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 허목(1595) 39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8(장합구현팔경 8) ​ 장합구현팔경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8(장합구현팔경 8) ​장합구현팔경 聖人旣已遠(성인기이원) : 성인 시대 이미 아득하거늘 鳳鳥久不來(봉조구불래) : 봉황도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至今淸溪濱(지금청계빈) : 지금까지도 맑은 시냇가에는 空餘翠石臺(공여취석대) : 취석대만 속절없이 남아 있어라. 嗟我抱琅玕(차아포낭간) : 슬프다 아름다운 구슬을 안고있지만 悵望徒自哀(창망도자애) : 시름없이 바라보며 스스로 슬퍼한다. 白日碧山靜(백일벽산정) : 낮에도 푸른 산은 고요하기만 한데 澹蕩知春廻(담탕지춘회) : 화창한 날씨에 봄 온 줄 알도다. 尋花恣幽步(심화자유보) : 꽃 찾아 이리저리 걸어다니니 此意何悠哉(차의하유재) : 이 마음 어찌 이리도 한가로울까

미수 허목(1595) 2024.01.19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7(장합구현팔경 7) ​장합구현팔경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7(장합구현팔경 7) ​장합구현팔경 磊落舊學亭(뢰락구학정) : 시원스런 저 구학정 層崖俯淸流(층애부청류) : 절벽에서 맑은 물 굽어본다. 坐石玩游鯈(좌석완유조) : 돌에 앉아 노니는 송사리 떼 구경니 得意仍淹留(득의잉엄류) : 뜻에 맞아은데 그대로 머물러 있다. 潛泳見天機(잠영현천기) : 고요히 헤엄치니 천기가 보이나니 此理何悠悠(차리하유유) : 이러한 이치 어이 그리 심원한가. 曠蕩莊周生(광탕장주생) : 활달하고 호탕한 장주는 相忘濠上遊(상망호상유) : 서로 잊고 호숫가에 놀았어라.

미수 허목(1595) 2024.01.11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6(장합구현팔경 6) ​ 장합구현팔경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6(장합구현팔경 6) ​장합구현팔경 嵺廓任疎蕩(교확임소탕) : 넓고 큰 뜻을 소탕함에 맡겨 得閑心獨忻(득한심독흔) : 한가로움 얻으니 마음은 기쁘다. 雁嶺孤鳥上(안령고조상) : 안령엔 외로운 새 날아오르고 日夕看歸雲(일석간귀운) : 해 지는 저녁 떠가는 구름 바라본다. 浮雲自無心(부운자무심) : 뜬구름은 절로 무심하고 我亦遺世紛(아역유세분) : 나 또한 세상 어지러움 잊고 산다. 拔俗巢與由(발속소여유) : 속세를 벗어난 소부와 허유 千載追淸芬(천재추청분) : 천년토록 그 맑은 향기 따르리라

미수 허목(1595) 2024.01.04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5(장합구현팔경 5)​장합구현팔경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5(장합구현팔경 5) ​장합구현팔경 春峽暮愈碧(춘협모유벽) : 봄 산골 저녁은 더욱 푸르고 景物晴更好(경물청경호) : 경치는 갠 뒤가 더욱 좋아라. 崔崒靑犁牛(최줄청리우) : 우뚝 솟은 청리우는 騰踔勢傾倒(등탁세경도) : 나는 듯 뛰는 듯, 형세가 가파르다. 天空月色出(천공월색출) : 텅 빈 하늘에 달빛 솟아오르니 遊氣淨如掃(유기정여소) : 흐르는 기운이 씻은 듯 깨끗하여라. 浩歌動高興(호가동고흥) : 호탕한 노래에 높은 흥취 일고 曠然遺塵惱(광연유진뇌) : 시원한 가슴 세상 근심 잊었어라. 賴有山中人(뢰유산중인) : 다행히 산중에 사람 있어 與我同懷抱(여아동회포) : 나와 함께 회포를 함께 하여라

