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옹 육 유(1125) 43

放翁 陸游(방옹 육유). 검문도중우미우(劍門道中遇微雨) 검문산 가는 길에 이슬비를 만나

放翁 陸游(방옹 육유).    검문도중우미우(劍門道中遇微雨)검문산 가는 길에 이슬비를 만나  衣上征塵雜酒痕(의상정진잡주흔)옷에는 길 먼지와 술 얼룩 뒤섞이고 遠遊無處不消魂(원유무처불소혼)머나먼 나그네길 걱정스럽지 않은 곳이 없네. 此身合是詩人未(차신합시시인미)이 몸은 정녕 시인이 되어야만 하는 것인가? 細雨騎驢入劍門(세우기려입검문)가랑비 속에 나귀 타고 검문산으로 들어서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임안춘우초제(臨安春雨初霽) 臨安에 봄비가 막 개다

放翁 陸游(방옹 육유). 임안춘우초제(臨安春雨初霽) 臨安에 봄비가 막 개다 世味年來薄似紗(세미년래박사사) 세상맛이 요즘 들어 비단緋緞처럼 얇은데 誰令騎馬客京華(수령기마객경화) 누가 말 타고 서울에 와 나그네가 되게 하였나. 小樓一夜聽春雨(소루일야청춘우) 작은 누각樓閣에서 하룻밤 봄비 내리는 소리 들었으니 深巷明朝賣杏花(심항명조매행화) 내일 아침에는 깊숙한 골목에서 살구꽃 팔겠지. 矮紙斜行閒作草(왜지사행한작초) 작은 종이에 비스듬한 글씨로 한가롭게 초서草書를 쓰고 晴窗細乳戲分茶(청창세유희분다) 맑게 갠 창가에서 작은 거품을 보며 장난삼아 차를 품평品評하네. 素衣莫起風塵嘆(소의막기풍진탄) 흰옷에 바람과 먼지가 인다고 탄식하지 말아야 하니 猶及清明可到家(유급청명가도가) 그래도 청명절淸明節에는 집에 닿을 것이니….

放翁 陸游(방옹 육유). 춘잔(春 殘) 봄날은 가고

放翁 陸游(방옹 육유). 춘잔(春 殘) 봄날은 가고 石鏡山前送落曛 석경산石鏡山 앞에서 저무는 해를 배웅하는데 春殘回首倍依依 봄날이 가니 고개 돌려 바라봐도 더욱 헤어지기가 서운하네. 時平壯士無功老 테평성대太平聖代라 장사壯士들은 공功도 없이 늙어 가고 鄕遠征人有夢歸 고향이 먼 병사兵士는 꿈속에서나마 돌아가네. 苜蓿苗侵官途合 개자리 싹은 한길을 뚫고 들어가 뒤엉키고 蕪菁花入麥畦稀 순무꽃은 보리밭에 드문드문하네. 倦遊自笑摧頹甚 떠돌기에 지쳐 몹시 약해진 것을 스스로 비웃지만 誰記飛鷹醉打圍 매를 날리며 사냥에 빠졌던 일을 누가 기억할까.

放翁 陸游(방옹 육유). 유산서촌(遊山西村) 三山의 서쪽 마을에서 노닐며

放翁 陸游(방옹 육유). 유산서촌(遊山西村) 三山의 서쪽 마을에서 노닐며 莫笑農家臘酒渾 농가의 섣달에 담근 술이 탁하다고 웃지 마시게. 豊年留客足雞豚 풍년이라 손님 머무르게 하기에 닭과 돼지면 넉넉하네. 山重水複疑無路 산과 물로 겹겹이 둘러싸여 길이 없나 의아했더니 柳暗花明又一村 버들잎 짙고 꽃 활짝 핀 곳에 마을이 또 하나 있네. 簫鼓追隨春社近 퉁소 소리, 북소리가 서로 이어지니 봄 제삿날이 가까워진 듯한데 衣冠簡樸古風存 옷차림이 간소하고 순박해서 옛 풍속을 간직하고 있네. 從今若許閑乘月 지금부터 한가로운 달밤 나들이를 허락한다면 挂杖無時夜叩門 지팡이 짚고 아무 때나 밤에 찾아가 문을 두드리리라.

