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 이항복(1556) 59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早發金城縣抱川諸姪等辭歸(조발금성현포천제질등사귀)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早發金城縣抱川諸姪等辭歸(조발금성현포천제질등사귀)아침일찍 금성현을 떠나는데 포천의 조카들이 하직하고 돌아가다 達士遺天地(달사유천지)이치에 밝아서 사물에 얽매여 지내지 않는 선비는 온 세상을 잊는 법인데 如何意慘然(여하의참연)어찌해서 내 마음이 이렇게 슬프고 참혹한가 非無一掬淚(비무일국누)한 음큼의 눈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恥灑別離筵(치쇄별리연)헤어지는 자리에서 뿌리기가 부끄럽기만 하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過湖陰舊基(과호음구기) 호음 정사룡의 옛 집터를 지나며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過湖陰舊基(과호음구기)호음 정사룡의 옛 집터를 지나며 文章警世富薰天(문장경세부훈천)문장은 세상을 놀라게 하고 부는 하늘까지 닿았으니 湖老風流未百年(호노풍류미백년)호음 노인의 풍류가 아직 100년도 지나지 않았네 春信不隨人事改(춘신불수인사개)봄소식은 사람의 일을 따라 바뀌지 않는 법이라 古梅零落懷墻邊(고매영락회장변)묵은 매화가 무너진 담장 가에 시들어 떨어졌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偶 吟 2(우 음 2) 언뜻 떠올라 읊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偶 吟 2(우 음 2) 언뜻 떠올라 읊다 奇語蘆灘水(기어노탄수)노탄의 물에 내 말 전해 달라고 부탁하는데 憑添去國愁(빙첨거국수)그렇게 의지하여 맡기니 나라 떠난 시름이 더하네 長安不可見(장안불가견)서울을 볼 수 없으니 日夜向西流(일야향서류)밤낮으로 서쪽으로 흐르는 물로 향하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偶 吟 1(우 음 1) 언뜻 떨올라 읊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偶 吟 1(우 음 1) 언뜻 떨올라 읊다 得意投林鳥(득의투림조)숲으로 날아드는 새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 만족해하고 無心出岫雲(무심출수운)산굴에서 나오는 구름은 아무런 생각이 없네 江湖憂思少(강호우사소)대자연에 묻혀 있으니 근심이 적어지는데 深愧范希文(심괴범희문)희문 범중엄에게 몹시 부끄럽기만 하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夢小兒(몽소아) 꿈에 어린 자식을 보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夢小兒(몽소아) 꿈에 어린 자식을 보다 去國一身危(거국일신위)나라를 떠나온 이 한 몸 위태롭기만 한데 懷歸雙鬢絲(회귀쌍빈사)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양쪽 귀밑털이 줄어들었네 小兒啼入夢(소아제입몽)어린 자식이 꿈속에서 울고 있었는데 王事杳離期(왕사묘리기)나랏일이 아득하여 만나게 될 날 기약하기 어렵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過河原君墓有感(과하원군묘유감) 하원군의 묘를 지나가다가 느끼는 바가 있어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過河原君墓有感(과하원군묘유감)하원군의 묘를 지나가다가 느끼는 바가 있어  水流東去日西飛(수류동거일서비)물은 동쪽으로 흘러가고 해는 서쪽으로 지는 법이니 富貴榮華能幾時(부귀영화능기시)부귀영화가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 試向河原墳上望(시향하원분상망)시험 삼아 하원군의 무덤 위를 바라보니 暮雲黃葉政離披(모운황엽정리피)저녁 구름 떠가는데 누런 잎들이 정말로 흩어지며떨어지고 있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從軍行(종군행) 군대를 따라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從軍行(종군행) 군대를 따라 西湖轉粟當嚴冬(서호전속당엄동) : 서호에서 곡식을 운반하는데 엄동설한을 만나 萬民難給千夫膳(만민난급천부선) : 만 백성이 성인 천 사람의 식량도 공급하기 어렵다. 