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재 이제현(1287)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多景樓雪後(다경루설후) 다경루에 눈 내린 뒤

산곡 2024. 6. 13. 19:38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多景樓雪後(다경루설후) 다경루에 눈 내린 뒤

 

樓高正喜雪漫空(루고정희설만공) :

누대가 높아 정말 기쁘니 눈보라 공중을 날고

時後奇觀更不同(시후기관경부동) :

눈 갠 뒤 기이한 경치는 견줄 것이 없어라.

萬里天圍銀色界(만리천위은색계) :

만 리 먼 하늘은 은빛으로 에워싸였고

六朝山擁水精宮(육조산옹수정궁) :

육조 시대 산천은 수정궁으로 변하였구나.

光搖醉眼滄溟日(광요취안창명일) :

햇살이 흔들림에 취한 눈 어찔해지고

淸透詩腸草木風(청투시장초목풍) :

초목에 바람 일고 맑은 날씨는 시상을 떠올리네.

却笑區區何事業(각소구구하사업) :

도리어 우습구나, 떠도는 이 몸 무슨 일로

十年揮汗九街中(십년휘한구가중) :

십 년 동안을 번화한 거리에서 땀을 흘렸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