미수 허목(1595) 2023.12.27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4(장합구현팔경 4)​ 장합구현팔경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4(장합구현팔경 4) ​장합구현팔경 高樹臨西塢(고수림서오) : 큰 나무 서쪽 둔덕에 임해 있고 野亭俯磎橋(야정부계교) : 들판의 정자 개울가 다리를 굽어본다. 有客來相訪(유객래상방) : 길손이 와서 나를 찾아와 竟日話漁樵(경일화어초) : 종일토록 고기 잡고 나무하는 이야기한다. 言語盡淳朴(언어진순박) : 말마다 모두가 순박하니 風俗隔塵囂(풍속격진효) : 풍속이 시끄러운 속세와 막혔어라. 笑罷相送去(소파상송거) : 웃음 다하면 서로 헤어져 떠나는데 還愛古意饒(환애고의요) : 옛 뜻이 넘치는 것이 도리어 좋아라

미수 허목(1595) 2023.12.19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3(장합구현팔경 3) ​ 장합구현팔경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3(장합구현팔경 3) ​장합구현팔경 出谷復溪橋(출곡부계교) : 골짜기 벗어나니 다시 개울 다리 朝日照巖壁(조일조암벽) : 아침 햇살이 암벽에 곱게 비친다. 白雲從壑起(백운종학기) : 흰 구름 골짝에서 일어나고 郊原生草色(교원생초색) : 들판 언덕에 풀빛이 자라는구나. 溪南牧童在(계남목동재) : 시내 남쪽에는 목동 있어 跨牛穩吹笛(과우온취적) : 소 타고 편안히 피리를 부는구나

미수 허목(1595) 2023.12.10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2(장합구현팔경 2)

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2(장합구현팔경 2) 地僻少人事(지벽소인사) : 궁벽한 땅 일도 적으니 豈有塵累嬰(기유진루영) : 어찌 세소의 구속에 얽매이랴. 閑居喜幽獨(한거희유독) : 한가히 사니 외로움도 좋아 伴此林壑淸(반차림학청) : 이 숲의 골짜기 벗하며 알아간다. 日夕山更高(일석산경고) : 해 저물면 산은 다시 높아지고 前村暝色生(전촌명색생) : 앞 마을 어두운 빛 몰려드는구나. 高樹繞虛落(고수요허락) : 높은 나무들 빈 마을 에워싸고 依依烟上平(의의연상평) : 싱싱하게 안개 위에 가지런하여라

미수 허목(1595) 2023.11.30

眉叟 許穆(미수 허목). 山齋送客(산재송객) 산속 서재에서 손님을 보내며)

眉叟 許穆(미수 허목). 山齋送客(산재송객) 산속 서재에서 손님을 보내며) 歲暮天正寒 (세모천정한) 세밑이라 때마침 날씨가 춥고 山齋風雨夕 (산제풍우석) 산속 서재에 비바람이 몰아치는 저녁. 梅花酒一尊 (매화주일존) 매화주를 한 잔 가득히 따라서 遠慰東歸客 (원위동귀객) 멀리 동쪽으로 돌아가는 손님 위로하네.

미수 허목(1595) 2023.11.23

眉叟 許穆(미수 허목). 山日牖(산일유) 산 위에 뜬 해가 들창을 비추니

眉叟 許穆(미수 허목). 山日牖(산일유) 산 위에 뜬 해가 들창을 비추니 前山山雪晴 (전산산설청) 앞산에 내리던 눈 맑게 개니 暖日長如春 (난일장여춘) 따뜻한 날이 봄처럼 길게 이어지네. 淡泊天機靜 (담박천기정) 조화의 신비가 맑고 깨끗하니 고요한 가운데 書中對聖人 (서중대성인) 책 속에서 성인聖人과 마주하네.

미수 허목(1595) 2023.11.13

眉叟 許穆(미수 허목). 寓 懷 2 ( 우회 2)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부치다

眉叟 許穆(미수 허목). 寓 懷 2 ( 우회 2)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부치다 曾參辭致邑 (증참사치읍) 증자曾子는 봉읍封邑을 사양辭讓하고 不慊以吾仁 (불겸이오인) 자신自身이 어질다는 것을 불만不滿스러워하지 않았네. 衣弊耕於野 (의폐경어야) 해진 옷을 입고 들에서 농사農事지었으니 受施者畏人 (수시자외인) 누군가에게 시혜施惠를 받은 사람은 그를 두려워했으리라.

미수 허목(1595) 2023.10.31

眉叟 許穆(미수 허목). 寓 懷 1( 우회 1)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부치다

眉叟 許穆(미수 허목). 寓 懷 1( 우회 1)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부치다 謝辭千乘相 (사사천승상) 제후諸侯의 지위地位도 예禮를 갖추어 사양辭讓하고 守寂掩寒扉 (수적엄한비) 쓸쓸한 사립문 닫고 한가롭게 지내네. 多慙鐘鼎貴 (다참동정귀) 부귀富貴하게 사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니 但取高人嗤 (단취고인치) 다만 고결高潔하는 사는 사람의 비웃음만 살 뿐이로다.

