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장유(1587) 70

谿谷張維(계곡 장유). 飮酒自解(음주자해) 음주에 대한 변명

谿谷張維(계곡 장유).    飮酒自解(음주자해) 음주에 대한 변명 ​我本不能飮(아본부능음) : 나는 원래 술 마시지 못하여每被酒客笑(매피주객소) : 늘 술꾼들 비웃음 받았어라.及此抱幽憂(급차포유우) : 그 때문에 이렇듯 우울증에 걸려頗用酒自療(파용주자료) : 조금씩 마시며 마음 달래노라.村醪雖酸薄(촌료수산박) : 시골 막걸리 털털해도箇中自有妙(개중자유묘) : 그 속에 묘한 맛 들어 있어라.傾來輒醺然(경내첩훈연) : 한 잔 기울이면 얼큰해져서不待數杓釂(부대수표조) : 몇 잔까지 마실 필요 아예 없어라.閑愁忽銷融(한수홀소융) : 어느새 풀어지는 근심 덩이渙若雪投燎(환야설투료) : 마치 눈송이가 화톳불에 떨어진 듯하여라.

계곡 장유(1587) 2024.05.09

谿谷張維(계곡 장유). 漫興 2(만흥 2) 흥에 겨워

谿谷張維(계곡 장유).    漫興 2(만흥 2) 흥에 겨워 靑靑墻底菊(청청장저국) : 담 아래 국화 부르고 푸른데託根眞失所(탁근진실소) : 뿌리 내린 곳 정말 잘 못이로다.芳心困風霜(방심곤풍상) : 꽃망울 바람과 서리에 시달려翳翳雜塵土(예예잡진토) : 진토 속에 섞여 있어 어둑하구나.故園手栽遍(고원수재편) : 옛 정원에 손수 두루 심었는데而今長幾許(이금장기허) : 지금은 얼마나 자라나 있을까歸期趁重陽(귀기진중양) : 돌아갈 기간이면 중양절 맞으리니濁醪還對汝(탁료환대여) : 탁주 잔 들고 다시 그대 앞에 서리라

계곡 장유(1587) 2024.04.27

谿谷張維(계곡 장유). 祈雨文 1(기우문 1) 기우문

谿谷張維(계곡 장유). 祈雨文 1(기우문 1) 기우문 惟玆之旱其誰尤(유자지한기수우) : 이 가뭄 누구의 잘못인지 自春徂夏絶膏油(자춘조하절고유) : 봄부터 여름까지 비 한 방울 오지 않습니다. 黍稷且槁麥不秋(서직차고맥불추) : 기장도 말라붙고 보리농사 망쳤으니 民將病饑曷其瘳(민장병기갈기추) : 백성이 굶주리게 되었으니 무슨 수로 살까요. 蜿蜿神物宅靈湫(완완신물택령추) : 영추에 잠겨 있는 신령스런 용이시여 噓雲洩雨威德流(허운설우위덕유) : 구름과 비 주관하며 큰 은혜 내리셨는데 閟澤不施欲何求(비택불시욕하구) : 은혜를 닫아 베풀지 않고 무엇을 바라는지요. 忍我赤子絶其喉(인아적자절기후) : 차마 우리 백성의 목구멍을 끊으려는지요. 邑宰不職干神誅(읍재불직간신주) : 수령들 직무를 유기하여 신의 벌을 범하여서 ..

계곡 장유(1587) 2024.04.20

谿谷張維(계곡 장유). 北邙行(북망행) 사람이 죽어서 묻히는곳으로가다 장협 왕건을 본받아 지어보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北邙行(북망행)사람이 죽어서 묻히는곳으로가다 장협 왕건을 본받아 지어보다 北邙山下連坡陁(북망산하연파타) 북망산 아래 연이은 경사진 구릉 纍纍滿目丘墳多(류류만목구분다) 보이나니 위 아래 온통 무덤 뿐 新墳崔嵬故墳頹(신분최외고분퇴) 도톰한 새 무덤에 허물어진 옛날 무덤 日日但見喪車來(일일단견상차래) 날이면 날마다 상여 메고 올라오네 喪車來入山曲路(상차래입산곡로) 상여 산 굽이 돌아서 오면 路上人歌山上哭(놀상인가산상곡) 길가에서 노랫소리 산위에선 호곡소리 紅旌粉字高十尺(홍정분자고십척) 열자 넘는 붉은 만장 바람에 펄럭펄럭 白骨誰復知榮辱(백골수복지영욕) 백골이야 다시금 영욕을 어찌 알까 墳前無地鍾白楊(분전무지종백양) 백양도 못 심을 비좁은 묘지 斷蓬宿草沾晨霜(단봉숙초청신상) 잡초만 무성히..

