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촌 신흠(1566) 95

象村 申欽(상촌 신흠). 詠事 2首(영사 2수) 일을 읊어

象村 申欽(상촌 신흠).   詠事 2首(영사 2수) 일을 읊어  丙辰秋九月(병진추구월)병진년 가을인 구월에 名姓再書丹(명성재서단) 이름과 성 또다시 죄안에 올랐다.丁巳年人日(정사년인일) 정사년 정월 인일 초이렛 날 蒼黃又出關(창황우출관) 황급하게 다시 관문 나왔었다. 經來五寒暑(경래오한서)추위와 더위 다섯 번 거쳐오며 歷盡幾艱難(력진기간난)몇 가지나 어려운 일 겪었던가. 却笑餘生在(각소여생재) 우습구나, 남은 인생살이 區區寄世間(구구기세간) 쓸모없이 세간에 붙어 있사는구나

상촌 신흠(1566) 2024.11.22

象村 申欽(상촌 신흠). 詠事二首 1(영사이수 1)

象村 申欽(상촌 신흠).    詠事二首 1(영사이수 1) 淚洒壬辰歲(루쇄임진세) 임진년에 눈물 뿌렸는데 魂驚癸丑年(혼경계축년) 계축년에는 혼백이 놀래었단다. 浮生有如此(부생유여차) 덧없는 인생 이와 같은데 不死又胡然(불사우호연) 죽지 않음은 건 또 무슨 일인가.脚氣春猶重(각기춘유중) 각기병은 봄에는 더 뻣뻣하고 脾寒夜未眠(비한야미면) 엉덩이 차가워 밤엔 잠 못 이룬다.殘釭空耿耿(잔강공경경) 등잔불 공연히 깜박거리는데 伴我五更天(반아오경천) 나와 함께 오경의 밤을 친구한다.

상촌 신흠(1566) 2024.11.14

象村 申欽(상촌 신흠). 秋夜(추야) 가을밤

象村 申欽(상촌 신흠).   秋夜(추야) 가을밤  嵐光侵戶冷(남광침호랭) 산기운 차갑게 문에 드는데 露氣濕林斑(노기습림반) 이슬 기운 숲 적셔 방울 진다. 書劍身同廢(서검신동폐) 책과 칼은 몸과 함께 멀어지고 漁樵跡已閑(어초적이한) 시골 사람들 자취는 벌써 한가하다. 夜從愁共永(야종수공영) 밤은 시름 따라서 함께 길고 秋與鴈俱還(추여안구환) 가을은 기러기와 함께 돌아왔구나搖落亭臺靜(요락정대정) 낙엽은 떨어지고 숲속 정자 고요한데 寒蟾下碧灣(한섬하벽만) 싸늘한 달은 푸른 물결에 떠내려간다.

상촌 신흠(1566) 2024.11.05

象村 申欽(상촌 신흠). 病後(병후) 앓고 난 다음

象村 申欽(상촌 신흠).    病後(병후)  앓고 난 다음  棄捐那足道(기연나족도) 버려짐을 어찌 족히 거론하랴 隨分且溫存(수분차온존) 분수를 따름은 또한 편안한 일이라. 不願公候伯(불원공후백)공후백 높은 벼슬 원치 않고 相依父子孫(상의부자손)아비, 자식, 손자가 의지하며 산다. 菜翻屧埋步(채번섭매보) 채소잎 무성하여 신이 묻히고 砧急響江村(침급향강촌) 방아소리는 급하게 강촌을 울린다. 倚杖疏林外(의장소림외)성긴 수풀 밖, 지팡이에 몸 기대니 蒼茫月掛園(창망월괘원)아득히 동산 위에 이미 달이 걸렸구나.

상촌 신흠(1566) 2024.10.27

象村 申欽(상촌 신흠). 世故 2(세고 2) 세상 일

象村 申欽(상촌 신흠).   世故 2(세고 2) 세상 일  天意終何似(천의종하사) 하늘의 뜻은 마침내 어떻게 할까 孤臣抱至寃(고신포지원)외로운 신하 깊은 원한 안고 사노라. 古今時或變(고금시혹변) 고금 시사가 때때로 변하여도 宇宙理長存(우주리장존)우주 이치 언제나 그대로 있도다. 耻作侯鯖護(치작후청호)후정의 호 되는 건 부끄럽고 休論骨相翻(휴론골상번)골상 험한 우번도 논하지 말아라. 香燈秋夜靜(향등추야정) 향등 아래 가을밤 고요한데 隱几正忘言(은궤정망언) 궤에 기대 바야흐로 말조차 잊는다

