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 이행(1478) 58

容齋 李荇(용재 이행). 溪上獨詠(계상독영) 개울에서 혼자 읊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溪上獨詠(계상독영) 개울에서 혼자 읊다 飮有淸泉食有蔬(음유청천식유소) : 마실 맑은 샘물과 먹을 나물 있고 洞門重鎖是仙居(동문중쇄시선거) : 골짜기 깊으니 이곳이 곧 신선 사는 곳이네 古松障日何妨偃(고송장일하방언) : 고송이 햇빛 가려주니 어찌 눕는 것이 방해되며 細草如氈不見鋤(세초여전불견서) : 가는 풀들은 융단 같으니 호미질도 필요 없네. 獨嗅石蒲兼賞竹(독후석포겸상죽) : 나 혼자 돌창포 향기 맡고 대나무 감상하며 靜聽山島更觀魚(정청산도갱관어) : 고요히 산새소리 듣다가 물고기 바라보네 百年得失眞兒戱(백년득실진아희) : 인간 평생의 이해득실은 정말 아이들 장난이라 一笑悠悠莫問渠(일소유유막문거) : 유유히 한번 웃어버리고 묻지 마소

용재 이행(1478) 2024.01.01

容齋 李荇(용재 이행). 慽 慽 (척 척) 슬프 도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慽 慽 (척 척) 슬프 도다 ​ 慽慽高秋氣(척척고추기) 맑은 가을 기운에 슬퍼지고 茫茫落日時(망망낙일시) 아득한 한늘 저편에 해 지누나 又生霜露感(우생상로감) 게다가 또 상로의 느낌이 이니 未盡鳥鳥悲(미진조조비) 불효 자식의 슬픔 다하지 않는구나 眼眚看成黑(안생간성흑) 눈은 병들어 희미해지고 顚毛颯以垂(전모삽이수) 허연 머리털은 헝클어 졌구나 只今方寸志(지금방촌지) 지금 내 마음 한구석 어두운 것은 恐負令名貽(공부영명이) 부모님 명성에 누를 끼칠까 걱정 때문 일세

용재 이행(1478) 2023.12.24

容齋 李荇(용재 이행). 次李善元兄韻(차이선원형운) 이선원 형李善元兄의 시에 차운次韻하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次李善元兄韻(차이선원형운) 이선원 형李善元兄의 시에 차운次韻하다 世態吾曾識 (세태오회식) 세상 사람들의 마음과 세상 물정을 내 일찍이 알았으니 親情老自加 (친정노자가) 친한 정은 늙을수록 저절로 더하네. 別多相會少 (별다상회소) 이별은 많고 서로 만남은 적었으니 懷抱問如何 (회포문여하) 묻겠는데 형의 마음속에 품은 생각은 어떠하신가.

용재 이행(1478) 2023.12.16

容齋 李荇(용재 이행). 陜川聞子規詩(합천문자규시) 협천에서 자규의 울음소리를 듣고

容齋 李荇(용재 이행). 陜川聞子規詩(합천문자규시) 협천에서 자규의 울음소리를 듣고 江陽春色夜凄凄(강양춘색야처처) : 강 남쪽의 봄 색은 밤이 더욱 처량하여 睡罷無端客意迷(수파무단객의미) : 무단히 잠 깨니, 나그네 생각 어지러워라 萬事不如歸去好(만사불여귀거호) : 만사가 뜻대로 안되니, 돌아감이 좋다는데 隔林頻聽子規啼(격임빈청자규제) : 숲 건너 두견의 울음, 자주 들려오는구나

용재 이행(1478) 2023.12.07

容齋 李荇(용재 이행). 書舍弟采之壁上 2(서사제채지벽상 2) 아우 채지采之의 집 벽에 쓰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書舍弟采之壁上 2(서사제채지벽상 2) 아우 채지采之의 집 벽에 쓰다 秉燭且看山 (병촉차간산) 촛불을 밝히고 나서 우선 산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니 秉燭莫飮酒 (병촉막음주) 촛불을 밝히고 나서 술을 마시지는 말게. 愛酒狂者徒 (애주광자도) 술을 매우 즐기고 좋아하면 미치광이의 무리지만 樂山仁者壽 (락산인자수) 산을 좋아하면 마음이 어진 사람이라 오래 산다네.

