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 임춘(1170) 40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寄洪天院(기홍천원) 홍천원 에게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寄洪天院(기홍천원) 홍천원 에게 ​東野居貧家具少(동야거빈가구소) : 동야는 가난하게 살아 가구가 적어 自笑借車無可載(자소차거무가재) : 수레를 빌어도 실을 것 없는 것이 스스로 비웃었네 杜陵身窮更遭亂(두릉신궁갱조난) : 두보는 몸이 궁핍하고 전쟁도 겪어 未免負薪常自採(미면부신상자채) : 나무도 하고 나물도 스스로 뜯어야 할 신세 我今無田食破硯(아금무전식파연) : 나는 이제 밭 하나 없어 깨진 벼루로 밥 빌고 平生唯以筆爲耒(평생유이필위뢰) : 한평생을 오직 붓을 쟁기 삼아 살아왔소 自古吾曹例困厄(자고오조예곤액) : 자고로 글하는 사람들 살림살이 어려웠소 天公此意眞難會(천공차의진난회) : 조물주의 이런 뜻을 정말 알 수 없도다 五鼎一簞未足校(오정일단미족교) : 다섯 솓의 밥과 한 ..

서하 임춘(1170) 2023.07.12

西河 林椿 (서하 임춘). 悼金閱甫(도김열보) 김열보를 애도하며

西河 林椿 (서하 임춘). 悼金閱甫(도김열보) 김열보를 애도하며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蟬貂七葉盛西都(선초칠엽성서도) : 일곱 대 귀족 가문이 서도에 번영했는데 光祿宜爲烈丈夫(광록의위렬장부) : 광록은 과연 열장부이었다 映世片心淸似水(영세편심청사수) : 세상을 비추는 한 조각 맘은 맑은 물 같았고 致君忠膽大於軀(치군충담대어구) : 임금 위하는 충성된 마음은 몸보다도 대단했도다 驥馳猍路爭駑馬(기치猍로쟁노마) : 준마가 좁은 길에 달리면 둔한 말이 다투기도 하고 虎出空山舞孼狐(호출공산무얼호) : 호랑이가 빈 산을 떠나면 요사스런 여우가 춤을 추는구나 正是風流今頓盡(정시풍류금돈진) : 그대의 그 풍류 이제 그만 없어져버리니 幾令多士涕氷鬚(기령다사체빙수) : 천하의 선비들 눈물이 귀밑머리를 몇번이나 얼게하였던가

서하 임춘(1170) 2023.07.03

西河 林椿 (서하 임춘). 陪崔司業永濡訪吳先生(배최사업영유방오선생)사업 최영유를 모시고 오선생을 찾아가자

西河 林椿 (서하 임춘). 陪崔司業永濡訪吳先生 (배최사업영유방오선생) 사업 최영유를 모시고 오선생을 찾아가자 高文妙訣鬼神幽(고문묘결귀신유) : 글 짓는 묘한 솜씨 귀신 같아 早歷詞階翰院遊(조력사계한원유) : 급제하여 일찍이 한원에 노시네 杜氏胸中吞國子(두씨흉중탄국자) : 두보처럼 마음 속에 국자를 삼켰고 褚生皮裏裏陽秋(저생피리리양추) : 저생의 속 마음처럼 옳고 그름 아는 마음 가졌구나 聲名東漢無雙客(성명동한무쌍객) : 명성은 동한시대의 무쌍한 분 家世中朝第一流(가세중조제일류) : 가계는 중조에도 첫째가는 집안이도다 筆下三千風月句(필하삼천풍월구) : 일찍이 읊은 풍월구 삼천 편이니 成編須爲後人留(성편수위후인류) : 시집을 엮어 꼭 후세에 남기리

서하 임춘(1170) 2023.06.26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詠 夢 (영 몽) 꿈을 읊다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詠 夢 (영 몽) 꿈을 읊다 疎慵多是泥春天(소용다시니춘천) : 게으른 이 몸 자주 봄날에 취하여 頻到香閨玉枕前(빈도향규옥침전) : 꿈에서 자주 규방의 베개 머리를 찾는구나. 詩榻夜涼風斷續(시탑야량풍단속) : 서늘한 밤, 시 짓는 자리에 가끔 바람이 불어 倡樓日晏酒拘牽(창루일안주구견) : 저물녘 기생 있는 누각에 술이 취해 끌려나온다. 一場會把浮生比(일장회파부생비) : 깨고 나면 인생이 한바탕 꿈인 줄 알겠으니 千里長將別恨傳(천리장장별한전) : 천리 밖 먼 장차의 이별의 한을 전하는구나. 更爲等閑拋世慮(경위등한포세려) : 세상 일 던져두고 시름을 잊었으니 近來還繞故山川(근래환요고산천) : 요즘에는 돌아와 고향 산천을 돌아보노라