放翁 陸游(방옹 육유). 野 步 (야 보) 들길을 걸으며

放翁 陸游(방옹 육유). 野 步 (야 보) 들길을 걸으며 蝶舞蔬畦晩(접무소휴만) 나비는 저물녘 채소밭에서 춤추고 鳩鳴麥野晴(구명맥야청) 비둘기는 비 갠 뒤 보리밭에서 우네 就陰時小息(취음시소식) 이따금 그늘로 가서 잠시 쉬었다가 尋徑復微行(심경복미행) 지름길 찾아 다시 느릿느릿 걷네 村婦窺籬看(촌부규리간) 시골 아낙네 울타리 사이로 훔쳐보고 山翁拂席仰(산옹불석앙) 산골 노인네 자리를 털고 맞아 주네 市朝那有此(시조나유차) 저잣거리와 조정에 어찌 이런 것들이 있을까 一笑慰餘生(일소위여생) 한바탕 웃으며 남은 생애를 위로하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舍北搖落景物殊佳偶作(사북요락경물수가우작) 집 북쪽의 늦가을에 나뭇잎이 떨어지는 경치가 유달리아름다워 우연히 짓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舍北搖落景物殊佳偶作(사북요락경물수가우작) 집 북쪽의 늦가을에 나뭇잎이 떨어지는 경치가 유달리아름다워 우연히 짓다 小聚鷗沙北(소취구사북) 작은 마을은 모래톱 북쪽에 있고 橫林蟹舍東(횡림해사동) 죽 늘어선 숲이 어부의 집 동쪽에 있네 船頭眠醉叟(선두면취수) 노인은 뱃머리에서 술에 취해 자고 牛背立村童(우배립초동) 촌아이는 소 등 위에 서 있네 日落雲全碧(일락운전벽) 해 저무니 구름은 온통 푸르고 霜餘葉半紅(상여엽반홍) 서리가 내리고 난 뒤라 나뭇잎이 반쯤 붉네 窮鱗與倦翼(궁린여권익) 곤궁한 물고기는 날다가 지친 새와 함께하고 終勝在池籠(종승재지롱) 마침내 연못과 새장에 있으면서도 이겨 내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書 適 (서 적) 즐거움을 적다

放翁 陸游(방옹 육유). 書 適 (서 적) 즐거움을 적다 老翁垂七十(노웅수칠십) 늙은이 나이 칠십인데 其實似童兒(기실사동아) 실제로는 어린아니 같네 山果啼乎覓(산과제호멱) 산과일 따 달라고 소리 내어 울다가도 鄕儺喜笑隨(향나희소수) 마을에서 푸닥거리를 하면 기뻐서 웃으며 따라 하네 羣嬉累瓦塔(군희누와탑) 떼 지어 기와로 탑을 쌓으면 즐겁게 놀기도 하고 獨立照盆池(독립조분지) 홀로 작은 연못에 서서 그림자를 비쳐 보기도 하네 更挾殘書讀(경협잔서독) 낡아서 너덜너덜한 책을 다시 옆에 끼고 읽는 모습은 渾如上學時(혼여상학시) 맨 처음 서당에 다닐 때와 똑같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聞 雨 (문 우) 빗 소리를 들으며