계곡 장유(1587) 2024.04.10

谿谷張維(계곡 장유). 歸興 (귀흥)돌아올 때 의 흥취

谿谷張維(계곡 장유). 歸興 (귀흥)돌아올 때 의 흥취 今晨忽不怡(금신홀불이) 오늘 아침 왠지 기분이 언짢아서 驅馬出都門(구마출도문) 말을 집어 타고 도성을 빠져 나와 行行越川陸(행행월천륙) 강을 넘고 언덕넘어 계속 달려서 適彼海上村(적피해상촌) 해변가 마을까지 이르렀다오 海上殊僻陋(해상수벽누) 그 어촌 참으로 궁벽한 두멧구석 而無塵世喧(이무진세훤) 속세의 소음과는 거리가 먼데 秔稻滿陂田(갱도만피전) 비탈진 전답에는 메벼가 가득하고 棗栗遍中園(조율편중원) 안뜰엔 밤 대추 널려 있구나 此鄰四五家(차린사오가) 이웃하고 있는 네 다섯 채 집 頗有古風存(파우고풍존) 꽤나 예스러움 보여 주는데 雖無軒裳侶(수무헌상려) 고관 대작의 벗들 비록 없어도 聊可共晤言(료가공오언) 그런대로 터놓고 애기 나눌 만 하네 海味薦鹹..

계곡 장유(1587) 2024.04.01

谿谷張維(계곡 장유). 客懷(객회) 객관의 회포

谿谷張維(계곡 장유). 客懷(객회) 객관의 회포 山門日夕下麏䴥(산문일석하균가) 산촌 대문에 해지니 노루 떼 내려오고 七月西風落稻花(칠월서풍락도화) 칠월 서풍에 벼꽃이 떨어진다 虛館暮煙寒入戶(허관모연한입호) 텅빈 관사 저녁 연기 차갑게 문으로 들어오고 小溪秋雨漲侵沙(소계추우창침사) 작은 계곡 가을비 넘쳐 모래사장 적시네 窮途欝欝長爲客(궁도울울장위객) 험한 길 답답하고 나그네 여정 멀기만 해 歸夢迢迢機到家(귀몽초초기도가) 돌아가는 꿈 아득한데 몇번이나 집에 도착 했던가 羈旅不堪衣帶緩(기여불감의대완) 괴로운 여행 감당못해 옷과 띠가 헐거운데 苦吟空復送年華(고음공복송년화) 공연히 탄식하며 또 다시 좋은 세월 보내야 하나

계곡 장유(1587) 2024.03.26

谿谷張維(계곡 장유). 送人還鄕(송인환향)고향 가는 사람을 전송하며

谿谷張維(계곡 장유). 送人還鄕(송인환향) 고향 가는 사람을 전송하며 窮途莫問是和非(궁도막문시화비) : 막다른 길에는 시비를 묻지말라 하나 好脫靑衿得得歸(호탈청금득득귀) :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가니 얼마나 좋을까 蘿逕少人添鳥迹(라경소인첨조적) : 사람 적은 댕댕이 덩굴길에는 새발자국 나있고 草堂經雨長龜衣(초당경우장구의) : 비 지나간 초당에는 버섯이 자라나리라 山童掃榻迎門巷(산동소탑영문항) : 산 아이 자리 쓸어놓고 골목 나와 맞고 野老携書候石磯(야로휴서후석기) : 늙은이는 책을 가지고 낚시터에서 기다리리라 却想還家饒喜色(각상환가요희색) : 문득 돌아오니 만가운 기색 넘치고 夫人忙下織紗機(부인망하직사기) : 부인은 서둘러 베틀에서 내려오리라

