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창 이향금(여 1573) 52

이매창(李梅窓). 伏次韓巡相壽宴時韻 (복차한순상수연시운) 한순상의 장수 축하연에 삼가 차운하다.

이매창(李梅窓). 伏次韓巡相壽宴時韻 (복차한순상수연시운) 한순상의 장수 축하연에 삼가 차운하다. 靑鳥飛來盡(청조비래진) 파랑새도 다 날아오지 못하였는데, 江南雁影寒(강남안영한) 강남의 기러기는 그림자가 차갑네. 愁仍芳草綠(수잉방초록) 방초(芳草)가 푸르기에 근심에 겨운데, 恨結落紅殘(한결락홍잔) 한 맺혀 떨어지는 붉은 게 잔인하네. 歸思邊雲去(귀사변운거) 돌아가고픈 생각에 구름 곁에 가고 旅情夢裡歡(여정몽리환) 떠도는 마음은 꿈속에서나 기쁘네. 客窓人不問(객창인불문) 나그네 묵는 방은 사람이 묻지를 않는데, 無語倚危欄(무어의위란) 말없이 높은 난간에 기대네.

李梅窓(이매창). 梨花雨(이화우) 배꽃 비에 흩어지다

李梅窓(이매창). 梨花雨(이화우) 배꽃 비에 흩어지다 李梅窓 劉希慶을 그리워하며 읊은 시 이화우(梨花雨) 흩뿌릴제 울며잡고 이별한 님 춘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 하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메... 이화는 배꽃이다. 배꽃은 갈래꽃이다. 변덕스런 봄바람이 한바탕 불어제끼면 낱낱이 떨어진 흰 꽃잎들이 마치 빗낟처럼 난분분 허공을 비산한다. 그래서 이화우라 한다.

이매창(李梅窓). 仙遊(선유) 신선으로 노닐며

이매창(李梅窓). 仙遊(선유) 신선으로 노닐며 千載名兜率(천재명도솔) 천 년간 이름난 도솔천인데, 登臨上界通(등림상계통) 올라보니 천상(天上)과 통하네. 晴光生落日(청광생락일) 맑은 빛이 저녁 해에 나오니 秀嶽散芙蓉(수악산부용) 빼어난 큰 산이 연꽃처럼 흩어지네. 龍隱宜深澤(용은의심택) 용이 숨은 마땅히 깊은 못인데, 鶴巢便老松(학소편논송) 학의 둥지가 늙은 소나무에서 편안하네. 笙歌窮峽夜(생가궁협야) 연주와 노래로 산골짝 밤을 지새워 不覺響晨鍾(불각향신종) 울리는 새벽 종소리도 몰랐네. 三山仙境裡(산산선경리) 삼신산 신선들이 사는 곳은 蘭若翠微中(란약취미중) 절이 푸른 숲 안인데, 鶴唳雲深樹(학려운심수) 학이 우는 구름 깊은 나무에 猿啼雪壓峰(원제운압봉) 원숭이 울고 눈이 봉우리를 덮었네. 霞光迷曉月(..

이매창(李梅窓). 伏次韓巡相壽宴時韻 (복차한순상수연시운) 한순상의 장수 축하연에 삼가 차운하다.

이매창(李梅窓). 伏次韓巡相壽宴時韻 (복차한순상수연시운) 한순상의 장수 축하연에 삼가 차운하다. 地接神山近(지접신산근) 땅은 신선이 사는 산과 가까이 닿았고, 溪流弱水通(계류약수통) 계곡은 흘러 약수로 통하네. 遊蜂飛暖日(유봉비난일) 벌이 노닐며 나는 따뜻한 날 新燕語淸風(신연어청풍) 제비가 새로 왔다고 청풍이 알려주네. 妙舞搖花影(묘무요화영) 오묘한 춤에 꽃 그림자 흔들리고 嬌歌響碧空(교가향벽공) 고운 노래가 푸른 하늘에 울리는데, 蟠桃王母壽(반도왕모수) 선도로 서왕모께 헌수(獻壽)하니 都在獻盃中(도재헌배중) 모두 올리는 술잔 속에 있네. 靑鳥飛來盡(청조비래진) 파랑새도 다 날아오지 못하였는데, 江南雁影寒(강남안영한) 강남의 기러기는 그림자가 차갑네. 愁仍芳草綠(수잉방초록) 방초(芳草)가 푸르기에 근심..