師到南原拍馬廻(사도남원박마회) : 군사가 남원에 와서는 말 채찍질하여 돌아가는데 賊衆猶屯求禮縣(적중유둔구례현) : 적의 무리는 아직도 구례현에 주둔하여있다. 萬竈貔貅霜滿野(만조비휴상만야) : 수만의 군사 용맹하고 서리는 들에 가득 끼어 天兵搜粟疲人泣(천병수속피인읍) : 천병의 곡식 요구에 피폐한 백성 울어댄다. 懸知本爲活我來(현지본위활아래) : 본래 우리를 살려내려 왔음은 충분히 알지만 不耐妻兒眼前急(불내처아안전급) : 처자식의 당장 급한 처지를 견뎌낼 수 가 없도다. 沙塵捲地野微明(사진..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朴淵圖(제박연도) 박연도에 제하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朴淵圖(제박연도) 박연도에 제하다 ​靈湫隱隱深成臼(령추은은심성구) : 영추는 은은하게 깊이 파여 우묵하고 其下蒼屛如甕剖(기하창병여옹부) : 그 아래 푸른 절벽은 쪼개진 항아리 같도다 飛潢一派殷遠空(비황일파은원공) : 나는 듯 은하 한 가닥 먼 공중에 진동하고 乾竇沈沈銀漢逗(건두침침은한두) : 서북쪽이 침침하게 은하수가 머물러 있도다 昔我尋眞三弟兄(석아심진삼제형) : 그 옛날 우리들이 삼 형제 신선 찾을 적에 與客一人爲四友(여객일인위사우) : 나그네 한 사람과 함께 네 친구 되었도다 風騷話本落人間(풍소화본락인간) : 풍소에 관한 얘깃거리 인간세계에 떨어지니 晴晝空堂雷雨吼(청주공당뢰우후) : 맑은 대낮 빈 집에 천둥 비 몰아친 듯하였고 耦立松前巾屨同(우립송전건구동) : 소나무 ..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雨中偶吟(우중우음)빗속에 우연히 읊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雨中偶吟(우중우음) 빗속에 우연히 읊다 ​急雨鳴山攪客眠(급우명산교객면) : 소낙비 산을 울려 나그네 잠 깨워 檻前屛壁忽蒼然(함전병벽홀창연) : 난간 앞에 두른 절벽 갑자기 푸르구나 雀因鬪粟翻階散(작인투속번계산) : 참새는 다투어 곡식 좇아 뜨락에 흩어지고 蛛爲遮蜂結網懸(주위차봉결망현) : 거미는 벌을 잡으려 그물을 치고 매달렸도다 等把勝輸推物理(등파승수추물리) : 승부로 사물의 이치 추구함과 같이하여 不將癡黠較機權(불장치힐교기권) : 어리석음과 교활함으로 기회를 겨루지도 않으리 年來自斷吾生久(년래자단오생구) : 최근에 스스로 나의 생명 판단한 지 오래거니 行止非人況問天(행지비인황문천) : 떠나고 머묾은 사람이 일 아닌데 하물며 하늘에 물을까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重遊僧伽寺(중유승가사) 승가사에서 다시 놀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重遊僧伽寺(중유승가사) 승가사에서 다시 놀다 ​重來不覺歲崢嶸(중래불각세쟁영) : 또다시 찾으니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 吾輩三人昔此行(오배삼인석차행) : 우리 세 사람 예전에도 이 곳을 왔었네 塔上古皇餘舊面(탑상고황여구면) : 탑 위의 고황에는 옛 모습 남았는데 岸頭新燕作春聲(안두신연작춘성) : 언덕 머리 제비들은 봄의 소리를 하네 長安車馬地中殷(장안차마지중은) : 장안의 말과 수레 소리는 땅에 진동하고 江漢波濤天外鳴(강한파도천외명) : 강수와 한수의 파도소리 하늘 밖에 울리네 白酒三杯拂衣去(백주삼배불의거) : 탁주 석 잔에 옷소매 떨치고 떠나가니 山僧只道老書生(산승지도로서생) : 산승은 다만 늙은 서생이라 말하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靈巖途中(영암도중) 영암으로 가면서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靈巖途中(영암도중) 영암으로 가면서 ​昏昏走世未安足(혼혼주세미안족) : 혼란한 세상 분주하니 발이 편치 못하고 忽忽對山多厚顔(홀홀대산다후안) : 홀연히 산을 마주보니 너무나 부끄럽구나 北望殷憂不可攬(북망은우불가람) : 북쪽 바라보니 큰 근심을 억누 수 없는데 南來疵政詎能刪(남래자정거능산) : 남쪽에 와보니 잘못된 