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재 이제현(1287) 78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路上自蜀歸燕(노상자촉귀연) 촉에서 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路上自蜀歸燕(노상자촉귀연)촉에서 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馬上行吟蜀道難(마상행음촉도난) : 말 위에 앉아 촉도난을 읊다가今朝始復入秦關(금조시부입진관) : 오늘 아침에야 다시 진관으로 드는구나.碧雲暮隔魚鳧水(벽운모격어부수) : 저무는 푸른 구름 어부수에 막혀 있고紅樹秋連鳥鼠山(홍수추련조서산) : 가을철 붉은 단풍 조서산에 이어있구나.文字剩添千古恨(문자잉첨천고한) : 문자는 부질없이 천고의 한을 더하는데利名誰博一身閑(이명수박일신한) : 공명으로 누가 일신의 한가함을 넓힐까令人最憶安和路(영인최억안화로) : 사람이 안락과 화합의 길에서 가장 기억할 일은竹杖芒鞋自往還(죽장망혜자왕환) : 죽장 짚고 짚신 신고 스스로 왕래하는 것이라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多景樓雪後(다경루설후) 다경루에 눈 내린 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多景樓雪後(다경루설후) 다경루에 눈 내린 뒤 樓高正喜雪漫空(루고정희설만공) : 누대가 높아 정말 기쁘니 눈보라 공중을 날고時後奇觀更不同(시후기관경부동) : 눈 갠 뒤 기이한 경치는 견줄 것이 없어라.萬里天圍銀色界(만리천위은색계) : 만 리 먼 하늘은 은빛으로 에워싸였고六朝山擁水精宮(육조산옹수정궁) : 육조 시대 산천은 수정궁으로 변하였구나.光搖醉眼滄溟日(광요취안창명일) : 햇살이 흔들림에 취한 눈 어찔해지고淸透詩腸草木風(청투시장초목풍) : 초목에 바람 일고 맑은 날씨는 시상을 떠올리네.却笑區區何事業(각소구구하사업) : 도리어 우습구나, 떠도는 이 몸 무슨 일로十年揮汗九街中(십년휘한구가중) : 십 년 동안을 번화한 거리에서 땀을 흘렸던가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鳳州龍湫(봉주룡추) 봉주 용추에서​​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鳳州龍湫(봉주룡추) 봉주 용추에서​​山前翠石雙扉啓(산전취석쌍비계) : 산 앞 푸른 돌, 두 돌문 열렸는데石底澄潭萬丈深(석저징담만장심) : 돌 밑 맑은 못이 만 길이나 깊도다明浸日光紛閃閃(명침일광분섬섬) : 밝게 빛친 햇빛 눈부시게 반짝거리고冷涵林影淨沈沈(랭함림영정침침) : 서늘한 숲그림자 잠겨 맑고도 침침하다斯民政要滋湯旱(사민정요자탕한) : 이 백성들 탕임금 가뭄에 비를 바라니彼相誰堪作說霖(피상수감작설림) : 어느 정승이 부열의 장마비를 내릴 만한가出沒魚兒休察見(출몰어아휴찰견) : 드나드는 작은 물고기들아 살펴보지 말라龍應先遣試人心(룡응선견시인심) : 아마도 용이 널 보내 사람 마음 시험하리라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二陵早發(이릉조발)두 능을 아침에 떠나며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二陵早發(이릉조발)두 능을 아침에 떠나며 夢破郵亭耿曉燈(몽파우정경효등) : 역의 정자에서 꿈 깨니 새벽 등불 가물거리고欲乘鞍馬覺凌兢(욕승안마각릉긍) : 말 안장에 오르려니 추위가 스산하구나雲迷柱史燒丹竈(운미주사소단조) : 노자가 단약을 사르던 터에 구름만 피어오르고雪壓文王避雨陵(설압문왕피우릉) : 문왕이 비 피한 능에 눈이 펑펑 내리는구나觸事誰知胸磈磊(촉사수지흉외뢰) : 세상일에 가슴에 웅어리 짐을 누가 알리오吟詩只得髮鬅鬙(음시지득발붕승) : 시 읊으니 머리털만 자꾸 헝클어질 뿐이로다塵巾折角裘穿縫(진건절각구천봉) : 두건의 뿔이 