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암노인 충지(1226) 48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秋 山(추 산) 가을 산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秋 山(추 산) 가을 산 秋深林壑盡爛斑(추심임학진란반) : 가을 깊은 숲 골짜기 온통 찬연한데 散步徑行畵障間(산보경행화장간) : 천천히 그림 병풍 속을 지름길로 듣는다. ​ 恰似錢王歸故里(흡사전왕귀고리) : 흡사 돈 많은 부자가 고향으로 돌아가 都將錦繡裹溪山(도장금수과계산) : 비단 몽땅 사서 개울의 산을 싸버린 듯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作野牛頌示同人(작야우송시동인) 양우송을 지어 동료에게 보이다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作野牛頌示同人(작야우송시동인) 양우송을 지어 동료에게 보이다 野牛天性本難馴(야우천성본난순) : 미련한 소의 천성은 본래 길들이기 어려워 ​ 細草平田自在身(세초평전자재신) : 가는 풀 평평한 넓은 들판에 마음대로 다니는구나. ​ 何意鼻端終有索(하의비단종유삭) : 무슨 마음으로 끝내는 끈에 얽혀서 ​ 牽來牽去摠由人(견래견거총유인) : 사람의 조정에 따라 오가는 신세가 되었는가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圓炤塔院秋日雨中作(원소탑원추일우중작) 원소탑원에 가을날 비 내리는데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圓炤塔院秋日雨中作(원소탑원추일우중작) 원소탑원에 가을날 비 내리는데 小院凄凉秋雨零(소원처량추우령) : 처량한 잦은 절에 가을비는 내리고 疎林病葉墮空庭(소림병엽타공정) : 성긴 숲의 병든 나뭇잎 빈 뜰에 떨어진다. ​ 倚簷唯有山茶樹(의첨유유산다수) : 처마에 기대어 있으니 차나무만 보이니 ​ 暑去寒來一樣靑(서거한래일양청) : 더위 가고 추위가 와도 언제나 푸르구나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嶺南艱苦壯(영남간고장) 영남의 고생하는 장정들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嶺南艱苦壯(영남간고장) 영남의 고생하는 장정들 有臂皆遭縛(유비개조박) : 팔 있는 자는 모두 묶이었으니 無爾不受鞭(무이부수편) : 어느 등줄기엔들 채찍을 맞지 않았으랴 尋常迎送慣(심상영송관) : 원나라 관리를맞이하고 보내는 일은 관례이고 日夜轉輸連(일야전수련) : 밤낮으로 물자운송 이어질세 牛馬無完脊(우마무완척) : 소와 말은 등뼈가 온전하지 못하고 人民鮮息肩(인민선식견) : 인민들은 어깨 쉴 겨를 거의 없네 妻孥啼僻地(처노제벽지) : 처자는 땅에 주저앉아 울어대고 父母哭號天(부모곡호천) : 부모의 통곡은 하늘에 사무치네 自分幽明隔(자분유명격) : 생사가 갈라지는 걸 뻔히 알거니 那期性命全(나기성명전) : 어찌 목숨이 온전하기를 바라겠나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惜春吟(석춘음) 봄이 아쉬워 부르는 노래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惜春吟(석춘음) 봄이 아쉬워 부르는 노래 春風大無情(춘풍대무정) : 봄바람은 너무도 무정하여 棄去不我顧(기거불아고) : 버리고 떠나 날 돌아보지 않는다. 垂楊徒有絲(수양도유사) : 한갓 실처럼 늘어진 수양버들 曾不解繫駐(증불해계주) : 세월을 묶어 머물게 할 줄 모른다. 紅桃怨春歸(홍도원춘귀) : 붉은 복숭아 가는 봄 원망하여 朝來空泣露(조래공읍로) : 아침이면 부질없이 이슬처럼 운다 山鳥亦哀呼(산조역애호) : 산새도 애절히 불러대며 似欲向人訴(사욕향인소) : 사람 향해 호소하는 듯 하여라. 