정치 어찌 없앨 수 있을까 浮榮如酒醉千日(부영여주취천일) : 덧없는 영화는 술과 같아 천 일을 취하고 好鳥弄人鳴百般(호조롱인명백반) : 좋은 새는 사람을 놀려 갖가지로 울어 대는구나 心與事違十八九(심여사위십팔구) : 마음과 일이 어긋난 것이 십중팔구나 되니 時危深覺丈夫難(시위심각장부난) : 위태한 시절 대장부 되기 어려움을 깊이 깨닫는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述懷(술회) 회포를 적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述懷(술회) 회포를 적다 ​臣願封留足(신원봉류족) : 신은 유후에 봉해진 것 만족한데 人言坐事輕(인언좌사경) : 사람들은 일에 연좌된게 가볍다 한다 寧無樹爲屋(녕무수위옥) : 어찌 지붕 만들 나무야 없겠으며 不敢遠逃生(불감원도생) : 감히 살려고 도망하진 못하리라 守固窮猶泰(수고궁유태) : 지킴이 견고하니 궁해도 태연하고 神安險亦平(신안험역평) : 심신이 편안하니 험난함도 평안하리라 瑤琴絃久絶(요금현구절) : 좋은 거문고 줄 끊어진 지 오래이니 亦恐有繁聲(역공유번성) : 또한 번거로운 소리 있을까 두렵도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對雨偶吟(대우우음)비를 우연히 읊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對雨偶吟(대우우음) 비를 우연히 읊다 衙罷仍憑几(아파잉빙궤) : 아문을 퇴청하고 안석에 기대어 淸談到夕曛(청담도석훈) : 맑은 이야기들 저물녘까지 이어졌다 庭花受微雨(정화수미우) : 뜨락의 꽃 가랑비를 맞은 후에 岸樹入重雲(안수입중운) : 언덕 나무는 짙은 구름 속으로 드는구나 過眼年遲暮(과안년지모) : 눈에 스친 건 저물어 가는 세월이고 當前事糾紛(당전사규분) : 앞에 당면한 것은 분란한 일들이로구나 征西多佐吏(정서다좌리) : 정서장군에게는 도우는 관리 많았으니 深愧庾將軍(심괴유장군) : 유 장군에게 나는 몹시도 부끄럽구나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山水圖 3(산수도 3)산수도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山水圖 3(산수도 3)산수도 落雁帶斜景(락안대사경) 내려앉는 기러기 석양빛을 띠고 雲濤浮遠空(운도부원공) 구름 같은 파도는 먼 공중에 떠 있도다. 無心坐篷底(무심좌봉저) 무심히 봉창(蓬窓) 아래 앉으니 何處是江東(하처시강동) 어느 곳이 곧 강동 땅이란 말인가. 산수도(山水圖) 시는 당시 도화서 화원(圖畵署 畵員)으로 그림에 능했던 *이흥효(李興孝, 1537 ~ 1593) 또는 *이정(李楨, 1578~1618)이 그린 산수화를 보며 지은 시로 판단된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山水圖 2(산수도 2) 산수도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山水圖 2(산수도 2) 산수도 驢後小兒隨(려후소아수) 당나귀 뒤에는 어린아이 따라가고 驢前風日好(려전풍일호) 당나귀 앞에는 시원한 바람 불어와 날씨가 좋다. 無人語所思(무인어소사) 생각난 것 이야기 나눌 사람 아무도 없어 獨自行長道(독자행장도) 혼자서 먼 길을 가야만 하는구나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山水圖(산수도) 산수도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山水圖(산수도) 산수도 ​江虛月露明(강허월로명) : 강은 비어있고 달 아래 이슬은 밝고 夜久松杉寂(야구송삼적) : 깊은 밤, 소나무 삼나무는 고요하다 漁人未歸來(어인미귀래) : 어부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浪擊溪頭石(랑격계두석) : 물결은 시냇가의 돌을 치는구나. 驢後小兒隨(려후소아수) : 당나귀 뒤에는 어린아이 따라가고 驢前風日好(려전풍일호) : 당나귀 앞에는 살랑거리는 바람 날씨가 좋다 無人語所思(무인어소사) : 생각난 것 이야기 나눌 사람 아무도 없고 獨自行長道(독자행장도) : 혼자서 먼 길을 가야만 하는구나 落雁帶斜景(락안대사경) : 내려앉는 기러기 석양빛을 띠고 雲濤浮遠空(운도부원공) : 구름 같은 파도는 먼 공중에 떠 있도다. 無心坐篷底(무심좌봉저) : 무심히 봉..