용재 이행(1478) 2023.11.29

容齋 李荇(용재 이행). 書舍弟采之壁上 1(서사제채지벽상 1) 아우 采之의 집 벽에 쓰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書舍弟采之壁上 1(서사제채지벽상 1) 아우 채지采之의 집 벽에 쓰다 卜宅在山麓 (복댁재산록) 산기슭에 살 만한 곳을 가려서 정하니 看山猶未足 (간산유미족) 산을 바라보는 것으로는 오히려 아직 넉넉하지 못하네. 更移畫圖間 (경이화도간) 다시 그림 속에다 집을 옮겨서는 夜夜勤秉燭 (야야근병촉) 밤마다 부지런히 촛불을 밝히네.

용재 이행(1478) 2023.11.20

容齋 李荇(용재 이행). 詠物五絶 5(영물오절 5) 곤충을 소재로 하여 지은 절구 다섯 수

容齋 李荇(용재 이행). 詠物五絶 5(영물오절 5) 곤충을 소재로 하여 지은 절구 다섯 수 螢火不自煖 (형하부자온) 반딧불은 본디 따뜻하지 않으니 空庭風露淸 (공정풍로청) 텅 빈 뜰에 바람과 이슬이 맑고 깨끗하네. 腐草豈能化 (부초기능화) 어찌 개똥벌레가 썩은 풀에서 생겨났을까. 列星應委精 (열성응위정) 하늘에 떠 있는 무수한 별들이 응당 정기精氣를 맡겨 두었으리라.

용재 이행(1478) 2023.11.06

容齋 李荇(용재 이행). 詠物五絶 4(영물오절 4) 곤충을 소재로 하여 지은 절구 다섯 수

容齋 李荇(용재 이행). 詠物五絶 4(영물오절 4) 곤충을 소재로 하여 지은 절구 다섯 수 促織在長夜 (촉직재장야) 귀뚜라미가 기나긴 밤 女功須及時 (여공수급시) 모름지기 길쌈하기에 좋은 때라고 울어 대네. 今年公稅重 (금년공세중) 올해는 나라에 바치는 세금도 무거운데 機上更無絲 (기상경무사) 베틀 위에는 도리어 실이 하나도 없네.

용재 이행(1478) 2023.10.28

容齋 李荇(용재 이행). 詠物五絶 3(영물오절 3) 곤충을 소재로 하여 지은 절구 다섯 수

容齋 李荇(용재 이행). 詠物五絶 3(영물오절 3) 곤충을 소재로 하여 지은 절구 다섯 수 蒼蠅何營營 (창승하영영) 쉬파리가 어찌나 분주하고 바쁘게 날아다니는지 變亂白與黑 (변란백여흑) 흰색과 검은색이 뒤바뀌니 어지럽기만 하네. 我吟止棘詩 (아음지극시) 내가 파리 떼에 대한 시를 읊조리는데 誰使彼蕃殖 (수사피번식) 누가 저것들을 붇고 늘어서 많이 퍼지게 했나.

용재 이행(1478) 2023.10.20

容齋 李荇(용재 이행). 詠物五絶 2(영물오절 2) 곤충을 소재로 하여 지은 절구 다섯 수 (매미)

容齋 李荇(용재 이행). 詠物五絶 2(영물오절 2) 곤충을 소재로 하여 지은 절구 다섯 수 高蟬吸風露 (고선흡풍로) 높은 나무에 붙어 있는 매미는 바람과 이슬을 마시지만 枵腹何曾果 (효복하증과) 굶주려서 빈 배는 언제 배부른 적이 있었던가. 所以天地間 (소이천지간) 이런 까닭에 하늘과 땅 사이에 獨淸者唯我 (독청자유아) 홀로 깨끗한 것은 오직 나뿐이라고 하네.

