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봉 김성일(1538) 42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卽 事 (즉 사) 보이는 대로 바로 짓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卽 事 (즉 사) 보이는 대로 바로 짓다  明月掛天心 (명월괘천심)밝은 달이 하늘 한가운데 걸렸으니 分明兩鄕見 (분명량향견)틀림없이 확실하게 두 마을을 보리라. 浮雲亦何意 (부운역하의)뜬 구름 또한 무슨 뜻으로 能成片時眩 (능성편시현)잠시나마 달을 가려 어지럽게 할까.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舟中月(주중월) 배 안에서 달을 바라보며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舟中月(주중월)배 안에서 달을 바라보며 銀闕聳蒼海 (은궐용창해)달이 푸른 바다 위로 솟아오르자 皎然千里輝 (교연천리휘)아득히 먼 곳까지 밝게 비추네. 人心亦有鏡 (인심역유경)사람의 마음에도 역시 거울이 있으니 願與爾同歸 (원여이동귀)너와 함께 돌아가기를 바라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仰 巖 (앙 암) 엄숙한 바위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仰 巖 (앙 암)  엄숙한 바위   中天日未午 (중천일미오)하늘 한가운데 해가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已倒半江陰 (기도방강음)벌써 강 복판에 그늘을 드리웠네. 潭底龍宮冷 (담저룡궁랭)연못 밑에 있는 용궁龍宮이 차기만 하니 先秋蟄意深 (선추칩의심)가을이 오기도 전에 숨어 지낼 생각이 깊어지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我所思四首 4(아소사사수 4) 내가 생각하는 것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我所思四首 4(아소사사수 4) 내가 생각하는 것 ​我所思兮在何許(아소사혜재하허) : 나의 생각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가 鶴峯之麓岐山陰(학봉지록기산음) : 학봉의 기슭이요, 기산의 골짜기라네. 山中誰伴鹿與麋(산중수반녹여미) : 산 중에서는 누가 사슴과 노루 짝 되고 室中何有書與琴(실중하유서여금) : 방 안에는 어디에 책과 거문고 있는가 負郭有田牛可耕(부곽유전우가경) : 성곽 곁에는 밭 있어서 소가 밭갈 수 있고 臨水有亭詩可吟(림수유정시가음) : 물가에는 정자 있어 시를 읊을 수 있다네. 胡爲形役久不歸(호위형역구부귀) : 어찌하여 고생하며 오랫동안 돌아가지 않고 兩鬢坐受風霜侵(량빈좌수풍상침) : 귀밑머리 풍상의 시달림을 받게 하나 迷途已遠悔何晚(미도이원회하만) : 혼미한 길은 아득..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我所思四首 3(아소사사수 3) 내가 생각하는 것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我所思四首 3(아소사사수 3) 내가 생각하는 것 我所思兮在何許(아소사혜재하허) : 나의 생각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가 鶺鴒之原荊樹林(척령지원형수림) : 척령의 언덕, 가시나무 숲이라네. 生分一體如手足(생분일체여수족) : 한 몸에서 태어나 손발과도 같아 坐必同席行連襟(좌필동석항련금) : 앉을 적에 같이 앉고 갈 적에도 함께 갔었네. 怡怡一堂樂且湛(이이일당낙차담) : 한 집에서 화락하여 즐겁고 편했는데 豈知離別愁人心(개지리별수인심) : 이별하여 수심할 줄 내 어찌 알았을까. 