계곡 장유(1587) 2024.03.10

谿谷張維(계곡 장유). 用韻奉呈畸翁足下(용운봉정기옹족하) 운자를 써서 정홍명 에게 봉정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用韻奉呈畸翁足下(용운봉정기옹족하) 운자를 써서 정홍명 에게 봉정하다 世事紛紛過眼非(세사분분과안비) 눈 앞을 금새 지나가는 분분한 세상살이 人生歡會幾多時(인생환회기다시) 짧은 인생 즐거운 때 몇 번 되리요 逢場且盡團圓樂(봉장차진단워락) 이제는 거의 끝난 단란했던 우리 모임 撫迹應成老大悲(무적응성노대비) 지난 자취 살펴보면 노대의 슬픔 밀려 오리 高館竹風吹短髮(고관죽풍취단발) 높은 관각 대바람에 성긴 머리 나부끼고 曉窓梅雨入新詩(효창매우입신시) 새벽 창가 황매우에 떠오른 새로운 시 樽中自有如澠酒(준중자유여민주) 민수처럼 술 동이에 술이 넘쳐나니 判得平原十日期(판득평원십일기) 평원처럼 십일 동안 한번 마셔 봅시다

계곡 장유(1587) 2024.02.25

谿谷張維(계곡 장유). 祈雨文二首 2(기우문이수 2) 기우문

谿谷 張維(계곡 장유). 祈雨文二首 2(기우문이수 2) 기우문 巍巍名山(외외명산) : 높게 솟은 명산 惟邑之望(유읍지망) : 우리 고을의 희망이어라 不見運動(불견운동) : 움직임 보이지 않아도 澤利難量(택리난량) : 그 은택 헤아릴 길 없어라. 愆陽爲虐(건양위학) : 계절 변화 어긋나 모질게 되어 五種皆枯(오종개고) : 오곡이 모두 말라 죽어간다. 更閟數日(경비수일) : 며칠만 비 더 오지 않으면 焦灼無餘(초작무여) : 타 타버려 남은 것 하나 없으리라. 淵龍耽睡(연룡탐수) : 못 속에 잠긴 용 깊이 잠들어 有訴無聞(유소무문) : 아무리 호소해도 듣지 못하여라. 非神之仁(비신지인) : 산신의 인자함이 아니라면 孰恤斯民(숙휼사민) : 누가 이 백성 돌보아줄까 歆我芬苾(흠아분필) : 향기로운 이 제사 음식 ..

계곡 장유(1587) 2024.02.01

谿谷張維(계곡 장유). 酬崔子謙(수최자겸) 최자겸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酬崔子謙(수최자겸) 최자겸에게 화답하다 ​造物眞少兒(조물진소아) : 조물주는 정말 어린애 같아 古來橫相阨(고내횡상액) : 예로부터 엉뚱한 재앙 안겨주었지. 子病已一年(자병이일년) : 자네의 병 이미 한 해가 지나고 吾足不任屐(오족부임극) : 나 역시 걸어 다닐 처지 못 되었다네. 比鄰各閉戶(비린각폐호) : 옆집에 살면서 각자 문을 닫은 채 會面安可數(회면안가삭) : 얼굴 본 일을 몇 번이나 헤아릴 수 있나. 佳句時往來(가구시왕내) : 그래도 시구는 가끔씩 왕래하며 天機終不隔(천기종부격) : 천기의 발로만은 끝내 막히지 않았다네. 秋氣爽萬物(추기상만물) : 가을기운이 만물에 삽상하여 南山有佳色(남산유가색) : 남산에도 맑은 기운 서려 있었다네.

