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추사 김정희(1786) 98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설제창명서철규선(雪霽窓明書鐵虯扇)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설제창명서철규선(雪霽窓明書鐵虯扇) 雪後烘晴暖似還(설후홍청난사환) : 눈 갠 뒤, 하늘은 밝고 맑아 따스한 기운 돌고 夕陽漫漫小窓間(석양만만소창간) : 눈부신 작은 창으로는 석양이 느릿느릿 넘어간다. 稻堆庭畔高於塔(도퇴정반고어탑) : 뜨락의 벼가래는 탑보다 더 높아보이고 直對西南佛鬘山(직대서남불만산) : 바로 저 서남쪽으로 불만산을 마주 보는구나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題草衣佛國寺詩後(제초의불국사시후) 초의의 불국사 시 뒤에 적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題草衣佛國寺詩後(제초의불국사시후)초의의 불국사 시 뒤에 적다  蓮地寶塔法興年(련지보탑법흥년) 연지의 다보탑이 법흥의 연대라서 禪榻花風一惘然(선탑화풍일망연)선탑(禪榻)의 꽃바람이 한결같이 아득하이  可是羚羊掛角處(가시영양괘각처)이게 바로 영양이 뿔을 걸어 놓은 데라  誰將怪石注淸泉(수장괴석주청천)어느 누가 괴석에다 맑은 샘을 쏟았는고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送紫霞入燕 10(송자하입연 10) 연경에 가는 자하를 전송하며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送紫霞入燕 10(송자하입연 10) 연경에 가는 자하를 전송하며  唐碑宋槧萃英華(당비송참췌영화) 당비라 송참이라 영화가 다 모이고 漢畫尤堪對客誇(한화우감대객과)한화는 무량사상(武梁祠像) 손들에게 더욱 자랑할 만하네  拱璧河圖曾過眼(공벽하도증과안)공벽 같은 하도는 진작 눈을 거쳤는데 雪鴻怊悵篆留沙(설홍초창전유사)봄 눈에 찍혀 있는 기럭 발톱 서글프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送紫霞入燕 9(송자하입연 9) 연경에 가는 자하를 전송하며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送紫霞入燕 9(송자하입연 9)연경에 가는 자하를 전송하며 自從實際覰精魂(자종실제처정혼) 실지를 밟아 가서 정혼을 엿보는데 底事滄浪禪理論(저사창랑선리론)무슨 일로 창랑은 선리를 따지는지  一世異才收勿騁(일세이재수물빙)한 세상의 이재(異才)는 달리려 들지 말고  十年浮氣掃無痕(십년부기소무흔)십 년의 뜬 기운은 흔적 없이 쓸어 내야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題村舍壁(제촌사벽) 시골집 벽에 제하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題村舍壁(제촌사벽) 시골집 벽에 제하다   禿柳一株屋數椽(독류일주옥수연) 한 그루 늙은 버들 두어 서까래 집에  翁婆白髮兩蕭然(옹파백발양소연)머리 하얀 영감 할멈 둘이 다 쓸쓸하네 未過三尺溪邊路(미과삼척계변로)석자가 아니되는 시냇가 길 못 넘고서 玉䕽西風七十年(옥촉서풍칠십년)옥수수 가을 바람 칠십 년을 살았다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사국(謝菊) 고마운 국화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사국(謝菊) 고마운 국화 暴富一朝大歡喜(폭부일조대환희)하루아침에 벼락부자 너무나 기쁜데 發花箇箇黃金毬(발화개개황금구)핀 꽃들 하나하나가 황금 구슬이구나.  最孤澹處穠華相(최고담처농화상) 가장 외롭고 담백한 곳에 화려한 얼굴 不改春心抗素秋(불개춘심항소추)봄 마음 고치지 않고 가을 추위를 버틴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立秋 (입추)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立秋 (입추) 野情老去最宜秋(야정노거최의추)시골 사는 맛은 늙으니 가을이 가장 좋아  冷逕蓬蒿少熱流(냉경봉호소열유)찬 오솔길의 다북쑥에는 열기가 적어졌네.  卽看曳履歌商處(즉간예이가상처)신 끌고 상성을 노래하는 곳으로 나가보면  已放금蟬出一頭(이방금선출일두) 한 마리 매미가 이미 목을 뽑아 노래하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初涼(초량) 초가을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初涼(초량) 초가을 楞楞山出瘦靑意(릉릉산출수청의)능각진 봉우리는 여위고 푸르다면  瑟瑟波明經縠流(슬슬파명경곡류)슬슬한 가는 물살 깁 무늬 흐르누나 的的遙天孤夢直(적적요천고몽직) 또렷또렷 먼 하늘에 외론 꿈 꼿꼿한데  頭頭露地百蟲秋(두두로지백충추)여기저기 이슬 땅엔 온갖 벌레 가을 소리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午睡 3(오수 3) 낮잠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午睡 3(오수 3) 낮잠  松風分外占恩涼(송풍분외점은량)은혜로운 솔 바람 분수 밖에 서늘하여 攝轉葡萄現在光(섭전포도현재광)포도 시렁 현재의 빛깔을 끼고 도네 特地家鄕成尺咫(특지가향성척지) 특별히 내 고향이 지척을 이뤘으니 靑山一髮未曾長(청산일발미증장)청산의 한 터럭이 과히 먼 게 아니로세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午睡 2(오수 2) 낮잠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午睡 2(오수 2) 낮잠  苽花離落粟風涼(고화리락속풍량)오이 꽃 울타리에 서속 바람 산들산들 住在玲瓏怳惚光(주재영롱황홀광)영롱하고 황홀한 그 가운데 집이 있네 富貴神仙饒一轉(부귀신선요일전)부귀라 신선이라 한 마당이 느긋한데 炊煙漫敎枕頭長(취연만교침두장)밥짓는 내 부질없이 베개맡에 감도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