四方遊宦忽異鄕(사방유환홀이향) : 사방 떠돌면서 벼슬하려 홀연히 타향에 와서 風雨幾憶聯床吟(풍우기억련상음) : 풍우 속에 몇 번이나 그 옛날 일 생각했나. 此行行役又萬里(차항항역우만리) : 이번 걸음 가는 길은..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我所思四首 2(아소사사수 2) 내가 생각하는 것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我所思四首 2(아소사사수 2) 내가 생각하는 것 我所思兮在何許(아소사혜재하허) : 나의 생각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가 嶺南之鄕洛東水(령남지향낙동수) : 영남의 고향 땅, 낙동강 강물이라네. 靈椿光景忽已暮(령춘광경홀이모) : 아버님의 나이가 홀연 이미 저무니 遊子愛日情何已(유자애일정하이) : 떠도는 나그네 해 아끼는 정 어찌 그칠까. 身縻寸祿不能去(신미촌녹부능거) : 낮은 벼슬에 몸매이어 떠날 수가 없어 望雲幾年心如燬(망운기년심여훼) : 몇 년을 그리워하여 마음이 타는 듯하다네. 此來消息轉茫然(차내소식전망연) : 이곳에 오니 소식 도리어 막막해져 地闊天長弦與矢(지활천장현여시) : 땅 넓고 하늘 높아 내 마음은 활과 화살이라네. 雖將公義且自寬(수장공의차자관) : 비록 공무 때문이라..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感興 2(감흥 2) 감흥이 일어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感興 2(감흥 2) 감흥이 일어 混沌死已久(혼돈사이구) : 혼돈이 죽은 지 이미 오래인지라 邈矣羲皇春(막의희황춘) : 복희 시대 옛적 봄이 아득하여라. 眞源日凋喪(진원일조상) : 진원은 날마다 시들고 상하여 薄俗無由淳(박속무유순) : 박한 풍속 두터워질 길이 없어라. 至人秉大勻(지인병대균) : 지인 있어 큰 기틀 잡으면 萬化從此新(만화종차신) : 천지 만물은 이로부터 새로워진다. 轉移諒非難(전이량비난) : 변하여 바뀌기가 진정 어렵지 않아 此道誰與陳(차도수여진) : 이런 진리를 누구와 말하여 보리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再遊洗心臺(재유세심대) 다시 세심대에 노닐며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再遊洗心臺(재유세심대) 다시 세심대에 노닐며 ​人世少適韻(인세소적운) : 세상은 운치 있는 곳이 드물어 出門何所歸(출문하소귀) : 문을 나왔으니 어디로 갈까. 城西足幽賞(성서족유상) : 성 서편은 감상하기 충분하니 有臺連翠微(유대련취미) : 푸른 기운 도는 누대가 있도다. 喚我二三子(환아이삼자) : 친구 두세 명 불러내어서 散策爭學晩(산책쟁학만) : 막대 짚고 거닐며 석양을 본다. 壺天隔九衢(호천격구구) : 호천이 큰길과 건너 있어서 一塵淸不飛(일진청부비) : 맑은 날이라 티끌 하나 날지 않는다. 松陰護雲關(송음호운관) : 소나무 그늘, 구름 낀 관문 둘렀고 竹影侵煙扉(죽영침연비) : 대나무 그림자 대문 안에 들었구나. 巖泉淨可洗(암천정가세) : 바위 사이 샘물 맑아 씻을 만..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我所思四首 1(아소사사수 1) 내가 생각하는 것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我所思四首 1(아소사사수 1) 내가 생각하는 것 我所思兮在何許(아소사혜재하허) : 나의 생각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가 華山之陽漢水涘(화산지양한수사) : 화산의 남쪽이요, 한수의 물가이라네. 五雲宮闕起天中(오운궁궐기천중) : 오색 궁궐은 하늘 복판에 우뚝 솟아 玉皇高拱層城裏(옥황고공층성리) : 옥황황제 성 안에 단정하게 앉아 있네. 憶我初爲香案吏(억아초위향안리) : 생각하노라, 내가 처음 향안 관리 되니 天語洋洋如在耳(천어양양여재이) : 임금 말씀 양양하게 귓가에 맴돌았었네. 