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명화

작가 : 이정(李霆). 제목 : 묵죽도(墨竹圖)

산곡 2023. 6. 19. 07:16

 

작가 : 이정(李霆)

아호 : 탄은(灘隱)

제목 : 묵죽도(墨竹圖)

언제 : 17세기

재료 : 족자 비단에 수묵

규격 : 119.1 x 57.3cm

소장 : 국립중앙박물관

 

해설 : 이정은 조선화단의 묵죽화를 대표하는 종실(宗室) 출신의 화가이다. 그는 세종대왕의 현손으로 석양정(石陽正)을 제수받았으며. 시. 서. 화에 모두 뛰어났던 인물이다. 그는 임진왜란 때 왜적의 칼을 맞아 오른팔에 중상을 입어. 왼손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이때부터의 작품이 훨씬 높은 화품(畵品)을 보였다는 기록을 이긍익(李肯翊)의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에서 찾아볼수 있다. 왼편 하단부에 자리잡은 언덕으로부터. 화면 중앙을 향해 포물선을 그으며. 솟아오른 대나무는. 구도상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줄기를 따라 방향을 달리하면서 무리를 이루고 있는 대나무 잎들은, 마치 오랜 장마비에 물기를 머금어 한껏 늘어져 있기라도 하듯 이 지면을 향하고 있는 마지막 잎새에로 시선을 이끌어 간다.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한 배경의 대나무들도 안개 어린 자태를 담묵으로 처리하여 화면의 공간감을 효과적으로 살리고 있다. 조선 초기의 묵죽에서 자주 나타나는 대나무의 잎이 크고 줄기가 가는 특색은 여기에서도 엿보이고 있으나. 마디의 분명한 구분과 잎이 어욱 길어지고 끝이 잡자기 가늘어지면서 약간 말린 듯한 특징들은 전대와는 다른 면모라 할수 있겠다. 바위의 묘사에서는 절파계의 화풍이 나타나고 있어서 이시대의 산수화 경향과도 밀접한 연관을 보여준다. 그는 명대의 하중소(夏仲昭). 주단(朱端)등의 묵죽화풍을 토대로 하면서 조선 초기의 묵죽화 전통을 탈피하고자 했던 듯하다. 이정의 묵죽화풍은 그의 생질인 김세록(金世祿)과 18세기 유덕장(柳德章)등을 비롯한 많은 묵죽화가 들에게 영향을 주어 후대 묵죽화의 양식적 토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