꺾이고 갖옷도 떨어졌으니羞向龍門見李膺(수향룡문견리응) : 이 꼴로 용문에 가서 이원례를 보기 부끄러워라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函谷關(함곡관) 함곡관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函谷關(함곡관) 함곡관 形勝平看十二齊(형승평간십이제) : 형승은 열두 제를 내려다 보는데下臨無路上無梯(하림무로상무제) : 밑으로는 길이 없고 길 위에는 사다리도 없다土囊約住黃河北(토낭약주황하북) : 흙 주머니로 황하의 북쪽을 막았고地軸句連白日西(지축구련백일서) : 지축은 백일의 서쪽에 맞닿았구나天意已歸三尺劍(천의이귀삼척검) : 하늘의 뜻은 이미 한고조에게 돌아갔지만人心豈特一丸泥(인심기특일환니) : 인심이야 어이 한 덩이 진흙 뿐이리오秋禾滿畝風塵靜(추화만무풍진정) : 가을 곡식 이랑에 가득하고 풍진은 고요하니穏跨征鞍聽午鷄(온과정안청오계) : 안장에 편히 걸터앉아 낮 닭 울음소리 듣는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思 歸(사 귀) 돌아가고파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思 歸(사 귀) 돌아가고파 扁舟漂泊若爲情(편주표박약위정) : 조각배로 떠도는 마음 서글퍼니四海誰云盡弟兄(사해수운진제형) : 사해가 다 형제라고 누가 말했나一聽征鴻思遠信(일청정홍사원신) : 떠나는 기러기 소리에 고향 소식 그립고每看歸鳥嘆勞生(매간귀조탄로생) : 돌아가는 새를 보면 수고로운 신세 가엾도다窮秋雨鎖靑神樹(궁추우쇄청신수) : 늦가을 청신 땅의 나무에 궂은 비 자욱하고落日雲橫白帝城(락일운횡백제성) : 지는 해에 백제성은 구름이 비껴있구나認得蓴羹勝羊酪(인득순갱승양락) : 순나물 국이 양젖보다 나음을 알았으니行藏不用問君平(행장불용문군평) : 가고 물러남을 점장인 군평에 물은들 소용없어라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諸葛孔明祠堂(제갈공명사당) 제갈공명의 사당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諸葛孔明祠堂(제갈공명사당)제갈공명의 사당  群雄蠭起事紛拏(군웅봉기사분나) : 영웅들 봉기하여 일마다 어수선하니獨把經綸臥草廬(독파경륜와초려) : 홀로 경륜 안고 초가집에 누웠었다許國義高三顧後(허국의고삼고후) : 삼고 후에 높은 의리 나라에 허락하고出師謨遠七擒餘(출사모원칠금여) : 칠종칠금 뒤에 출사의 책략이 원대하였따木牛流馬誰能了(목우류마수능료) : 목우와 유마로 위장하는 재주 누가 알며羽扇綸巾我自如(우선륜건아자여) : 새털 부채와 실로 짠 두건으로 자약하였다千載忠誠懸日月(천재충성현일월) : 천고의 충성 해와 달처럼 하늘에 달려廻頭魏晉但丘墟(회두위진단구허) : 돌아보건데, 위나라와 진나라야 폐허 뿐이로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端 午(단 오) 단오날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端 午(단 오) 단오날 旅食京華十過春(여식경화십과춘) : 경사에서 떠돈 지 십 년이 넘어 西來又作問津人(서래우작문진인) : 서쪽으로 와서 또 갈 나루를 묻는다 半生已被功名誤(반생이피공명오) : 반평생은 이미 공명으로 그르쳤고 久客偏驚節物新(구객편경절물신) : 오랜 나그네 처지로 계절 바뀜에도 놀란다 萍梗羈蹤靑海月(평경기종청해월) : 부평초처럼 떰돌며 청해의 밝은 달 바라보고 松楸歸夢泰封塵(송추귀몽태봉진) : 꿈속에서 가끔 태봉땅 고향으로 돌아간다 旗亭且飮菖蒲酒(기정차음창포주) : 주점에서 또 창포주 한 잔 마시니 未用醒吟學楚臣(미용성음학초신) : 취하여 초나라 신하 굴원을 배울 필요 없도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金山寺(금산사) 금산사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金山寺(금산사) 금산사 舊聞兜率莊嚴勝(구문두솔장엄승) : 도솔암 장엄한 경관 일찍이 들었는데 今見蓬萊氣像閑(금견봉래기상한) : 봉래산 조용한 분위기 오늘에야 보는구나. 