觀周此日走原隰(관주차일주원습) : 사신 길 가는 오늘 언덕과 진흙 뻘을 내닫고 一別美人千萬里(일별미인천만리) : 임 한 번 이별함에 천리만리 떨어졌다네. 賢勞孰非分內事(현노숙비분내사) : 현명한 수고 어느 ..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大陵河(대릉하) 대릉하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大陵河(대릉하) 대릉하 ​陵河之水去悠悠(능하지수거유유) : 대릉하의 물은 유유히 흘러 馳波日域無停流(치파일역무정류) : 동녘으로 치닫는 물결 쉬지 않고 흐른다. 河邊行客首西路(하변항객수서노) : 강변을 지나는 나그네 서쪽 길을 향하고 渡頭落日思綢繆(도두낙일사주무) : 나루터에 지는 해에 생각이 얽히는구나. 歸心長與水東注(귀심장여수동주) : 돌아가고 픈 마음 길이 물과 동으로 쏠리는데 王事有程難自由(왕사유정난자유) : 나랏일에 일정이 있어 자유롭지 못 하구나. 芳洲杜若采盈掬(방주두야채영국) : 물가에 모인 향긋한 풀 한 움큼 가득 뜯어 欲贈美人關河脩(욕증미인관하수) : 임에게 주려 해도 관하는 멀고 대득하다. 年華苒苒可柰何(년화염염가내하) : 더딘 세월을 내 어찌할 수 있으랴 ..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偶 吟(우 음) 우연히 읊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偶 吟(우 음) 우연히 읊다 出處亦何常(출처역하상) : 이 세상 출저가 또한 항상 같을까 卷舒雲無心(권서운무심) : 피었다 말리는 무심한 흰 구름이여. 抱病歸故山(포병귀고산) : 병들어 고향 산에 돌아오니 倦飛憐野禽(권비련야금) : 날다 지친 들새가 가련하구나. 南窓夏景長(남창하경장) : 남쪽 창가 여름 경치 유장하고 北塢松桂深(배오송계심) : 북쪽 언덕 소나무 숲 유심도 하다. 塵機坐消歇(진기좌소헐) : 앉은 채로 세상 생각 삭이노라니 何者爲升沈(하자위승심) : 무엇이 내 인생에 부침이 되리오. 雖無耦耕人(수무우경인) : 함께 밭 갈 사람이야 없지만 至樂吾獨尋(지낙오독심) : 지극한 그 즐거움을 나 홀로 찾는다. 時從鹿豕遊(시종녹시유) : 때로 노루 따라 사슴 따라 놀며 相..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歸雁答(귀안답)돌아가는 기러기가 답하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歸雁答(귀안답) 돌아가는 기러기가 답하다 物性無南北(물성무남북) : 물성에는 남과 북이 없고 動息隨天時(동식수천시) : 활동과 휴식도 천시를 따른다. 天時自不爽(천시자불상) : 자연도 절로 어긋나고 去留亦何疑(거류역하의) : 가고 머묾을 또한 어찌 의심하랴. 隆冬集炎州(륭동집염주) : 한겨울에는 염주 땅에 모이고 陽德長熙熙(양덕장희희) : 양의 덕이 길이 빛나는구나. 盛夏浴瀚海(성하욕한해) : 한여름에는 한해에서 목욕하니 涼風日颸颸(량풍일시시) : 서늘한 바람 날마다 솔솔 불어온다. 蘆或備不虞(로혹비불우) : 갈대 잎으로 비상시를 준비하고 稻取充其飢(도취충기기) : 벼 낟알로는 허기진 배를 채운단다. 肯學名利人(긍학명리인) : 명예와 이익을 좇는 사람 배워야지 見幾尙遲遲(견기..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問歸雁(문귀안) 돌아가는 기러기에게 묻는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問歸雁(문귀안) 돌아가는 기러기에게 묻는다 ​嗷嗷彼鳴鴈(오오피명안) : 울며 가는 저 기러기야 往來何數數(왕내하수수) : 왕래함이 어찌 그리도 자주하나. 昨日飛燕雲(작일비연운) : 어제는 북녘 연나라 구름 속을 날다가 今晨叫楚月(금신규초월) : 오늘 아침 남녘 초나라 달을 보고 우는구나. 