이매창(李梅窓). 贈友人(증우인) 벗에게 드림

이매창(李梅窓). 贈友人(증우인) 벗에게 드림 曾聞東海降詩仙(회문동해강시선) 일찍이 듣기로 동해에 시선(詩仙)이 내렸다던데 今見瓊詞意悵然(금견경사의창연) 이제 보니 구슬같은 말씀의 뜻에 한탄하네. 緱嶺遊蹤思幾許(구령유종사기허) 구령에서 노닐던 흔적 얼마쯤일까 생각하니 三淸心事是長篇(삼청심사시장편) 신선이 생각하는 일은 이 긴 문장이네. 壺中歲月無盈缺(호중세월무영결) 술병 속 세월은 차고 이지러짐이 없지만, 塵世靑春負少年(진세청춘부소년) 속세의 청춘은 어린 나이가 짐을 지네. 他日若爲歸紫府(타일약위귀자부) 뒷날에 만약 선계(仙界)로 돌아가려거든 請君謀我玉皇前(청군모아옥황전) 그대의 꾀로 나를 옥황상제 앞에 데려다 주오

이매창(李梅窓). 寫懷(사회) 생각을 적다

이매창(李梅窓). 寫懷(사회) 생각을 적다 結約桃源洞裡仙(결약도원동리선) 도원(桃源)에서 맺은 언약 골에서 신선이 되었는데, 豈知今日事凄然(기지금일사처연) 오늘날 이리도 슬플 줄 어찌 알았으랴. 幽懷暗恨五絃曲(유회암한오현곡) 숨긴 마음 남모르는 한이 오현(五絃)의 가락이니 萬意千思賦一篇(만의선사부일편) 천 가지 만 가지 뜻과 생각을 한 곡조에 싣네. 塵世是非多若海(진세시비다약해) 세상에 시비는 바다같이 많은데, 深閨永夜苦如年(심규영야고여년) 깊은 규방의 긴 밤도 기어코 해가 가네. 藍橋欲暮重回首(람교욕모중회수) 절 다리에 해가 저물어 다시 돌아보니 靑疊雲山隔眼前(청첩운산격안전) 푸른 산이 구름과 겹쳐 눈앞에서 멀어지네

이매창(李梅窓). 籠鶴(롱학) 새장 속의 학

이매창(李梅窓). 籠鶴(롱학) 새장 속의 학 一鎖樊籠歸路隔(일쇄번롱귀로격) 새장에 한번 갇혀 돌아갈 길 막혔으니, 崑崙何處閬風高(곤륜하처랑풍고) 곤륜산 높은 낭풍(閬風)은 어느 곳인가? 靑田日暮蒼空斷(청전일모창공단) 푸른 논에 해지니 푸른 하늘 끊겼는데, 緱嶺月明魂夢勞(구령월명혼몽노) 구령(緱嶺)의 밝은 달은 꿈결에도 고달프네. 瘦影無儔愁獨立(수영무주수독립) 파리한 그림자 짝 없이 수심으로 홀로 섰는데, 昏鴉自得滿林噪(혼아자득만림조) 황혼의 까마귀는 스스로 만족하며 숲 가득 지저귀네. 長毛病翼摧零盡(장수병익최령진) 긴 털에 병든 날개가 꺾여 다 떨어져도 哀淚年年憶九皐(애루년년억구고) 슬피 울며 해마다 깊숙한 물가를 기억하네.

이매창(李梅窓). 愁思(수사) 시름에 겨워

이매창(李梅窓). 愁思(수사) 시름에 겨워 雨後凉風玉簟秋(우후량풍옥점추) 비온 뒤 찬바람이 대자리에 드는데, 一輪明月掛樓頭(일륜명월괘루두) 둥근 밝은 달이 마루 꼭대기에 걸렸네. 洞房終夜寒蛩響(동방종야한공향) 방안은 밤새도록 차갑고 귀뚜라미 우니 擣盡中腸萬斛愁(도진중양만곡수) 마음속 만 가지 근심을 다 찧네. 平生耻學食東家(평생치학식동가) 평생 배움이 부끄러워 집에서 머무는데, 獨愛寒梅映月斜(독애한매영월사) 홀로 사랑하는 겨울 매화에 달이 비스듬히 비추네. 時人不識幽閑意(시인불식유한의) 세상 사람들은 조용히 살려는 뜻을 알지 못하고 指點行人枉自多(지점행인왕자다) 길가며 공연히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 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