千步回廊延漲海(천보회랑연창해) : 천 걸음 긴 회랑은 넓은 바다에 연해있고 百層飛閣擁浮山(백층비각옹부산) : 백 층 넘는 날아갈 듯한 누각 물 위 봉우리 안고있다. 忘機鷺宿鍾聲裏(망기로숙종성리) : 생각을 잊은 해오라기는 종소리에 잠들어있고 聽法龍蟠塔影間(청법용반탑영간) : 탑 그림자에 서린 용이 독경소리 듣는구나. 雄跨軒前漁唱晩(웅과헌전어창만) : 난간에 걸터앉아 고기 잡는 노래 높이 부르니 練波如掃月如彎(연파여소월여만) : 비단 같은 물결 씻은 고요한데 달은 활처럼 둥글구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和贈李外郞元弼(화증리외랑원필) 외랑 이원필에게 화답하여 주다

​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和贈李外郞元弼(화증리외랑원필) 외랑 이원필에게 화답하여 주다 男子平生志四方(남자평생지사방) : 남자의 평생 뜻은 사방 천지에 두어야지 不應羞澁爲空囊(불응수삽위공낭) : 돈 없는 빈 주머니라고 부끄러울 게 없도다. 靈均去楚唯飱菊(영균거초유손국) : 굴평은 초나라 떠나서 국화만 먹었고 魯叟過陳也絶糧(노수과진야절량) : 노수도 진나라 지날 때, 식량이 떨어졌도다. 搔首只緣詩作崇(소수지연시작숭) : 머리가 빠진 것은 시가 원인이 되어서니 揚眉更覺酒能狂(양미갱각주능광) : 눈썹을 펴니 술이 사람 미치게 함 알았도다 愧非指廩周公瑾(괴비지름주공근) : 곡식 창고 보여준 주유가 못됨 부끄러우니 傾蓋相從亦不妨(경개상종역불방) : 양산 기울이며 친히 지냄도 방해되지 않겠지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病中呈愚谷(병중정우곡) 병중에 우곡에게 드립니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病中呈愚谷(병중정우곡) 병중에 우곡에게 드립니다 讀書嗟聽瑩(독서차청형) : 글 읽고 보고도 모르는 한심함 한심하고 聞道愧支離(문도괴지리) : 도를 들으려니 지리함이 너무 부끄럽구나. 豈繫蒼生望(기계창생망) : 어찌 창생들의 희망이 달렸는데 謬蒙明主知(류몽명주지) : 그릇 밝은 임금이 알아줌만을 받겠는가. 病諳年去速(병암년거속) : 병들매 세월이 몹시도 빠르고 閑厭日斜遲(한염일사지) : 한가하니 하루해가 몹시도 지루하구나. 臥念平生事(와념평생사) : 누워서 평생 일을 곰곰이 생각니 多爲識者嗤(다위식자치) : 허다히 식자의 웃음거리 되는 일이 많도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哭尙德洪宰相瀹(곡상덕홍재상약) 재상 홍약을 곡하며 덕을 기리며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哭尙德洪宰相瀹(곡상덕홍재상약) 재상 홍약을 곡하며 덕을 기리며 邂逅俄成別(해후아성별) : 기약 없이 만나 이내 이별하고 驚呼已隔生(경호이격생) : 놀라서 불러보니 삶을 떠났구려 臨書懷善誘(림서회선유) : 책을 펼치면 그대의 충고 생각나고 對酒憶眞情(대주억진정) : 술 대하니 참다운 정이 생각나오. 淚溢大同水(루일대동수) : 눈물은 흘러 대동강을 넘치고 名縣平壤城(명현평양성) : 이름은 평양성에 드높습니다. 