계곡 장유(1587) 2024.01.19

谿谷張維(계곡 장유). 愼獨箴(신독잠) 홀로일 때 삼가라

谿谷張維(계곡 장유). 愼獨箴(신독잠) 홀로일 때 삼가라 有幽其室(유유기실) 그윽한 방 有默其處(유묵기처) 말 없는 공간 人莫聞睹(인막문도) 듣고 보는 이 없어도 神其臨汝(신기임여) 귀신이 그대 살피나니 警爾惰體(경이타체) 게으름 피우지 말고 遏爾邪思(알이사사) 사심 품지 말지 어다 濫觴不壅(람상불옹) 처음 단속 잘못하면 滔天自是(도천자시) 하늘까지 큰물 넘치리라 仰戴圓穹(앙대원궁) 위로는 하늘이고 俯履方輿(부리방여) 아래로는 땅 밟는 몸 謂莫我知(위막아지) 날 모른다 말 할 텐가 將誰欺乎(장수기호) 그 누구를 기만하랴 人獸之分(인수지분) 사람과 짐승의 갈림길 吉凶之幾(길흉지기) 행복과 불행의 분기점 屋漏在彼(록루재피) 어두운 저 구석을 吾以爲師(오이위사) 내 스승 삼으리라

계곡 장유(1587) 2024.01.11

谿谷張維(계곡 장유). 哭金而好(곡김이호) 김이호를 곡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哭金而好(곡김이호) 김이호를 곡하다 美質天所賦(미질천소부) : 아름다운 자질은 하늘이 준 것 出世若有期(출세야유기) : 세상에 태어나, 할 일 있으리라 생각했다. 奄忽不少留(엄홀부소류) : 조금 머물지 않고 홀연히 떠나가다니 此去何所之(차거하소지) : 지금 가면 어디로 간단 말인가 脩短不須論(수단부수논) : 수명의 길고 짧음이냐 논할 것 없고 孤寡不足悲(고과부족비) : 남은 처자식 족히 슬퍼할 것 없을 것이다. 精識一湮沈(정식일인심) : 그러나 그 깊은 식견 한 번 사라져버리면 千秋復何爲(천추복하위) : 천추에다시 어떻게한단 말인가 鬱彼廣陵土(울피광능토) : 울창하게 우거진 저 광릉의 땅이여 藏此明月輝(장차명월휘) : 이 곳에 묻혔으니, 밝은 달빛이 찰난하구나 已逝難可追(이서난가추..

계곡 장유(1587) 2024.01.04

谿谷張維(계곡 장유). 芙蓉 (부용) 연꽃

谿谷張維(계곡 장유). 芙蓉 (부용) 연꽃 人愛衆卉茂(인애중훼무) : 사람들 화려한 꽃을 좋아하나 我憐芙蓉淸(아련부용청) : 나는 연꽃의 맑음을 좋아하노라. 亭亭出深沼(정정출심소) : 우뚝하게 깊은 못 속에서 나와 濯濯當回楹(탁탁당회영) : 깨끗하여라, 당당히 난간을 둘렀구나. 纖莖立更直(섬경립갱직) : 가냘픈 줄기 곧추 서 있고 危朶高不傾(위타고부경) : 뾰죽이 높은 가지 기울지도 않는구나. 馨香匪外襲(형향비외습) : 그윽한 그 향기 속에서 이어고 穠艷眞天成(농염진천성) : 농염한 자태가 자연스럽구나. 後凋惜無華(후조석무화) : 늦게 시드는 소나무 꽃이 없어 아쉽고 碧鮮徒自貞(벽선도자정) : 대나무는 다만 스스로 곧기만 하도다. 亮比君子德(량비군자덕) : 참으로 이 연꽃은 군자와 같아서 宜寄美人情(의기..

계곡 장유(1587) 2023.12.27

谿谷張維(계곡 장유). 山寺與趙金二友有約不至(산사여조금이우유약부지)

谿谷張維(계곡 장유). 山寺與趙金二友有約不至 (산사여조금이우유약부지) 조와 김 두 친구가 산사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으나 오지 않아 ​晚夏草木深(만하초목심) : 늦여름 초목은 울창한데 山寺多淸陰(산사다청음) : 산사에 시원한 그늘 많구나. 閑人坐永日(한인좌영일) : 한가한 사람 긴긴 날을 앉아있다 起立披幽襟(기립피유금) : 일어나서 회포 풀까 하였도다. 仰睇閑雲飛(앙제한운비) : 위를 보니 한가한 구름이 날고 側聽淸蟬吟(측청청선음) : 옆에서 매미 우는 소리 들린다. 含情咏伐木(함정영벌목) : 정을 담아 시경의 벌목장 시를 읊어보며 引領懷斷金(인령회단금) : 목 길게 빼고 친구의 도리를 생각한다. 幽期已晼晚(유기이원만) : 약속 시간 지나고 해는 어둑해지는데 曠抱增湮沈(광포증인심) : 텅 빈 가슴 더욱 적막..

