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1762) 77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不亦快哉行 1(불역쾌재행 1) 또한 통쾌痛快하지 아니한가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不亦快哉行 1(불역쾌재행 1)또한 통쾌痛快하지 아니한가  跨月蒸淋積穢氛(과월증림적예기) 한 달 넘게 찌는 장마에 더러운 기운이 쌓이니 四肢無力度朝曛(사지무력도조훈) 온몸에 힘이 없이 아침저녁을 보냈네. 新秋碧落澄寥廓(신추벽락징료곽) 첫가을 푸른 하늘이 맑고도 넓으니 端軸都無一點雲(단축도무일점운) 끝까지 바라봐도 도무지 구름 한 점 없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採藥詞(채약사) 약초 캐는 노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採藥詞(채약사) 약초 캐는 노래采藥復采藥(채약복채약) :약을 캐고 또 약을 캐면서迢遞躋巖谷(초체제암곡) :높이 바위골짝을 오른다네手中三尺鑱(수중삼척참) :손에는 석 자 보습을 들고서處處靈根斸(처처령근촉) :곳곳에서 약초 뿌리를 찍는다네風吹微雨來(풍취미우래) :바람이 불고 가랑비가 내리면嫩芽初舒綠(눈아초서녹) :연한 싹이 푸르게 나온다네尋苗涉幽澗(심묘섭유간) :싹 찾아 깊은 골짝기에도 들고引蔓穿深竹(인만천심죽) :덩굴 따라 깊숙한 대밭 찾아長懷鹿門隱(장회녹문은) :길이 녹문의 숨어사는 이를 그리워하고思酬小山曲(사수소산곡) :소산곡을 화답해 부르고 싶다네不獨駐流年(불독주류년) :다만 흐르는 세월 멈추게 하지 못하니聊以謝淆俗(료이사효속) :혼탁한 속세를 떠나고 싶다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芙蓉堂夜坐(부용당야좌) 밤에 芙蓉堂에 앉아서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芙蓉堂夜坐(부용당야좌)  밤에 芙蓉堂에 앉아서  池樹蒼涼海月明(지수창량해월명) 연못가 나무 푸르고 서늘한데 바다 위에 뜬 달은 밝고 纖歌初闋四筵淸(섬가초결사연청) 고운 노래가 비로소 끝나니 주위가 고요하네. 菱錢荷蓋深深處(릉전하개심심처) 마름과 연꽃으로 뒤덮인 깊고 깊은 곳에서 時聽潛魚呷水聲(시청잠어합수성) 때때로 물속에 깊이 숨어 있는 물고기가 물 마시는 소리 들려오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渡錦水(도금수) 錦江을 건너며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渡錦水(도금수)  錦江을 건너며  殘照西風錦水頭(잔조서풍금수두) 저녁놀 스러지는데 갈바람 속 금강錦江 나루 紅船依舊泛中流(강선의구범중류) 붉은 배는 옛날 그대로 변함없이 중류에 떴네. 分明二十年前事(분명이십년전사) 틀림없이 확실하게 20년 전 일이 생각나 惹起南征一路愁(야기남정일로수) 한 줄기 곧장 뻗은 길로 남쪽으로 갈 나그네의 시름을 자아내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6(기행절구 6) 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6(기행절구 6)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도안산섬촌(到安山剡村) : 안산安山의 섬촌에 이르러  海門西望積雲霞(해문서망적운하) 서쪽 해협海峽을 바라보니 구름과 노을이 머무르고 蕭瑟村墟或數家(소슬촌허혹수가) 쓸쓸한 마을에는 몇 집만 남아 있네. 前月潮多堤水破(전월조석제수파) 지난달 밀물이 넘치는 바람에 둑이 무너져  野人辛苦集鉏鋘(야인신고집서오) 시골 사람들이 호미와 가래 들고 모여 몹시 애쓰는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5(기행절구 5) 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5(기행절구 5)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과진천북촌(過鎭川北村) : 진천鎭川의 北村을 지나며  峭壁回谿草木蓁(초벽회계초목진) 가파른 절벽絶壁과 굽이진 골짜기에 풀과 나무가 우거졌으니 舊來人虎與爲鄰(구래인호여위린) 예로부터 사람과 호랑이가 더불어 이웃했지. 試看絶頂燒畬火(시간절정소여화) 잠시 바라보는데 산山꼭대기에 화전火田을 일구는 불이 번지니 猶是司農籍外民(유시사농적외민) 이것은 여전히 호조戶曹에 세금稅金을 내지 않는 백성百姓들이 아닌가.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4(기행절구 4) 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4(기행절구 4)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현구전사정재금탄(玄龜篆沙亭在金灘) : 金灘에 있는 玄龜亭과 전사정  空庭寥落數枝花(공정료락수지화) 꽃가지 몇 개 남은 텅 빈 뜰 황폐荒廢하여 쓸쓸한데  無跡玄龜舊篆沙(무적현구구전사) 현구정玄龜亭은 자취도 없고 전사정篆沙亭은 오래되었네. 