應敎吠天喙(응교폐천훼) : 원 나라에 고자질하는 그 입을 永愧首丘誠(영괴수구성) : 고국의 정성에 부끄럽게 하시옵소서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山中雪夜(산중설야) 산 속 눈 오는 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山中雪夜(산중설야) 산 속 눈 오는 밤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 : 얇은 이불에 한기가 일고 등잔불 어둑한데 ​ 沙彌一夜不鳴鍾(사미일야부명종) : 사미승 밤새도록 종을 울리지 않네 ​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 : 나그네 일찍 문 연다고 성내겠지만 ​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 : 암자 앞 눈에 눌린 소나무 보고 싶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山中雪夜(산중설야) 산 속 눈 오는 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山中雪夜(산중설야) 산 속 눈 오는 밤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 : 얇은 이불에 한기가 일고 등잔불 어둑한데 ​ 沙彌一夜不鳴鍾(사미일야부명종) : 사미승 밤새도록 종을 울리지 않네 ​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 : 나그네 일찍 문 연다고 성내겠지만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 : 암자 앞 눈에 눌린 소나무 보고 싶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張 良(장 양) 장 량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張 良(장 양) 장 량 五世君恩未足酬(오세군은미족수) : 오대를 섬긴 임금 은혜를 충분히 갚지 못해 ​ 誓將心力快秦讎(서장심력쾌진수) : 마음 속으로 진나라 원수 갚으려 맹세하였네 韓王又作彭城土(한왕우작팽성토) : 한왕 또한 팽성의 흙이 되었고 ​ 借箸何辭轉一籌(차저하사전일주) : 젓가락 빌려 설명한 계책을 어찌 사양하겠는가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陳 平(진 평) 진평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陳 平(진 평) 진평 呂氏應非項氏儔(여씨응비항씨주) : 여씨는 애당초 항우(項羽)의 짝이 안 될 터인데 何緣到此獨深憂(하연도차독심우) : 어이하여 이렇게 홀로 근심하였을까 絳侯椎樸王陵戇(강후추박왕릉당) : 강후 주발은 미련하고 왕능은 어리석은데 更欠高皇用我謀(경흠고황용아모) : 게다가 고황처럼 나의 계책을 써줄 이도 없구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蒯 通(괴 통) 괴통은 齊나라의 변론가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蒯 通(괴 통) 괴통은 齊나라의 변론가 嫉功樂禍亡三儁(질공낙화망삼준) : 공로를 질투하고 화 즐김은 세 영웅을 망쳤고 肆辯邀名起兩臣(사변요명기량신) : 구변으로 이름 날려 두 신하를 일으켰네. 其主一言能免鑊(기주일언능면확) : 그가 주인이라고 한 마디 말이 죽음을 면하게 했으니 豈如緘口廟中人(기여함구묘중인) : 후직의 사당 앞에 세워진 입 꿰맨 사람과 어찌 같겠는가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7(고풍칠수 7)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7(고풍칠수 7) 淸朝樂無事(청조낙무사) : 청명한 아침 아무 일 없어 十日九下帷(십일구하유) : 열흘이면 아흐레는 커텐을 내렸네. 偶然出官道(우연출관도) : 우연히 벼슬길에 나아가 立馬看奔馳(입마간분치) : 말을 멈추고 바쁜 인생 보았네. 草草功名士(초초공명사) : 공명의 선비 부질없이 근심하고 紛紛豪俠兒(분분호협아) : 호협한 사람 공연히 바쁘기만 하네. 