미수 허목(1595) 2023.10.22

眉叟 許穆(미수 허목). 山 氣 2 (산 기 2) 山 기운

眉叟 許穆(미수 허목). 山 氣 2 (산 기 2) 山 기운 空階鳥雀下 (공계조작하) 텅 빈 섬돌에 참새 떼 내려앉고 無事晝掩門 (무사주엄문) 아무 일 없으니 낮에도 문門을 닫고 있네. 靜中觀物理 (정중관물리) 고요한 가운데 만물萬物의 이치理致를 살펴보니 居室一乾坤 (거실일건곤) 내가 거처居處하는 방房이 바로 온 세상世上이로구나.

미수 허목(1595) 2023.10.14

眉叟 許穆(미수 허목). 山 氣 1 (산 기 1) 山 기운

眉叟 許穆(미수 허목). 山 氣 1 (산 기 1) 山 기운 陽阿春氣早 (양하춘기조) 양지陽地바른 언덕이라 봄기운이 일찍 들어 山鳥自相親 (산조자상친) 산새들은 저절로 서로 친해졌네. 物我兩忘處 (물아얄망처) 바깥 사물事物과 내가 서로 깃들이는 곳을 잊으니 方知百獸馴 (방지백전순) 비로소 온갖 짐승들이 길드는 것은 알겠구나.

미수 허목(1595) 2023.10.05

眉叟 許穆(미수 허목). 秋 懷 (추 회) 가을철에 느껴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각

眉叟 許穆(미수 허목). 秋 懷 (추 회) 가을철에 느껴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각 宋玉悲秋切 (송옥비추절) 송옥宋玉이 간절하게 가을을 슬퍼한 것은 感時憂思多 (감시우사다) 시대를 느껴서 근심이 많았기 때문이네. 苦吟風雨夕 (고음풍우석) 비바람 몰아치는 밤에 고심하여 읊는데 蕭瑟撼庭柯 (소슬감정가) 으스스하고 쓸쓸하게 비바람이 뜰의 나무를 흔드네.

미수 허목(1595) 2023.09.26

眉叟 許穆(미수 허목). 觀 書 3( 관 서 3 ) 책冊을 읽으며

眉叟 許穆(미수 허목). 觀 書 3( 관 서 3 ) 책冊을 읽으며 聖人憂世患 (성인우세환) 성인聖人이 세상世上의 재앙災殃을 근심하는 뜻을 魯史示殷勤 (로사시은근) 『춘추春秋』에서 은근慇懃히 보여 주셨네. 首言大一統 (수언대일통) 첫머리에 하나로 합치는 것을 중重히 여긴다고 말하여 萬古垂空文 (만고수공문) 오랜 세월 당대當代에는 쓰이지 못한 글을 남겨 주셨구나.

미수 허목(1595) 2023.09.10

眉叟 許穆(미수 허목). 觀 書 2( 관 서 2 ) 책冊을 읽으며

眉叟 許穆(미수 허목). 觀 書 2( 관 서 2 ) 책冊을 읽으며 有德必有則 (유덕필유칙) 덕德이 있으면 반드시 본받는 사람이 있으니 不爽投桃報 (불상투도보) 복숭아를 던지면 자두로 갚듯이 어그러짐이 없네. 申申抑之戒 (신신악지계) 『시경詩經』「억抑」시詩의 경계警戒를 거듭 되새겨서 夙夜儆昏耄 (숙야경혼모) 늙어서 정신精神이 흐릿하니 밤낮으로 미리 조심操心하리라.

미수 허목(1595) 2023.09.02

眉叟 許穆(미수 허목). 觀 書 1( 관 서 1 ) 책冊을 읽으며

眉叟 許穆(미수 허목). 觀 書 1( 관 서 1 ) 책冊을 읽으며 洋洋慕聖謨 (양양모성모) 한없이 넓은 성인聖人의 가르침을 우러러 받들어 본받아 說讀皆孔子 (설독개공자) 말하고 읽은 것 모두 공자孔子의 말씀이었네. 不知老之至 (부지노지지) 내가 늙어 가는 것도 알지 못한 채 死而後乃已 (사이우내이) 죽은 뒤에야 공부工夫를 그만두리라.