幽懷無以寫(유회무이사) : 그윽한 회포 표현할 수 없어 細履繞園圃(세리요원포) : 가벼운 걸음 동산을 돌아다닌다. 群芳掃以盡(군방소이진) : 온갖 꽃 이미 다 쓸어버리고 綠葉滿林樹(녹..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山 居 (산 거) 산속 생활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山 居 (산 거) 산속 생활 蔘差殿閣倚雲根(참치전각의운근) : 크고 작은 전각들 구름 끝에 의지해있고 日晏林間尙掩門(일안임간상엄문) : 날이 밝아도 숲 사이에 아직도 문이 닫혔다. 山近翠嵐朝入座(산근취람조입좌) : 산이 가까워 푸른 기운 아침마다 자리에 들고 川廻白氣夜侵軒(천회백기야침헌) : 시냇물 굽이쳐 서리 기운 밤에 난간을 덮친다. 養松爲愛猿猴掛(양송위애원후괘) : 소나무 길러 원숭이 매달림 사랑하고 鍾竹從敎鳥雀暄(종죽종교조작훤) : 대나무 심어 새소리 들리지 않게 한다. 我不遠人人自遠(아불원인인자원) : 내가 사람을 멀리 하지 않으나 사람들은 멀어져 㗳然孤坐度晨昏(답연고좌도신혼) : 우두커니 외로이 앉아 아침저녁 보내고 있다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雨中獨坐(우중독좌) 빗속에 혼자 앉아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雨中獨坐(우중독좌) 빗속에 혼자 앉아 寂寞山堂雨更幽(적막산당우갱유) : 적막한 산당에 비 내려 더욱 그윽해지고 獨吟誰會我心悠(독음수회아심유) : 혼자 시를 읊노니 내 마음 편함을 누가 알까. 林疎未敢容群羽(임소미감용군우) : 숲이 성그니 뭇 새의 날개 짓도 용납 않고 海淺那能納衆流(해천나능납중류) : 바다가 얕으니 온갓 냇물 받아들일 수 있나. 逸翮投籠徒受困(일핵투롱도수곤) : 조롱에 갇힌 새들 괴로움만 당하고 飛蹄繫皁不勝愁(비제계조불승수) : 마굿간에 묶인 날랜 말도 시름 못 견딘다. 何當卜得安身地(하당복득안신지) : 어찌해야 이 한 몸 평안한 땅 얻어서 一藏茆庵杖屨留(일장묘암장구류) : 초당 암자에 몸 감추고 지팡이 짚고 머물까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閑中偶書 2(한중우서 2) 한가로운 중에 우연히 짓다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閑中偶書 2(한중우서 2) 한가로운 중에 우연히 짓다 閑居心自適(한거심자적) : 한가롭게 사니 마음 절로 흡족하고 獨坐味尤長(독좌미우장) : 혼자 앉아있으니 그 맛이 더욱 유장하다. 古柏連高閣(고백연고각) : 누대에 잇대어 있는 오래된 잣나무 幽花覆短墻(유화복단장) : 그윽한 꽃들은 짧은 담을 덮는다. 瓷甌茶乳白(자구다유백) : 다기 속의 차가 젖빛처럼 희고 榧机篆煙香(비궤전연향) : 향불 연기 책상에서 솔솔 피어오른다. 雨歇山堂靜(우헐산당정) : 비 그친 산 속 방은 조용한데 臨軒快晩凉(임헌쾌만량) : 방안으로 스며드는 상쾌한 저녁의 서늘함.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閑中偶書 1(한중우서 1) 한가로운 중에 우연히 짓다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閑中偶書 1(한중우서 1) 한가로운 중에 우연히 짓다 古寺無人到(고사무인도) : 아무도 오지 않는 옛 절 林深日更長(임심일갱장) : 숲이 깊어 해가 더욱 길다. 嫩苔初上砌(눈태초상체) : 연한 이끼는 섬돌에 막 오르고 新竹欲過墻(신죽욕과장) : 새 대나무 담장 위를 지나려 한다. 雨浥芭蕉綠(우읍파초록) : 비에 젖은 파초는 더욱 푸르고 風傳芍藥香(풍전작약향) : 바람에 날려 전해오는 작약 향기. 坐慵聊散步(좌용료산보) : 앉았기도 지쳐 산보길 나서보니 襟袂有餘凉(금몌유여량) : 소맷자락에 남아있는 서늘한 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