歸來對黃卷(귀래대황권) : 돌아와 책을 대하여 一笑還自怡(일소환자이) : 한번 웃으니 도리어 내 마음 편해지는구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6(고풍칠수 6) 고풍칠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6(고풍칠수 6) 고풍칠수 山中有故人(산중유고인) : 산중에 친구가 있어 貽我尺素書(이아척소서) : 나에게 편지를 전해왔다네. 學仙若有契(학선약유계) : 신선 배우는 데에 만약 딱 맞는 법이 있다면 此世眞蘧廬(차세진거려) : 이 세상은 참으로 오막살이리라. 軒裳非所慕(헌상비소모) : 부귀영화 흠모하는 것은 아니지만 木石難與居(목석난여거) : 목석과 함께 살 수는 없는 것이라네. 不如飮我酒(불여음아주) : 세상 일 술 마시기보다 못하니 死生任自如(사생임자여) : 죽고 사는 일은 자연에 맡기노라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5(고풍칠수 5) 고풍칠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5(고풍칠수 5) 고풍칠수 蘇秦學鬼谷(소진학귀곡) : 소진은 귀곡 선생에게 배웠으나 適取勞其生(적취노기생) : 마침내 자기의 일생만 고달프게 하였네. 起來佩相印(기래패상인) : 다시 일어나 승상의 인을 찼으니 足使妻嫂驚(족사처수경) : 아내와 형수를 놀라게 하였네. 胡爲任寸舌(호위임촌설) : 어이하여 한 치쯤 되는 혀를 가지고 抵死談縱橫(저사담종횡) : 죽을 때까지 종횡책만 말했던가. 便有二頃田(변유이경전) : 가령 이경의 농토가 있었다 하여도 知渠不躬耕(지거불궁경) : 그는 반드시 몸소 밭 갈지는 않았으리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4(고풍칠수 4) 고풍칠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4(고풍칠수 4) 고풍칠수 三冬天地閉(삼동천지폐) : 겨울 추위에 천지가 모두 막히니 龍蛇蟄幽宮(용사칩유궁) : 용과 뱀은 깊숙한 곳에 숨어 있네. 世道多反覆(세도다반복) : 세상의 길이 반복이 많지만 君子有固窮(군자유고궁) : 군자는 어려워도 어려움을 고수한다네. 虛窓列遠岫(허창열원수) : 빈 창문으로 먼 산이 환히 보이는데 白雲度晴空(백운도청공) : 흰 구름은 한가히 갠 하늘을 지나는구나. 從嗔不迎客(종진불영객) : 성내어 손님을 맞이하지 않고 揮琴送飛鴻(휘금송비홍) : 거문고 타며 날아가는 기러기만 보내는구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3(고풍칠수 3) 고풍칠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3(고풍칠수 3) 고풍칠수 公子遠行役(공자원행역) : 공자가 먼 길을 떠나니 鞍馬光翁赩(안마광옹혁) : 말에 안장하니 붉은 광채 눈부시네. 憔悴玉樓妾(초췌옥루첩) : 초췌한 옥루의 여인은 忍淚不敎滴(인루불교적) : 눈물을 참으며 흘리지 않네 念之不可忘(념지불가망) : 그리운 생각 잊을 길이 없지만 奮飛無羽翼(분비무우익) : 떨치고 날려고 해도 날개가 없소이다. 寒鍾鳴苦遲(한종명고지) : 새벽 종 우리는 것 왜 이리 늦은지 何時東方白(하시동방백) : 언제나 먼동터 날이 밝으려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2(고풍칠수 2) 고풍칠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2(고풍칠수 2) 고풍칠수 宵寒夢易破(소한몽역파) : 밤이 차가워 잠이 쉬이 깨니 展轉不自聊(전전불자료) : 전전반측 무료히 누웠노라 攬衣起窺戶(람의기규호) : 옷 걸치고 일어나 문 밖을 살펴보니 落落星月高(낙낙성월고) : 낙락한 별과 달은 높기도 하구나. 開爐具燈火(개노구등화) : 화로에 불 피우고 등불 밝히며 坐聽風枝號(좌청풍지호) : 앉아서 바람 소리 듣노라. 