서하 임춘(1170) 2023.06.19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與友人夜話(여우인야화) 밤에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與友人夜話(여우인야화) 밤에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試問隣家過一壺(시문인가과일호) : 담장 너머 이웃에게 술 한 병 얻어 擁爐相對暖髭鬚(옹로상대난자수) : 화로 끼고 마주보며 수염을 쬐네 厭追洛社新年少(염추낙사신년소) : 서울의 낙사시회의 어린것들과 어울리기 싫어 閑憶高陽舊酒徒(한억고양구주도) : 한가히 고양의 술친구 생각하네 半夜聞鷄聊起舞(반야문계료기무) : 한밤 닭 우는 소리 듣고 일어나 춤추고 幾廻捫蝨話良圖(기회문슬화량도) : 몇 번씩이나 이를 잡으며 좋은 계획도 이야기 했네 胸中磊磊龍韜策(흉중뇌뢰룡도책) : 가슴 속에 쌓아 둔 비법의 병법 許補征南一校無(허보정남일교무) : 남쪽을 정벌에 군사 없다면 보태어주리

서하 임춘(1170) 2023.06.11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宴金使口號(연금사구호) 금나라 사신을 위한 잔치의 송숙사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宴金使口號(연금사구호) 금나라 사신을 위한 잔치의 송숙사 流虹瑞節綺筵開(유홍서절기연개) : 유홍절 좋은 절기, 이 화려한 잔치에 共喜仙槎海上回(공희선사해상회) : 뗏목 타고 바다로 오신 것 우리 모두 기뻐합니다 萬仞雲峰鼇戴出(만인운봉오대출) : 만 길 되는 먼 곳, 구름 솟은 봉우리 자라가 인 땅에서 一封泥詔鳳衝來(일봉니조봉충래) : 봉함한 황제의 글을 봉황이 물고 왔네 香煙暗鎖芙蓉帳(향연암쇄부용장) : 향기는 은은하여 부용 장막에 서리고 春色濃凝琥珀杯(춘색농응호박배) : 봄빛 무르녹아 호박 술잔에 어리네 醉擁笙歌乘月去(취옹생가승월거) : 취하여 노래 끼고 달밤에 돌아가니 路人爭看玉山頹(노인쟁간옥산퇴) : 길가의 사람들이 취해 쓰러지는 모습 다투어 구경하네

서하 임춘(1170) 2023.06.03

西河 林椿 (서하 임춘). 病中有感(병중유감) 병중에 느끼다

西河 林椿 (서하 임춘). 病中有感(병중유감) 병중에 느끼다 年年虛過試闈開(년년허과시위개) : 해마다 과거시험 낙방했지만 臨老猶堪矍鑠哉(임노유감확삭재) : 늙어도 기운은 정정하네 科擧由來收俊士(과거유래수준사) : 원래 과거는 준재를 뽑는 것 公卿誰肯薦非才(공경수긍천비재) : 어떤 고관이 나같은 둔재를 추천하랴 長鯨欲奮波濤渴(장경욕분파도갈) : 큰 고래 날뛰자니 큰물이 말라있고 病鶴思飛羽翼摧(병학사비우익최) : 병든 학 날아보려니 날개 꺾이었다오 舊有江東隱居地(구유강동은거지) : 옛 날 강동에 은거지 있었는데 自憐頭白始歸來(자연두백시귀래) : 부끄럽다, 늙어서 다시 돌아오네

