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재 이언적(1491) 47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悶 旱 (민 한 ) 가믐 걱정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悶 旱 (민 한 ) 가믐 걱정 農圃年年苦旱天(농포년년고한천) : 밭에는 해마다 가믐에 극정이라 邇來林下絶鳴泉(이래림하절명천) : 근래에 숲에는 샘물 소리 끊겼어라. ​ 野人不識幽人意(야인불식유인의) : 시골 사람들, 내 마음 알지 못하고 ​ 燒盡靑山作火田(소진청산작화전) : 푸른 산을 불살라 화전을 만드는구나. ​​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喜 晴 (희 청) 날이 개어 기쁜 날​​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喜 晴 (희 청) 날이 개어 기쁜 날 ​​ 霧盡山依舊(무진산의구) : 안개 다 사라지니 원래의 산이 보이고 雲收天自如(운수천자여) : 구름 걷히니 하늘도 처음과 같다 奇觀森莫數(기관삼막수) : 기이한 경치들 늘어서 있어 다 헤아릴 수 없고 眞象豁無餘(진상활무여) : 참된 물상은 활달하여 남김이 없다 一妙看消長(일묘간소장) : 하나의 현묘한 이치로 사라지고 커지는 것 보니 玄機感捲舒(현기감권서) : 현묘한 기틀은 말리고 펴지는 것을 바로 느낀다. 昏明要不遠(혼명요불원) : 어둡고 밝음은 먼 곳에서 구하지 말아야 하나니 人孰反求諸(인숙반구제) : 사람들은 누가 자신에게서 구하지 않은가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栢栗寺贈韓進士子浩(백률사증한진사자호)백률사 한진사 자호에게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栢栗寺贈韓進士子浩(백률사증한진사자호) 백률사 한진사 자호에게 苔逕憐曾踏(태경련증답) : 이끼 낀 좁은 길에 내 발자취 반갑고 松闌憶舊憑(송란억구빙) : 소나무 난간에 서니 옛 놀던 기억 새롭다 碧山如有待(벽산여유대) : 청산은 나를 기다린 듯 하고 靑眼更無憎(청안갱무증) : 내 맑은 눈에는 다시 싫은 기분 없도다. 草樹千年國(초수천년국) : 풀과 나무 우거진 천년 나라에 襟懷一夜燈(금회일야등) : 가슴 속 회포 하룻밤 등잔불에 태운다 海臺秋更好(해대추갱호) : 바닷가 누각의 가을 경치가 다시 좋으니 攜酒又同登(휴주우동등) : 술가지고 우리 또 올라가 보세나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中卽事(산중즉사) 산속에 살면서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中卽事(산중즉사) 산속에 살면서 雨後山中石澗暄(우후산중석간훤) : 비 갠 산속에 골짜기 물 요란하고 沈吟竟日獨憑軒(침음경일독빙헌) : 생각에 잠겨 시를 읊으며 종일토록 집에 있네. 平生最厭紛囂地(평생최염분효지) : 평생에 가장 싫은 일 분분한 세상사 惟此溪聲耳不煩(유차계성이불번) : 오직 계곡 물 소리 듣기도 좋구나. 臥對前山月色新(와대전산월색신) : 누워서 앞산을 보니 달빛도 새롭고 天敎是夕慰幽人(천교시석위유인) : 하늘이 오늘 저녁 숨어사는 나를 위로하신다. 沈痾忽去神魂爽(침아홀거신혼상) : 묵은 지병 물러가니 정신도 상쾌하고 胸次都無一點塵(흉차도무일점진) : 가슴 속에는 한 점 티끌도 없어라 幽鳥聲中午夢闌(유조성중오몽란) : 그윽한 새소리에 낮 꿈을 깨어 臥看巖上..