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산 허균(1569) 74

蛟山 許筠(교산 허균). 夢作(몽작) 꿈에서 지음

蛟山 許筠(교산 허균).    夢作(몽작) 꿈에서 지음 門前碑臥綠苔中(문전비와록태중)문 앞에는 비석이 넘어져 푸른 이끼 덮혔고蕭風叢林一畝宮(소풍총림일무궁)숲 속엔 차가운 바람불고 한 이랑 궁이 있네殿角幢幢明夕照(전각당당명석조)전각의 깃발에 저녁 빛 밝고牆頭杉檜響凄風(장두삼회향처풍)담장 머리 삼나무는 찬 바람 소리 울리네丹靑畵壁雲雷壯(단청화벽운뇌장)단청이라 그림 벽에 구름 번개 웅장하고香火空堂鬼物雄(향화공당귀물웅)향불 핀 빈당은 괴물처럼 웅장하네莫把紙錢招怨魂(막파지전초원혼)지전을 가지고 원혼을 부르지 마소杜鵑啼血野花紅(두견제혈야화홍)두견이 울어 피를 쏟아 들꽃들이 붉어있네

교산 허균(1569) 2024.06.26

蛟山 許筠(교산 허균). 拱江亭(공강정) 공강정 에서

蛟山 許筠(교산 허균).    拱江亭(공강정) 공강정 에서 江煙漠漠水悠悠(강연막막수유유)강 안개 아득하고 강물은 유유한데江上紅亭雨未休(강상홍정우미휴)강위의 붉은 정자에 비가 그치지 않는다歸雁豈能忘北土(귀안기능망북토)돌아가는 저 기러기 북녘 땅 잊겠는가落花偏自逐東流(갈화편자축동류)지는 꽃은 저대로 동류수를 따라가는 구나]漫吟王粲登樓恨(만음왕찬등루한)누에 오른 왕찬 한을 노래하노라니區耐虞飜去國愁(구내우번구국수)나라 떠나 우번의 한을 견디어 보노라萬里嚴程天共遠(만리엄정천공원)엄정가는 만리길이 하늘처럼 멀어雲邊何處是皇州(운면하처시황주)구름가 어느곳이 임금 계신 고을일까

교산 허균(1569) 2024.06.18

蛟山 許筠(교산 허균). 退朝晩望(퇴조만망) 조정에서 물러나와 저녘에 바라보다

蛟山 許筠(교산 허균).    退朝晩望(퇴조만망) 조정에서 물러나와 저녘에 바라보다 仙郞罷直五門西(선랑파직오문서)선랑은 오색구름 서편에서 당직을 마치고緩策靑驄響月題(완책청홍향월제)청총마 느린 채칙질에 말굽소리 울린다細柳和煙迷別院(세류화연미별원)실버들에 연기 서려 별원이 아득하고落花經雨襯香泥(락화경우친향니)지는 꽃에 비 지나가니 향기가 묻어난다東臺詔下慚詞令(동대조하참사령)동대에서 조서 내리니 사령이 부끄럽고南國烽傳厭鼓鼙(남국봉전영고비)남국에서 봉화 오니 전쟁의 북소리 지겨워라過盡一春歸未得(과진일춘귀미득)한 봄이 다가도록 돌아가지 못하노니釣竿辜負武陵溪(조간고부무릉계)무릉계곡 낚시질을 속절없이 저벼렸어라

교산 허균(1569) 2024.06.07

蛟山 許筠(교산 허균). 贈輝上人 2 (증휘상인 2) 휘 상인에게

蛟山 許筠(교산 허균).    贈輝上人 2 (증휘상인 2) 휘 상인에게 曾脫禪衣挂鐵衣(증탈선의괘철의)일찍이 스님 옷 벗고 갑옷을 바꿔 입고西都初解百重圍(서도초해백중위)백 겹의 포위망을 처음으로 서도에서 풀었도다魔軍已伏神通力(마군이복신통력)신통한 힘으로 마귀 같은 적군 굴복되고妙悟猶存過量機(묘오유존과량기)오묘한 깨우침은 과인한 기량의 기틀이 있었도다金鎖綠沈抛壯志(금쇄녹침포장지)금쇄 녹침이라 장대한 뜻을 포기하고佛香經卷返眞依(불향경권반진의)부처라 불경이라 참 뜻으로 돌아왔어라憐渠足了男兒事(련거족료남아사)어여뻐라 너느 족히 사나이 일을 마쳤으니莫剪長髭掩石扉(막전장자엄석비)돌문을 닫아걸고 긴 수염일랑 자르지 말라