계곡 장유(1587) 2023.12.19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14首(감흥 14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14首(감흥 14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烈士殉名義(열사순명의) 명분과 의리따라 몸 바치는 열사들 殺身忽苦遺(살신홀고유) 홀연히 신발 벗듯 자기 몸 던지누나 豈不重七尺(기불중칠척) 일곱 자 되는 이몸 아깝지 않으랴만 寸心不自欺(촌심불자기) 마음속 신념을 속일 수 업서서지 鮑焦槁河上(포초고하상) 포초는 물가에서 고목처럼 말라 죽고 之推爲煙灰(지추위연회) 재치추는 불타 한 줌의 재 되었도다 高節照千古(고절조천고) 높은 그 절조 천고에 비췬다만 長爲後人悲(장위후인비) 어찌 그리 후세 사람 슬프게 만드는가 優遊以卒歲(우유이졸세) 느긋하고 한가로이 천수 마치신 仲尼眞吾師(중니진오사) 공자님 그야말로 우리들 스승일세

계곡 장유(1587) 2023.12.10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13首(감흥 13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13首(감흥 13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瑤臺有珠樹(요대유주수) 옥돌로 지은 집에 구슬 달린 나무들 粲粲含英蕤(찬찬함영유) 함초롬히 피어난 찬란한 꽃들 栖集雙鳳凰(서집쌍봉황) 봉황새 쌍쌍으로 날아와 깃들이니 羽儀何光輝(우의하광휘) 아름다운 그 모습 얼마나 빛났던가 驚飆振天地(경표진천지) 회오리 바람 별안간 천지를 뒤흔들고 霜霰紛摧之(상산분최지) 눈 내리고 서리 내려 온통 꺾여버렸도다 鳳去樹亦空(봉거수역공) 봉황새 떠나가고 텅 빈 나뭇가지 懷哉令人悲(회재령인비) 옛날 일 생각하며 슬픔에 잠기노라

계곡 장유(1587) 2023.11.30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12首(감흥 12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12首(감흥 12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奇語濩落士(기어호락사) 명심하라 통이 큰 인사들이여 材大終難施(재대종난시) 재주 크면 끝내 써먹기 어려움을 諸葛起南陽(제갈기남양) 제갈량 남양에서 몸을 일으켜 鞠躬事先主(국궁사선주) 몸과 마음 다 바쳐 선주를 섬기면서 馳驅戎馬間(치구융마간) 전쟁터 이곳저곳 말을 달리고 拮据皮草莽(길거피초망) 무진 애를 쓰며 촉땅을 개척했지 中原不可得(중원불가득) 중국대륙 결국 석권 못한채 嘔血徒辛苦(구혈도신고) 간난신고 그 일생 피 토하며 마쳤나니 不如鹿門翁(불여록문옹) 차라리 우리 녹문옹 처럼 終身隱農圃(종신은농포) 종신토록 농부로 숨어 삶만 못하였네

계곡 장유(1587) 2023.11.22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11首(감흥 11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11首(감흥 11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壬公釣東海(임공조동해) 임공이 동해에서 낚시질 하며 期年無所獲(기년무소획) 일 년이 다 되도록 한 마리 못 잡다가 一朝得大魚(일조득대어) 어느 날 홀연히 대어를 낚아채었는데 鬐 如山岳(기비여산악) 지느러기 가 자그마치 산처럼 컸다던가 脂膏飽千里(지고포천리) 그 고기 포를 떠서 실컷 먹여 줬다는 등 異事傳簡策(이사전간책) 기이한 이야기가 책 속에 전하는데 雖爲人所稱(수위인소칭) 사람들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 해도 於己竟何益(어기경하익) 자기와는 결국 아무 관계 없는 일 不如釣鯢鮒(불여조예부) 차라리 붕어나 한 마리 낚아다가 朝暮得自給(조모득자급) 아침 저녁 국거리로 먹느니만 못하리라 千金學屠龍(천금학도룡) 천금 주..

