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정조대왕 (1752) 53

弘齋 正祖(홍재 정조대왕). 憎 蚊 (증 문) 모기를 미워하다

弘齋 正祖(홍재 정조대왕).   憎 蚊 (증 문) 모기를 미워하다 不現其形但遺音 (불현기형단유음)그 모습은 드러내지 않고 다만 소리만 남기는데 乘昏游嘴透簾深 (승혼유취투염심)해 질 무렵의 어둑어둑한 때를 이용해 주둥이 놀려 주렴 뚫고 깊숙이 들어오네. 世間多少營營客 (세간다소영영객)세상에서 이익을 얻기 위하여 몹시 분주하고 바쁜 약간의 사람들이나 鑽刺朱門亦底心 (찬자주문역저심)지위가 높은 벼슬아치의 집을 눈치 빠르게 소개하는 것은 또한 무슨 마음인가.

弘齋 正祖大王(홍재 정조대왕). 夜登映翠園(야등영취원) 밤에 영취원 올라

弘齋 正祖大王(홍재 정조대왕).   夜登映翠園(야등영취원)밤에 영취원  올라 滿霄星月皎相闌 (만소성월교상란)하늘에 가득한 별과 달은 서로 한창 밝은데 紗燭搖紅夜不寒 (사촉요홍야불한)비단 두른 등불 붉은 불빛이 바람에 흔들려도 밤이 춥지 않네. 酌酒逍遙高閣上 (작주소요고각상)높은 누각樓閣 위에서 잔에 술을 따르고 자유롭게 이리저리 슬슬 거닐어 돌아다니며 送鴻搖落碧天端 (송홍요락벽천단)쓸쓸히 나는 기러기를 푸른 하늘 끝으로 보내네.

弘齋 正祖(홍재 정조). 登平樂亭(등평락정) 평락정에 올라

弘齋 正祖(홍재 정조).   登平樂亭(등평락정) 평락정에 올라 北杏南桃盡意開 (북행남도진의개)북쪽에는 살구꽃, 남쪽에는 복숭아꽃 마음껏 피었는데 鶯兒學語鷰雛來 (앵아학어연추래)꾀꼬리 새끼는 말 배우고 제비 새끼는 돌아오네. 太平有象於何覘 (태평유상어하점)태평성대太平聖代의 모습을 어떻게 엿보나 했더니 士女傾城擊毬回 (사녀경성격구회)선남선녀善男善女들이 격구擊毬를 하고 돌아오네.

弘齋 正祖(홍재 정조). 登簡儀臺(등간의대) 간의대에 올라

弘齋 正祖(홍재 정조).   登簡儀臺(등간의대) 간의대에 올라 肩輿高陟九層臺 (견여고첩구층대)가마를 타고 9층의 대臺에 높이 오르니 松韻禽聲入坐來 (송운금성입좌래)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의 맑은 소리와 새소리가 자리에 들어오네. 大道洛城臨似案 (대도락성임사안)서울의 크고 넓은 길을 책상처럼 내려다보고는 晩天騁目一徘徊 (만천빙목일배회)저무는 하늘 아래 사방을 둘러보며 한번 이리저리 돌아다녀 보네.

弘齋 正祖(홍재 정조). 荷 塘 ( 하 당 ) 연 못

鮮紅豔翠劇淸明 (선홍색취극청명)밝고 산뜻한 붉은 꽃과 곱고 푸른 잎이 너무나 맑고 뚜렷해서 殿閣風來晩馥生 (전각푸래만복생)궁궐宮闕에 바람 불어오니 저물녘 향기가 짙게 풍기네. 出自淤泥能葆潔 (출자어니능보결)진흙에서 나왔지만 능히 깨끗함을 보전하니 花中君子豈虛名 (화중군자기허명)여러 가지 꽃 가운데 군자君子라는 말이 어찌 실속 없는 헛된 명성이겠는가.