교산 허균(1569) 2024.05.29

蛟山 許筠(교산 허균). 贈輝上人 1 (증휘상인 1) 휘 상인에게

蛟山 許筠(교산 허균).    贈輝上人 1 (증휘상인 1) 휘 상인에게 淸坐香臺萬慮空(청좌향대만려공)맑게 앉은 향대에 맑게 앉아 온갖 생각 사라지고風箏無語閉花宮(풍쟁무어폐화궁)풍경소리에 사람소리 하나 없고 꽃핀궁궐 닫혀있다雲收疊嶂千層碧(운수첩장천층벽)첩첩한 산봉우리에 구름걷혀 층층이 푸르고霜落疏林一半紅(상낙소림일반홍)성긴 숲에 서리 내려 절반이나 붉어졌는데病後參禪渾得趣(병후참선혼득취)병 나은 뒤에 참선하니 멋을 사뭇 알겠는데愁來覓句未全工(수래멱구미전공)시름 속에 시 지으려니 지어지지 않는구나扶桑浴日看還厭(부상욕일간환염)동해에 씻은 해를 질리도록 보고臥聽濤聲蹙地雄(와청도성축지웅)웅장한 파도 소리는 누워서 듣고 있도다

교산 허균(1569) 2024.05.21

蛟山 許筠(교산 허균). 出榜日飮中解諸生作(출방일음중해제생작) 출방하는 날 술마시며 재생의 작품을 해석하다

蛟山 許筠(교산 허균). 出榜日飮中解諸生作(출방일음중해제생작)출방하는 날 술마시며 재생의 작품을 해석하다 仙籍初開淡墨渾(선적초개담묵혼)선적을 펼치자 옅은 먹빛 뒤섞여風雷三級躍龍門(풍뢰삼급약룡문)바람소리 세 등급에 용문을 올랐다肯容懷璞重傷刖(긍용회박중상월)옥을 가져 발을 베인 다면 될 일이지却恐遺珠更抱寃(각공유주경포원)구슬 빠뜨려 다시 원한 품게 되리蟾窟路通餘一桂(섬굴로통여일계월궁에 길이 뚫려 하나 남은 계수나무鹿鳴歌奏有朋樽(록명가주유붕준)녹명시“를 노래하니 벗과 술이 있구나臨觴自爲諸生祝(림상자위제생축)술잔을 앞에 두고 제생 위해 축하하니素念元來不飽溫(소념원래불포온)의식 부족하면 생각이 처음과 같을까

교산 허균(1569) 2024.05.14

蛟山 許筠(교산 허균). 初到咸山(초도함산) 함산에 처음 도착하여

蛟山 許筠(교산 허균).   初到咸山(초도함산) 함산에 처음 도착하여 穿巷緣溪路忽窮(천항연계로홀궁)개울 따라 길을 트니 문득 막달은 길數椽茆店館墻東(수연묘점관장동)두어 칸 주막집 담 동쪽에 몸 던진다縱無棨戟施門外(종무계극시문외)문 밖에는 지키는 시설은 없어도尙有圖書在篋中(상유도서재협중)상자 속의 도서는 오히려 들어 있도다蔌蔌寒階飄竹雪(속속한계표죽설)찬 뜰에는 싹싹 대나무에 눈이 날리고團團幽戶颯桐風(단단유호삽동풍)깊숙한 동그란 지게문에 오동 바람분다寬恩似海甘留滯(관은사해감유체)바다 같은 너그러운 은혜에 기꺼이 머무니休恨周南太史公(휴한주남태사공)주남 땅의 태사고일랑 결코 원망하지 마시라

