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백운거사 이규보(1168) 101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偶吟二首有感(우음이수유감) 느낌이 있어 우연히 두 수를 읊음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偶吟二首有感(우음이수유감)느낌이 있어 우연히 두 수를 읊음 拙直由天賦(졸직유천부) : 옹졸하고 솔직한 것은 타고난 천성이라 艱難見世情(간난견세정) : 많은 어려움 겪어서 세상 인정 알았도다 杜門妨客到(두문방객도) : 문 닫아 찾아오는 사람 거절하고 釀酒對妻傾(양주대처경) : 술 빚어 아내와 마주 마신다네 苔徑少人跡(태경소인적) : 이끼 낀 오솔길엔 인적은 드물고 松園空鳥聲(송원공조성) : 소나무 동산엔 새소리도 없어라 田園歸計晩(전원귀계만) : 전원으로 돌아갈 계획은 늦어만가니 慙愧晉淵明(참괴진연명) : 진 나라 도연영에게 부끄럽구나 環顧六尺身(환고륙척신) : 사방을 돌아봐도 육척단신 내 한 몸뿐 一日能幾食(일일능기식) : 하루에 얼마나 먹을 수 있나 尙營口腹謀(상영..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九品寺(구품사) 구품사에서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九品寺(구품사) 구품사에서 山險馬頻蹶(산험마빈궐) : 산이 험해 말은 자꾸 미끌어지고路長人易疲(노장인이피) : 길은 멀어 행인은 쉽게 지친다네驚鼯時入草(경오시입초) : 놀란 바람쥐 풀 섶으로 숨어들고宿鳥已安枝(숙조이안지) : 잘 새는 이미 나무 둥지에 들었네虛閣秋來早(허각추래조) : 빈집에 가을은 빨리 오고危峰月上遲(위봉월상지) : 높은 봉우리에 달 더디 떠오르네僧閑無一事(승한무일사) : 스님도 한가하여 아무 일 없어除却點茶時(제각점차시) : 다른 생각을 떨치고 차 다리는 시간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犬灘(견탄) 개여울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犬灘(견탄) 개여울  淸曉泛龍浦(청효범용포) 첫 새벽에 용포(龍浦)를 떠나黃昏泊犬灘(황혼박견탄)황혼에 개여울에 대었네黠雲欺落日(힐운기낙일) 간교한 구름이 지는 해를 놀려대고狠石捍狂瀾(한석한광란)험상궂은 돌이 미친 물살을 막는구나水國秋先冷(수국추선냉) 수국에 가을이 먼저 서늘하고船亭夜更寒(선정야갱한)선정은 밤에 더 차네江山眞勝畫(강산진승화)강산이 참으로 그림보다 나으니 莫作畫屛看(막작화병간)혹시나 그림이라 보지 마소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敵意(적의) 내 마음대로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敵意(적의) 내 마음대로 獨坐自彈琴(독좌자탄금) : 혼자 앉아 거문고 타면서獨吟頻擧酒(독음빈거주) : 시를 읊으며 자주 술을 마시노라旣不負吾身(기불부오신) : 이미 내 몸도 가누지 못하고又不負吾口(우불부오구) : 내 코도 가누지 못하게 되었네何須待知音(하수대지음) : 어찌 반드시 친구를 기다리고亦莫須飮友(역막수음우) : 또 함께 마실 벗이 있어야 하나敵意則爲歡(적의칙위환) : 기분에 맞으면 그게 곧 즐거움인 것을此言吾必取(차언오필취) : 이 말을 내 반드시 좇으리라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矮松(왜송) 작은 소나무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矮松(왜송) 작은 소나무 爲草希芝蘭(위초희지란) : 풀이 될 바에는 지초와 난초요 爲鳥慕鸞凰(위조모란황) : 새가 될 바에는 난새와 봉황새로다. 憐汝矮且小(련여왜차소) : 불쌍하게도 네는 외소하고 작지만 意若大而長(의약대이장) : 뜻은 크고도 원대할 것 같구나. 雖生瓦縫間(수생와봉간) : 비록 돌 틈에 생겨났으나 尙學松蒼蒼(상학송창창) : 오히려 솔의 푸르름을 배운다. 若更觀爾性(약경관이성) : 만약 다시 네 성품을 보려면 當須待嚴霜(당수대엄상) : 마땅히 엄한 서리를 기다려야 하리.