미수 허목(1595) 2023.08.25

眉叟 許穆(미수 허목). 宜春村贈別季弟舒歸京洛從仕三十韻(의춘촌증별계제서귀경락종사삼십운)

眉叟 許穆(미수 허목). 宜春村贈別季弟舒歸京洛從仕三十韻 (의춘촌증별계제서귀경락종사삼십운) ​의춘(宜春) 마을에서 벼슬을 따라 서울로 돌아가는 막내아우 서(舒)를 작별하면서 삼십운(三十韻)을 주다 ​此地豈嘗期(차지기상기) : 이 땅을 어찌 기약하였으며 此別豈嘗知(차별기상지) : 여기서 이별할 줄 어찌 알았으랴. 炎蒸瘴癘地(염증장려지) : 찌는듯한 풍토로 좋지 않은 땅 漂淪偶棲依(표륜우서의) : 떠돌다가 우연히 깃들어 살았구나. 官家賑斗粟(관가진두속) : 관가에서 말곡식을 꾸어주어 百口仰不飢(백구앙불기) : 여러 식구 그 덕으로 굶지 않았다. 旅泊旣已久(려박기이구) : 타향에서 머문 지 이미 오래라 方音聽亦宜(방음청역의) : 사투리를 들음도 이미 익숙하다. 人情苦懷土(인정고회토) : 사람의 마음이야 몹시 고..

미수 허목(1595) 2023.08.18

眉叟 許穆(미수 허목). 無 題 1(무 제 1 ) 제목없이

眉叟 許穆(미수 허목). 無 題 1(무 제 1 ) 제목없이 散步臨溪岸 (산보림계안) 천천히 걸어서 시냇가에 이르러 撫芽弄陽春 (무아롱양춘) 새싹 어루만지며 따뜻한 봄을 즐기네. 身閑隨處樂 (신한수처락) 몸이 한가로워서 가는 곳마다 즐거우니 知是太平人 (지시태평인) 내가 바로 태평한 세상에서 사는 사람임을 알겠네.

미수 허목(1595) 2023.08.09

眉叟 許穆(미수 허목). 無事偶吟(무사우음) 아무 일 없이 언뜻 떠올라 읊다)

眉叟 許穆(미수 허목). 無事偶吟(무사우음) 아무 일 없이 언뜻 떠올라 읊다) 人生不如石 (인생불여석) 인생이라는 것이 돌보다도 못하니 礧磈無崩毁 (뢰외무붕훼) 우뚝 선 바위나 커다란 돌은 무너지고 부서지지 않네. 彭殤一壽殀 (팽상일수요) 오래 산 팽조彭祖나 일찍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니 不足爲悲喜 (부족위비희) 그것 때문에 슬퍼하거나 기뻐할 필요 없네.

미수 허목(1595) 2023.08.01

眉叟 許穆(미수 허목) . 偶吟絶句遣興(우음절구견흥) 언뜻 떠올라 절구絶句를 읊으니 흥에 겨워)

眉叟 許穆(미수 허목) . 偶吟絶句遣興(우음절구견흥) 언뜻 떠올라 절구絶句를 읊으니 흥에 겨워) 陽阿春氣早 (양아춘기조) 양지바른 언덕에 봄기운 일찍 찾아오니 山鳥自相親 (산조자상친) 산새들 저절로 정답게 지저귀네. 物我兩忘處 (물아량망처) 나 이외의 것과 나, 둘 다 잊는 곳에서 方知百獸馴 (방지백전순) 바야흐로 온갖 짐승이 따르는 것을 알겠네.

미수 허목(1595) 2023.07.24

眉叟 許穆(미수 허목). 驚蟄後作(경칩후작) 경칩驚蟄이 지난 뒤에 짓다

眉叟 許穆(미수 허목). 驚蟄後作(경칩후작) 경칩驚蟄이 지난 뒤에 짓다 草木已萌動 (초목이맹동) 풀과 나무에 이미 싹이 났으니 節序驚蟄後 (절서경칩후) 절기節氣의 차례는 경칩驚蟄이 지났네. 農家修稼事 (농가수가사) 농가에서는 농사일에 매달리느라 少壯在田畝 (소장재전무) 애나 어른이나 모두 밭이랑에 있네.