서하 임춘(1170) 2023.05.25

西河 林椿 (서하 임춘). 次友人韻(차우인운)친구의 시를 차운하여

西河 林椿 (서하 임춘). 次友人韻(차우인운) 친구의 시를 차운하여 十載崎嶇面撲埃(십재기구면박애) : 십년 기구한 삶에 얼굴은 초라하고 長遭造物小兒猜(장조조물소아시) : 조물주의 어린 아이 질투 길게도 받았네 問津路遠槎難到(문진노원사난도) : 나루터 물어보니, 길은 멀고 뗏목으론 못 간다네 燒藥功遲鼎不開(소약공지정불개) : 도인이 되는 일 늦어, 아직 솥도 못 열었다네 科第未消羅隱恨(과제미소라은한) : 과거에 떨어져 당나라 라은과 같이 한스럽고 離騷空寄屈平哀(이소공기굴평애) : 시부는 공연히 굴원의 애소만 흉내였소 襄陽自是無知己(양양자시무지기) : 양양 맹호연도 이 때문에 친구 없었고 明主何曾棄不才(명주하증기불재) : 임금께서는 어찌 재주 없다 버렸을까

서하 임춘(1170) 2023.05.18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與李眉叟會湛之家(여이미수회담지가) 이인로와 담지의 집에서 만나다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與李眉叟會湛之家(여이미수회담지가) 이인로와 담지의 집에서 만나다 久因流落去長安(구인유락거장안) : 오랫동안 떠돌다 서울 떠나 空學南音戴楚冠(공학남음대초관) : 공연히 남방의 음악을 배워, 초나라 관을 썼네 歲月累驚羊胛熟(세월누경양갑숙) : 세월은 놀랍게도 너무 빠르고 風騷重會鶴天寒(풍소중회학천한) : 이 차가운 날씨에도 시우들 여러 번 만나네 十年計闊挑燈話(십년계활도등화) : 십년 계획 밝히고, 등불 돋워 지난 이야기 나누며 半世功名抱鏡看(반세공명포경간) : 반평생 공명 거울 잡고 들어다본다 自笑老來追後輩(자소노래추후배) : 늙어서 후배 쫓는 가소로운 나 文思宦意一時闌(문사환의일시란) : 문장과 벼슬로 일시 주춤하였다네

서하 임춘(1170) 2023.05.11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追悼鄭學士敍(추도정학사서) 학사 정서를 추도하며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追悼鄭學士敍(추도정학사서) 학사 정서를 추도하며 先生瀟灑出塵埃(선생소쇄출진애) : 선생은 속기를 벗은 고매한 분 忽嘆風前玉樹催(홀탄풍전옥수최) : 아, 바람 앞의 등불처럼 꽃다운 선생의 모습 꺾이다니 上帝已敎長吉去(상제이교장길거) : 하늘이 이가 같은 시인을 불러 가심은 海山曾待樂天來(해산증대락천래) : 바다와 산이 백락천 같은 시인을 기다렸음이라 當年翰墨爲人寶(당년한묵위인보) : 선생의 글 사람들의 보배였으니 高世聲名造物猜(고세성명조물시) : 선생의 높은 명성 조물주 질투라네 從此四明無賀監(종차사명무하감) : 이제는 사명산의 가지장 같은 감식가도 없으니 誰能知我謫仙才(수능지아적선재) : 누가 우리의 귀양 간 신선의 재주 일아주리

서하 임춘(1170) 2023.05.04

西河 林椿 (서하 임춘). 戱贈密州倅(희증밀주졸) 재미로 밀주 부관에게

西河 林椿 (서하 임춘). 戱贈密州倅(희증밀주졸) 재미로 밀주 부관에게 紅粧待曉帖金鈿(홍장대효첩금전) : 분 단장하고 새벽을 기다려 비녀 꼽고 기다리니 爲被催呼上綺筵(위피최호상기연) : 재촉하여 부르심 받아 잔치 자리에 올랐지요 不怕長官嚴號令(불파장관엄호령) : 원님의 지엄한 호령도 두려워 않으니 漫嗔行客惡因緣(만진행객오인연) : 인연이 나쁜 손이라 함부로 성내지 마소 乘樓未作吹簫伴(승누미작취소반) : 누대에 올라 피리 부는 친구 되지 않고 奔月還爲竊藥仙(분월환위절약선) : 달에 달려가 선약 훔치는 항아가 되었지요 寄語靑雲賢學士(기어청운현학사) : 청운의 뜻 가진 어진 학사시여 仁心不用示蒲鞭(인심불용시포편) : 어진 마음으로 대하지 마시고 가벼운 채찍 내려주소서