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 溪邊秣馬卽事(계변말마즉사) 개울가에서 말에게 꼴을 먹이며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溪邊秣馬卽事(계변말마즉사) 개울가에서 말에게 꼴을 먹이며 ​下馬坐溪邊(하마좌계변) : 말에서 내려 개울가에 앉아 褰衣步淸灘(건의보청탄) : 옷 걷고 맑은 여울을 걸어본다 灘淺小石露(탄천소석로) : 여울 얕아 작은 돌 드러나고 激激鳴佩環(격격명패환) : 부딪히는 물소리 옥 소린 듯 淸飆來水面(청표래수면) : 맑은 바람 수면으로 불어오니 灑然神骨寒(쇄연신골한) : 물 뿌린 듯 정신과 뼈까지 차가워라 飄飄若羽化(표표약우화) : 너울너울 날개라도 돋은 듯 俯仰雲天寬(부앙운천관) : 위아래 구름 낀 하늘은 한없이 넓어라 仙興浩難收(선흥호난수) : 신선이 된 듯한 흥을 걷잡을 수 없어 沈吟坐石端(침음좌석단) : 돌 끝에 앉아 중얼중얼 시를 읊어본다 濯足聊自潔(탁족료자결) : 발을 ..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次舍弟韻(차사제운)동생의 운을 빌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次舍弟韻(차사제운) 동생의 운을 빌려 ​​​​ 還家中夜夢初成(환가중야몽초성) 집으로 돌아가는 밤에 꿈을 처음 꾸는데 忽覺依然臥洛城(홀각의연와낙성) 갑자기 잠깨니 그대로 한양성에 누워있네 落盡山花歸未得(락진산화귀미득) 산꽃은 다 떨어지는데도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樗材還愧玷華淸(저재환괴점화청) 재주 없는 이 몸 흠만 뚜렷함이 부끄러워라 親老求歸計未成(친로구귀계미성) 부모 늙어 돌아가려하나 계책은 없고 金章那似倅殘城(金장나사졸잔성) 재상 벼슬은 피폐한 고을 수령 같네 平生心事多違阻(평생심사다위조) 평생의 뜻은 어긋나고 막힘이 많으니 却恨虛名徹穆淸(각한허명철목청) 명예 버리고 세상 맑아질 길이나 궁리하리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堂病起(산당병기) 산 속 집에서 병에서 일어나​​​​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堂病起(산당병기) 산 속 집에서 병에서 일어나 ​​​​ 平生志業在窮經(평생지업재궁경) : 내 평생의 뜻과 일은 경서를 연구하는 것 不是區區爲利名(불시구구위이명) : 구구하게 이익과 명예 위한 것 아니라네. 明善誠身希孔孟(명선성신희공맹) : 명덕과 선행, 성의와 수신으로 공자와 맹자를 바라보고 治心存道慕朱程(치심존도모주정) : 마음을 다스리고 도를 간직 주자와 정자 사모하네. 達而濟世憑忠義(달이제세빙충의) : 학문에 통달해서 세상을 건지되 충의에 따르며 窮且還山養聖靈(궁차환산양성령) : 통달하지 못하면 자연으로 돌아와 마음의 힘을 기르리라 豈料屈蟠多不快(기요굴반다불쾌) : 어찌 비굴하게 숨을 것 생각하여 쾌활하지 못함이 많아 夜深推枕倚前楹(야심추침의전영) : 밤이 깊어도 잠..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記 夢 (기 몽)꿈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記 夢 (기 몽)꿈 殘燈中夜照肝脾(잔등중야조간비) : 깊은 밤 껌뻑이는 불빛 속마음 비추나니 屋漏雖幽肯自歎(옥루수유긍자탄) : 후미진 방 아무리 깊다한들 내 마음 속일 건가 枉被人疑渾不動(왕피인의혼부동) : 사람들 잘못 의심하여도 마음 흔들리지 않으리니 此心應有鬼神知(차심응유귀신지) : 이러한 내 마음을 귀신은 알리라 一心虛靜自無爲(일심허정자무위) : 마음이 허정하여 스스로 무위하니 萬變交前孰得移(만변교전숙득이) : 수 만 번 변화가 생기기 전에 누에게 옮아갈까 雖處至嫌猶不惑(수처지혐유불혹) : 비록 극히 의심스러워도 미혹되지 않으니 夢魂聊與展禽期(몽혼료여전금기) : 꿈에도 오직 전금 유하혜와 함께하리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閑居卽事(한거즉사)한가하게 살며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閑居卽事(한거즉사) 한가하게 살며 種松己作千株擁(종송기작천주옹) : 소나무 심어 천 그루의 울이 되고 移竹今年始數根(이죽금년시수근) : 대나무 옮겨 심어 금년에야 몇 뿌리 생겼구나. 