放翁 陸游(방옹 육유). 聞 雨 (문 우) 빗 소리를 들으며 慷慨心猶壯(강개심유장) 강개한 마음 여전히 굳센데 蹉跎鬢已秋(차타빈이추)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나이가 들어 귀밑털만 벌써 가을 서리를 맞은 듯 허옇네 百年殊鼎鼎(백년수정정) 우리네 한평생 유달리 빨리 지나가 버리니 萬事只悠悠(만사지유유) 온갖 일이 다만 다득하기만 하구나 不悟魚千里(불오어천리) 연못 안의 물고기처럼 천리를 가도 깨닫지 못하고 終歸貉一丘(종귀락일구) 끝내 한 언덕에서 사는 담비로 돌아간다네 夜闌聞急雨(야란문급우) 깊은 밤 소나기 쏟아지는 소리 들려와 起坐聞交流(기자문교류) 일어나 앉으니 눈물이 마구 흘러내리는 구나

放翁 陸游(방옹 육유). 秋日郊居(추일교거) 가을날 성 밖에 살며

放翁 陸游(방옹 육유). 秋日郊居(추일교거) 가을날 성 밖에 살며 行歌曳杖到新塘(행가예장도신당) 지팡이 끌고 가며 노래 부르다가 새로 만든 연못에 닿았는데 銀闕瑤臺無此凉(은궐요대무차량) 화려한 대궐이나 아름다운 대 도 여기보다 서늘하니 않으리라 萬里秋雨菰菜老(만리추우고채노) 아득히 멀리까지 내리는 가을비에 줄풀과 푸성귀 시들어 가는데 一川明月稻花香(일천명월도화향) 온 개울에 밝은 달빛 비치고 벼꽃은 향기롭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追感往事(추감왕사)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追感往事(추감왕사)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다 諸公可歎善謀身(제공가탄선모신) 여러 고관들은 제 몸을 챙겨 탄식할 만하네 誤國當時豈一秦(오국당시기일진) 그때 나라를 그르친 것이 어찌 진회 한 사람 뿐이겠는가 不望夷吾出江左(불망이오출강좌) 관중 같은 사람이 강동에 나타나기를 바라지는 않더라도 新亭對泣亦無人(신정대읍역무인) 신정에서 서로 마주 보고 우는 사람 또한 없다는 말인가

放翁 陸游(방옹 육유). 探 梅 (탐 매) 매화를 찾아

放翁 陸游(방옹 육유). 探 梅 (탐 매) 매화를 찾아 江路雲低槮玉塵(강로운저삼옥진) 강변길에 구름 낮게 깔리고 눈발이 날리는데 暗香初探一枝新(암향초탐일지신) 그윽이 풍기는 향기 처음 찾으니 가지 하나가 새롭구나 平生不喜凡桃李(평생불희범도리) 한평생 무릇 복숭아꽃과 자두꽃 피어도 기쁘지 않았지만 看了梅花睡過春(간료매화수과춘) 매화꽃 보고 나니 졸면서 봄을 보내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無 題 (무제) 제목없이

放翁 陸游(방옹 육유). 無 題 (무제) 제목없이 半醉凌風過月旁(반취릉풍과월방) 술에 반쯤 취해 바람 타고 달 옆을 지나니 水精宮殿桂花香(수정궁전계화향) 수정궁전에서 계수나무 꽃향기가 풍겨오네 素娥定赴瑤池宴(소아정부요지연) 항아는 반드시 요지의 잔치에 갈 것이고 侍女皆騎白鳳凰(시녀개기백봉황) 시녀 들은 모두 흰 봉황새 타고 오리라

放翁 陸游(방옹 육유). 倚 樓 (의 루) 누각에 기대어

放翁 陸游(방옹 육유). 倚 樓 (의 루) 누각에 기대어 暮雲細細鱗千疊(모운세세린천첩) 저물녘 조각구름은 비늘이 수없이 겹쳐진 듯 하고 新月纖纖玉一鉤(신월섬섬옥일구) 가냘프고 여린 초승달은 옥으로 만든 갈고리 같네 歎息化工眞妙手(탄식화공진묘수) 조물주의 절묘한 솜씨에 감탄하며 衝寒來倚水邊樓(충한래의수변루) 추위를 뚫고 와서 물가 누각에 기대고 있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夜 意 (야 의) 밤 생각

