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재 이익(1629) 87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謝仁叔兵使惠靉靆鏡(사인숙병사혜애체경) 병사 인숙이 안경을 보내 주어 고마운 뜻을 전하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謝仁叔兵使惠靉靆鏡(사인숙병사혜애체경)병사 인숙이 안경을 보내 주어 고마운 뜻을 전하다 病眼昏花甚 (병안혼화심)병病든 눈이라 침침沈沈한 것이 심했는데玻瓈頓助明 (파려돈조명)유리琉璃를 끼니 갑자기 밝아졌다오.曾聞泰西制 (증문태서제)일찍이 듣기로는 서양西洋에서 만들었다는데今自嶺南營 (금자령남영)지금 영남嶺南의 병영兵營에서 보냈구려.數墨纖毫別 (수묵섬호별)글을 짚어가면서 읽을 수 있고 작은 것도 구별區別할 수 있으니許珍拱璧輕 (허진공벽경)그 어떤 보물寶物보다 더 진귀珍貴하네.方徵駒馬變 (방징구마변)바야흐로 말이 망아지로 변하는 것을 몸소 증명證明하고 있으니強作少年情 (강작소년정)억지로 젊은이의 마음을 지녀 보는구려.

농재 이익(1629) 2024.11.23

農齋 李翊 (농재 이익). 牧丹盛開, 羣蠭競集, 惟蜜蠭一不到, 感而賦(목단성개, 군봉경집, 유밀봉일부도, 감이부)

農齋 李翊 (농재 이익).   牧丹盛開, 羣蠭競集, 惟蜜蠭一不到, 感而賦(목단성개, 군봉경집, 유밀봉일부도, 감이부)牧丹이 활짝 피자 벌 떼가 다투어 모여들었는데 오직 꿀벌만이 한 마리도 오지 않아서 느끼는 바가 있어 짓다 殉國忘身卽至誠 (순국망신즉지성)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는 것은 곧 지극한 정성精誠이니 勞心事上獵羣英 (노심사상렵군영)마음으로 애쓰며 위를 섬겨 여러 가지 꽃들을 사냥하네. 牧丹叢裏何曾到 (목단총리하증도)牧丹꽃 떨기 속에는 어찌하여 일찍이 오지 않는 것일까. 應避花中富貴名 (응피화중부귀명)마땅히 꽃 가운데 富貴하다는 명성名聲을 피해서겠지.

농재 이익(1629) 2024.11.15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謝族姪聖肯惠竹帚(사족질성긍혜죽추) 조카뻘 되는 성긍이 대빗자루를 보내 주어 고마운 뜻을 전하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謝族姪聖肯惠竹帚(사족질성긍혜죽추)조카뻘 되는 성긍이 대빗자루를 보내 주어 고마운 뜻을 전하다 颸颸竹帚寄將來 (시시죽추기장래)시원스러운 바람을 일으키는 대빗자루를 보내 왔는데 整束琅玕綠一圍 (정속랑간록일위)푸른 옥玉 한 다발을 가지런히 묶었구나. 也識山門便杖屨 (야식간문편장구)알겠구나, 산 어귀에서 지팡이 짚고 신 신고 爲君重掃落花開 (위군중소락화개)자네를 위해서 떨어진 꽃잎 자주 쓸리라는 것을…

농재 이익(1629) 2024.11.06

農齋 李翊 (농재 이익). 綠玉杖(녹옥장) 신선의 지팡이

農齋 李翊 (농재 이익).   綠玉杖(녹옥장) 신선의 지팡이 雉岳高嶺綠玉杖(치악고령녹옥장)치악산 높은 꼭대기 신선의 지팡이를 만들 가지 我來攀折卽仙期(아래반절즉선기)내가 여기까지 더위잡고 와서 꺾은 것은 곧 신선이되겠다는 약속 때문이네 携將一抹靑山色(휴장일말청산색)약간이나마 푸른 산빛을 띤 지팡이를 들고 拄向滄浪有所思(주향창랑유소사)굴원처럼 맑고 푸른 물결을 바라보니 생각나는 것이 있구나