서하 임춘(1170) 2023.04.27

西河 林椿 (서하 임춘). 九日聞諸公有會(구일문제공유회) 구일 여러 친구들 모임 있어

西河 林椿 (서하 임춘). 九日聞諸公有會(구일문제공유회) 구일 여러 친구들 모임 있어 身在天涯歲又催(신재천애세우최) : 이 몸 천리 밖 나그네 신세, 또 한 해가 저무네 登高自有望鄕臺(등고자유망향대) : 높은 곳에 오르면 고향 보이는 높은 곳을 찾는다오 五年去國長爲客(오년거국장위객) : 고향 떠난 오년에 나그네 되어 九日無人共把盃(구일무인공파배) : 중양절 명절에 술 함께 할 친구 이무도 없소 紅葉忽驚霜後落(홍엽홀경상후락) : 붉은 단풍은 서리에 우수수 떨어지고 黃花猶似亂而開(황화유사난이개) : 국화는 여전히 여기저기 어지럽게 피었구나 莫嫌擧止非閒雅(막혐거지비한아) : 내 행동거지 침착하고 단정하지 못 한 것 미워하지 말고 須向龍山許一陪(수향룡산허일배) : 용산 가면 반드시 나도 한번 초청해주오

서하 임춘(1170) 2023.04.19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贈隱者(증은자)숨어사는 선비에게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贈隱者(증은자) 숨어사는 선비에게 鳳逸龍蟠臥草廬(봉일용반와초려) 봉 깃들고 용 서리듯 초막에 누웠으니 林深不到擧賢書(임심부도거현서) 숲 깊어 어진 인물 천거 글 오잖아도 安身自與山閑靜(안신자여산한정) 몸 편하게 산과 함께 절로 한적해지고 抱道常隨世卷舒(포도상수세권서) 품은 도는 세상 따라 접고 펴도다 恥向嵩高爭捷徑(치향숭고쟁첩경) 嵩高 향해 지름길 다툼 수치로 여기고 甘從潁水卜幽居(감종영수복유거) 기꺼이 潁水 따라 숨어 살 곳 찾았네 相逢莫問歸何處(상봉막문귀하처) 서로 만나도 묻지 마오 어디로 가느냐고 穿白雲行任所如(천백운행임소여) 흰 구름 헤치며 발 닿는 데로 맡길 테니

서하 임춘(1170) 2023.04.12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冬日途中 3(동일도중 3)겨울밤 길을 걸으며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冬日途中 3(동일도중 3) 겨울밤 길을 걸으며 策馬行行趂夕陽(책마행행진석양) : 말 달리고 달려서 석양 무렵 다달아 聊尋田舍解歸裝(료심전사해귀장) : 애오라지 농가 찾아 여장을 푸네 浮生浪迹身如寄(부생랑적신여기) : 유랑하는 뜬 인생 정처 없는 이내 몸 旅枕無眠夜更長(여침무면야갱장) : 객장에 잠 못 들어 밤이 더욱 길구나 雪灑園林花盡發(설쇄원림화진발) : 눈 뿌린 동산 숲엔 눈꽃 활짝 피었고 年豊村落酒猶香(년풍촌락주유향) : 풍년 맞은 마을에는 술이 더욱 향기롭네 主人莫問何爲客(주인막문하위객) : 주인은 묻지 마오 어찌 나그네 되었냐고 面色皆黎語亦鄕(면색개여어역향) : 얼굴빛 모두 검고 말씨 또한 시골일세

서하 임춘(1170) 2023.04.05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冬日途中 2(동일도중 2)겨울밤 길을 걸으며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冬日途中 2(동일도중 2) 겨울밤 길을 걸으며 征鞍催發曉先鷄(정안최발효선계) : 가는 말 출발 재촉 첫닭 우는 새벽이라 紅葉鋪霜擁野蹊(홍엽포상옹야혜) : 서리 덮인 단풍잎이 들길 품어 안았구나 原上無風殘燒斷(원상무풍잔소단) : 언덕 위 바람 없어 타던 불씨 꺼지고 峰前欲雪凍雲低(봉전욕설동운저) : 봉우리 앞 눈 내릴 듯 언 구름 나직하네 畏途獨怪行人少(외도독괴행인소) : 험한 길엔 행인 드물어 유독 괴이 했는데 候館頻聞困馬嘶(조관빈문곤마시) : 망루에선 지친 말울음 자주 들리네 廻首蒼蒼烟水暮(회수창창연수모) : 돌려보니 안개 낀 푸른 물이 저물어 依然似出武陵溪(의연사출무릉계) : 의연하게 무릉계곡 나타난 것 같구나