隔巷新居差可羨(결항신거차가선) 건넛마을에 새집 지어 사니 견주어 부럽기만 한데  春來依舊有桑麻(춘래의구유상마) 봄이 되니 옛날 그대로 변함없이 뽕나무와 삼이 우거졌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기행절구) 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기행절구)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망탄금대(望彈琴臺) : -탄금대彈琴臺를 바라보며  縹緲琴臺水岸高(표묘금대수안고) 아득히 멀리 탄금대彈琴臺는 강江 언덕에 우뚝하고 永郞遺跡入雲濤(영랑유적입운도) 신라新羅의 화랑花郞 영랑永郞의 남아 있는 자취가 물결치듯이 사납게 일어나는 구름 속으로 들어가네. 至今申砬行營處(지금신립생여처) 지금도 신립申砬 장군將軍이 진陣을 쳤던 자리에는 陰雨時時見羽旄(음우시시견우모) 구질구질하게 비 내리는 날이면 이따금 깃발이 보인다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2(기행절구 2) 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2(기행절구 2)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영죽치우(迎竹値雨) : 迎竹에서 비를 만나다 礮雲飛電曳騰蛇(포운비전예등사) 구름을 내던지고 번개 치며 날아다니는 뱀을 잡아끄는데 風掣油衫幅幅斜(풍체유삼폭폭사) 바람이 기름에 결은 비옷을 끌어당기니 폭幅마다 비끼네. 震震俄收天色澈 (진진아수천색철)우렛소리가 잠시 그치자 하늘빛이 맑아지고 夕陽江畔起微霞(석양강반기미하) 해 저무는데 강江가에 엷은 노을이 지는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1(기행절구 1) 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1(기행절구 1) 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과대탄작(過大灘作) : 대탄을 지나며 짓다 暗柳晴莎一字堤(암류청사일자제) 어둡게 푸른 버드나무가 늘어서고 고운 잔디로 덮인 둑이 똑바로 뻗었는데 數家洴澼在前溪(수가병벽재전계) 몇 집 아낙들이 앞내에서 솜을 빠네. 停驂爲問灘亭路(정참위문탄정로) 말을 세우고 탄정灘亭으로 가는 길을 물으니 還倩兒童指水西 (환천아동지수서) 다시 아이를 시켜서 강江 서쪽을 가리키는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日池亭絶句 5(하일지정절구 5) 여름날 연못가 정자亭子에서 지은 절구絶句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日池亭絶句 5(하일지정절구 5) 여름날 연못가 정자亭子에서 지은 절구絶句 新種芙蕖僅脫泥(신종부거근탈니) 새로 심은 연蓮꽃이 겨우 진흙을 벗어나서 邇來漸與綠萍齊(이래점여록평제) 요즈음 점점 푸른 개구리밥과 함께 가지런하네. 雖遲靨靨花如頰(수지엽엽화여협) 비록 여인女人 뺨의 보조개 같은 꽃은 더디게 피지만 也愛田田葉似臍(야애전전엽사제) 배꼽 같은 연잎이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은 사랑스럽기만 하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日池亭絶句 4(하일지정절구 4) 여름날 연못가 정자亭子에서 지은 절구絶句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日池亭絶句 4(하일지정절구 4) 여름날 연못가 정자亭子에서 지은 절구絶句 一抹煙來冪小池(일말연해멱소지) 한 줄기 연기가 날려 와 작은 연못을 덮고 郡樓鐃吹閉門時(군루요취폐문시) 관아官衙의 누각樓閣에서 징을 치니 성문城門 닫을 때네. 須臾月上墻頭樹(수유월상장두수) 잠깐 사이에 담 꼭대기 나무 위로 달이 떠오르니 看取垂蘿裊裊絲(간취수라뇨뇨사) 실처럼 간들거리는 담쟁이덩굴 드리운 것이 보이는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日池亭絶句 3(하일지정절구 3) 여름날 연못가 정자亭子에서 지은 절구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日池亭絶句 3(하일지정절구 3) 여름날 연못가 정자亭子에서 지은 절구 小妓傳茶到竹扉(소기전다도죽비) 어린 기녀妓女가 차茶를 전하러 대사립에 이르자 不敎環珮入書幃(불교환패입서위) 노리개 소리가 서재書齋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네. 梨花院裏饒春酒(이화원리요춘주) 이화원梨花院 안에는 봄에 빚은 술이 넉넉해서 時見紅顏帶醉歸(시견황안대취귀) 이따금 불콰한 얼굴로 취해서 돌아오는 모습이 보이는 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日池亭絶句 2(하일지정절구 2) 여름날 연못가 정자亭子에서 지은 절구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日池亭絶句 2(하일지정절구 2) 여름날 연못가 정자亭子에서 지은 절구 日暖庭空長綠苔(일난정공장록태) 날이 따뜻하니 텅 빈 뜰에 푸른 이끼가 자라고 一場眠罷半簾開(일장면파반렴개) 한바탕 자고 나니 주렴珠簾이 반쯤 열렸네. 