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晩笑亭八詠 8수(만소정팔영 8수)
만소정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 8가지을 읊다
[ 제 1 수 ]
松亭霽月(송정제월) : 송정의 비가 갠 하늘의 맑은 달
江月白於水(강워랙어수)
강물에 비친 달은 물보다 희고
冷冷湖上亭(랭랭호상정)
호숫가 정자는 시원하네
幽人夜開戶(유인야개호)
속세를 피해 조용히 사는 사람이 밤에 지게문을 여니
松影滿前庭(송영만전정)
소나무 그림자가 앞뜰에 가득하네
[ 제 2 수 ]
竹林寒雨(죽림한우): 대나무 숲에 내리는 단비
江暝不知酒(강명부지주)
강이 어두워 비 뿌리는지 몰랐는데
竹深偏有聲(죽심편유성)
깊은 대나무 숲에서 마침 빗소리 들리네
鑪煙濕不起(로연습불기)
화로 연기는 축축해서 피어오르지 않고
疎簟坐來淸(소점좌래청)
거친 대자리에 앉아 있으니 서늘한 기운이 밀려오네
[ 제 3 수 ]
場巖撤網(장암철망): 장암에서 그물을 던지다
朝漁淺涕淸(조어천체청)
아침에는 깨끗하고 얕은 물가에서 고기를 잡고
暮漁深潭淥(모어심담록)
저녁에는 맑고 깊은 못에서 고기를 잡네
擧網得魚不(거망득어불)
그물을 걷는데 고기가 잡혔는지 모르겠네
草堂方有客(초당방유객)
초당에 바야흐로 손님이 와 계신데...
[ 제 4 수 ]
王浦歸帆(왕포귀범): 왕포로 돌아오는 돛단배
遠遠泛極浦(원원범극포)
저 멀리 포구로 떠오는 돛단배가
初如波上鴻(초여파상홍)
처음에는 물결 위에서 나는 기러기 같더니
須臾泊近岸(수유박은안)
잠시 가까운 기슭에 배를 대자
人語櫓聲中(인어노성중)
조 젓는 소리 가운에 사람 말소리 들리네
[ 제 5 수 ]
灘村夕照(탄촌석조): 탄촌의 저녁 햇빛
暉暉映籬落(휘휘영리락)
환하게 밝은 저녁 햇빛이 울타리를 비추니
冉冉迷煙蕪(염염미연무)
서서히 안개 낀 황무지가 흐릿해지네
東屯多少村(동둔다소촌)
동쪽 언덕릐 몇몇 마을
渾似輞川圖(혼사망천도)
몽통 마천도 와 비슷하네
[ 제 6 수 ]
山城暮角(산성모각): 산성의 저녁 뿔피리 소리
江館盡日靜(강관진일정)
강가의 객사는 온종일 고요하고
悄無人世喧(초무인세훤)
종용해서 인간 세상의 떠들썩함이 없네
數聲風外至(수성풍외지)
피리 소리 몇 가락 바람 너머로 들리니
知是近城村(지시근성촌)
마을이 성에 가까운 것을 알겠네
[ 제 7 수 ]
白馬古渡(백마고도): 백마의 옛 나루터
渡頭風浪高(도두풍랑고)
나루터에 바람과 물결이 높게 이니
忠魂怒未已(충혼노미이)
충의를 위하여 죽은 사람의 넋이 노여움을 다 풀지 않은 모양이네
潭下有老龍(담하유노룡)
깊은 물속에 있는 늙은 용은
應知昔日事(응지석일사)
마땅히 옛날의 일을 알고 있으리라
[ 제 8 수 ]
靑草平湖(청초평호): 싱싱하고 푸른 풀이 둘러 있는 호수
微雨夜來過(미우야래과)
이슬비가 밤사이에 지나가자
綠遍湖上堤(록편호상제)
호숫가 둑에는 푸르름이 널리 퍼졌네
萋萋望不盡(처처망부진)
우거진 풀밭이 끝없이 펼쳐니니
迷却路東西(마각로동서)
길이 동쪽으로 났는지 서쪽으로 뻗어 있는지 헷갈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