서하 임춘(1170) 2023.03.30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冬日途中 1(동일도중 1)겨울밤 길을 걸으며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冬日途中 1(동일도중 1) 겨울밤 길을 걸으며 凌晨獨出洛州城(릉신독출낙주성) : 새벽에 홀로 낙주성을 나서니 幾許長亭與短亭(기허장정여단정) : 몇 번이나 멀고 가까운 정자에 들렀던가 跨馬行衡微雪白(과마행형미설백) : 말 타고 싸락눈 하얀 길을 걸으며 擧鞭吟數難峰靑(거편음수난봉청) : 채찍 들어 푸른 산 험한 봉우리 노래하며 가네 天邊日落歸心促(천변일락귀심촉) : 해는 하늘 너머로 지는데 돌아갈 마음 급한데 野外風寒醉面醒(야외풍한취면성) : 들바람 차니 취한 얼굴 술이 깨네 寂寞孤村投宿處(적막고촌투숙처) : 적막한 외진 고을, 내 자고 갈 곳인네 人家門戶早常扃(인가문호조상경) : 집에는 일찍부터 문이 잠겨있네

서하 임춘(1170) 2023.03.23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寄友人(기우인) 친구에게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寄友人(기우인) 친구에게 十年流落負生涯(십년유락부생애) : 떠도는 생활 십년에 생애를 망쳤어도 髑處那堪感物華(촉처나감감물화) : 이르는 곳마다 좋은 경치, 그 멋을 어찌 견디리 秋月春風詩準備(추월춘풍시준비) : 가을 달, 봄바람에 시도 있으니 旅愁羈思酒消磨(여수기사주소마) : 나그네 온갖 시름 술로써 녹이려네 縱無功業傳千古(종무공업전천고) : 천고에 전할 공업은 하나 없어도 還有文章自一家(환유문장자일가) : 그래도 문장은 일가를 이루었네 盜世偸閑殊不惡(도세투한수불악) : 무위도식 한가함도 그리 나쁘진 않아 從敎身世轉蹉跎(종교신세전차타) : 내 신세가 망가져도 이대로 살리라

서하 임춘(1170) 2023.03.16

西河 林椿 (서하 임춘). 漁 父 (어부)

西河 林椿 (서하 임춘). 漁 父 (어부) 浮家汎宅送平生(부가범댁송평생) : 물에 뜬 집에서 평생을 보내니 明月扁舟過洞庭(명월편주과동정) : 밝은 달, 조각배로 동정호를 지난다 壇上不聞夫子語(단상불문부자어) : 단 위에서 공자님 말 듣지 못하고 澤邊來笑屈原醒(택변래소굴원성) : 못 가에서 굴원 깨어산다는 말에 웃었다 臨風小笛歸秋浦(임풍소적귀추포) : 바람에 작은 피리 불며 가을 포구로 돌아오니 帶雨寒簑向晩汀(대우한사향만정) : 비에 젖은 차가운 도롱이 입고 저녁 물가로 향한다 應笑世人多好事(응소세인다호사) : 웃으리라, 세상사람들 일하기 좋아하여 幾回將我畵爲屛(기회장아화위병) : 몇 번이나 나를 그려 병풍으로 삼았는가

서하 임춘(1170) 2023.03.09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贈李湛之(증이담지) 이담지 에게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贈李湛之(증이담지) 이담지 에게 去國同流落(거국동유락) : 서울 떠나 함께 떠돌다 今朝復入闕(금조복입궐) : 조정에 다시 들었네 天敎雙劒合(천교쌍검합) : 임금님 그대와 나 둘을 만나게 하고 亂後一珠還(난후일주환) : 난리 후엔 진주 하나 더 돌아왔네 歲月黏衰鬢(세월점쇠빈) : 흐르는 세월에 귀 밑머리 더 희어졌네 風霜改舊顔(풍상개구안) : 풍상은 옛 얼굴 바꾸어 놓았네 平生交分厚(평생교분후) : 평생 맺은 교분 두터워 猶喜更追攀(유희갱추반) : 오히려 즐거워라 다시 같이 하게 된 것