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妻妾同房(처첩동방) 처와 첩이 한방에 살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妻妾同房(처첩동방) 처와 첩이 한방에 살다 不熱不寒二月天(불영불한이월천) 덥지도 춥지도 않은 2월 날씨에 ​一妻一妾正堪憐(일처일첩정감련) 아내하나 첩하나 정녕 사랑스러움을 이기기 어렵구나 鴛鴦枕上三頭幷(원앙침상삼두병) 원앙베개 위에는 새 개의 머리가 나란하고 翡翠衾中六譬連(비취금중육비연) 비취 이불 속에서는 여섯 개의 팔이 이어지고 開口笑時渾似品(개구소시혼사품) 입을 열어 웃을 때는 서로 섞이어 품자와 비숫하고 側身臥處恰如川(측신와처흡여천) 몸을 이울여 누운곳은 흡사 내천 자와 같고 然忽破東邊事(연홀파동변사) 겨우 동쪽변방(처)의 일을 끝내고 나면 又被西邊打一擊(우피서변타일격) 또 서변(첩)을 쳐서 일격을 가해야 하겠구나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苦雨(고우) 장마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苦雨(고우) 장마 苦雨連旬夜徹明(고우련순야철명) 장마비 열흘 동안 주야로 계속 되어 曉庭雲物太縱橫(효정운물태종횡) 새벽 뜰의 구름 안개 너무나 자욱하다. 牀牀避漏人何限(상상피루인하한) 침상마다 새는비 피하는사람을 어찌 원망하며 種種緣愁髮幾莖(종종연수발기경) 종종 시름으로 백발은 몇 줄기나 더했는가. 沙捲洑流穿竈入(사권보류천조입) 모래는 봇물에 밀려서 부엌까지 들고 蛙隨驚犬上墻鳴(와수경견상장명) 개구리는 놀란개를따라 담장에올라 울고있다. 鍾城戰血今如海(종성전혈금여해) 종성의 전쟁의 피가 지금 바다와 같아 天厭頑胡爲洗兵(천염완호위세병) 하늘이 싫어하여 오랑캐 군대를 비에 젖게 하는구나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無題(무제) 무제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無題(무제) 무제 ​簾外遊塵映隙曛(렴외유진영극훈) : 주렴 밖의 떠도는 먼지는 햇살에 비치는데 春情無賴對黃昏(춘정무뢰대황혼) : 춘정을 달랠 길 없어 황혼을 마주 바라본다. 王孫獵罷歸來晩(왕손렵파귀래만) : 왕손이 사냥 끝내고 저물녘에 돌아오니 活火金壺麝酒溫(활화금호사주온) : 타는 불 위에 금 술잔의 사향주가 따뜻하다. 楚臺春夢未分明(초대춘몽미분명) : 초나라 누대의 봄꿈은 아련하지만 雲雨猶堪惱半生(운우유감뇌반생) : 운우의 정이 오히려 반평생을 괴롭게 한다. 人世此歡應勝夢(인세차환응승몽) : 인간 세상의 이 즐거움 꿈보다 나으련만 却嫌行樂不多情(각혐행악불다정) : 도리어 행락의 다정하지 못하여 싫어하노라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雨後觀上界瀑布(우후관상계폭포) 비 온뒤 상계폭포를 바라보며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雨後觀上界瀑布(우후관상계폭포) 비 온뒤 상계폭포를 바라보며 溪漲漱山來(계창수산래) 시냇물이 넘쳐 산을 씻으며 내려오니 潛蛟能不怖(잠교능불포) 깊은 물속에 잠겨 있는 교룡이 드렵지 않을 수 있을까 頷珠數萬斛(암주수만곡) 턱 밑에 있는 수많은 구슬을 映日噴乾竇(영일분건두) 햇살에 비치며 부서쪽으로 뿜어 대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訪梅月堂(방매월당)매월당을 찾아가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訪梅月堂(방매월당) 매월당을 찾아가다 秀士東峯下(수사동봉하) 학술과 덕행이 뛰어난 선비가 동쪽 봉우리 아래에서 談經有草亭(담경유초정) 경학을 이야기 하던 초정이 있네 隨縁濯纓去(수연탁영거) 인연 따라 갓 끈을 씻으러 갔는데 歸路暮山靑(귀로모산청) 돌아오는 길에 해 저무는 산이 푸르기만 하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無 題 (무 제) 제목없이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無 題 (무 제) 제목없이 來時稚子挽爺衣(래시치자만야의) 올 때 어린 아들이 아비 옷을 잡아당기며 問余今行幾日歸(뭉여금행기일귀) 내게 지금 가면 언제 돌아오느냐고 묻네 共指碧桃花未落(공지벽도화미락) 벽도나무 꽃 떨어지기 전에 온다면 함께 가리켰는데 