試看水面魚苗出(시간수면어묘출) 물 위에 나온 어린 물고기를 살펴보니 爲有廉纖小雨來(위유렴섬소우래) 가랑비가 솔솔 내리기 때문인 모양이로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日池亭絶句 1(하일지정절구 1) 여름날 연못가 정자亭子에서 지은 절구絶句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日池亭絶句 1(하일지정절구 1) 여름날 연못가 정자亭子에서 지은 절구絶句 園木陰陰水檻涼(원목음음수함량) 동산의 나무들 우거져 어둡고 물가 난간欄干 서늘한데 栗留啼後日初長(률류제후일초장) 꾀꼬리 울고 난 뒤에 낮이 비로소 길어졌네. 星經讀罷無餘事(성경독파무여사) 『성경星經』을 읽고 난 뒤 아무런 일도 없어 閒搨黃庭第一章(문탑황정제일장) 한가롭게『황정경黃庭經』첫 장章을 베끼는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過漁家(과어가) 어부의 집을 지나며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過漁家(과어가) 어부의 집을 지나며 婆娑城下盡漁村(파사성하진어촌) 파사성婆娑城 아래는 모두 어촌인데 夜雨沙磯見漲痕(야우사기견창흔) 밤비로 모래사장에 물 불었던 흔적 보이네. 渚草汀花無限好(저초정화무한호) 물가에서 자라는 풀과 꽃이 너무너무 좋아서 一篙春水度朝昏(일고춘수도조혼) 상앗대 하나로 배 저어 봄물을 아침저녁으로 건너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蔘亭十二詠 3(삼정십이영 3) 삼정蔘亭 주변의 열두 가지를 읊다. (西磵-서쪽 시냇물)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蔘亭十二詠 3(삼정십이영 3) 삼정蔘亭 주변의 열두 가지를 읊다. (西磵-서쪽 시냇물) 百谷飛奔水(백곡비분수) 온갖 골짜기에서 나는 듯이 쏟아져 내리는 물이 迤迤繞屋流(이이요옥류) 잇닿으며 집을 휘감아 흐르네. 澄泓與紅葉(징홍여홍엽) 맑고 깊은 물과 붉게 물든 단풍丹楓잎이 留待滿山秋(류대만산추) 머무르며 온 산山에 가을이 가득하기를 기다리는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蔘亭十二詠 2(삼정십이영 2) 삼정蔘亭 주변의 열두 가지를 읊다. 남봉南峯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蔘亭十二詠 2(삼정십이영 2) 삼정蔘亭 주변의 열두 가지를 읊다. 남봉南峯 娟妙雙峯色(연묘쌍봉색) 두 봉우리의 빛깔이 빼어나게 아름다운데 當窓馬耳尖(당창마이첨) 말 귀처럼 뾰족해서 창窓과 마주하네. 愛玆嵐翠滴(애자람취적) 이 푸른 이내가 물방울로 떨어지는 것이 사랑스러워 朝起每鉤簾(조기매구염) 아침마다 일어나 늘 발을 걷는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蔘亭十二詠 1(삼정십이영 1)삼정蔘亭 주변의 열두 가지를 읊다. 艮峯( 간봉)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蔘亭十二詠 1(삼정십이영 1) 삼정蔘亭 주변의 열두 가지를 읊다. 艮峯( 간봉) 艮嶽丹霞石(간악단하석) 간악艮嶽이라 붉은 노을 속의 바위는 嵯嵯斧鑿痕(차차부착흔) 도끼로 깎은 듯이 높고 험險하네. 只緣根浸水(지연근침수) 다만 기슭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無地著幽軒(무지저유헌) 은자隱者의 집 지을 땅이 없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12(견 우 12) 근심을 보내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12(견 우 12) 근심을 보내고 民飢不我怨(민기불아원) 백성들 굶주려도 나를 원망하지 않고 民頑我不知(민완아부지) 백성들 완고해도 나는 상관하지 않네. 後世論我曰(후세론아일) 다음 세대의 사람들 나를 두고 말하겠지, 得志必有爲(득지필유위) “뜻을 이뤘으면 틀림없이 해냈을 게야!”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11 (견 우 11) 근심을 보내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11 (견 우 11) 근심을 보내고 未展人常惜(미전인상석) 뜻을 아직 펴지 못했을 때는 사람들이 늘 아껴주다가 旣施人議短(기시인의단) 이윽고 뜻을 펴고 나면 사람들이 단점을 책잡네. 所以巢許倫(소이소허륜) 그런 까닭에 소부巢父와 허유許由의 무리 掉頭就閒散(도두취한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가로움을 좇았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10 (견 우 10) 근심을 보내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10 (견 우 10) 근심을 보내고 孩兒無故啼(해아무고제) 어린아이는 아무런 까닭도 없이 울다가 無故孩然笑(무고해연소) 또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렇게 웃기도 하네. 