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촌 권근(1352) 73

陽村 權近(양촌 권근). 從軍(종군) 종군하며

陽村 權近(양촌 권근).    從軍(종군)  종군하며 ​少懷投筆志(소회투필지) : 젊어서 붓 던질 뜻 품었는데今作請纓行(금작청영행) : 이제야 끈 청하러 가는구나戰陣寧無勇(전진영무용) : 싸움터에선 어찌 용감하지 않을까마는詩書可用兵(시서가용병) : 시서도 병사에 쓰임이 있구나見危當授命(견위당수명) : 나라 위태로움 보면 내 목숨도 맡기고赴敵欲捐生(부적욕연생) : 적을 보면 목숨이라도 버려야 한다네中夜聞鷄舞(중야문계무) : 함 밤중에 닭울음소리 듣고 춤을 추노니誰知慷慨情(수지강개정) : 강개한 내 심정 그 누가 알아주나

양촌 권근(1352) 2024.06.23

陽村 權近(양촌 권근). 定慧寺(정혜사) 정혜사

陽村 權近(양촌 권근).   定慧寺(정혜사) 정혜사 ​寺古三間靜(사고삼간정) : 절이 예스러워 세 칸 방이 고요하고山深一逕微(산심일경미) : 산이 깊어 오솔길 희미하구나憑虛風滿袖(빙허풍만수) : 허공을 의지하니 바람이 소매에 가득하고제險石鉤衣(제험석구의) : 험한 곳을 오르니 돌에 옷이 걸리는구나寶刹容塵迹(보찰용진적) : 보배로운 절은 세상 사람들을 받아들이고禪窓息世機(선창식세기) : 선방의 창문은 이기심을 없애주는구나談玄終永夜(담현종영야) : 현묘한 이야기를 나누며 기나긴 밤 보내니欲往淡忘歸(욕왕담망귀) : 마음이 담담해져 돌아갈 일 잊었노라

양촌 권근(1352) 2024.06.14

陽村 權近(양촌 권근). 西都雜咏 3(서도잡영 3) 서도잡영 ​[골골조(骨骨鳥)]

陽村 權近(양촌 권근).    西都雜咏 3(서도잡영 3) 서도잡영​[골골조(骨骨鳥)] ​骨骨桑間鳥(골골상간조) : 골골새는 뽕나무 숲 속에 사는데時時向客鳴(시시향객명) : 때때로 길손 맞아 울음 우는구나.促音無足聽(촉음무족청) : 급한 소리 귀에는 설지만愁思自難平(수사자난평) : 근심스런 마음에 평화롭기 어려워라性質憐渠小(성질련거소) : 태생이 작은 것이 불쌍하나니乾坤貸爾生(건곤대이생) : 천지가 너에게도 삶을 주었구나.若爲彈射盡(약위탄사진) : 어찌하면 탄환으로 다 쏘아서得見壟麻成(득견농마성) : 삼 농사 풍년을 얻을 것인데

양촌 권근(1352) 2024.06.04

陽村 權近(양촌 권근). 西都雜咏 2(서도잡영 2) 서도잡영 ​[택란불자(澤蘭拂子)

陽村 權近(양촌 권근).    西都雜咏 2(서도잡영 2) 서도잡영​[택란불자(澤蘭拂子) 猗猗澤蘭葉(의의택란엽) : 탐스럽고 윤택한 못가의 난초 잎作拂尺餘長(작불척여장) : 총채로 만드니 한 자가 넘는구나.苦厭蠅多集(고염승다집) : 파리 떼가 만하서 몹시 싫었는데得爲人所將(득위인소장) : 사람이 이것을 갖게 되었구나.揮來微有響(휘래미유향) : 휘두르면 작은 소리가 나고弄處細生香(롱처세생향) : 가지고 놀다보면 은근히 향기가 나는구나.止棘直堪逐(지극직감축) : 쫓아야 하는데 가시에 앉았으니宜令在我傍(의령재아방) : 마땅히 내 곁에 두게 해야 되겠구나

양촌 권근(1352) 2024.05.26

陽村 權近(양촌 권근). 西都雜咏 1 (서도잡영 1) 서도잡영 [위점선자(葦簟扇子)]