放翁 陸游(방옹 육유). 夜 意 (야 의) 밤 생각 睡覺隣鷄已再啼(수각린계이재게) 잠에서 깨니 이웃집 닭이 벌써 두 번이나 울고 篷窓燈黑雨凄凄(봉창등흑우처처) 배의 창문은 맑고도 어두운데 비가 내리니 찬 기운이 있고 쓸쓸하네 東家蹇驢不用借(동가건려불용차) 동쪽 이웃집에서 다리늘 저는 당나귀 빌릴 필요 없으니 明日門前一尺泥(명일문전일척니) 내일 문 앞에는 진흙이 한 자나 쌓여 있으리라

放翁 陸游(방옹 육유). 山 茶 (산 다) 동백 나무

放翁 陸游(방옹 육유). 山 茶 (산 다) 동백 나무 雪裏開花到春晩(설리개화도춘만) 눈 속에 꽃을 피워 늦봄까지 이르니 歲閒耐久孰如君(세한내구숙여군) 한가로운 세월에 누가 너처럼 오래 견디겠는ㄱ 憑闌歎息無人會(빙란탄식무인회) 난간에 기대어 모이는 사람 없는 것을 탄식하노라 三十年前宴海雲(삼십년전연해운) 삼십년 전 잔치에는 바다 위에 뜬 구름 같았었는데...

放翁 陸游(방옹 육유). 若耶溪上(약야계상) 약야계 가에서

放翁 陸游(방옹 육유). 若耶溪上(약야계상) 약야계 가에서 九月霜風吹客衣(구월상풍취객의) 9월의 서릿바람이 나그네 옷에 불어오고 溪頭紅葉傍人飛(계두홍엽방인비) 시냇가 붉게 물든 단풍잎이 사람 곁으로 날아다니네 村場酒薄何妨醉(촌장주박하방취) 시골 자에 술 싱거우니 취해도 괜찮은데 菰正堪烹蟹正肥(고정감팽해정비) 부추는 바로 삶을 만하고 게는 때마침 살 찌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除夜雪(제야설)섣달 그믐날 밤에 내린는 눈

放翁 陸游(방옹 육유). 除夜雪(제야설) 섣달 그믐날 밤에 내린는 눈 只怪重衾不禦寒(지괴중금불어한) 두꺼운 이불도 추위를 막지 못하는 것이 괴이해서 起看急雪玉花乾(기간급설옥화건) 일어나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는을 보니 옥으로 만든 꽃 같네 遲明欲謁虛皇殿(지명욕알허황전) 날이 샐 무렵 텅 빈 궁궐에 이뢰려는데 廐馬蒙氈立夜闌(구마몽전립야란) 마구간의 말이 담요에 덮여 밤 난간에 서 있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讀近人詩(독근인시)오즘 사람들의 시를 읽고

放翁 陸游(방옹 육유). 讀近人詩(독근인시) 오즘 사람들의 시를 읽고 琢雕自是文章病(탁조자시문장병) 언어를 다듬고 꾸미는 것은 당연히 문장의 병폐인데 寄險尤傷氣骨多(기험우상기골다) 기이하고 어려운 표현은 더욱 씩씩한 의기를 다치게 하는 것이 많네 君看大羹玄酒味(군간대갱현주미) 그대가 고깃국과 무슬을 맛보았다면 蟹螯蛤柱豈同科(해오합주기동과) 게의 집게발고 조개관자로 내는 맛과 어찌 같다고 하겠는가

放翁 陸游(방옹 육유). 信 筆 (신 필) 붓 가는 대로

放翁 陸游(방옹 육유) . 信 筆 (신 필) 붓 가는 대로 急雨初過景物奇(급우촤과경물기) 소나기 막 지나가자 경치 새롭고 一天雲作細鱗差(일천운작세린차) 온 하늘의 구름이 들쭉날쭉 잔 비늘이 되었네 畫橈弄水三十里(화뇨롱수삼십리) 구부러지게 그려 놓은 듯 물결치며 흘러내리는 기나긴 강줄기 恰是西村煙暝時(흡시서촌연명시) 서쪽 마을은 자욱한 안개로 어둑해진 듯하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秋夜觀月(추야관월)가을밤 달을 보며