天長地又闊(천장지우활) : 하늘은 아득하고 땅 또한 넓은데 何處有栖息(하처유서식) : 깃들여서 쉴 곳은 그 어디란 말인가. 莫倚口中蘆(막의구중노) : 입에 문 갈대를 믿지를 말라 恐爾罹矰繳(공이리증격) : 네가 주살 맞을까 걱정되어라. 稻粱亦何慕(도량역하모) : 곡식 낟알도 어찌 부러워할 것이랴 身肥禍不測(신비화부측) : 몸이 비대해지면 화를 짐작하기 어럽구나. 何如丹穴鳳(하여단혈봉) : 단..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豐潤縣雨中(풍윤현우중) 풍윤현에 비 내리는데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豐潤縣雨中(풍윤현우중) 풍윤현에 비 내리는데 天公似欲妒餘暉(천공사욕투여휘) : 하느님이 남은 햇빛 시기하는지 小雨廉纖向晚飛(소우렴섬향만비) : 보슬비 보슬보슬 저녁 향해 나는구나. 細打花枝紅撲地(세타화지홍박지) : 꽃가지 살짝 치니 붉은 꽃 땅에 지고 輕沾柳絮白黏衣(경첨류서백점의) : 버들솜 가볍게 적셔 허옇게 옷에 묻는구나. 一春物色行將盡(일춘물색항장진) : 한 봄날의 물색이 다 지려 하는데 千里征人尙未歸(천리정인상미귀) : 천리의 나그네는 아직 돌아가지 못한다. 明發更愁泥路滑(명발갱수니노골) : 내일 떠나려니 진흙길에 미끄러질까 黃昏無語倚郵扉(황혼무어의우비) : 황혼녘에 말없이 여관 문에 기대어 선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遼東城(요동성) 요동성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遼東城(요동성) 요동성 懷遠門前擡遠眸(회원문전대원모) : 회원문 앞에서 고개 들어 멀리 보는 눈 千山一半夕陽收(천산일반석양수) : 천산은 절반이 석양빛에 물들어 있다. 隋唐戰伐乾坤老(수당전벌건곤노) : 수와 당의 정벌 속에 하늘과 땅는 늙어 가고 漢魏紛爭歲月悠(한위분쟁세월유) : 한나라 위나라가 다투고 세월이 유구히 흐른다. 遼鶴獨悲人物變(료학독비인물변) : 신선인 요동 학이 인물이 변함을 슬퍼할 뿐 居民豈識古今愁(거민개식고금수) : 백성들이 어찌 고금의 시름 알겠는가. 逄公管子曾爲客(방공관자증위객) : 방공과 관자가 일찍이 나그네가 되었니 欲問仙舟何處求(욕문선주하처구) : 신선 배를 묻고싶으나 그 어디에서 찾아야하나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奉送伯氏克一出宰星山(봉송백씨극일출재성산)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奉送伯氏克一出宰星山 (봉송백씨극일출재성산) 큰형 극일이 성산 수령으로 가는 것을 전송하며 熊轓皁蓋出東城(웅번조개출동성) : 웅번 수레 타고 일산 쓰고 동쪽 성을 나서서 南望家山指日行(남망가산지일항) : 남쪽으로 고향 산 가리키며 날마다 길을 간다. 奉檄偏知毛義喜(봉격편지모의희) : 격문을 받들음에 모의의 기쁜 알아서 彈琴慣領海雲情(탄금관령해운정) : 가야금을 뜯음에 해운 최치원의 마음 알겠노라. 一區民物歸洪造(일구민물귀홍조) : 한 구역의 백성들이 커다른 조화에 들어가고 百里絃歌入太平(백리현가입태평) : 일백 리가 학문하여 태평성대에 들어간다. 川谷至今開白鹿(천곡지금개백녹) : 시내 골짝 속엔 지금 백록동 서원이 생겼으니 更將心學闡誠明(갱장심학천성명) : 다시금 심학으로 참된..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雨後遊山莊(우후유산장) 비가 내린 뒤에 산장에서 노닐며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雨後遊山莊(우후유산장) 비가 내린 뒤에 산장에서 노닐며 ​久雨見天日(구우견천일) : 긴 장마 끝에 하늘에 해 曳杖投山園(예장투산원) : 지팡이 짚고 산장에 든다. 溪雲尙含滋(계운상함자) : 골짝 구름은 아직도 촉촉한데 露葉風飜飜(노엽풍번번) : 이슬 젖은 나뭇잎 바람에 날린다. 