교산 허균(1569) 2024.05.08

蛟山 許筠(교산 허균). 主倅來慰(주졸래위) 주수가 와서 위로하다

蛟山 許筠(교산 허균).    主倅來慰(주졸래위) 주수가 와서 위로하다 鬖髿雲髻卸金鈿(삼사운계사금전)구름 같은 머리굽 금비녀 비껴數曲蠻歌十二絃(수곡만가십이현)두어 가락 오랑캐 노래에 열두 줄 가야금太守待人呈燭跋(태수대인정촉바)원님은 사람 대접에 초의 끝이 드러나는데放臣娛客爇香煙(방신오객설향연)귀양살이 손님 환영하는 향연을 피우노라閑情肯折章臺柳(한정긍절장대류)한가한 마음은 기꺼이 장대버들 꺾는데促節疑傳相府蓮(촉절의전상부연)빠른 절(節)은 상부련을 전했는가 의아하다强盡醁醽消積恨(강진록령소적한)거른 술 애써 말려 쌓인 한을 녹이는데莫將衰白問群仙(막장쇠백문군선)부디 시든 백발 들어 군선에게 묻지 말라

교산 허균(1569) 2024.04.26

蛟山 許筠(교산 허균). 寂滅庵 (적멸암)

蛟山 許筠(교산 허균). 寂滅庵 (적멸암) 金銀樓閣映香臺(금은루각영향대) 금빛 은빛 저 누각 향대에 비치고 俯視扶桑海一杯(부시부상해일배) 동해를 굽어보니 바다가 한 잔의 물 素練倒垂千暴落(소련도수천폭락) 매달린 하얀 배처럼 일천 폭포 떨어지고 玉虹橫橋百川廻(옥홍횡교백천회) 옥무지개 비낀 다리 온갖 내가 돌아 흐른다 層崖怒折雷霆鬪(층애노절뢰정투) 층계 진 벼랑을 성난 듯 꺾는 천둥의 싸움 巨壑平臨日月開(거학평림일월개) 커다란 골짝 평평하여 해와 달에 열렸도다 坐久瞑煙籠萬谷(좌구명연롱만곡) 앉자 있으려니 어두운 안개 골짝을 감싸고 幾時笙鶴降蓬萊(기시생학강봉래) 신선 학이 어느 때나 봉래산에서 내려올까

교산 허균(1569) 2024.04.19

蛟山 許筠(교산 허균). 楡岾寺(유점사) 유점사

蛟山 許筠(교산 허균). 楡岾寺(유점사) 유점사 金鍾法像月支來(금종법상월지래) 금종법상은 서역 땅 월지에서 오고 傑構耽耽寶地開(걸구탐탐보지개) 우람한 누각들은 보배로운 땅에서 열렸다 八部龍神趨玉座(팔부룡신추옥좌) 팔부의 용신은 옥좌에 굽실대고 六時天樂動香臺(륙시천악동향대) 륙시의 궁중음악은 향대에 들썩인다 修齋尙祝光陵福(수재상축광릉복) 재를 닦아 광릉(世宗)의 복을 빌고 作記猶稱閔漬才(작기유칭민지재) 지은 글에서는 민지의 재주르 칭찬한다 何事許詢根苦淺(하사허순근고천) 무슨 일로 허순은 근기가 천박하여 却將衣鉢混塵埃(각장의발혼진애) 도리어 의발 가져다가 진애에 뒤섞였구나

교산 허균(1569) 2024.04.09

蛟山 許筠(교산 허균). 白田庵(백전암) 백전암에서

蛟山 許筠(교산 허균). 白田庵(백전암) 백전암에서 星門洞壑鬱蒼氛(성문동학울창분) 성문의 온골짝에 푸른 안개 자욱하고 俯視鴻濛一氣曛(부시홍몽일기훈) 홍몽을 굽어보니 온 기운이 자욱하도다 地逈危巖低出日(지형위암저출일) 땅이 트이고 높은 바위에 솟는 해 나직하고 天垂削壁斷歸雲(천수삭벽단귀운) 하늘 아래 깎은 벼랑에는 가는 구름 끊겼구나 山通內外群峯集(산통내외군봉집) 안팎으로 산이 뚫려 뭇 봉우리 모여들어 川折東西兩派分(천절동서량파분) 동서로 내가 터져 두 줄기로 갈라졌구나 庵內老禪方宴坐(암내로선방연좌) 암자 안의 늙은 중은 편안히 앉았는데 笙蕭不入耳中聞(생소불입이중문) 귓속에 생소 소리 들려와 들리지도 않는구나