용재 이행(1478) 2023.10.12

容齋 李荇(용재 이행). 詠物五絶 1(영물오절 1) 곤충을 소재로 하여 지은 절구 다섯 수

容齋 李荇(용재 이행). 詠物五絶 1(영물오절 1) 곤충을 소재로 하여 지은 절구 다섯 수 蜘蛛吐纖纊 (지주토섬광) 거미가 가는 솜을 토해 내어 日夜伺群飛 (일야하군비) 밤낮으로 날벌레들을 노리네. 紛紛口腹計 (분분구복계) 먹고살기 위한 어지러운 꾀 世上自多機 (세상자다기) 세상에는 본디 거짓이 많은 법이네.

용재 이행(1478) 2023.10.02

容齋 李荇(용재 이행). 捫 蝨 (문 슬) 이를 잡으며

容齋 李荇(용재 이행). 捫 蝨 (문 슬) 이를 잡으며 捫蝨負朝日 (문슬부조일) 아침 해를 등에 지고 이를 잡으니 晴簷鳥語酣 (청첨조어감) 맑게 갠 처마에 새 지저귀는 소리도 흥겹네. 吾生異王猛 (오생이왕맹) 내 삶은 왕맹王猛과는 다르니 世務莫須談 (세무막수담) 세상을 살아가며 겪게 되는 온갖 일들을 반드시 이야기할 필요는 없네.

용재 이행(1478) 2023.09.22

容齋 李荇(용재 이행). 讀老子(독로자) 노자 를 읽고

容齋 李荇(용재 이행). 讀老子(독로자) 노자 를 읽고 老氏尙玄學 (노씨상현학) 노 씨老氏는 이론이 깊고 어려워 깨닫기 힘든 학문을 숭상崇尙했으니 立言誠匪佗 (립언성비타) 후세에 남겨 교훈이 될 만한 말을 한 것이 진실로 다른 게 없네. 旣知玄可尙 (기지현가상) 그 어려운 학문을 숭상하는 줄 이미 알았는데 何用五千多 (하용오천다) 어찌해서 오천 자五千字나 되게 많이 썼는가.

용재 이행(1478) 2023.09.15

容齋 李荇(용재 이행). 甲子冬 4(갑자동 4) 갑자년 겨울

容齋 李荇(용재 이행). 甲子冬 4(갑자동 4) 갑자년 겨울 吾友崔子眞 (오우최자진) 나의 벗 자진子眞 최숙생崔淑生 其人湖海士 (기인호해사) 그 사람은 대자연大自然과 함께하는 선비네. 詠公靑山篇 (영송청산편) 공公의「청산靑山」편篇을 읊고 又入靑山裏 (우입청한리) 다시 푸른 산山속으로 들어가는구나.

용재 이행(1478) 2023.09.08

容齋 李荇(용재 이행). 甲子冬 3(갑자동 3) 갑자년 겨울

容齋 李荇(용재 이행). 甲子冬 3(갑자동 3) 갑자년 겨울 石路八九折 (석로팔구절) 돌길은 여덟아홉 번이나 꺾이고 居民三四村 (거민삼사촌) 서너 마을에 백성百姓들이 살고 있네. 往時正積雪 (왕시정적설) 지난번에는 때마침 눈이 쌓였었는데 今月春風暄 (금월춘풍훤) 이번 달에는 봄바람이 때뜻하구나.

용재 이행(1478) 2023.08.30

容齋 李荇(용재 이행). 甲子冬 2(갑자동 2) 갑자년甲子年 겨울

容齋 李荇(용재 이행). 甲子冬 2(갑자동 2) 갑자년甲子年 겨울 吾詩果然驗 (오시과연험) 내 시詩가 과연果然 증험證驗이 되었으니 曾與水同回 (증여수동회) 일찍이 물과 함께 돌아왔네. 爲向雲山道 (위향운산도) 구름 낀 먼 산山의 길을 향해 가니 浮生幾往來 (부생기왕래) 덧없는 인생人生살이에 몇 번이나 오가는가.

용재 이행(1478) 2023.08.22

容齋 李荇(용재 이행). 甲子冬 1(갑자동 1)갑자년甲子年 겨울

容齋 李荇(용재 이행). 甲子冬 1(갑자동 1) 갑자년甲子年 겨울 記取此老無 (기취차노무) 이 늙은이를 기억記憶하지나 않는지 慇懃問流水 (은근문류수) 흐르는 물에게 은근慇懃히 묻네. 玆遊非昔行 (자유비석행) 이번 여행길은 예전처럼 유배流配 가던 길은 아니지만 形勝宛然是 (형승원연시) 뛰어난 풍경風景은 전과 비슷하구나.