陽村 權近(양촌 권근).   西都雜咏 1 (서도잡영 1) 서도잡영[위점선자(葦簟扇子)] 葦簟編爲扇(위점편위선) : 갈자리 엮어서 부채 만드니驅蠅不可無(구승불가무) : 파리 쫓기에 없을 수 없도다.織文猶質素(직문유질소) : 무늬를 짜도 본 바탕 그대로고露節且廉隅(로절차렴우) : 마디가 드러나니 모가 지는구나.披拂淸風起(피불청풍기) : 훨훨 부치니 맑은 바람 일고操特直柄扶(조특직병부) : 잡기도 특별해라 자루가 곧아서庾塵猶可障(유진유가장) : 유랑의 먼지도 가릴 만하니憐爾在西都(련이재서도) : 네가 있는 것이 사랑스럽도다

양촌 권근(1352) 2024.05.19

陽村 權近(양촌 권근). 北郊牧馬(북교목마) 북쪽 성밖에서 말을 치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北郊牧馬(북교목마)북쪽 성밖에서 말을 치다 ​豐草長郊外(풍초장교외) : 풀 우거진 긴 들 밖이요淸川斷岸邊(청천단안변) : 맑은 시내 깎아지른 언덕가로다龍媒萬匹競騰騫(룡매만필경등건) : 수없는 준마들이 다투어 뛰니藹藹五花連(애애오화련) : 무수한 오화마가 잇달았네走坂蹄生電(주판제생전) : 언덕에 달리는 말발굽은 번개 치듯 빠르고嘶風鬣舞煙(시풍렵무연) : 바람에 우는 갈기 연기에 춤을 춘다.無邪一念正超前(무사일념정초전) : 앞으로 뛰어넘는 순수한 오직 한 마음思欲獻駉篇(사욕헌경편) : 경편을 바치려는 생각만 한다

양촌 권근(1352) 2024.05.12

陽村 權近(양촌 권근). 淸川江(청천강) 청천강 에서 안무 왕공과 함께 배를 띄우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淸川江(청천강)청천강 에서 안무 왕공과 함께 배를 띄우다.  載酒中流月浸江(재주중류월침강)술 싣고 배 띄워라 달 잠긴 강에  夜深絃管奏新腔(야심현관진신강)사죽(絲竹)의 풍악놀이 밤조차 깊네  風塵滿面功名路(풍진만면공명로)풍진 낯을 덮는 공명 길에서  此日相逢信少雙(차일상봉신소쌍)이날 서로 만나니 더없는 즐거움

양촌 권근(1352) 2024.05.05

陽村 權近(양촌 권근). 漁 夫(어 부) 어부

陽村 權近(양촌 권근).     漁 夫(어 부) 어부  浦口腥風滿客舟(포구성풍만객주)포구의 비린 바람 객의 배에 가득한데  白頭翁在白鷗洲(백두옹재백구주)머리 하얀 늙은이 갈매기와 함께 있네  一江烟雨蓑衣裏(일강연우사의리)온 강의 안개비에 도롱옷을 적시는데  笑殺征人老不休(소살정인노불휴)길손을 비웃어라 쉴 줄도 모른다고

양촌 권근(1352) 2024.04.24

陽村 權近(양촌 권근). 安州點馬(안주점마) 안주에서 점마하면서

陽村 權近(양촌 권근). 安州點馬(안주점마) 안주에서 점마하면서 雨足原頭草色靑(우족원두초색청) 비 잦은 언덕 머리 풀빛은 새파란데 在坰群馬盡駉駉(재경군마진경경) 들에 있는 말떼는 모두다 준마로세 吾王進貢誠非淺(오왕진공성비천) 조공하는 우리 임금 정성이 깊어라 願助皇威討不庭(원조황위토불정) 황위를 도와서 부정한 자 없애자고