서하 임춘(1170) 2023.03.03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平章李光縉輓詞(평장이광진만사) 평장 이광진 만사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平章李光縉輓詞(평장이광진만사) 평장 이광진 만사 兩代黃扉相(양대황비상) : 두 조정의 문하성 재상 時稱萬石君(시칭만석군) : 세상 사람들 만석군이라 불렀소 獨全知畏愼(독전지외신) : 오로지 조심할 줄 알아 早白爲憂勤(조백위우근) : 근심과 조심으로 일찍 백발이 다 되었소 遺令孤皆奉(유령고개봉) : 남긴 교훈 자손들 다 받들고 陰功世莫聞(음공세막문) : 숨은 공덕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네 秋風敷行淚(추풍부행루) : 가을바람에 흐르는 눈물 灑向北邙墳(쇄향북망분) : 북망산 무덤 향해 뿌리옵니다

서하 임춘(1170) 2023.02.24

西河 林椿 (서하 임춘) . 謝見訪(사견방) 방문을 사례하며

西河 林椿 (서하 임춘) . 謝見訪(사견방) 방문을 사례하며 長安霖雨後(장안림우후) : 서울 장마 그친 뒤 왔소 思我遠相過(사아원상과) : 날 위해 멀리도 찾아왔소 寂寞蝸牛舍(적막와우사) : 적막한 오막살이 徘徊駟馬車(배회사마거) : 화려한 사두마차 찾아왔소 恒飢窮子美(항기궁자미) : 항상 굶주리고 초라한 두보 같고 非病老維摩(비병노유마) : 병이 아닌데도 벼슬하지 않고 늙은 유마 왕유 같은 나 莫書吾門去(막서오문거) : 우리 집에 이름 적고 가지 마소 聲名恐更多(성명공갱다) : 내 명성 더 커질까 두렵소

서하 임춘(1170) 2023.02.17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八月十五日夜(팔월십오일야)팔월 보름밤

西河 林椿 (서하 임춘). 八月十五日夜(팔월십오일야)팔월 보름밤 共看中秋月(공간중추월) : 추석날 달을 함께 보며 高樓對酒壺(고루대주호) : 높은 누에 올라 술병을 마주했네 雲頭初湧出(운두초용출) : 구름 끝에서 솟아 오르니 天面淨都盧(천면정도로) : 하늘과 고을이 모두 맑아라 子落恒娥桂(자락항아계) : 알은 항아의 계수나무에 떨어지고 光潛老蚌珠(광잠로방주) : 빛은 오래된 진주 속에 잠겨있구나 誰知淸景好(수지청경호) : 누가 알리오, 맑은 경치가 좋음이 却勝武昌都(각승무창도) : 무창의 도읍보다 더 낫은 것을 말이오

서하 임춘(1170) 2023.02.10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蕭 寺 (소 사) 쓸쓸한 절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蕭 寺 (소 사) 쓸쓸한 절 早把文章動帝京(조파문장동제경) 일찍이 문장으로 장안을 울렸거니 乾坤一介老書生(건곤일개노서생) 끝없는 하늘 아래 외로운 저 노인 如今始覺空門味(여금시각공문미) 부처님 뵈러 절을 찾지만은 滿院無人識姓名(만원무인식성명) 그 이름 아는 이 아무도 없네

서하 임춘(1170) 2023.02.03

西河 林椿 (서하 임춘). 書外院壁(서외원벽) 외원 벽에 쓰다

西河 林椿 (서하 임춘). 書外院壁(서외원벽) 외원 벽에 쓰다 早抱文章動帝京(조포문장동제경) : 어려서 문장으로 서울에 알려진 ​ 乾坤一介老書生(건곤일개노서생) : 천지의 한 사람 늙은 서생이었다네 ​ 如今始覺空門味(여금시각공문미) : 이제야 깨닭은 불교의 맛 ​ 滿院無人識姓名(만원무인식성명) : 절 가득해도 성명을 아는이 아무도 없다