용재 이행(1478) 2023.08.15

容齋 李荇(용재 이행). 覽物有感(남물유감) 事物을 바라보다가 느끼는 바가 있어

容齋 李荇(용재 이행). 覽物有感(남물유감) 사물事物을 바라보다가 느끼는 바가 있어 庭杏欲黃熟 (정행욕황숙) 뜰의 살구는 누렇게 익어 가고 含桃紅滿枝 (함도홍만지) 앵두는 가지에 가득 붉네. 方知父母意 (방지부모의) 바야흐로 알겠네, 부모님의 뜻을…. 我亦念吾兒 (아역렴오아) 나 또한 내 자식을 생각해 보니….

용재 이행(1478) 2023.08.07

容齋 李荇(용재 이행). 答友人(답우인) 벗에게 답하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答友人(답우인) 벗에게 답하다 我貧雖食艱 (아빈수식간) 내 가난하여 비록 밥 먹기도 어렵지만 酒事未應艱 (주사미응간) 술 마시는 것이야 응당 힘들지 않네. 待君車騎還 (대군거기환) 그대가 수레 타고 돌아오기를 기다려 一杯堪解顔 (일배감해안) 술 한 잔 마시며 얼굴을 부드럽게 풀고 웃을 수 있네

용재 이행(1478) 2023.07.29

容齋 李荇(용재 이행). 答友人 2(답우인 2) 벗에게 답하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答友人 2(답우인 2) 벗에게 답하다 君求八景詩 (군구팔경시) 그대는 내게 여덟 군데의 아름다운 경치를 읊은 시 지어 달라고 해서 持以爲親嬉 (지이위친희) 가져다가 어버이 즐겁게 해 드린다지만 我病懶且衰 (아병라차쇠) 병든 나는 게으르고 또 약해져서 才盡無好辭 (재진무호사) 재주 다하여 좋은 시구詩句가 하나도 없네.

용재 이행(1478) 2023.07.21

容齋 李荇(용재 이행). 記 悔 (기 회) 후회를 적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記 悔 (기 회) 후회를 적다 ​平生失計漫爲儒(평생실계만위유) : 내 평생 그르친 것은 함부로 선비 된 것이라네 悔不早作農家夫(회부조작농가부) : 일찍 농부가 못된 것이 후회스러워라. 弊廬足以容吾軀(폐려족이용오구) : 헌 초가집도 내 한 몸 충분히 용납하고 薄田足以供宮租(박전족이공궁조) : 척박한 땅도 세금 바치기에 충분한 것을 山有藜藿澤有菰(산유려곽택유고) : 산에는 명아주와 콩, 못에는 물풀이 있느니 明口不愁生蛛蟵(명구불수생주주) : 산 입에 거미줄 칠 일 걱정할 필요 없는 것을 百年如此眞良圖(백년여차진량도) : 한 평생 이 같으면 정말 좋은 대책이라 世間萬事非所處(세간만사비소처) : 세상만사 자리 걱정할 바가 아닌 것이네. 達官厚祿奉爾娛(달관후록봉이오) : 높은 관직과 후한..

용재 이행(1478) 2023.07.11

容齋 李荇(용재 이행). 見白髭有感(견백자유감) 드디어 나도 흰수염이 나는구나

容齋 李荇(용재 이행). 見白髭有感(견백자유감) 드디어 나도 흰수염이 나는구나 我年三十八(아년삼십팔) 내 나이 서른여덟 살에 頭髮始變衰(두발시변쇠) 머리털이 세기 시작하더니만 憂患十星霜(우환십성상) 우환 속에 십 년을 보내고 나니 種種生白髮(종종생백발) 올올이 흰 머리털 돋아나더라 初焉愴然驚(초언창연경) 처음 보고는 화들짝 놀랬지만 久復無瑕疵(구부무하자) 오래 지나니 무덤덤해지더라 人或勸當鑷(인혹권당섭) 남들은 뽑으라 하지만 我心良不欺(아심량불기) 내 마음을 속일 수는 없지 賤老世俗態(천노세속태) 세상 사람들 늙은이 천대하지만 畢竟宜自知(필경의자지) 필경 스스로 알게 되니라 此翁非昔翁(차옹비석옹) 이 늙은이도 그 옛날엔 騎竹狂走兒(기죽광주아) 죽마타고 신나게 뛰놀던 아해였음을