양촌 권근(1352) 2024.04.15

陽村 權近(양촌 권근). 四女樹(사녀수) 사녀수

陽村 權近(양촌 권근). 四女樹(사녀수) 사녀수 纖纖女手種槐枝(섬섬여수종괴지) 여자라 가는 손이 홰나무 심어놓아 柯葉縱橫近水湄(가엽종횡근수미) 잎과 가지 가로세로 물가를 뒤덮었네 滿地淸涼消酷熱(만지청량소혹열) 맑고도 서늘하여 불더위를 식혀주니 百年陰德使人思(백년음덕사인사) 백 년이라 그 음덕 사람마다 그리누나

양촌 권근(1352) 2024.04.07

陽村 權近(양촌 권근). 櫻桃(앵도) 앵도를 구하면서

陽村 權近(양촌 권근). 櫻桃(앵도) 앵도를 구하면서 長日昏昏懶 讀書(장일혼혼라독서) 긴긴 날 가물가물 글읽기도 게으른데 邇來消渴似相如(이래소갈사상여) 요즘은 상여마냥 소갈이 심하다오 尙知深院朱櫻熟(상지심원주앵숙) 후원의 앵도 열매 하마 익었을 텐데 誰摘酸甜送弊廬(수적산첨송폐려) 그 누가 골라 따서 내 집에 보내줄꼬

양촌 권근(1352) 2024.03.30

陽村 權近(양촌 권근). 目菴(목암)의 책자에 제하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目菴(목암)의 책자에 제하다. 茫茫元化自推移(망망원화자추이) 조화가 아득아득 저절로 추이되어 萬狀皆形擧目時(만장개형거목시) 온갖 형상 눈 앞에 모조리 나타나네 惟有此身難反照(유유차신난반조) 다만 이 몸만은 반조가 어려워서 上人爲我借金篦(상인위아차금비) 스님이 나를 위해 금비를 빌려 주네

양촌 권근(1352) 2024.03.20

陽村 權近(양촌 권근). 海印寺(해인사) 해인사

陽村 權近(양촌 권근). 海印寺(해인사) 해인사 ​巖壑盤回一路通(암학반회일로통) : 바위와 계곡이 둘러있고 한 길이 트여있고 萬重山擁梵王宮(만중산옹범왕궁) : 일만 겹 산이 법왕궁을 에웠네 天慳地秘寰區奧(천간지비환구오) : 하늘이 아끼고 땅이 감추듯이 들어 앉아 깊숙하고 殿古廊回結構雄(전고랑회결구웅) : 오래된 궁전에 회랑이 둘려져 구조가 웅장하네 突兀書巖流瀑外(돌올서암류폭외) : 솟아오른 서암은 흘러내리는 폭포 밖에 있네 荒涼碁閣夕陽中(황량기각석양중) : 황량한 기각은 석양 가운데 보이네 孤雲遐躅無人繼(고운하촉무인계) : 고운 최치원의 먼 자취를 이을 사람이 없으니 千載悠悠鳥沒空(천재유유조몰공) : 천년동안 아득하게 새들만 공중에 날고 있네

양촌 권근(1352) 2024.03.05

陽村 權近(양촌 권근). 薑(강) 생강

陽村 權近(양촌 권근). 薑(강) 생강 ​通神去穢德何殊(통신거예덕하수) : 정신 맑게 하고 악취 물리치니 그 덕 얼마나 특별하며 不撒吾曾學聖謨(불살오증학성모) : 끊지 않고 먹는 것을 성인의 지혜에서 배웠네. 生處陰陽皆欲備(생처음양개욕비) : 자라는 곳에는 음양이 갖추어져야 하고 用時乾濕各相須(용시건습각상수) : 쓸 때에는 생것과 마른 것 각각 다르다네. 深藏細壤懷金卵(심장세양회금란) : 가는 흙에 깊이 묻혔으니 금계란 같고 挑入輕籃帶雪鬚(도입경람대설수) : 바구니에 따 담으니 흰 수염 달렸네. 牢落冷齋添氣味(뢰락냉재첨기미) : 쓸쓸하고 차가운 집에 맛을 돋구니 莫將三篚笑寒儒(막장삼비소한유) : 많은 보배 가졌다고 가난한 선비 웃지 말라