계곡 장유(1587) 2023.11.13

谿谷 張維(계곡 장유). 感興 10首(감흥 10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 張維(계곡 장유). 感興 10首(감흥 10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貞士如玉雪(정사여옥설) 옥돌같고 흰 눈같은 곧은 선비를 讒人有巧舌(참인유교설) 교묘하게 사람들이 참소하나니 浸潤工入腹(침윤공입복) 물이 젖어들 듯 차츰 속에 스며들어 萋菲解鎖骨(처비해쇄골) 하리노는 짓거리 뼛골까지 녹이누나 萬古一機阱(만고일기정) 예로부터 있어 온 똑같은 함정 土中多碧血(토중다벽혈) 흙 속에 묻힌 벽혈 그 얼마나 많을 런가 宵雅欲投畀(소아욕투비) 던져주고 싶다고 한 소아의 탄식 惡惡語徒切(악악어도절) 악을 미워하는 심정 그 말만 절실할 뿐 空令覆盆人(공령복분인) 억울하게 죄 받은 이 그저 부질없이 飮泣號蒼旻(음읍호창민) 울며불며 하늘에나 호소하게 되는구나

계곡 장유(1587) 2023.10.31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9首(감흥 9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9首(감흥 9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醯鷄生罋盎(식계생옹앙) 항아리 속에서 알 깬 술벌레 不識乾坤大(불식건곤대) 이 세상 얼마나 큰지 상상 못 하듯 下士局淺見(하사국천견) 저차원의 인간들 좁은 소견 사로잡혀 聞道笑且怪(문도소차괴) 도를 듣고는 괴이하다 미웃누나 豈知古至人(기지고지인) 이찌알랴 옛날 지인의 경지 默與元化會(묵여원화회) 말없이 자연과 동화되면서 超然煉性命(초연련성명) 초연히 성명을 연단해 가며 萬劫不曾壤(만겁불증양) 영원토록 허물어지지 않고 있음을 姑射非誑語(고사비광어) 고야는 허탄한 말 결코 아니지 廣成有遺誨(광성유유회) 광성도 교훈을 남기지 않았던가 我願學其術(아원학기술) 나도 그방법 한 번 배워서 飛昇出塵外(비승출진외) 티끌 밖 벗어..

계곡 장유(1587) 2023.10.22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8首(감흥 8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8首(감흥 8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老馬病無力(노마병무력) 늙고 병든 말 힘이 다 빠져 垂耳臥櫪下(수이와력하) 축 늘어진 채 마구간에 누워 있네 毛骨已凋喪(모골이조상) 이젠 몰골도 볼품없이 변해 버려 粥之無顧者(죽지무고자) 팔려고 내놓아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ㄱ나 却念子方言(각념자방언) 문득 생각나는 전자방의 말 不忍棄原野(불인기원야) 차마 들판에 팽개치면 안 되겠지 帷蓋有古義(유개유고의) 휘장고 차일로 덮어 주던 옛날 의리 薄俗知者寡(박속지자과) 야박한 이 세상 아는 이 드물도다

계곡 장유(1587) 2023.10.14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7首(감흥 7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7首(감흥 7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高鳥墮羅罔(고조타라망) 높이 나는새 그물에 걸려 죽는 것은 只爲變飮啄(지위변음탁) 먹고 마시는 일 연연 해서지 渺然雲路逈(묘연운로형) 구름 저 멀리 넓고 넓은 길 何徃不可適(하왕부가적) 어디를 향한들 갈 곳 없으랴 軒冕爲樊籠(헌면위번롱) 벼슬살이는 새장에 갇히는 것 利祿爲酖毒(리록위탐독) 이익과 작록은 독약 같은것 沈酣不自寤(침감불자오) 달콤하게 취해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卒與禍機觸(졸여화기촉) 끝내 화망에 걸리고 말리 誰能學園綺(수능학원기) 그 누가 제대로 원기를 배워 韜光飡草木(도광손초목) 빛을 숨긴 채 풀 뜯어 먹고 살랴