四面皆山遮眼界(사면개산차안계) : 사면이 산이라 눈앞이 가리고 卜居元是遠囂暄(복거원시원효훤) : 이곳에 사는 것도 본래 세상의 시끄러움이 싫어서네. 雲斂山開欲曉天(운렴산개욕효천) : 구름 걷히고 산 개어 새벽이 되려하니 半春淸景正悠然(반춘청경정유연) : 봄 무르익은 맑은 경치 정말로 아득하다. 鐘鳴馳逐終何益(종명치축종하익) : 공명에 쫓기는 관직이 내게 무엇이 이로울까 自幸年來臥石泉(자행년래와석천) : 몇 년 전에 돌아와 자연에 사니 스스로 다행일세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泛葵溪流(범규계류) 해바라기를 개울물에 띄워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泛葵溪流(범규계류) 해바라기를 개울물에 띄워 向日丹心鬢欲秋(향일단심빈욕추) : 임 향한 충성심에 귀밑머리 희어지고 朝朝垂淚滿顔愁(조조수루만안수) : 아침마다 눈물 흘려 얼굴 시름겨워라. 如何忽作英州去(여하홀작영주거) : 어찌하여 갑자기 영주로 귀양가 萬里風波一葉舟(만리풍파일엽주) : 만리풍파에 한 척 배의 처지로다 西子當年一入吳(서자당년일입오) : 서시가 당시에 한번 오나라에 드니 春風秋月醉姑蘇(춘풍추월취고소) : 봄바람 가을 달에 고소대에서 취하였네. 豈知國破無歸處(기지국파무귀처) : 어찌 나라가 망하여 몸 붙일 곳 없음 알아 愁把紅顔泛五湖(수파홍안범오호) : 수심에 홍안을 태워 오호로 배 띄워갔다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舟中卽事(주중즉사) 배 안에서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舟中卽事(주중즉사) 배 안에서 列峀蜿蜿去不留(열수완완거불류) : 뭇 산들 구불구불 지나가고 머물지 않아 悠然自在水中流(유연자재수중류) : 나도 아득히 물 따라 흘러간다. 錦屛影裏孤帆暮(금병영이고범모) : 비단 병풍 드리운 산 그림자 속을 황혼에 외로운 배 떠가고 綠鏡光邊兩岸秋(녹경광변양안추) : 거울 같은 푸른 물결에 비친 언덕 가을이 짙었구나. 雲盡碧空悲一雁(운진벽공비일안) : 구름 걷힌 푸른 하늘을 애처로운 외기러기 날고 波恬斜日戱群鷗(파념사일희군구) : 잔잔한 물결에 석양은 못 갈매기 희롱한다. 胸中浩渺無涯興(흉중호묘무애흥) : 가슴 속에는 넓고 아득한 끝없는 흥취 일고 獨立蒼茫聘遠眸(독립창망빙원모) : 혼자 서서 창망히 먼 곳으로 눈을 돌려 바라본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上洛路上卽事(상락노상즉사) 낙동으로 가는 길에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上洛路上卽事(상락노상즉사) 낙동으로 가는 길에 大塊之中萬象藏(대괴지중만상장) : 대 자연에 만상이 갖춰 있고 廓然悠久更無疆(확연유구갱무강) : 확연한 진리는 유구하고 끝이 없어라 江河山岳長流峙(강하산악장류치) : 강과 산은 영원히 흐르고 치솟아 있고 日月星辰互隱彰(일월성신호은창) : 해와 달과 별들은 서로 숨기고 나타내고 古往今來觀世變(고왕금래관세변) : 전에 갔다가 지금에 나타나는 세상의 변화를 보이고 春生秋殺見天常(춘생추살견천상) : 봄에 낳았다가 가을에 죽여 버리는 하늘의 법칙을 보이노라. 