농재 이익(1629) 2024.10.28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與兒輩呼韻有作 2(여아배호운유작 2) 아이들과 함께 운을 불러 짓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與兒輩呼韻有作 2(여아배호운유작 2)아이들과 함께 운을 불러 짓다 長夏無風到小堂(장하무풍도소당)해가 긴 여름 작은 집에 바람도 불어오지 않으니 被襟遙億九秋凉(피금요억구추량)옷깃을 풀어 헤치고 멀리 서늘한 가을을 생각하네 高峯何處排炎暑(고봉하처배염서)높은 봉우리 어디에서 무더위를 식힐까 知有松林落落長(지유송림락락장)낙낙장송 늘어선 솔숲이 있는 것을 아노라

농재 이익(1629) 2024.10.16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與兒輩呼韻有作 1(여아배호운유작 1) 아이들과 함께 운을 불러 짓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與兒輩呼韻有作 1(여아배호운유작 1)아이들과 함께 운을 불러 짓다 終期不出守吾堂(종기불풀수오당)마침내 내 집을 지키며 밖으로 나가지 않으리라 약속 했지만 夜未關門爲納凉(야미관문위납량)밤에도 문을 닫지 않은 것은 더위를 피하여 서늘함을 맛보기 위해서라네 安得輕風天際起(안득경풍천제기)어찌하면 산들바람이 하늘가에서 일어 爽然吹度萬山長(상연취도만산장)기나긴 수많은 산을 넘어 시원하고 상쾌하게 불어오게 할까

농재 이익(1629) 2024.10.06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淸 潭 4(청 담 4) 맑은 못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淸 潭  4(청 담  4) 맑은 못 洪家亭子俯靑瀾(홍가정자부청란)홍 씨 집안의 정자가 맑은 물결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走馬來尋快意看(주마래심쾌의간)말을 타고 달려 찾아와서 시원스럽고 유쾌한 기분으로 바라보네 銀瀑喧時迷去路(은폭훤시미거로)은빛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가 시끄러워 가는 길을 잃고 白雲峯下重盤桓(백운봉하중반환)백운봉 아래에서 또다시 어정어정 머뭇거리는 구나

농재 이익(1629) 2024.09.25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淸 潭 3(청 담 3) 맑은 못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淸 潭 3(청 담 3) 맑은 못 來何急急去何遲(래하급급거하지)올 때는 그렇게 급했는데 가는 것은 어찌 더딘가 山水綠深自不知(산수녹심자부지)대자연의 깊은 인연을 스스로 몰랐네 恰似靑郊桮酒後(흡사청교배주후)거의 비슷하구나 푸릇푸릇한 들에서 술잔을 나눈뒤에 故人相別不勝悲(고인상별불승비)오랜 친구와 헤어지고 슬픔을 이기지 못하는 것과...

농재 이익(1629) 2024.09.16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春 雪 (춘 설) 봄 눈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春 雪 (춘 설) 봄 눈 煗屋酣眠夜擁衾(난옥감면야옹금)따뜻한 집에서 이불 휘덮고 밤새 단잠을 자느라 不知囱外有淸陰(부지창외유청음)창밖 날씨가 맑은지 흐린지는 몰랐네 平明運帚人相語(평명운추인상어)해 뜰 무렵 마당을 쓰는 사람들 서로 하는 말이 春雪無端一膝深(춘설무단일슬심)봄눈이 느닷없이 많이 내려서 무릎이 다 빠질 정도라네

농재 이익(1629) 2024.09.07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淸 潭 2(청 담 2) 맑은 못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淸 潭 2(청 담 2) 맑은 못 念昔中興洞裏遊(념석중흥동리유)지난달 중흥동에서 노닐던 일이 생각나는데 沿溪上下恣探搜(연계상하자탐수)시내를 따라 오르내라며 마음대로 찾아다녔었지 至今未信淸潭在(지금미신청담재)지금까지 청담이 남아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었느데 羞殺蒼顔照碧流(수살창안조벽류)늙어서 여윈 얼굴을 푸른 물줄기에 비춰보니 그저부끄럽기만 하구나

농재 이익(1629) 2024.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