상촌 신흠(1566) 2024.10.14

象村 申欽(상촌 신흠). 世故 1(세고 1) 세상 일

象村 申欽(상촌 신흠).   世故 1(세고 1) 세상 일  世故何曾料(세고하증료) 세상 변고 그 어찌 헤나리나 巫咸不問寃(무함불문원) 무함에게 원통함 묻지도 못한다.法深心反泰(법심심반태)법은 심각해도 마음은 태평하고 毁積骨猶存(훼적골유존) 비방 쌓여도 뼈는 그대로 남아 있다오.水落沙灘響(수락사탄향) 물이 줄자 여울물 소리 들리고 霜晞木葉翻(상희목엽번) 서리 마르자 낙엽마저 떨어지는구나. 餘生虫共蟄(여생충공칩) 여생을 벌레와 같이 칩거하나니萬事已無言(만사이무언) 수 많은 일들을 이제는 할 말이 없도다.

상촌 신흠(1566) 2024.10.04

象村 申欽(상촌 신흠). 즉사(卽事) 즉흥적으로 짓다

象村 申欽(상촌 신흠).    즉사(卽事) 즉흥적으로 짓다  暖日薰楊柳(난일훈양류) :따사로운 햇살에 버드나무 무성하고光風轉水濱(광풍전수빈) : 화창한 봄날의 바람은 물가를 스치는구나.嚴程偸少暇(엄정투소가) : 빡빡한 일정 속에 작은 틈을 내어野次會同人(야차회동인) : 들판의 모임에 친구들과 모였도다.別酒難成醉(별주난성취) : 이별의 술이라 취하기 어려워春愁易損神(춘수역손신) : 봄날 시름에 쉽게 마음이 상하는구나.百年空擾擾(백년공요요) : 백년이 부질없이 어지러우니何處是閑身(하처시한신) : 어느 곳이 이 몸이 한가히 살 곳인가

상촌 신흠(1566) 2024.09.24

象村 申欽(상촌 신흠). 停雲 4(정운 4) 머무른 구름

象村 申欽(상촌 신흠).   停雲 4(정운 4) 머무른 구름  條風旣暢(조풍기창) 북동풍은 이미 화창히 불고木無醜柯(목무추가) 나무에는 추한 가지가 없어라.群蠢俱動(군준구동) 온갖 생명들은 꿈틀거리고一氣同和(일기동화) 같은 기운 받아 함께 화사하다.伊我有懷(이아유회) 내가 간직한 마음 속 생각願言則多(원언즉다) 말로 하자면 많기만 하여라.酌彼樽醪(작피준료) 저 술동이의 막걸리 실컷 마시고惟醉無何(유취무하) 세상천지 모르게 취해나 보리라.

상촌 신흠(1566) 2024.09.23

象村 申欽(상촌 신흠). 停雲 3(정운 3) 머무른 구름

象村 申欽(상촌 신흠).    停雲 3(정운 3) 머무른 구름 煌煌崇蘭(황황숭란)쑥쑥 자란 빛나는 난초 逢春則榮(봉춘즉영) 봄을 만나면 꽃이 만발한다.偭此芳草(면차방초) 여곳 방초를 대하여도亦有微情(역유미정) 역시 자그마한 정이 있어라.薄言掇之(박언철지) 그를 잠깐 뜯어서寄彼遠征(기피원정)멀리 떠나간 그 사람에게 보낸다. 人之何爲(인지하위)사람들은 무슨 까닭으로 與憂俱生(여우구생) 걱정과 함께 살아가는 것 일까.

상촌 신흠(1566) 2024.09.14

象村 申欽(상촌 신흠). 停雲 2(정운 2) 머무른 구름

象村 申欽(상촌 신흠).   停雲 2(정운 2) 머무른 구름  惟風其烈(유풍기열)바람 저리도 매섭고 惟雨其濛(유우기몽) 비마저 부슬부슬 내린다.豈不爾思(기불이사) 어찌 그대를 생각지 않을까만漭彼湖江(망피호강) 넓은 저 강과 호수 있도다.載笑載歌(재소재가) 웃기도하고 노래도 부르며悵望軒窓(창망헌창) 한스럽게 창을 바라본다.犧農旣遠(희농기원) 복희 신농씨 이미 세상과 멀어吾誰適從(오수적종) 내 장차 뉘를 따라라야하나.

상촌 신흠(1566) 202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