눈에 막히다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將歸阻雪(장귀조설) 돌아가려는데 눈에 막히다 楸池嶺外愁邊雪(추지령외수변설)추지령 너머에는 근심겹게도 눈이 쌓였고 紺岳山前夢裏花(감악산전몽리화)감악산 앞에는 꿈속에서 본 꽃이 폈네 一片苔磯數株柳(일편태기수주유)이끼 낀 작은 낚시터에는 몇 그루 버드나무 幾時歸去釣溪沙(기시귀거조계사)어느 때에나 돌아가서 시냇가 모래밭에서 낚시하려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修崑崙(수곤륜) 머리 수련修鍊

農齋 李翊 (농재 이익).    修崑崙(수곤륜) 머리 수련修鍊 攝養書存昔講磨 (섭양서존석구마)양생養生에 관한 책을 예전에 연구硏究했었는데修崑崙法外無佗 (수곤륜법외무타)머리를 수련修鍊하는 법法 외外에는 다른 것이 없었네.千梳理髮踈通好 (천류리발소통호)천 번 머리를 빗으면 기氣가 잘 통하는 데 좋고百脈歸宗衛護加 (백맥귀종위호가)모든 맥脈이 돌아오는 근원根源이기에 더욱 잘 보호保護하고 지켜야 하리라.玉女盆傾頻洗沐 (옥녀분경빔세목)맑은 물이 담겨 있는 물동이 기울여 자주 머리를 감고麻姑爪利恰搔爬 (마고조리흡소파)마고麻姑할미의 날카로운 손톱은 등을 긁기에 좋네. 痒和捎𥰝皆要術 (양화소식개요술)등 긁고 귀 후비는 것 모두 중요重要한 방법方法이니塵垢休留一點些 (진구휴류일점사)먼지와 때 한 점點도 남겨서는 안 되리라.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渡漢津(도한진) 한강 나루를 건너며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渡漢津(도한진) 한강 나루를 건너며 白頭頻渡漢江流(백두빈도한강류)머리 허옇게 세어 세차게 흘러내리는 한강을 건너니 津吏皆言老可休(진리개언노가휴)나루터 아전 모두 늙었으니 쉬라고 하네 笑答太公年八十(소답태공년팔십)웃으며 대답하기를 강태공은 나이 팔십에 卻辭淸渭佐西周(각사청위좌서주)맑은 위수를 떠나 서주 건국을 도왔다고 했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望水落山懷金東峯 1(망수락산회김동봉 1)수락산을 바라보며 동봉 김시습을 생각하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望水落山懷金東峯 1(망수락산회김동봉 1)수락산을 바라보며 동봉 김시습을 생각하다  水落秋山生白雲 (수락추산생백운)가을 수락산水落山에 흰 구름이 피어오르고 遠烟空翠色氛氳 (원연공취색분온)멀리 낀 안개와 먼 산의 푸른빛이 왕성旺盛하네. 令人却憶東峯子 (령인각억동봉자)문득 동봉자東峯子를 생각하게 만드니 歎息當年麋鹿群 (탄식당년미록군)그 당시 고라니, 사슴 떼와 노닐던 일에 탄식만 나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