교산 허균(1569) 2024.04.01

蛟山 許筠(교산 허균). 義州(의주) 의주 에서

蛟山 許筠(교산 허균). 義州(의주) 의주 에서 暑氣淸長簟(서기청장점) 더운 기운도 대자리에서는 맑아지고 江煙濕遠林(강연습원림) 강 안개는 먼 숲속으로 스며드는구나 拓窓今夜月(척창금야월) 창을 여니 오늘 밤 달이 휘영청 밝고 欹枕故人心(의침고인심) 베개 베고 누우니 옛친구 그리워지는구나 悄悄悲秦贅(초초비진췌) 쓸쓸하구나 월의 노래 절로 생기는구나 寥寥動越吟(요요동월음) 적적하구나 처가살이 서글푼 일 夜涼無客夢(야량무객몽) 서늘한 밤 나그네 꿈 못 이루는 것은 非爲候蟲音(비위후충음) 벌레 울음 기다리는 마음만은 아니로다

교산 허균(1569) 2024.03.25

蛟山 許筠(교산 허균). 懷遠關(회원관)회원관

蛟山 許筠(교산 허균). 懷遠關(회원관)회원관 設鎭臺隍壯(설진대황장) 대황시 웅장한 곳에 진을 치니 防胡節制强(방호절제강) 절제사는 강하도다 오랑캐 막는구나 土風餘俠窟(토풍여협굴) 지방 풍습에 의협심 남아있고 民俗雜氈鄕(민속잡전향) 민간습속에 야만성이 섞여있구나 旅館人誰問(여관인수문) 여관을 묻는이가 누가 있으리오 殊方歲漸涼(수방세점량) 이역이라 한해도 서늘해 진다 孤燈照無睡(고등조무수) 외로운 등불 비추어 잠은 오지않아 候雁已南翔(후안이남상) 가을철 기러기는 벌써 남으로 날아간다

교산 허균(1569) 2024.03.08

蛟山 許筠(교산 허균). 高 平 (고 평)

蛟山 許筠(교산 허균). 高 平 (고 평) 大野通蒲類(대야통포류) 큰 들판은 포류로 통하고 長墻恨槿原(장장한근원) 긴 담장은 우리나라땅을 경계짓는구나 風悲邊馬動(풍비변마동) 바람소리 구슬프니 말이 설레고 日落虜塵昏(일락로진혼) 해가 넘어가니 오랑캐 땅 먼지일어 깜깜하다 未賦從軍樂(미부종군악) 종군의 즐거움을 읋지 못하니 徒傷去國魂(도상거국혼) 나라를 떠나가는 마음만 상하는구나 哀茄數聲發(애가수성발) 슬픈 피리소리 몇 가락 울려퍼지니 不夕掩譙門(불석엄초문) 저녁 때도 아닌데 망루의 문을 닫는구나

교산 허균(1569) 2024.02.21

蛟山 許筠(교산 허균). 移小桃用惜落花韻(이소도용석낙화운) 앵두를 옮겨심으며 석락화의 운을 쓰다

蛟山 許筠(교산 허균). 移小桃用惜落花韻(이소도용석낙화운) 앵두를 옮겨심으며 석락화의 운을 쓰다 淺植幽厓奈爾何(천식유애내이하) 응달에 얕게 묻힌 네 신세를 어찌할까 孤根無路近陽和(고근무로근양화) 외로운 뿌리 따뜻한 빛을 가까이할 길이 없어라 移栽隙地勤封護(이재극지근봉호) 틈새 땅에 옮겨 심고 부지런히 돋워주니 爲待朱明結子多(위대주명결자다) 여름철을 기다려 열매 많이 맺기 위해서라오