歡戚本無故(환척본무고) 기쁨이나 슬픔은 본래 까닭이 없는 법이니 年齡有長少(년령유장소) 나이에나 많고 적음이 있을 뿐이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9(견 우 9) 근심을 보내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9(견 우 9) 근심을 보내고 君看食魚者(군간식어자) 그대는 보았는가, 복어 먹는 사람을? 味毒俱入腹 (미독구입복) 맛과 독을 함께 뱃속에 집어넣는다네. 旣不享其味(기불향기미) 그 맛을 처음부터 누리지 않았더라면 亦不吐其毒(역불토기독) 또한 그 독을 토하지도 않았을 텐데.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8(견 우 8) 근심을 보내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8(견 우 9) 근심을 보내고 富貴以行惡(부귀이행악)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은데 모질고 나쁜 짓을 하면 猶如虎傅翼(유여호전익) 가히 호랑이한테 날개를 붙인 것과도 같네. 吾今鳥鎩翮(오금조쇄핵) 나 이제 날갯죽지 잘린 새 신세라 寡虐以爲德(과학이위덕) 조금만 모질기를 덕목德目으로 삼고 있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7(견 우 7) 근심을 보내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7(견 우 7) 근심을 보내고 登高常慮墜(등고상려추) 높은 곳에 오르면 항상 떨어질 것을 걱정하지만 旣墜心浩然(기추심호연) 떨어지고 나면 마음이 넓고 커지네. 仰見軒冕客(앙견헌면객) 수레 타고 관冠 쓴 고관高官을 우러러보면 纍纍方倒懸(루루방도현) 이리저리 얽히고설킨 것이 바야흐로 거꾸로 매달린 듯하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6(견 우 6)근심을 보내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6(견 우 6) 근심을 보내고 塗豕故相逐(도시고상축) 진창의 돼지와 함께 뒹굴고 糞蛆方自甘(분저방자감) 똥에 생긴 구더기조차도 바야흐로 스스로 달게 여기네. 毛嬙與淳母(모장여순모) 모장毛嬙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진귀한 음식 순모淳母는 且置不須談(차치불수담) 그냥 내벼려 두고 당연히 이야기하지도 않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5(견 우 5) 근심을 보내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5(견 우 5) 근심을 보내고 歷數世間累(역수세간루) 세상사 여러 가지 차례로 세어보니 妻孥居上頭(처노거상두) 처자식이 그 첫째를 차지하네. 誰知出家者(수지출가자) 누가 알겠는가, 집 떠난 사람이 浩蕩成玆遊(호탕성자유) 마음대로 당당하게 이렇게 노니는 줄을.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4 (견 우 4) 근심을 보내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4 (견 우 4) 근심을 보내고 富貴固一夢(부귀고일몽)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은 것은 참으로 한 자리의 꿈에 불과하고, 窮阨亦一夢(궁액역일몽) 가난하여 살기 어려운 것 또한 한 자리의 꿈일 뿐이네. 夢覺斯已矣(몽각사이의) 꿈이란 깨고 나면 그뿐이고, 六合都一弄(육합도일롱) 천지天地와 사방四方 모두 한바탕 장난인 것을…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3 (견 우 3) 근심을 보내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3 (견 우 3) 근심을 보내고 有天容我頂(유천용아정) 하늘이 있어 내 머리를 지탱할 수가 있고 有地容我足(유지용아족) 땅이 있어 내 발을 내디딜 수 있네. 有水兼有穀(유수겸유곡) 물이 있고 아울러 곡식도 있으니 自來充我腹(자래충아복) 저절로 와서 내 배를 채워주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2(견 우 2) 근심을 보내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2(견 우 2) 근심을 보내고 盡茹天下書(진여천하서) 온 세상의 책들 다 먹고 나서 竟欲吐周易(의욕토주역) 마침내『주역周易』을 토해 내려 했지. 天欲破其慳(천욕파기간) 하늘이 그 망설임을 깨뜨리려고 賜我三年謫(사아삼년적) 내게 삼 년간의 귀양살이 내려주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