箇中何物能爲此(개중하물능위차) : 그 중에 어느 물건이 이러한 일을 할 수 있을까 一本昭昭獨主張(일본소소독주장) : 하나의 밝고 밝은 진리가 홀로 이를 주관하리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夢覺有感(몽교유감) 꿈에서 깨어나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夢覺有感(몽교유감) 꿈에서 깨어나 常思理欲互相勝(상사리욕호상승) : 항상 천리와 인욕을 생각해보니 서로 이기려하니 幽獨危微倍戰競(유독위미배전경) : 은밀히 홀로 있으면 욕심은 위태하고 도심은 약하니 조심을 배가하라. 一念差來便禽獸(일념차래편금수) : 한 생각만 어긋나도 금수같이 되리니 惕然驚起對靑燈(척연경기대청등) : 깜짝 놀라 일어나 맑은 등불 바라보라. 長誦虞書十六字(장송우서십륙자) : 우서의 열여섯 글자를 길이 외워서 一毫人欲便思除(일호인욕편사제) : 조금이라도 욕심이 생기면 생각에서 없애버려라 工夫尙覺多滲漏(공부상각다삼루) : 공부에 아직도 소루한 점이 많음을 깨닫고 知有神明故警余(지유신명고경여) : 신령이 고의로 나에게 경고하려함이 있음을 알아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中卽事(산중즉사) 산 속에서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中卽事(산중즉사) 산 속에서 淸晨梳罷快憑欄(청신소파쾌빙란) : 맑은 새벽 빗질 하고 상쾌히 난간에 기대니 細雨隨風滿碧山(세우수풍만벽산) : 가랑비는 바람 따라 푸른 산에 가득 내리네. 野遠靑煙橫一抹(야원청연횡일말) : 들판은 아득히 멀어 푸른 이내 조금 가로 뻗혀있고 林深幽鳥語千般(임심유조어천반) : 숲은 깊어 그윽한 새소리 천 가지로 들려온다. 忘機與物聊同樂(망기여물료동락) : 이해득실을 따지려는 마음 잊으니 모든 것이 즐겁고 安分於時獨自閑(안분어시독자한) : 때에 맞게 분수를 지키니 스스로 한가하다 乘興渺然迷出處(승흥묘연미출처) : 흥에 겨워 아득히 출처를 잃고 却疑身誤出人寰(각의신오출인환) : 내 몸 세상에 잘못 들었나 도리어 의심되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感 興 (감 흥) 감 흥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感 興 (감 흥) 감 흥 萬象紛然不可窮(만상분연불가궁) : 만상은 분분해서 다 밝히지 못하니 一天於穆總牢籠(일천어목총뢰롱) : 한 하늘의 이치는 깊고 오묘하여 모두 굳게 뭉쳐있다 雲行雨施神功博(운행우시신공박) : 구름이 흘러가 비 되어 내리니 신의 공덕이 넓기도 한다 魚躍鳶飛妙用通(어약연비묘용통) : 물고기와 솔개가 뛰고 나름은 자연의 묘한 이치가 통함이로다 雖曰有形兼有跡(수왈유형겸유적) : 형태가 있어 형적이 있다고 하나 本來無始又無終(본래무시우무종) : 본래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느니라. 沈吟黙契乾坤理(침음묵계건곤리) : 시를 읊으며 건곤의 이치를 가만히 맞추며 獨立蒼茫俯仰中(독립창망부앙중) : 홀로 서서 창망히 위아래를 바라보노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九日無菊(구일무국) 구월 구일인데 국화꽃도 없이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九日無菊(구일무국) 구월 구일인데 국화꽃도 없이 欲撤金錢泛酒卮(욕철금전범주치) : 노오란 동전 같은 국화 따서 술잔에 띄우려 登高空折未開枝(등고공절미개지) : 산에 올라 공연히 피지 않은 가지를 꺾어본다 