용재 이행(1478) 2023.07.04

容齋 李荇(용재 이행). 次仲說韻(차중열운) 차중열운

容齋 李荇(용재 이행). 次仲說韻(차중열운) 차중열운 佳節昏昏尙掩關(가절혼혼상엄관) 좋은 계절 저물어 가는데 여전히 문 닫고 지내노니 不堪孤坐背南山(불감고좌배남산) 남산 등지고 차마 홀로 앉아있기 어렵구나 閑愁剛被詩情惱(한수강피시정뇌) 한가한 시름은 시흥에 몹시 시달리고 病眼微分日影寒(병안미분일영한) 병든 눈 찬 햇살에 떠지지 않는구나 止酒更當嚴舊律(지주갱당엄구률) 술 끊어야지 옛 맹세 더욱 다짐하지만 對花難復作春顔(대화난부작춘안) 한잔 술에 꽃을 봐도 다시 봄 얼굴빛 짓기 어렵구나 百年生死誰知己(백년생사수지기) 백년도 못사는 덧없는 인생 지기는 어디 갔느뇨 回首西風淚獨潸(회수서풍루독산) 가을 바람에 고개 돌리며 홀로 눈물 흘린다

용재 이행(1478) 2023.06.27

容齋 李荇(용재 이행). 歲暮有懷仲說 2首(세모유회중열 2수) 세모에 중열 박은을 생각하며

容齋 李荇(용재 이행). 歲暮有懷仲說 2首(세모유회중열 2수) 세모에 중열 박은을 생각하며 歲律其暮只今日(세율기모지금일) 한 해도 저물어 섣달 그믐날 我思者誰無故人(아사자수무고인) 내 그리워하는 이 누구인고 그대는 내 곁에 없고 今日苦留不肯駐(금일고류불긍주) 오늘 아무리 붙잡아도 그대 머물지 않으니 故人何處與爲隣(고인하처여위인) 그 어드메서 그대와 더불어 이웃해 살까 吾生如此已堪笑(오생여차이감소) 이내 인생 이미 우스울 뿐 世事多端空自春(세사다단공자춘) 다단한 세상 속 속절없이 봄은 오누나 獨立東風問冥漠(독립동풍문명막) 동풍에 홀로 서서 아득한 하늘에 묻노니 百年能復幾霑巾(백년능부기점건) 또 몇 번이나 수건 적시며 살까

용재 이행(1478) 2023.06.20

容齋 李荇(용재 이행). 歲暮有懷仲說 1首(세모유회중열 1수) 세모에 중열 박은을 생각하며

容齋 李荇(용재 이행). 歲暮有懷仲說 1首(세모유회중열 1수) 세모에 중열 박은을 생각하며 百年無幾歲云暮(백년무기세운모) 인생 백 년 덧없이 한 해가 저무니 一事不諧行且休(일사불해행차휴) 제대로 한 일도 없이 내 인생도 저물어가네 唾面待乾尙可忍(타면대건상가인) 타면대건 도 견딜 수 있거늘 曲肱飮水豈吾羞(곡굉음수기오수) 곡굉음수가 어찌 나의 수치가 되리 美人何日得相慰(미인하일득상위) 우리 벗님 언제 만날 수 있을꼬 懷抱此時難自由(회포차시난자유) 그리운 정 주체할 길 없구나 縱未成言已心會(종미성언이심회) 약속은 없었어도 마음 이미 통했으니 儻能歸去與同舟(당능귀거여동주) 그대와 함께 배 탈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용재 이행(1478) 2023.06.12