교산 허균(1569) 2024.01.31

蛟山 許筠(교산 허균). 望咸山用望江州韻(망함산용망강주운) 함산을 바라보며 망주운의 운을 쓰다

蛟山 許筠(교산 허균). 望咸山用望江州韻(망함산용망강주운) 함산을 바라보며 망주운의 운을 쓰다 春泥泱沆沒平原(춘니앙항몰평원) 봄이라 흙탕물은 온 벌판을 묻고 行過龍城縣郭門(행과용성현곽문) 행렬은 용성 고을 성문을 지나가나 持點兩山烽燧下(지점량산봉수하) 양산의 봉수대를 손가락질하여 가리키는데 蒼蒼官樹暝煙昏(창창관수명연혼) 창창한 관로의 길 숲에 저녁연기 어둑하다

교산 허균(1569) 2024.01.19

蛟山 許筠(교산 허균). 見紅桃用紫微韻(견홍도용자미운) 홍도를 보고 견미의 운을 쓰다

蛟山 許筠(교산 허균). 見紅桃用紫微韻(견홍도용자미운) 홍도를 보고 견미의 운을 쓰다 誰種緗桃殿晩春(수종상도전만춘) 누가 상도를 심어 전각에 늦은 봄을 만들어 絳紗幽袖映紅巾(강사융수영홍건) 붉은 비단 소맷자락 홍건을 비추는 구나 牆頭日出嫣然笑(장두일출언연소) 담장 머리 해 오르자 방실방실 웃음 지네 何啻他鄕見故人(하시타향견고인) 어지 잠시라도 타향에서 벗님네를 볼것이냐

교산 허균(1569) 2024.01.10

蛟山 許筠(교산 허균). 寫懷 (사회) 회포를 적다

蛟山 許筠(교산 허균). 寫懷 (사회) 회포를 적다 凄凉楚臣夢(처량초신몽) 처량하다 초나라 신하의 꿈 牢落野人期(뇌낙야인기) 무료하다 야인의 기약이어라 徇祿憂終在(순녹우종재) 관리의 녹을 따르니 근심은 있고 歸田計已違(귀전계이위) 시골로 돌아갈 계획 이미 틀렸어라 靑春對芳草(청춘대방초) 한창 봄이라 고운 풀 마주 대하고 白日見遊絲(백일견유사) 맑은 날이라 아지랑이를 보고 있어라 卽此多幽興(즉차다유흥) 이만해도 그윽한 흥취 그득하니 還如未病時(환여미병시) 도리어 병들지 않았을 때와 같아라

교산 허균(1569) 2024.01.03

蛟山 許筠(교산 허균). 感興(감흥) 감흥

蛟山 許筠(교산 허균). 感興(감흥) 감흥 中夜起四望(중야기사망) 밤중에 일어나 사방을 둘러보니 晨辰麗晴昊(신진려청호) 별들이 갠 하늘이 곱기도 하여라 溟波吼雪浪(명파후설랑) 푸른 바다에 눈같은 물결 포효하고 欲濟風浩浩(욕제풍호호) 건너려니 바람이 너무나 넓게 부는구나 少壯能幾時(소장는기시) 젊음은 몇 때나 지탱 할런가 沈憂使人老(침우사인노) 근심에 잠기니 사람이 늙어간다 安得不死藥(안득불사약) 어찌하면 죽지 않는 약 얻어 乘鸞戱三島(승난희삼도) 난새를 타고서 삼도를 노닐어 볼꺼나

교산 허균(1569) 2023.12.18

蛟山 許筠(교산 허균). 兜率庵 (도솔암)

蛟山 許筠(교산 허균). 兜率庵 (도솔암) 兜率知名寺(도솔지명사) 도솔은 이름 아는 사찰 彌陀不動尊(미타불동존) 미타는 부동존 이로다 歸依何老宿(귀의하로숙) 돌아와 어떤 노인에 귀의 묵나 宴息此山門(연식차산문) 편안히 이 산문에서 쉬고 있도다 破衲懸苔壁(파납현태벽) 떨어진 옷 이끼 낀 벽에 결려있고 寒泉汲瓦盆(한천급와분) 차가운 샘물은 질동이로 긷고 있다 我來欲問法(아래욕문법) 내가 지금 와서 법문을 물으려니 合掌了無言(합장료무언) 합장만 한 채로 한마디 말도 없다 * 고창 선운산에 있는 암자

