蘇東坡 蘇軾(소동파 소식). 縱筆三首(종필삼수) 붓 가는 대로
其 一
寂寂東坡一病翁(적적동파일병옹) :
적적한 소동파는 늙고 병들었는데
白須蕭散滿霜風(백수소산만상풍) :
흰 수염이 쓸쓸하게 서릿바람이 가득하네.
小兒誤喜朱顏在(소아오희주안재) :
아이들은 얼굴 보고 혈색 좋다 기뻐하지만
一笑那知是酒紅(일소나지시주홍) :
우습구나 술에 취해 붉은 것을 어찌 알거나!
其 二
父老爭看烏角巾(부노쟁간오각건) :
연로하신 노인들이 다투어 검은 두건을 쳐다보는데
應緣曾現宰官身(응연증현재관신) :
그 까닭은 내가 일찍이 관직에 나섰던 때문이라네.
溪邊古路三叉口(계변고로삼차구) :
그런데 지금은 옛 계곡 가의 세 갈래 길 입구에서
獨立斜陽數過人(독립사양삭과인) :
혼자 우두거니 황혼을 바라보며 행인 숫자나 세고있다오.
其 三
北船不到米如珠(배선부도미여주) :
곡식 실은 배가 북쪽에서 못 와 쌀이 진주처럼 귀하고
醉飽蕭條半月無(취포소조반월무) :
보름 동안 술과 밥을 구경 못해 생기가 없다오.
明日東家知祀竈(명일동가지사조) :
내일은 동쪽 이웃집이 조왕신께 제사 지내는 날이라
隻雞斗酒定膰吾(척계두주정번오) :
지금 닭 잡고 말술도 있어 내가 고기를 먹게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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