미수 허목(1595) 2023.07.16

眉叟 許穆(미수 허목). 介峽(개협) 개협곡

眉叟 許穆(미수 허목). 介峽(개협) 개협곡 ​介峽嶒崚不可越(개협증릉불가월) : 개협은 험준해서 넘을 수 없는데 連峯石色䨪晴霞(련봉석색䨪청하) : 잇닿은 봉우리 돌 빛이 검푸르구나. 入谷却愁天地窄(입곡각수천지착) : 골짜기에 들어서니 천지 좁아 도리어 슬글프다. 峽确礧硊勢相摩(협학뢰위세상마) : 좁은 바위는 부딪칠 듯한 형세인데 山回逕盤行轉迷(산회경반행전미) : 산을 두른 굽은 길 갈수록 희미하고 磎壑磊磊水層波(계학뢰뢰수층파) : 돌 쌓인 골짜기엔 물결이 집채 같이 크다. 幽崖積陰雪未消(유애적음설미소) : 깊은 벼랑 쌓인 그늘 속 눈 아직 녹지 않아 磵草春廻不見葩(간초춘회불견파) : 도랑의 풀은 봄이 와도 꽃망울 못 보겠다. 怪鳥相號不知名(괴조상호불지명) : 서로 우짖는 괴이한 새들, 이름도 모르겠는데 ..

미수 허목(1595) 2023.07.11

眉叟 許穆(미수 허목). 經亂後感弊梳自述(경란후감폐소자술) 난리 치른 뒤 헌 빗[弊梳]을 보고 느낌이 있어

眉叟 許穆(미수 허목). 經亂後感弊梳自述(경란후감폐소자술) 난리 치른 뒤 헌 빗[弊梳]을 보고 느낌이 있어 ​逃亂經年走窮陬(도란경년주궁추) : 난을 피해 여러 해 궁벽한 곳 떠돌아 東窺日域南炎州(동규일역남염주) : 동으로 해 돋는 곳, 남으로는 염주까지라. 世事咄咄皆可歎(세사돌돌개가탄) : 세상사 슬프라, 모두가 한숨인데 意氣激昂增煩憂(의기격앙증번우) : 의기를 드높이면 근심이 더한다. 包胥重繭卒存楚(포서중견졸존초) : 신포서는 발 트도록 초 나라 구원하고 魯連高論扶東周(로련고론부동주) : 노중련 높은 논리 주나라를 지켰구나. 讀書萬卷無所補(독서만권무소보) : 만권 서적 읽어도 나라에 도움 없고 竄身絶域多慚羞(찬신절역다참수) : 외딴 땅에 몸 피하니 부끄러움만 많아라. 腰下寶劍酬一飯(요하보검수일반) : ..

미수 허목(1595) 2023.02.06

眉叟 許穆(미수 허목). 放言(방언)마음대로 지껄이다

眉叟 許穆(미수 허목). 放言(방언) 마음대로 지껄이다 ​天旣依於何(천기의어하) : 하늘은 어디에 의지하고 地亦付於何(지역부어하) : 땅은 또한 어디에 붙어있나. 生生本於何(생생본어하) : 생생하는 이치는 어디에 근본하고 終古儘無涯(종고진무애) : 예부터 모든 것이 끝이 없구나. 水火互相薄(수화호상박) : 물과 불이 서로 가깝고 品物自相摩(품물자상마) : 만물이 스스로 친근하구나. 愛惡成於物(애악성어물) : 사랑과 미움은 물욕에서 생겨나 利欲遂紛拏(리욕수분나) : 이욕에서 드디어 뒤얽혔구나. 聖人推元化(성인추원화) : 성인은 원리를 미뤄 알아서 理物無差訛(리물무차와) : 사물을 다스림에 어긋남이 없었다 班班各遂性(반반각수성) : 저마다 제각기 성품을 이룸은 位育在中和(위육재중화) : 천지의 화육함이 중화..