放翁 陸游(방옹 육유). 秋夜觀月(추야관월)가을밤 달을 보며 誰琢天邊白玉盤(수탁천변백옥반) 누가 하늘가를 쪼아 흰 옥쟁반을 만들었을까 亭亭破霧上高寒(정정파무상고한) 우뚝 솟아 안개를 뚫고 차가운 하늘오 오르네 山房無客兒貧睡(산방무객아빈수) 산방에 손님을 없고 아이는 잠만 자니 常恨淸光獨自看(상한청광독자간) 맑고 깨끗한 달빛 혼자 바라보는 것이 늘 한스럽기만 하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楚 城 (초 성) 초나라성

放翁 陸游(방옹 육유). 楚 城 (초 성) 초나라성 江上荒城猿鳥悲(강상황성원조비) 강가의 언덕 위 황폐한 성에는 원숭이와 새가 슬피 우는데 隔江便是屈原祠(격강편시굴원사) 강을 사이에 두고 바로 굴원의 사당이 있네 一千五百年來事(일천오백년래사) 천오백 년이나 지난 일이건만 只有灘聲似舊時(지유탄성사구시) 옛적과 다름없이 다만 여울물 흐르는 소리만 들리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項 羽 (항 우) 항우

放翁 陸游(방옹 육유). 項 羽 (항 우) 항우 八尺將軍千里騅(팔척장군천리추) 팔척의 장군에게 천리마 추가 있고 拔山扛鼎不妨奇(발산강정불방기) 산을 뽑고 무쇠솥 들어 올리는 것도 그다지 기이하지 않았는데 范增力盡無施處(범증력진무시처) 범증이 힘을 다하여 간해도 받아들이지 않더니 路到鳥江君自知(로도조강군자지) 전쟁에 진 뒤 오강에 이르러서야 향우 스스로 깨달았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贈猫 (증 묘)고양이 에게 지어주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贈猫 (증 묘) 고양이 에게 지어주다 裏鹽迎得小猓奴(리염영득소과노) 소금을 싸들고 가서 얻어 온 작은 고양이 盡護山房萬卷書(진호산방만권서) 산집 방에 있는 그 많은 책들을 잘 지켜 주었네 慚愧家貧策動薄(참괴가빈책동박) 부끄럽기만 하네 집안이 가난하여 그 공에 대한 상을 주는데 야박해서 寒無氈坐食無魚(한무전좌식무어) 추운데 털방석도 깔아주지 못하고 물고기도 제대로 먹이지 못했으니

放翁 陸游(방옹 육유). 病 起 (병 기) 병석에서 일어나

放翁 陸游(방옹 육유). 病 起 (병 기) 병석에서 일어나 少年射虎南山下(소년사호남산하) 젊어서는 남산 아래서 호랑이도 쏘아 잡았는데 惡馬强弓看似無(악마강궁간사무) 거칠고 사나운 말 탄력이 센 활을 보아도 아무 소용이없네 老病卽今那可說(노병즉금나가설) 늙고 병든 지금 어찌 말이나 할 수 있나 出門十步要人扶(출문십보요인부) 문밖으로 나가면 열 걸음도 못가서 남의 부축을 받아야 하는데

放翁 陸游(방옹 육유). 雪中尋梅(설중심매)눈 속에서 매화를 찾다

放翁 陸游(방옹 육유). 雪中尋梅(설중심매) 눈 속에서 매화를 찾다 幽香淡淡影疏疏(유향담담영소소) 그윽한 향기 담담하게 퍼져 오고 그림자 드문드문 하고 성긴데 雪虐風饕亦自如(설학풍도역자여) 눈발이 마구 날리고 바람이 몰아쳐도 또한 아무렇게도 않고 침착하네 正是花中巢許輩(정시화중소허배) 그야말로 꽃 중의 소부 허유라 人間富貴不關渠(인간부귀불관거) 인간 세상의 부귀는 아예 상관도 하지 않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沈 園 2(심 원 2) 심씨의 정원