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詠忘(영망) 망각을 읊다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詠忘(영망)  망각을 읊다 ​世人皆忘我(세인개망아) : 세상사람 모두 나를 잊어버려四海一身孤(사해일신고) : 온 세상에 오직 내 한 몸 외롭기만 하다.豈唯世忘我(기유세망아) : 어찌 오직 남들이 나만을 잊었겠는가.兄弟亦忘予(형제역망여) : 형제도 모두 나를 잊을 것이오.今日婦忘我(금일부망아) : 오늘은 아내가 나를 잊고明日吾忘吾(명일오망오) : 내일엔 내가 나를 잊을 것이네.却後天地內(각후천지내) : 이런 뒤에 온 천지 안에서了無親與疏(요무친여소) : 친한 이도 소원한 이도 없음을 알게 될 걸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思家(사가) 집 생각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思家(사가) 집 생각 雁信方三到(안신방삼도) : 편지는 이제야 세 번 왔는데蟾輪已五虧(섬륜이오휴) : 달은 이미 다섯 번이나 기울다.荒蘺殘露菊(황리잔로국) : 허물어진 울타리에 이슬 젖은 국화寒樹爛霜梨(한수란상리) : 차가운 나무에는 서리 맞은 배가 익었다.最憶鴉頭女(최억아두녀) : 머리가 까맣게 윤나는 딸이 가장 그립고還懷犀角兒(환회서각아) : 이마가 헌칠한 아들놈도 생각난다.城東一區宅(성동일구택) : 성 동쪽 집 한 채있으니誰肯葺茅茨(수긍즙모자) : 누가 기꺼이 지붕을 이어 줄까.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蓼花白鷺(요화백로) 여뀌꽃 속의 백로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蓼花白鷺(요화백로) 여뀌꽃 속의 백로 前灘富魚蝦(전탄부어하) : 앞 여울엔 물고기와 새우가 풍부하고有意劈波入(유의벽파입) : 물결을 갈라 들어갈 생각이네見人忽驚起(견인홀경기) : 사람을 보자 흠칫 놀라 일어나蓼岸還飛集(료안환비집) : 여뀌꽃 언덕으로 다시 날아가 앉는다 翅頸待人歸(시경대인귀) : 목과 날개를 움츠리며 사람 돌아갈 때를 기다리는데細雨毛衣濕(세우모의습) : 가랑비에 흰 털옷이 다 젖네心猶在灘魚(심유재탄어) : 마음은 오히려 여울물의 고기에 있는데人道忘機立(인도망기입) : 사람들은 백로가 멍하니 서 있다고 말하네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詠筆管(영필관) 붓을 읊다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詠筆管(영필관) 붓을 읊다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憶爾抽碧玉(억이추벽옥) : 기억하노니, 너는 푸른 옥을 뽑아놓은 듯 하고孤直挺寒林(고직정한림) : 외롭고 곧은 지조는 한림 속에 뛰어나도다.風霜苦不死(풍상고불사) : 바람과 서리에 괴로워도 꺾이지 않아反見鋒刃侵(반견봉인침) : 도리어 칼날에 베임을 당했구나.誰將獨夫手(수장독부수) : 그 누가 독부의 수단으로 刳出比于心(고출비우심) : 비간의 심장을 끄집어냈는가.爲汝欲雪憤(위여욕설분) : 네를 위해 억울함을 씻고자 하려면當書直言箴(당서직언잠) : 마땅히 곧은 말과 진리의 말만을 써야만 하네.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美人怨(미인원) 미인의 원망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美人怨(미인원) 미인의 원망 腸斷啼鶯春(장단제앵춘) :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는데落花紅簇地(락화홍족지) : 꽃은 떨어져 온 땅을 붉게 덮었다香衾曉枕孤(향금효침고) :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 하여玉臉雙流淚(옥검쌍류루) : 고운 뺨, 두 줄기 눈물 흐른다郞信薄如雲(낭신박여운) : 임의 약속 야속하기 뜬구름 같아妾情撓似水(첩정요사수) : 내 마음 일렁이는 강물 같아라長日度與誰(장일도여수) : 긴긴 밤, 누구와 함께 지내며皺却愁眉翠(추각수미취) : 수심겨워 찡그린 눈썹 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