靑山忽入望(청산홀입망) : 청산에 홀연히 들어가보니 妙意終難言(묘의종난언) : 오묘한 뜻 끝내 말로 하기 어려워라. 惜無同聲子(석무동성자) : 함께 노래할 사람 없음이여 獨往傷吟魂(독왕상음혼) : 홀로 돌아가 시 읊으니 마음 아파라. 日暮還空廬(일모환공려) : 날 저물어 빈 집에 돌아오니 新月滿柴門(신월만시문) : 초승달 빛만이 사립문에 가득하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龍灣別席(용만별석)용만에서 이별하며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龍灣別席(용만별석) 용만에서 이별하며 三杯撫長劍(삼배무장검) : 석 잔 술 마시고 긴 칼 잡고서 萬里渡龍灣(만리도룡만) : 만 리 머나먼 길, 용만 길 건넌다. 丈夫早許國(장부조허국) : 대장부 나라에 몸 바쳤으니 肯爲兒女顔(긍위아녀안) : 아녀자의 얼굴빛 어찌 짓겠는가. 長風吹客袂(장풍취객몌) : 긴 바람은 나그네 옷소매에 불고 落日低西關(낙일저서관) : 지는 해는 서쪽 관문에 나직하다. 驪駒忽在路(려구홀재노) : 검은 말이 어느새 길에 나와 있어 僕夫催征鞍(복부최정안) : 마부는 갈 길 재촉하는구나. 臨行重回首(림항중회수) : 떠나매 다시 머리 돌려보니 白雲千萬山(백운천만산) : 온 산에 흰 구름이 가득하구나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送尹尙中卓然赴京二首 2(송윤상중탁연부경이수 2)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送尹尙中卓然赴京二首 2 (송윤상중탁연부경이수 2) 상중 윤탁연이 서울로 부임하는 것을 전송하며 客路經遼野(객노경료야) : 사신 길에 요동 들판 지나는데 偏令志士悲(편령지사비) : 특별히 지사들의 마음 슬프게 하는구나. 閭山賀氏墓(려산하씨묘) : 여산에는 하씨의 무덤이 있고 孤竹伯夷祠(고죽백이사) : 고죽성에는 백이숙제의 당이 있단다. 霽月無邊照(제월무변조) : 밝은 달은 한없이 내려 비추고 淸風不盡吹(청풍부진취) : 맑은 바람은 쉬지 않고 불어서 오는구나. 晚生空好古(만생공호고) : 늦게 나서 부질없이 옛날 좋아하는데 千里有餘思(천리유여사) : 천릿길에 머리에 남은 있는 생각이 있어라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退溪先生挽詞 2(퇴계선생만사 2) 퇴계선생 만사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退溪先生挽詞 2(퇴계선생만사 2) 퇴계선생 만사 喬嶽崩何遽(교악붕하거) : 태산과 교악 무너짐이 어찌나 갑작스러운지 儒林失所宗(유림실소종) : 유림에서는 우러러 섬길 사람을 잃어버렸도다. 天時關否泰(천시관부태) : 하늘의 때가 막히는 데 관계된 것인가 世道屬汙隆(세도속오륭) : 세상의 도가 무너질 때가 되어서인가. 豈止私吾哭(개지사오곡) : 어이 나 혼자만의 통곡에 그쳐야 하리오. 終深爲國恫(종심위국통) : 끝내는 나라 위해 상심이 깊었도다. 洛江流不舍(낙강류부사) : 낙동강 물 흘러흘러 그치지 않는데 源派更誰窮(원파갱수궁) : 그 원류를 다시 누구에서 찾으리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退溪先生挽詞 1(퇴계선생만사 1) 퇴계선생 만사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退溪先生挽詞 1(퇴계선생만사 1) 퇴계선생 만사 斯文天未喪(사문천미상) : 유학을 하늘이 잃지 않게 하여 間氣鍾眞儒(간기종진유) : 빼난 기운 모아서 참 선비 내셨다. 統緖傳閩洛(통서전민낙) : 그 법통은 정자와 주자를 이었고 淵源接泗洙(연원접사수) : 그 연원은 공자님을 접하였었다. 