계곡 장유(1587) 2023.10.05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6首(감흥 6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6首(감흥 6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奇語夸毗子(기어과비자) 이 말 과비자 에 붙여 주어서 無然徒自疲(무연도자피) 쓸데없이 피곤한 일 하지않게 하리로다 淸晨登高丘(청신등고구) 청명한 아침 높은 언덕 올라가서 擧目覽林坰(거목람림경) 눈 들어 야외를 내려다 보니 草木盡零落(초목진령락) 초목들 모두 낙엽이 진 채 山谷空崢嶸(산곡공쟁영) 휑뎅그렁 산은 삐쭉 골짜기는 텅 비었네 可憐衆芳地(가련중방지) 가련타 녹음방초 우거진 곳에 但見氷雪盈(단견빙설영) 보이나니 차가운 눈과 얼음 뿐 豈無松栢樹(기무송백수) 어찌 송백이 없으랴 마는 慘淡無光晶(참담무광정) 광채 전혀 없이 참담하도다 何時見陽春(하시견양춘) 언제쯤 따뜻한 봄철이 와서 萬植同滋榮(만식동자영) 온갖 식물..

계곡 장유(1587) 2023.09.24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5首(감흥 5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5首(감흥 5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端居何所事(단거하소사) 단정히 앉아서 무엇을 하나 幽默觀化機(유묵관화기) 말 없는 가운데 변화의 기틀 보지 陰陽播萬物(음양파만물) 음양의 두 기운 만물에 펼쳐짐에 鼓盪紛參差(고탕분참차) 형형색색 온갖 속성 현란하게 나눠지네 性命一以定(성명일이정) 각자의 운명 일단 정해진 뒤엔 智力無所施(지력무소시) 아무리 꾀를 써도 소용 없나니 郡然事趨營(군연사촉영) 안 될 일 분분하게 달려 들면은 但爲鬼神嗤(단위귀신치) 귀신이 비웃기 십상이로다 御寇論力命(어구론력명) 어구는 역명을 애써 논했고 子桑有歌詩(자상유가시) 자상은 노래를 부르니 않았던가

계곡 장유(1587) 2023.09.17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4首(감흥 4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4首(감흥 4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去去崑山岑(거거곤산잠) 가세가세 저 멀리 곤륜산으로 逍遙樂忘飢(소요락망기) 소요하고 즐기며 배고품 잊으리라 愚者味視聽(우자미시청) 바보는 눈으로 보고도 모르지만喆人識幾微(철인식기미) 철인은 거미 보고 금새 알아채지 伊川見被髮(이천견피발) 이천에서 머리 푼 모습 보고는 百年爲戎夷(백년위융이) 백년 못가 이적될줄 미리 알았고 海禽知天風(해금지천풍) 해조는 하늘 바람 낌새 채고는 遠身來郊圻(원신래교기) 멀리 피신하여 교외로 날아왔지 所以梅子眞(소이매자진) 그래서 매자진도 마찬가지로 一去不復歸(일거불복귀) 한번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오

계곡 장유(1587) 2023.09.10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3首(감흥 3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3首(감흥 3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威鳳出丹穴(위봉출단혈) 봉황새 한 마리 단산을 출발하여 五采光陸離(오채광육리) 오색찬란하레 날개 빛 번득이며 浮游覽九州(부유람구주) 하늘 가 떠돌다 구주를 바라보곤 銜圖欲來儀(함도욕래의) 단서를 물고 내려와 춤추려 하였도다 竹實可以食(죽실가이식) 그가 먹을 것은 대나무 열매 梧桐可以栖(오동가이서) 그가 깃든 곳은 오동나무 가지 人寰正慘黷(인한정참독) 그런데 인간세상 참혹하기 그지없어 岡羅連雲霓(강라련운예) 하늘이고 땅이고 온통 덫과 그물 鷇卵不自保(구란불자보) 자기 새끼 목숨도 보장할수 없으니 怊悵將安歸(초창장안귀) 슬프다 장차 어디로 가야 할꼬