念彼窮谷士(념피궁곡사) : 저 깊은 골짜기에 선비를 생각하니 誰與同其袍(수여동기포) : 누구 나와 도포를 함께 하려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1(고풍칠수 1) 고풍칠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古風七首 1(고풍칠수 1) 고풍칠수 歲暮連日雪(세모연일설) : 세모에 날마다 눈 내리고 百卉俱拉摧(백훼구랍최) : 온갖 풀들 모두 꺾이었구나. 政恐入新春(정공입신춘) : 정말 두렵기는, 새봄이 되어서도 陰雲仍未開(음운잉미개) : 어두운 구름 개지 않는 것일세 娟娟一樹梅(연연일수매) : 아리따운 한 그루 매화꽃은 脈脈在空谷(맥맥재공곡) : 정을 품은 듯 말없이 빈 골짜기에 피었구나 幽香人不知(유향인부지) : 그윽한 향기 사람들은 모르지만 瘦骨淸如玉(수골청여옥) : 수척한 골격 백옥처럼 깨끗하구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高亭山(고정산) 고정산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高亭山(고정산) 고정산 江上山如淡掃眉(강상산여담소미) : 강 위의 산들은 곱게 그린 눈썹 같고 人家處處槿花籬(인가처처근화리) : 집집마다 곳곳마다 무궁화 울타리로다 停舟欲問松間寺(정주욕문송간사) : 배를 멈추고 소나무 사이의 절을 물으려 策杖先窺竹下池(책장선규죽하지) : 지팡이 짚고 대나무 아래쪽 못을 살펴본다. 帆影暮連芳草遠(범영모연방초원) : 날 저물어 돛 그림자는 방초와 잇닿아 아득하고 鐘聲曉出白雲遲(종성효출백운지) : 새벽이면 종소리 구름 속에서 은은히 울려온다. 憑欄一望三吳小(빙란일망삼오소) : 난간에 기대어 삼오 지방 바라보니 像想將軍立馬時(상상장군립마시) : 장군이 여기서 주둔한 그 때가 생각나는구나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田 橫(전 횡) 전횡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田 橫(전 횡) 전횡 隨何有口來黥布(수하유구래경포) : 수하는 말재주 있어 경포를 설득하여 오게 했지만 魏豹無心聽酈生(위표무심청력생) : 위표는 역생의 설득을 받아들인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네. 壯士難敎甘一辱(장사난교감일욕) : 장사에겐 조금의 굴욕도 받게 할 해서는 안 되나니 漢皇爭得見田橫(한황쟁득견전횡) : 한나라 황제는 후환이 두려워 억지로 전횡을 보려 했다 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陳勝(진승) 진승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陳勝(진승) 진승 甕牖繩樞去故園(옹유승추거고원) : 깨진 항아리로 창문 만들고 새끼로 지도리 매는 가난한 고향 떠나 魚書狐火起中原(어서호화기중원) : 진승과 오광은 어서호화 거짓 계략 꾸며서 중원에서 일어났네 只應燕雀譏鴻鵠(지응연작기홍곡) : 다만 응당 제비와 참새같은 인물이 기러기와 고니 같은 인물을 속이고 一去都忘壟上言(일거도망롱상언) : 한 번 떠나간 뒤에는 모두 밭두둑에서 친구와의 약속도 잊고 말았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項 羽(항 우) 항우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項 羽(항 우) 항우 書劍應難敵萬人(서검응난적만인) : 책과 칼로는 많은 사람 대적하기 어려워 ​ 須知大勇在安民(수지대용재안민) : 모름지기 큰 용맹은 백성을 편히 하는데 있음을 알았네. ​ 韓生奪得東歸志(한생탈득동귀지) : 동으로 돌아갈 뜻을 한생이 빼앗더라면 ​ 天意寧終假一秦(천의녕종가일진) : 하늘의 뜻이 어찌 진 나라를 남겨두려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