卷舒時義大(권서시의대) : 진퇴에는 시대 의리가 컸었고 獻替廟謨紆(헌체묘모우) : 올리는 글에는 조정의 계책 얽혀있다 敎雨添東海(교우첨동해) : 교화의 비를 내리어 동해 바다 적시어 民彝賴不渝(민이뢰부투) : 백성의 떳떳한 도리가 덕분에 밝아졌도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龍灣感興(용만감흥) 용만 가는 길에 감흥이 일어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龍灣感興(용만감흥) 용만 가는 길에 감흥이 일어 薄暮投邊鎭(박모투변진) : 초저녁 변방 진영에 투숙하려니 龍灣雪意驕(룡만설의교) : 용만 땅에는 눈보라가 사납구나. 箕封行已盡(기봉항이진) : 기자의 땅 갈 길이 다했는데 遼塞望還遙(료새망환요) : 요동 변새는 바라봄에 더욱 아득하다. 萬里心猶壯(만리심유장) : 만 리 길에 마음은 도리어 꿋꿋한데 三杯興亦饒(삼배흥역요) : 석 잔 술에 흥취 또한 넉넉하여라. 中宵撫長劍(중소무장검) : 한밤중에 긴 칼을 어루만지니 紫氣直衝霄(자기직충소) : 붉은 기운이 바로 하늘 찌르는구나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佇福院途中遇雪(저복원도중우설) 저복원으로 가는 중에 눈을 만나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佇福院途中遇雪(저복원도중우설) 저복원으로 가는 중에 눈을 만나 大野何曼曼(대야하만만) : 큰 들판은 어찌 저리도 멀고 먼가 北行行路難(배항항노난) : 북쪽 사행길은 험난하기도 하다. 顚風欺客袂(전풍기객몌) : 거센 바람은 옷소매를 펄럭거리고 急雪撲征鞍(급설박정안) : 눈보라는 말안장을 후려치는구나. 許國寸心壯(허국촌심장) : 나라에 몸 바치는 마음이 장하여 思親雙涕潸(사친쌍체산) : 어버이가 그리워서 두 눈에 눈물 흐른다. 分明千里夢(분명천리몽) : 눈에 선하여라, 천리 먼 꿈속에서 昨夜到鄕山(작야도향산) : 어젯밤에 가 보았던 고향의 산천이여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感興 1(감흥 1) 흥이 일어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感興 1(감흥 1) 흥이 일어 哲人已云亡(철인이운망) : 철인은 이미 죽었다 말하니 嘆息將何依(탄식장하의) : 장차 그 누구를 의지할지를 탄식한다. 茫茫出門去(망망출문거) : 문밖 나가 길 떠나도 아득하여 擿埴迷所歸(적식미소귀) : 어둠 속에 혼미해서 돌아갈 길 모르겠다. 歸來調玉琴(귀내조옥금) : 되돌아와 거문고 줄 조절해 봐도 絃絶不勝悲(현절부승비) : 줄 끊어져 슬픔을 금치 못하겠다. 空餘寒水月(공여한수월) : 부질없이 찬 물 속에 달만 남아 千載留淸輝(천재류청휘) : 천 년토록 맑은 광채만이 남았어라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燈 花(등 화) 등잔 불꽃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燈 花(등 화) 등잔 불꽃 綴玉與排粟(철옥여배속) : 옥별레 잇고 금 낟알 밀어 부쳐 中宵隨意成(중소수의성) : 한밤중에도 마음대로 하는구나. 光生忠愍燭(광생충민촉) : 광채는 충민의 촛불에서 생겨났고 紅壓退之檠(홍압퇴지경) : 붉음은 퇴지의 등불걸이를 압도하였다. 誰識看花妙(수식간화묘) : 누가 알리오, 꽃을 보는 오묘한 이치를 難窮造物情(난궁조물정) : 조물주의 마음을 끝까지 알기는 어려워라. 向人能報喜(향인능보희) : 사람에겐 능히 기쁨 알리어 주니 不獨占陰晴(부독점음청) : 다만 흐리고 맑음을 점칠 줄 모르노라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奉送仲氏守一還(봉송중씨수일환) 둘째 형 수일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전송하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奉送仲氏守一還(봉송중씨수일환) 둘째 형 수일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전송하다 漢水去悠悠(한수거유유) : 한강 물이 흘러감은 유유한데 離情不自由(리정부자유) : 이별의 정은 맘대로 할 수가 없어라. 