放翁 陸游(방옹 육유). 沈 園 2(심 원 2) 심씨의 정원 夢斷香消四十年(몽단향소사십년) 꿈은 끊어지고 향도 사라진 지 사십여 년 沈園柳老不吹綿(심원유노불취면) 심 씨 정원의 버드나무도 오래되어 버들개지를 날리지 않네 此身行作稽山土(차신행작계산토) 이 몸도 머지않아 획계산의 흙이 될 테지만 猶弔遺蹤一泫然(유조유종일현연) 마땅히 남은 자취 찾아보니 한 줄기 눈물이 주르르 흐르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沈 園 1(심 원 1) 심씨의 정원

放翁 陸游(방옹 육유). 沈 園 1(심 원 1) 심씨의 정원 城上斜陽畫角哀(성상사양화각애) 성 위로 해 기울고 뿔피리 소리 애달픈데 沈園非復舊池臺(심원비곡구지대) 심 씨 정원은 더 이상 예전의 연못과 누대가 아니네 傷心橋下春波綠(상심교하춘파록) 가슴 아프네 다리 아래 푸른 봄물을 바라보니 曾是驚鴻照影來(증시경홍조영래) 일찍이 아름다운 임의 그림자 비추며 왔었지

放翁 陸游(방옹 육유). 小雨極凉舟中熟睡至夕(소우극량주중숙수지석)

放翁 陸游(방옹 육유). 小雨極凉舟中熟睡至夕 (소우극량주중숙수지석) 잠시 조금 내리는 비가 매우 서늘해서 배에서 저녁까지 곤하게 깊이 자다 舟中一雨掃飛蠅(주중일우소비승) 배 안에 한차례 비 내려 날아다니던 파리를 쓸어버리자 反脫綸巾臥翠藤(반탈륜건와취등) 두건을 반쯤 벗고 푸른색 등나무에 누웠네 淸夢初回窗日晩(청몽초회창일만) 한가로운 꿈에서 비로소 깨어나니 창밖의 해는 저물었고 數聲茅艣下巴陵(수성모노하파릉) 몇 번인가 부드럽게 노 젓는 소리 들리는 가운데 파릉 으로 내려가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十一月四日風雨大作(십일월사일풍우대작) 11월4일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다

放翁 陸游(방옹 육유). 十一月四日風雨大作(십일월사일풍우대작) 11월4일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다 僵臥孤村不自哀(강와고촌불자애) 외딴 마을에 꼿꼿하게 누워 있어도 스스로 슬퍼하지 않고 尙思爲國戌輪臺(상사위국술윤대) 오히려 나라 위해 변경의 윤대 지키는 것을 생각하네 夜闌臥聽風吹雨(야란와청풍취우) 깊은 밤에 누워서 비바람 몰아치는 소리를 들으니 鐵馬氷河入夢來(철마빙하입몽래) 철갑을 두른 군마 타고 얼어붙은 큰 강을 내달리는 광경을 꿈꾸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小 園 (소 원) 작은 밭에

放翁 陸游(방옹 육유). 小 園 (소 원) 작은 밭에서 小園煙草接隣家(소원연초접린가) 작은 밭의 안개 속 들풀은 이웃집과 접해 있고 桑柘陰陰一徑斜(상자음음일경사) 뽕나무와 산뽕나무가 우거져 어둑한 길은 비스듬히 뻗어있다 臥讀陶詩未終卷(와독도시미종권) 누워서 도연명의 시를 읽었는데 아직 다 읽지 못하고 又乘微雨去鋤瓜(우승미우거서과) 또 가랑비 오는 틈을 타서 오이밭 을 호미질 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