계곡 장유(1587) 2023.09.02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2首(감흥 2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谿谷張維(계곡 장유). 感興 2首(감흥 2수) 畸庵子(기암자) 鄭弘溟(정홍명)에게 화답하다 荊玉隱璞中(형옥은박중) 형산의 옥 빛 감추고 숨어 있으며 長與頑石鄰(장여완석린) 오래도록 돌맹이와 어울려 지냈는데 一朝遭卞和(일조조변화) 하루 아침에 변화를 만나고 나서 琢磨爲國珍(탁마위국진) 쪼이고 갈린 끝에 나라의 보배 되었었지 雖增連城價(수증련성가) 연성벽보다 더 값을 쳐준다 해도 無乃毁天眞(무내훼천진) 본래의 진면목 훼손한 것 아니겠나 繁文滅素質(번문멸소질) 번쇄한 문채 본래의 성품 깎아먹고 美名戕其身(미명장기신) 그럴싸한 명예 자기 몸을 해치나니 至人貴沈冥(지인귀침명) 지인은 깊숙히 자취를 감추고서 處世混光塵(처세혼광진) 세상에서 화광동진 함께 사는 도다

계곡 장유(1587) 2023.08.25

谿谷 張維(계곡 장유). 賦得鳴咽水(부득명인수) 흐느끼며 흘러가는 냇물을 보고

谿谷 張維(계곡 장유). 賦得鳴咽水(부득명인수) 흐느끼며 흘러가는 냇물을 보고 流水復流水(유수부유수) 계속 흐르고 흘러가는 물 潺潺日夜鳴(잔잔일야명) 밤낮으로 쉬지 않고 흐느끼누나 有何無盡恨(유하무진한) 무슨 못다 한 한 남아 있기에 長作不平聲(장작불평성) 이렇듯 언제나 불평이 가득한고 隴外征人怨(롱외정인원) 산 너머 군대 나간 님을 원망하는 듯 天涯逐客情(천애축객정) 하늘 끝 쫓겨난 나그네의 심회인 듯 那堪枕上聽(나감침상청) 베갯 머리 듣자니 견딜 수 없어 歸夢轉難成(귀몽전난성) 꿈결의 고향 길 더욱 찾기 어려워라

계곡 장유(1587) 2023.08.18

谿谷 張維(계곡 장유). 詠影次韻(영영차운) 그림자를 노래한 시에 차운하다

谿谷 張維(계곡 장유). 詠影次韻(영영차운) 그림자를 노래한 시에 차운하다 燈前忽回首(등전홀회수) 등불을 앞에 하고 언뜻 고래 돌려 보니 怪爾又相隨(괴이우상수) 괴이할손 이번에도 내 흉내를 내는구나 隱見元無定(은견원무정) 보였다 사라졌다 일정한 모습 없고 光陰各有時(광음각유시) 그저 때에 따라 어둡고 밝가지네 獨行常作伴(독행상작반) 고독한 길손의 영원한 동반자 到老不曾離(도조불증리) 늙어도 언제 한번 떠난 적 있었던가 夢幻眞同理(몽환진동리) 참으로 몽환과 똑같은 이치 金剛偈裏知(금강게이지) 금강경 게송을 보면 알리라

계곡 장유(1587) 2023.08.17

谿谷張維(계곡 장유). 漫興 1(만흥 1) 흥에 겨워

谿谷張維(계곡 장유). 漫興 1(만흥 1) 흥에 겨워 朝起懶盥櫛(조기나관즐) : 아침에 일어나 세수도 빗질도 귀찮아 散步眺原野(산보조원야) : 한가히 걸어 나가 들판을 바라본다. 濛濛水氣浮(몽몽수기부) : 몽실몽실 안개 자욱이 공중에 떠있고 冉冉山雲惹(염염산운야) : 뭉게뭉게 산에는 구름이 일어난다. 家鄕阻音書(가향조음서) : 고향에선 오랫동안 소식도 없는데 節序過秋社(절서과추사) : 절기는 벌써 가을제사가 지나간다. 賦詩渾漫興(부시혼만흥) : 시 짓는 일 모두가 흥겨운데 不敢論風雅(부감논풍아) : 풍아한 시라고는 감히 말하지 못하겠다

계곡 장유(1587) 2023.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