미수 허목(1595) 2023.01.31

眉叟 許穆(미수 허목). 竹嶺(죽령) 대나무고개

眉叟 許穆(미수 허목). 竹嶺(죽령) 대나무고개 ​人喧小白太白高(인훤소백태백고) : 소백 태백 높다고 사람들 시끄럽고 複嶺重關天下壯(복령중관천하장) : 겹 고개 겹 관문이 천하에 웅장하여라. 積翠巃嵸六百里(적취롱종육백리) : 첩첩이 가파른 산 육백 리나 뻗쳐 烟霞縹緲連靑嶂(연하표묘련청장) : 안개 속 아스라이 푸른 산이 잇닿았다. 石棧盤回危且險(석잔반회위차험) : 사다리 돌길 구불구불 험하고도 위험하니 行行脅息頻側望(행행협식빈측망) 걸음마다 숨 죽이고 곁눈질 자주 한다. 三月嶺上見積雪(삼월령상견적설) : 삼월 고개 위에 쌓인 눈 보이고 高處寒凝未暄暢(고처한응미훤창) : 높은 곳 한기 어려 따스하지 않구나. 蜀道不得難於此(촉도불득난어차) : 촉 나라 험한 길도 이보다 어려울까 使我覊旅久惆悵(사아기려구추창)..

미수 허목(1595) 2023.01.24

眉叟 許穆(미수 허목). 過召文有感(과소문유감)

眉叟 許穆(미수 허목). 過召文有感(과소문유감) ​소문을 지나다 느낌이 있어서 千載召文國(천재소문국) : 천년의 소문국이여 亡墟足悲涼(망허족비량) : 망한 옛터라 처량하여라. 繁華不復睹(번화불부도) : 번화함을 다시 볼 수 없고 荒草野花香(황초야화향) : 거친 풀 들꽃만 향기롭다. 壘壘見古墳(루루견고분) : 총총한 옛 옛 무덤 보이는데 濯濯無白楊(탁탁무백양) : 민둥민둥하여 백양 한 그루 없어라. 田父耕隴上(전부경롱상) : 둔덕 위에 밭가는 농부 猶說景德王(유설경덕왕) : 오히려 경덕왕을 말하고 있었다. 天地一何悠(천지일하유) : 천지는 한결같이 유구한데 終古幾興亡(종고기흥망) : 예부터 몇 번이나 흥하고 망했던가. 物理本無常(물리본무상) : 만물의 이치는 본래 무상한 데 人情徒自傷(인정도자상) : 사람..

미수 허목(1595) 2023.01.18

眉叟 許穆(미수 허목). 大江上醉題蔣氏亭子(대강상취제장씨정자)

眉叟 許穆(미수 허목). 大江上醉題蔣氏亭子(대강상취제장씨정자) 큰 강 위의 장씨 정자에서 취하여 짓다 我從闍崛來(아종도굴래) : 내가 사굴로부터 와서 登臨江上樓(등림강상루) : 강 위의 누각에 올랐다. 水國陰氣蒸(수국음기증) : 물가 음침한 기운 끓어오르고 冬雨濕芳洲(동우습방주) : ​겨울비는 방주를 적신다. 江流蕩浩浩(강류탕호호) : 강물은 세차게 흐르는데 遊氣與之浮(유기여지부) : ​안개 기운 물 따라 떠오른다. 主人喜寥廓(주인희요곽) : 주인은 적막함을 좋아하니 高義出等流(고의출등류) : 높은 뜻은 모든 무리에 뛰어나다. 酌我紫霞春(작아자하춘) : 나에게 자하주를 권하면서 慰我千里遊(위아천리유) : 천 리에 떠도는 나를 위로한다. 相對莞一笑(상대완일소) : 마주 보고 빙그레 한 번 웃으니 曠然散塵愁..

미수 허목(1595) 2023.01.11

眉叟 許穆(미수 허목). 神蒲峯(신포봉) 신포봉

眉叟 許穆(미수 허목). 神蒲峯(신포봉) 신포봉 支題山中百丈石(지제산중백장석) : 지제산 속 백장석 上有仙井之水泓且淸(상유선정지수홍차청) : 위에 선정의 물은 깊고도 맑아라. 菖蒲十丈九千節(창포십장구천절) : 창포는 열 길, 구천 마디 自從開闢始句萌(자종개벽시구맹) : 개벽 때부터 싹이 돋았나보다. 盤生屈曲蒼苔老(반생굴곡창태로) : 구불구불 자라 이끼 속에 늙으니 蛟螭糾結鬚鬣靑(교리규결수렵청) : 교룡이 뒤엉켜 갈기 수염 푸르구나. 我來採得神如旺(아래채득신여왕) : 내가 와서 캐니 정신이 왕성해지고 服之可以通僊靈(복지가이통선령) : 먹어본다면 신선 영성과도 통하리라

미수 허목(1595) 2023.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