서하 임춘(1170) 2023.01.27

西河 林椿 (서하 임춘). 過長湍(과장단)장단을 지나며

西河 林椿 (서하 임춘). 過長湍(과장단)장단을 지나며 長湍風急浪如山(장단풍급랑여산) : 여울에 바람 몰아쳐 물결이 산 같아 ​ 欲借孤舟上瀨灘(욕차고주상뢰탄) : 작은 배 빌려 여울물을 오르려 하노라 ​ 十二時回朝復暮(십이시회조부모) : 열두 시간 돌아와 아침이 다시 저녁되니 ​ 人間何日少波瀾(인간하일소파란) : 인간세상 어느 날인들 파란이 없겠는가

서하 임춘(1170) 2023.01.21

西河 林椿 (서하 임춘). 道中暴雨(도중폭우)길 가다 만난 소나기

西河 林椿 (서하 임춘). 道中暴雨(도중폭우)길 가다 만난 소나기 天底野濶雨跳珠(천저야활우도주) : 하늘은 낮고 들은 넓은데 비가 구슬 티듯하는데 ​ 猛勢橫空望却無(맹세횡공망각무) : 맹렬한 기세 공중을 가로질러, 보아도 아무 것도 없도다 ​ 想得符堅初戰退(상득부견초전퇴) : 생각해보니 마치 부견이 처음 전쟁에 패하여 달아나니 ​ 千兵萬馬一時趨(천병만마일시추) : 온갖 병사와 말들이 일시에 다 달아나는 것과 같구나

서하 임춘(1170) 2023.01.14

西河 林椿 (서하 임춘). 重到京師(중도경사)

西河 林椿 (서하 임춘). 重到京師(중도경사) 다시 서울에 돌아와 ​ 劉郞今是白頭翁(유랑금시백두옹) : 유랑이 이제 백두옹 되었으니 ​ 一十年來似夢中(일십년래사몽중) : 지난 십 년이 마치 꿈 속 같구나 ​ 惆愴玄都仙館裏(추창현도선관리) : 쓸쓸한 하늘나라 신선의 집에는 ​ 兎蔡燕麥動春風(토채연맥동춘풍) : 토끼풀과 귀리가 봄바람에 살랑이리라

서하 임춘(1170) 2023.01.08

西河 林椿 (서하 임춘). 七 夕 (칠 석) 칠석날

西河 林椿 (서하 임춘). 七 夕 (칠 석) 칠석날 銀河靑淺月華繞(은하청천월화요) : 은하수는 푸르고 잔잔하게 달빛을 두르고 ​ 也喜神仙會此宵(야희신선회차소) : 기쁘기도 하다, 신선들이 이 밤에 모였구나 ​ 多少人間烏與鵲(다소인간오여작)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까마귀와 까치로 ​ 年年辛苦作仙橋(년년신고작선교) : 해마다 고생하며 오작교를 만드는가

서하 임춘(1170) 2023.01.01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謝惠鯉(사혜리)

西河 林椿 (서하 임춘). 謝惠鯉(사혜리) 잉어를 주어서 감사를 드리노라 ​ 忽見先生謝惠鯉(홀견선생사혜리) : 문득 선생을 보니 잉어 주신 것이 고마우니 ​ 不須彈鋏歎歸歟(불수탄협탄귀여) : 가위 두드리며 돌아감을 탄식해야만 하는가 ​ 呼兒乞火烹來處(호아걸화팽래처) : 아이 불러 불 빌려 삶아 오라는 처지에 ​ 更得中藏尺素書(갱득중장척소서) : 다시 귀중한 서찰까지 얻어 간직하게 되었구나

서하 임춘(1170) 2022.12.26

西河 林椿(서하 임춘). 謝人携酒見訪(사인휴주견방)

西河 林椿(서하 임춘). 謝人携酒見訪(사인휴주견방) 사람이 술을 가지고 찾아주어 고마워서 門外頻廻長者車(문외빈회장자거) : 문 밖에 고관의 수레 빈번히 돌아들고 ​ 從容談笑酌流霞(종용담소작류하) : 조용히 담소를 나누며 유하주를 따른다 ​ 識奇不是楊雄學(식기불시양웅학) : 기이함은 알겠지만 양웅의 학문은 모르는데 ​ 日日空煩載酒過(일일공번재주과) : 날마다 공연히 번거롭게 술을 싣고 지나간다

서하 임춘(1170) 2022.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