弘齋 正祖(홍재 정조). 夜登芙蓉亭小樓(야등부용정소루) 밤에 부용정芙蓉亭 작은 누각樓閣에 올라

弘齋 正祖(홍재 정조).    夜登芙蓉亭小樓(야등부용정소루)밤에 부용정芙蓉亭 작은 누각樓閣에 올라  心臺花會又玆樓 (심대화회우자루)세심대洗心臺에서 꽃놀이하고 또 이 누각樓閣에서 꽃구경하니 爲是今春可樂遊 (위시금춘가락유)이것으로 올봄에는 능히 즐겁게 놀았다 하겠네. 此夜君臣同祝意 (차야군신동축의)이 밤에 임금과 신하가 함께 축원祝願하는 뜻은 萬年枝上月長留 (만년지상월장유)사철나무 가지 위에 달이 오래도록 머무르는 것이네.

弘齋 正祖(홍재 정조). 示或人(시혹인) 어떤 사람에게 보이다

弘齋 正祖(홍재 정조).   示或人(시혹인) 어떤 사람에게 보이다 漢津舘外水如天 (한진관외수여천)한진관漢津舘 밖의 강물은 하늘빛과 똑같고 軟綠輕紅十里連 (연록경홍십리연)연초록빛과 연분홍빛이 저 멀리까지 이어졌네. 去棹來檣紛似織 (거도래장분사직)배들은 베를 짜듯 어지럽게 오가는데 浦歌強半是漁船 (포가강반시어선)포구의 노랫소리 반 이상은 고깃배에서 들리네.

弘齋 正祖(홍재 정조). 太液池看花垂釣(태액지간화수조) 태액지太液池에서 꽃을 바라보며 낚시를 드리우다

弘齋 正祖(홍재 정조).   太液池看花垂釣(태액지간화수조)태액지太液池에서 꽃을 바라보며 낚시를 드리우다  液池西畔萬重花 (액지서반만중화)태액지太液池 서쪽 물가에는 수많은 겹으로 꽃이 피어서 釀得氤氳元氣多 (양득인온원기다)하늘과 땅의 기운이 합하여 어린 원기元氣를 많이도 만들어 냈네. 直到月昇方捲釣 (직도월승방권조)달이 뜨고 나서야 바야흐로 낚싯대를 거두니 近臣隨意醉紅霞 (근신수의취홍하)임금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신하들은 제멋대로 붉은 노을에 취했네.

弘齋 正祖(홍재 정조). 雨後看瀑玉流川有唫(우후간폭옥류천유음) 비가 온 뒤에 옥류천 에서 폭포를 바라보며 읊다

弘齋 正祖(홍재 정조).  雨後看瀑玉流川有唫(우후간폭옥류천유음)비가 온 뒤에 옥류천 에서 폭포를 바라보며 읊다  積雨初收晩日姸 (적우초수만일연)장맛비가 막 걷히고 저물녘 햇빛 아름다우니 坐來高閣聽新泉 (좌래고각청신천)높은 누각樓閣에 앉아서 새로 솟아 나오는 샘물 소리를 듣네. 泉聲渾與心俱淨 (천성혼여심구정)샘물 흐르는 소리가 마음과 더불어 온통 맑고 깨끗하니 耐許纖塵到此筵 (내허섬진도차연)매우 잔 티끌인들 이 자리에 이르는 것을 어찌 받아들일 수 있을까.

弘齋 正祖(홍재 정조). 送宮官鄭民始遊香山(송궁관정민시유향산) 香山에 유람하러 가는 宮官 정민시鄭民始를 보내며

弘齋 正祖(홍재 정조).    送宮官鄭民始遊香山(송궁관정민시유향산)香山에 유람하러 가는 宮官 정민시鄭民始를 보내며 樽酒高堂到夕暉 (준주고당도석휘)높은 집에서 술잔치 베풀어 해 질 녘 되니 送君懷思轉依依 (송군회사전의의)그대 보낼 생각에 더욱더 헤어지기가 서운하네. 香山霽色明千里 (향산제색명천리)향산香山의 맑게 갠 경치에 머나먼 곳까지 밝을 테니 領略風光滿袖歸 (영략풍광만수귀)여기저기 돌아보고 그 풍경을 소매에 가득 담아 돌아오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