傾壺漸發愁中笑(경호점발수중소) : 술병 기울려 근심 가운데 웃음을 지어보니 滿帽難成醉後奇(만모난성취후기) : 모자에 가득 끼워보나 술 취한 뒤라 신기한 줄 모르겠다 冷蘂縱能酬晩節(냉예종능수만절) : 차가운 꽃술 늦은 계절에 어울린다 해도 淸芬堪歎負佳節(청분감탄부가절) : 맑은 향기가 좋은 계절을 저버림을 면하기 어렵도다 仍驚物理渾如許(잉경물리혼여허) : 사물을 놀라게 함이 하나 같나니 吐馥流芳貴及時(토복류방귀급시) : 향기를 토하여 흘러감이 때에 맞아야 귀하노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九日無菊(구일무국) 구월 구일인데 국화꽃도 없이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九日無菊(구일무국) 구월 구일인데 국화꽃도 없이 ​​ 欲撤金錢泛酒卮(욕철금전범주치) : 노오란 동전 같은 국화 따서 술잔에 띄우려 登高空折未開枝(등고공절미개지) : 산에 올라 공연히 피지 않은 가지를 꺾어본다 傾壺漸發愁中笑(경호점발수중소) : 술병 기울려 근심 가운데 웃음을 지어보니 滿帽難成醉後奇(만모난성취후기) : 모자에 가득 끼워보나 술 취한 뒤라 신기한 줄 모르겠다 冷蘂縱能酬晩節(냉예종능수만절) : 차가운 꽃술 늦은 계절에 어울린다 해도 淸芬堪歎負佳節(청분감탄부가절) : 맑은 향기가 좋은 계절을 저버림을 면하기 어렵도다 仍驚物理渾如許(잉경물리혼여허) : 사물을 놀라게 함이 하나 같나니 吐馥流芳貴及時(토복류방귀급시) : 향기를 토하여 흘러감이 때에 맞아야 귀하노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孤 松 (고 송)고 송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孤 松 (고 송)고 송 群木鬱相遮(군목울상차) : 온갖 나무 울창하여 서로 막히고 孤松挺自誇(고송정자과) : 고송은 몸을 빼어 스스로 자랑하네. 煙霞秘斡質(연하비알질) : 연기와 노을 속에 줄기 간직하고 雨露長枝柯(우로장지가) : 비와 이슬로 가지를 키웠구나. 千尺心應直(천척심응직) : 천척 높이 자랐으니 마음도 응당 곧고 九泉根不斜(구천근불사) : 구천에 깊이 내렸으니 뿌리 기울지도 않으리라. 棟樑雖有待(동량수유대) : 큰 재주 있어 비록 나라의 기대가 있어도 斧斤奈相加(부근내상가) : 도끼와 날이 어찌 서로 더해지는가. 不似巖邊老(불사암변로) : 바위 가에서 늙어감만 못하나니 含姿歲暮多(함자세모다) : 고운 자세 간직하며 해 저문 날까지 오래 살리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烏川路上(오천노상) 오천 길에서

​​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烏川路上(오천노상) 오천 길에서 揮鞭發海隅(휘편발해우) : 말을 채찍질하여 바다로 떠나 擡眠極平蕪(대면극평무) : 눈 들어 바라보니 넓고 아득하여 끝이 없도다. 新綠千山遍(신록천산편) : 신록은 온 산에 가득하고 殘紅一點無(잔홍일점무) : 붉은 꽃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구나. 樂時渾物我(낙시혼물아) : 즐거운 시절 물과 내가 온통 하나가 되어 探勝歷江湖(탐승력강호) : 좋은 경치 찾아서 강과 호수를 두루 다닌다. 安得携知己(안득휴지기) : 어찌 마음 맞는 친구를 데리고 臨流倒百壺(임류도백호) : 냇가에 나가 백병의 술이라도 기울이지 않으리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堂卽事(산당즉사) 산 속에서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堂卽事(산당즉사) 산 속에서 禪房高枕隱(선방고침은) : 승방에 베개 높이 베고 숨어사니 山色曉窓多(산색효창다) : 산색은 새벽 창에 짙어온다 林底幽禽語(임저유금어) : 숲 속에는 그윽한 새소리 지저귀고 風中輕鷰斜(풍중경연사) : 바람 속에 가려운 제비소리 비껴든다. 