碧桃花落尙違期(벽도화락상위기) 벽도나무 꽃 다 떨어지도록 아직 기한을 지키지 못했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林家亭(제림가정) 숲 속에 있는 집의 정자에 쓰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林家亭(제림가정) 숲 속에 있는 집의 정자에 쓰다 密樹擁陂陀(밀수옹피타) 빽빽하게 우거진 나무들이 비탈을 가렸는데 孤亭露一角(고정로일각) 외따로 떨어져 있는 정자가 한 귀퉁이에 드러났네 斜陽北牑明(사양북편명) 석양빛에 북쪽 들창이 밝으니 林表山依約(임표산의약) 숲 밖의 산이 어딘지 모르게 그렇게 보이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柳尙書別墅(제류상서별서) 유상서의 별장에 쓰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柳尙書別墅(제류상서별서) 유상서의 별장에 쓰다 路困啜茗來(로곤철명래) 먼 길에 지치고 시달려서 피곤하여 차를 마시러 왔더니 主人無惡語(주인무악어) 주인이 싫은 말을 하지 않네 一種井華淸(일종정화청) 맑은 정화수 한 잔을 마셨는데 愧不投錢去(괴불투전거) 돈을 내지 않고 가기가 부끄럽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寄宿村家頗靜寂可愛(기숙촌가파정적가애)시골집에서 머무는데 너무 고요하고 쓸쓸해서 좋기만하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寄宿村家頗靜寂可愛(기숙촌가파정적가애) 시골집에서 머무는데 너무 고요하고 쓸쓸해서 좋기만하네 小屋如蝸瑴(소옥여와곡) 조그마한 집이 달팽이 껍데기 같은데 山深早掩門(산심조엄문) 깊은 산속에 있으니 일찍 문을 닫았네 懸藤坐靜夜(현등좌정야) 들을 매달고 고요한 밤에 앉아 있으니 別自一乾坤(별자일건곤) 저절로 하나의 별세계라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桐栢亭放歌成詩(동백정방가성시) 동백정에서 큰 소리로 노래하여 시를 짓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桐栢亭放歌成詩(동백정방가성시) 동백정에서 큰 소리로 노래하여 시를 짓다 巨海不盈眼(거해불영안) 넓고 큰 바다도 눈에 차지 않으니 奮구身凌萬波(분신릉만파) 몸을 날려 수많은 물결 능가하리라 周觀天外界(주관천외계) 하늘 바깥의 경계를 두루 보고 나서 佳處卽爲家(가처즉위가) 아름다운 곳을 곧 내 집으로 삼으리라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偶 吟 (우 음) 언뜻 떠올라 읊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偶 吟 (우 음) 언뜻 떠올라 읊다 月過寒塘影(월과한당영) 달 지나가니 찬 못에 그림자 생기고 雲移小樹痕(운이소수흔) 구름 옮겨 가니 작은 나무에 흔적이 남네 先天本無象(선천본무상) 태어나면서부터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은 본디 형체가 없는 것 이라 欲語已忘言(욕어이망언) 말을 하려다가 이미 말을 잊었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答奎男書(답규남서)규남의 편지에 답하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答奎男書(답규남서) 규남의 편지에 답하다 莫問平安否(막문평안부) 걱정이나 탈이 없는지 있는지 묻지 마시게 心安是上仙(심안시상선) 마음 편안한 것이 바로 신선이 되는 길이라네 俯思仍仰讀(부사잉앙독) 고개 숙여 생각하거나 거듭 책을 우러러보면서 無事擾閑眠(무사요한면) 아무 일 없이 한가롭게 잠자는 거나 익힌다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雨霽(우재) 비가 개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雨霽(우재) 비가 개다 雲吉山如畫(운길산여화) 운길산은 마치 그림 같고 沙灘水若油(사탕수약융) 모래톱가의 여울물은 기름처럼 윤기가 나네 新晴秋七月(신청추칠월) 오랫동안 오던비가 맞고 말끔히 갠 가을의 7월 이라 政好泛舟遊(정호범주유) 정말로 배를 물에 띄우고 놀기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