行隨江路遠(항수강노원) : 가는 발걸음 강 길따라 멀어지고 心逐嶺雲浮(심축령운부) : 내 마은 고개 위 구름 따라 떠간다. 萬里思親淚(만리사친누) : 만리 먼 곳에서 부모님 생각하는 눈물 三杯惜別愁(삼배석별수) : 이별의 석 잔 순에 마음 애닯구나. 渡頭人散盡(도두인산진) : 강나룻가 사람들 다 떠나가고 斜日獨登樓(사일독등누) : 기우는 햇볕 속에 홀로 누각을 오른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九月雨雹(구월우박)구월에 내린 우박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九月雨雹(구월우박) 구월에 내린 우박 逐雨輕珠散(축우경주산) : 비 따라와 작은 구슬 흩어지고 隨風萬玉斜(수풍만옥사) : 바람 따라 만 개의 옥이 빗겨간다. 撲林驚落葉(박림경낙엽) : 수풀 치니 지는 낙엽 놀라고 入野打餘禾(입야타여화) : 들판에 남은 곡식 타작을 하는구나. 虛閣聲聲碎(허각성성쇄) : 빈 누각, 소리마다 옥 부서지고 殘荷淅淅多(잔하석석다) : 시든 연꽃에 우수수수 시끄럽구나. 東湖秋已暮(동호추이모) : 동호에 가을 이미 저무니 蜥蝪爾堪嗟(석탕이감차) : 도마뱀이여, 네가 탄식할 만 하구나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記所見(기소견) 소견을 적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記所見(기소견) 소견을 적다 靑蘋生颶氣(청빈생구기) : 푸른 마름 잎에 거센 바람 일더니 雲物忽殊姿(운물홀수자) : 구름 모습 갑자기 그 자태가 변한다. 明滅遠山色(명멸원산색) : 멀리 산 빛이 점점 가물거리고 分披高樹枝(분피고수지) : 키 큰 나뭇가지 나누어져 출렁거린다. 玉麻初散郭(옥마초산곽) : 옥 삼대는 성곽에 막 흩어지는데 日脚又穿池(일각우천지) : 햇살은 또 연못 뚫고 들어가는구나. 萬變終歸寂(만변종귀적) : 온갖 변화 끝내는 적막으로 되돌아가니 玄機杳莫知(현기묘막지) : 묘한 기틀 아득하여 알 수 없어라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過先儒舊館有感(과선유구관유감) 선유들이 묵던 옛 관소를 지나며 느낌이 있어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過先儒舊館有感(과선유구관유감) 선유들이 묵던 옛 관소를 지나며 느낌이 있어 先儒留館地(선유류관지) : 선유들 머무시던 관소가 있는 땅 十載偶來經(십재우내경) : 십 년 만에 우연히 지나가게 되었구나. 寂寞河南座(적막하남좌) : 하남께서 앉으셨던 자리 적막 하고 荒涼茂叔庭(황량무숙정) : 무숙께서 거닐던 뜰은 황량도 하여라. 無從陪杖屨(무종배장구) : 가까이서 모실 길이 다시없으니 何處見儀刑(하처견의형) : 어느 곳서 아름다운 다스림 뵈리오. 獨有西牆木(독유서장목) : 홀로 서쪽에 담장에 나무 있으니 依然翠滿扃(의연취만경) : 의연하게 그 푸름이 대문을 덮는구나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無題 1(무제 1)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無題 1(무제 1) 恩許仍淸暇(은허잉청가) : 사가독서를 은혜로이 허락하니 來偸分外閒(내투분외한) : 분수 밖의 한가로움 훔치었구나. 蘋風生極浦(빈풍생극포) : 미풍은 먼 포구서 일고 梅雨洗前巒(매우세전만) : 매화비는 앞 봉우리 씻어간다. 擊楫空明裏(격즙공명리) : 맑은 물을 노 저어서 披襟積翠間(피금적취간) : 푸른 숲 사이에서 옷깃을 푼다. 留連多勝事(류련다승사) : 오랜 시간 즐거운 일 많아 觴詠不知還(상영부지환) : 술 마시고 시 읊으며 돌아갈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