교산 허균(1569) 2023.12.09

蛟山 許筠(교산 허균). 成佛庵(성불암) 성불암

蛟山 許筠(교산 허균). 成佛庵(성불암) 성불암 深樹僧房小(심수승방소) 깊은 숲에 작은 승방 層巒石路分(층만석로분) 층진 봉우리 돌길이 갈라진다 中宵初見月(중소초견월) 밤이 깊어서야 비로소 달이 보여 滄海闊無雲(창해활무운) 광활한 짙푸른 바다에 구름 한점 없다 香氣諸天降(향기제천강) 향기는 제천에서 내려오고 鍾聲下界聞(종성하계문) 종소리는 한계에서 들려오는구나 冷然人境外(랭연인경외) 시원하구나 인간 밖 세상이여 不恨久離群(불한구리군) 오랫동안 무리 떠나 있음을 한하지 마라

교산 허균(1569) 2023.11.30

蛟山 許筠(교산 허균). 摩訶衍(마하연) 마하연

蛟山 許筠(교산 허균). 摩訶衍(마하연) 마하연 寶刹排雲上(보찰배운상) 절이 구름 밀고 솟아오르니 珠宮奪日鮮(주궁탈일선) 궁궐은 햇볕을 빼앗아 선명하구나 經函明貝葉(경함명패엽) 불경 든 상자는 자개족각에 어리어 爐燼郁栴檀(로신욱전단) 화로의 재는 전단이 향기로워라 僧自參禪坐(승자참선좌) 중 스스로 참선하여 앉자있고 吾仍借榻眠(오잉차탑면) 나는 이내 의자를 빌려 잠에 든다 夜闌風藾發(야란풍뢰발) 밤이 되자 바람소리 울려 퍼지고 笙鶴下三天(생학하삼천) 신선세계 학들이 삼천에서 내려온다

교산 허균(1569) 2023.11.22

蛟山 許筠(교산 허균). 憶 權趙 諸君(억 권조 제군) 權 趙 제군을 기억하며

蛟山 許筠(교산 허균). 憶 權趙 諸君(억 권조 제군) 權 趙 제군을 기억하며 天涯悲作客(천애비작객) 먼 하늘 가 서글픈 나그네 신세 澤畔恨離群(택반한이군) 물가에 이별하는 무리들이 한스러워라 花事今將盡(화사금장진) 꽃의 일도 이제부터 다 끝나 가는데 鶯聲不欲聞(앵성불욕문) 꾀꼬리 울음 듣고 싶지도 않아라 親朋杳千里(친붕묘천리) 친한 벗 천리 멀리 아득하니 日夕詠停雲(일석영정운) 날 저물면 친구생각 노래 부르리라

교산 허균(1569) 2023.11.12

蛟山 許筠(교산 허균). 永平府 (영평부) 영평부에서

蛟山 許筠(교산 허균). 永平府 (영평부) 영평부에서 蘆龍城裏日初曛(로룡성리일초훈) 노룡성 안에 날 저물자 右北山頭結陣雲(우북산두결진운) 우북산 꼭대기에 뭉게구름 모이나 共設單于來牧馬(공설단우래목마) 모두들 말하기를 오랑캐 와서 말 먹이며 漢家誰是李將軍(사가수시이장군) 한 나라의 이 장군이 누구냐고 말 한다네 영평부는 당나라 때 작은 성으로 노룡새(盧龍塞)이다 옛날에는 아주 궁벽한 땅이었던 것이 요나라 금나라 때부터 북경에 가까이 있어서 거리의 점포가 번화하고 진사로 등용된 사람도 무령 보다도 훨씬 많았다 한다. 영평부 병영 앞에 세운 문에는 고지우북평(古之右北平) 이라 써 붙였다 한다. 허균 선생이 중국 에 갔을 때 지은 시 같다

교산 허균(1569) 2023.10.31

蛟山 許筠(교산 허균). 寧遠城 (영원성)

