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고 김병연(1807)

蘭皐 金炳淵(난고 김병연). 無題(무제) 죽 한그릇

산곡 2023. 2. 21. 09:11

蘭皐 金炳淵(난고 김병연).    無題(무제) 죽 한그릇

 

 

四脚松盤粥一器(사각송반죽일기)

네 다리 소반 위에 멀건 죽 한 그릇

 

天光雲影共排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에 뜬 구름 그림자가 그 속에서 함께 떠도네.

 

主人莫道無顔色(주인막도무안색)

주인이여, 면목이 없다고 말하지 마오.

 

吾愛靑山倒水來(오애청산도수래)

물 속에 비치는 청산을 내 좋아한다오

 

 

*산골의 가난한 농부 집에 하룻밤을 묵었다.

가진 것 없는 주인의 저녁 끼니는 멀 건 죽.

죽 밖에 대접할 것이 없어 미안해하는 주인에게

시 한 수를 지어 주지만 글 모르는 그에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