容齋 李荇(용재 이행). 溪上獨詠(계상독영) 개울에서 혼자 읊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溪上獨詠(계상독영) 개울에서 혼자 읊다 飮有淸泉食有蔬(음유청천식유소) : 마실 맑은 샘물과 먹을 나물 있고 洞門重鎖是仙居(동문중쇄시선거) : 골짜기 깊으니 이곳이 곧 신선 사는 곳이네 古松障日何妨偃(고송장일하방언) : 고송이 햇빛 가려주니 어찌 눕는 것이 방해되며 細草如氈不見鋤(세초여전불견서) : 가는 풀들은 융단 같으니 호미질도 필요 없네. 獨嗅石蒲兼賞竹(독후석포겸상죽) : 나 혼자 돌창포 향기 맡고 대나무 감상하며 靜聽山島更觀魚(정청산도갱관어) : 고요히 산새소리 듣다가 물고기 바라보네 百年得失眞兒戱(백년득실진아희) : 인간 평생의 이해득실은 정말 아이들 장난이라 一笑悠悠莫問渠(일소유유막문거) : 유유히 한번 웃어버리고 묻지 마소

용재 이행(1478) 2023.06.04

容齋 李荇(용재 이행). 菊 (국) 국화

容齋 李荇(용재 이행). 菊 (국) 국화 耿介平生自出塵(경개평생자출진) : 곧은 성품으로 평생 세속을 벗어나 肯隨凡卉與爭春(긍수범훼여쟁춘) : 기꺼이 뭇 꽃들과 봄을 다투랴 十年憔悴離騷客(십년초췌이소객) : 십년 초췌한 굴원처럼 晩節田園避俗人(만절전원피속인) : 늦가을 전원에서 사람을 피하네 對汝更驚秋日暮(대여갱경추일모) : 너를 보니 늦가을에 놀라 隨風三嗅白頭新(수풍삼후백두신) : 바람 맞으며 몇 번 향기를 맡으니 백발 새로워 從敎霜雪凋零盡(종교상설조령진) : 눈〮〮서리에 다 진다고 해도 莫向天工怨不均(막향천공원불균) : 하늘을 향해 공평치 못함을 원망하지 마소

용재 이행(1478) 2023.05.27

容齋 李荇(용재 이행). 歲暮有懷仲說(세모유회중설) 세모에 중설을 회고하며​

容齋 李荇(용재 이행). 歲暮有懷仲說(세모유회중설) 세모에 중설을 회고하며 ​ ​ 歲律其暮只今日(세율기모지금일) : 한 해가 다 지나 세모가 오늘이네 我思者誰無故人(아사자수무고인) : 그리운 이 누군가 아는 사람 아무도 없구나 今日苦留不肯駐(금일고유불긍주) : 오늘 애써 붙잡아도 말리지 못하네 吾生如此已堪笑(오생여차이감소) : 나의 삶이 이 같으니 우습지 않소 世事多端空自春(세사다단공자춘) : 세상 일 복잡해도 봄은 오는 법 ​獨立東風問冥漠(독립동풍문명막) : 묻노라 봄바람이여, 저세상 일을

용재 이행(1478) 2023.05.20

​容齋 李荇(용재 이행). 題天磨錄後(제천마록후)천마록 뒤에 적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題天磨錄後(제천마록후) 천마록 뒤에 적다 卷裏天磨色(권리천마색) 책 속에 어린 천마산 빛이 依依尙眼開(의의상안개) 어렴풋이 눈앞에 열리네 斯人今已矣(사인금이의) 이사람 지금 이미 가고 없으니 古道日悠哉(고도일유재) 그대와 오르던 옛길 날로 아득해지네 細雨靈通寺(세우령통사) 영통사에 가랑비 내리고 斜陽滿月臺(사양만월대) 만월대에 석양 비끼었네 死生曾契闊(사생증계활) 생사에 늘 서로 만나기 어려웠나니 衰白獨徘徊(쇠백독배회) 백발의 노쇠한 몸 홀로 배회하노라 이시는 박은이 죽고 난 후 함께 천마산에 올랐던 기록인 天磨錄(천마록) 뒤에 쓴 懷古詩(회고시)이다

용재 이행(1478) 2023.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