蛟山 許筠(교산 허균). 寧遠城 (영원성) 橫梢走馬驀長坡(황초주마맥장파) 달리는 말 채찍질 하여 긴 둑 내달아 年少相逢意氣多(년소상봉의기다) 소년들 서로 만나니 의기가 양양하구나 笑脫羅衫沽美酒(소탈라삼고미주) 웃으며 비단 두루막 벗고 맛있는 술로 倡樓留唱女郞歌(창루류창녀랑가) 청루에 머물러 쉬면서 여랑가 를 부르는 구나

교산 허균(1569) 2023.10.22

蛟山 許筠(교산 허균). 定州 (정주) 정주에서

蛟山 許筠(교산 허균). 定州 (정주) 정주에서 此來無與愛良宵(차래무여애량소) 여기 오니 좋은 밤 즐길 기분 나지 않아 萬里關山路正遙(만리관산로정요) 만 리 관산 길 길이 너무나 멀도다 錦瑟玉觴無意緖(금슬옥상무의서) 거문고 옥 술잔에도 기분이 나지 않느네 燭花如淚背屛蕉(촉화여루배병초) 촛불 꽃은 눈물처럼 별풍의 파초를 등졌구나

교산 허균(1569) 2023.10.14

蛟山 許筠(교산 허균). 留別 (유별) 작별

蛟山 許筠(교산 허균). 留別 (유별) 작별 此行何日更歸來(차행하일경귀래) 이제 가면 어느 날 다시 오게 되려는가 淚酒羅衫意轉哀(루주라삼의전애) 비단 적삼에 눈물 뿌려 마음은 한결 서글퍼 지네 行到江南逢驛使(행도강남봉역사) 강남에 와 역의 관리 만나 보니 暗香先入嶺頭梅(암향선입령두매) 그윽한 향기 먼저 고개머리 매화에서 풍겨오네

교산 허균(1569) 2023.10.05

蛟山 許筠(교산 허균). 落花 8( 락화 8) 떨어지는 꽃잎

蛟山 許筠(교산 허균). 落花 8( 락화 8) 떨어지는 꽃잎 墮葉因風各自飛(타엽인풍각자비) 떨어진 잎 바람 따라 각자 날아 一飄簾幕一汚池(일표염막일오지) 하나는 주렴 위로 하나는 못 쪽으로 날아가네 誰知榮辱皆天分(수지영욕개천분) 누가 알리 영화와 치욕이 모두 천분인 것을 不是封姨用意爲(불시봉이용의위) 바람의 신인 봉이 마음 써서 그런것 결코 아니라네

교산 허균(1569) 2023.09.24

蛟山 許筠(교산 허균). 落花 7 ( 락화 7) 떨어지는 꽃잎

蛟山 許筠(교산 허균). 落花 7 ( 락화 7) 떨어지는 꽃잎 桃李爭誇富貴容(도이쟁과부귀용) 복사꽃 오얏꽃 다투며 부귀를 자랑하며 笑他篁竹與寒松(소타황죽여한송) 다른 대나무 소나무를 쓸쓸하다 비웃는 구나 須臾九十春光盡(수유구십춘광진) 잠깐사이 봄 석 달이 지나가 버리고 惟有松葟翠萬重(유유송황취만중) 오직 소나무 대나무만 있어 만 겹 푸르 구나

교산 허균(1569) 2023.09.17

蛟山 許筠(교산 허균). 落花 6 ( 락화 6) 떨어지는 꽃잎

蛟山 許筠(교산 허균). 落花 6 ( 락화 6) 떨어지는 꽃잎 繁紅流落委香塵(번홍유락위향진) 번거로운 붉은 꽃잎 날아 떨어져 향불 재 속에 버려지니 風雨無情斷送春(풍우무정단송춘) 비바람도 무정해라 기어이 꺾어 봄을 보내버려 하는구나 不是漢皐捐佩女(불시한고연패녀) 주나라의 정교보 에게 한고에서 패물 준 여인 아닐진대 定應金谷墮樓人(정응금곡타루인) 응당 금곡원 누대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 이리라

교산 허균(1569) 202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