翠巖留宿霧(취암류숙무) : 푸른 바위에 안개 서리고 深峽鎖朝霞(심협쇄조하) : 깊은 협곡에 아침노을 가득하다 誰識此中趣(수식차중취) : 그 누가 알까, 여기서 사는 멋을 閒雲嶺上過(한운영상과) : 한가한 구름 고개 위로 지나간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喜 晴 (희 청)날이 개어 기쁜 날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喜 晴 (희 청) 날이 개어 기쁜 날 ​​ 霧盡山依舊(무진산의구) : 안개 다 사라지니 원래의 산이 보이고 雲收天自如(운수천자여) : 구름 걷히니 하늘도 처음과 같다 奇觀森莫數(기관삼막수) : 기이한 경치들 늘어서 있어 다 헤아릴 수 없고 眞象豁無餘(진상활무여) : 참된 물상은 활달하여 남김이 없다 一妙看消長(일묘간소장) : 하나의 현묘한 이치로 사라지고 커지는 것 보니 玄機感捲舒(현기감권서) : 현묘한 기틀은 말리고 펴지는 것을 바로 느낀다. 昏明要不遠(혼명요불원) : 어둡고 밝음은 먼 곳에서 구하지 말아야 하나니 人孰反求諸(인숙반구제) : 사람들은 누가 자신에게서 구하지 않은가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次舍弟韻(차사제운) 아우의 시에 차운하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次舍弟韻(차사제운) 아우의 시에 차운하다 晴窓竟日對梅兄(청창경일대매형) 갠 창에서 하루 종일 매화를 감상하고 又見溪山萬樹榮(우견계산만수영) 내와 산의 싱그러운 나무들을 또 보노라 鶴髮生歡兄病去(학발생환형병거) 백발 모친 기뻐하고 병든 형은 상경하니 知君此日慰安誠(지군차일위안성) 이날 모친 위로하는 그대 정성 알겠어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新 雪 (신 설) 첫 눈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新 雪 (신 설) 첫 눈 新雪今朝忽滿地(신설금조홀만지) 오늘 아침 눈이내려 땅을 가득 덮었으니, 怳然坐我水精宮(황연좌아수정궁) 황홀한 수정궁에 나를 앉혀 놓았구나 柴門誰作剡溪訪(시문수작섬계방) 사립문에 누군가가 섬계(剡溪) 찾아 왔으려나, 獨對前山歲暮松(독대전산세모송) 나홀로 앞산 소나무 마주하고 있구나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勸學者(권학자) 학자에게 권하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勸學者(권학자) 학자에게 권하다 爲學應須學聖人(위학응수학성인) : 학문을 하는 것은 성인을 배워야 하니 ​ 聖功元是本彛倫(성공원시본이륜) : 성인이 되는 공은 본래 떳떳한 인륜을 근본으로 삼는 것 ​ 數編格語眞繩墨(수편격어진승묵) : 몇 권의 격조 있는 말들이 진실로 표준이 되는 것 熟講精通可律身(숙강정통가률신) : 충분히 익혀서 정하게 통하면 몸을 다스릴 수 있으리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甘浦舟中贈韓子浩(감포주중증한자호) 감포 바다의 배 안에서 한 자호에게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甘浦舟中贈韓子浩(감포주중증한자호) 감포 바다의 배 안에서 한 자호에게 一聲長笛海門秋(일성장적해문추) : 멀리서 들려오는 한 가닥 피리소리 ​ 杯酒臨分段段愁(배주림분단단수) : 한 잔 술을 나누며 이별하려니 굽이굽이 애달프다. 渭樹江雲苦相阻(위수강운고상조) : 위수 북쪽 나무숲과 강동의 구름 애처로이 막혔더니 天涯此日幸同舟(천애차일행동주) : 하늘 끝 이곳에서 우리 서로 같은 배에 놀다니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金莊寺踏靑(금장사답청)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金莊寺踏靑(금장사답청) 川原遠近綠初匂(천원원근록초내) : 내와 언덕 멀고 가까운 곳에 푸른 빛 짙어지고 滿眠依然古國春(만면의연고국춘) : 눈에 가득한 것이 옛 신라의 봄과 같은 것을 ​ 玉笛聲中千古恨(옥적성중천고한) : 옥피리 속에 천년의 한을 ​ 莫敎吹向踏靑人(막교취향답청인) : 보리밭 밟는 농부 향해 불지 않게 하여라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次朱文公武夷五韻調(차주문공무이오운조)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次朱文公武夷五韻調(차주문공무이오운조) 주문공의 무이오곡의 운을 빌려 欽把遺經得味深(흠파유경득미심) : 남기신 경서를 공손히 잡고 깊은 맛 깨달으니 ​ 探眞從古有山林(탐진종고유산림) : 진리를 찾는 일 예부터 산림에 있었다네. ​ 峨洋絃上無人會(아양현상무인회) : 아양현 거문고 소리 알아주는 사람 아무도 없어 ​ 獨撫胸中太古心(독무흉중태고심) : 나 홀로 가슴 속 태고의 순수한 마음 어루만지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病中覽言行錄朱文公傳(병중람언행록주문공전)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病中覽言行錄朱文公傳 (병중람언행록주문공전) 병중에 언행록에서 주문공의 전을 보다 ​​ 病起幽軒雨後天(병기유헌우후천) : 병상에서 일어난 조용한 집, 밖은 비가 개고 手携黃券對前賢(수휴황권대전현) : 손에 책을 잡고 옛날 성현을 대한 듯하다. 吾年屈指猶云富(오년굴지유운부) : 내 나이 꼽아보니 아직도 젊은데 ​ 其奈身多疾病纏(기내신다질병전) : 몸에 병이 많아 병에 매였으니 이를 어이할거나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小峯臺(소봉대) 소봉대​​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小峯臺(소봉대) 소봉대 ​​ 地角東窮碧海頭(지각동궁벽해두) : 땅은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 乾坤何處有三丘(건곤하처유삼구) : 천지의 어느 곳에 세 언덕이 있단 말인가 ​ 塵寰裨隘吾無意(진환비애오무의) : 티끌세상 비루하고 좁은 일 내 마음과 무슨 상관 ​ 欲駕秋風泛魯桴(욕가추풍범로부) : 가을바람에 노중연의 배를 띄워 떠나고 싶어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次曹容叟韻(차조용수운) 조용수의 운을 빌려

​​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次曹容叟韻(차조용수운) 조용수의 운을 빌려 霧拯靑山晩雨餘(무증청산만우여) : 안개 걷힌 청산에 늦은 비 내린 뒤에, ​ 逍遙俯仰弄鳶魚(소요부앙롱연어) : 이리저리 걷다가 쳐보고 내려보며 솔개와 물고기를 희롱한다 ​ 莫言林下孤淸興(막언임하고청흥) : 숲 속 선비의 외로운 맑은 흥취 말하지 말게나, ​ 幽鳥閒雲約共棲(유조한운약공서) : 그윽한 새와 한가한 구름과 함께 살기로 약속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