양촌 권근(1352) 2024.02.15

陽村 權近(양촌 권근). 宿肅州(숙숙주) 숙주에 묵으며

陽村 權近(양촌 권근). 宿肅州(숙숙주) 숙주에 묵으며 ​寂寞郵亭夜(적막우정야) : 적막하다 역참 정자의 깊은 밤중이여 孤燈照壁明(고등조벽명) : 외로운 등불은 벽에 비쳐 밝기만 하여라. 思家情未已(사가정미이) : 집을 생각하면 그리움이 그치지 않아 欹枕夢還驚(의침몽환경) : 베개에 기대니 꿈에 도리어 놀라는구나. 愧我煩廚傳(괴아번주전) : 하찮은 내가 폐를 끼쳐 부끄러운데 怜渠慣送迎(영거관송영) : 영리한 저들은 인사범절 익숙하구나. 高吟天欲曉(고음천욕효) : 소리 높여 노래 읊자 날 새려하여 隣舍聽鷄鳴(인사청계명) : 이웃집에서 닭 울음소리 들려오누나

양촌 권근(1352) 2024.01.27

陽村 權近(양촌 권근). 東門敎場(동문교장) 동문교육장

陽村 權近(양촌 권근). 東門敎場(동문교장) 동문교육장 ​五校容儀壯(오교용의장) : 오교는 용의가 웅장도 하고 三軍號令行(삼군호령행) : 삼군은 호령에 맞춰 행동을 한다. 東門鉦鼓響鏗轟(동문정고향갱굉) : 동문에 징과 북 소리 울려 퍼지니 萬騎耀戈兵(만기요과병) : 수 만 기병의 병기가 번쩍거린다. 日照明金匣(일조명금갑) : 햇살은 금 칼집을 비춰서 밝히고 風生動畫旌(풍생동화정) : 깃발은 바람에 펄럭인다. 獻禽奏凱象功成(헌금주개상공성) : 짐승을 잡아서 개선을 아뢰니 四域振雄聲(사역진웅성) : 웅장한 소리 사방을 진동을 한다

양촌 권근(1352) 2024.01.16

陽村 權近(양촌 권근). 西江漕泊(서강조박) 서방나루

陽村 權近(양촌 권근). 西江漕泊(서강조박) 서방나루 ​南海恬風浪(남해념풍랑) : 남해에 물결이 잔잔해지니 西江簇畫船(서강족화선) : 서강에 배들이 몰려들었다 鳥檣櫛立蔽雲天(조장즐립폐운천) : 돛대가 빗살처럼 촘촘히 서 구름 낀 하늘을 가리고 委積與山連(위적여산련) : 물화가 포개져 산처럼 높이 쌓이어 있다 紅腐千倉粟(홍부천창속) : 창고마다 곡식이 발갛게 썩고 靑生萬戶煙(청생만호연) : 집마다 연기가 파랗게 난다 公私富足各安然(공사부족각안연) : 온 나라 풍족해서 편안하게 지내니 王業永綿綿(왕업영면면) : 왕업이 길이 면면하리라

양촌 권근(1352) 2024.01.08

陽村 權近(양촌 권근). 南渡行人(남도행인) 남쪽 나루의 행인

陽村 權近(양촌 권근). 南渡行人(남도행인) 남쪽 나루의 행인 ​雜遝爭官道(잡답쟁관도) : 분답하게 몰려서 관도를 다투고 繁華近國門(번화근국문) : 도성문 까가이에서 번잡해지네 街亭日日擁高軒(가정일일옹고헌) : 길가의 정자에선 날마다 초헌을 옹위하고 迎送倒芳樽(영송도방준) : 맞고 보내며 맛있는 술병을 기울인다. 野路連江岸(야로련강안) : 들길은 강 언덕에 이어져 있고 汀沙帶水痕(정사대수흔) : 물가 모래는 물 자국을 띠었네. 往來皆向此中奔(왕래개향차중분) : 오가는 자 모두가 이곳을 지나지만 誰識濟川恩(수식제천은) : 냇물 건너게 한 은덕을 그 누가 알리오

양촌 권근(1352) 2024.01.01

陽村 權近(양촌 권근). 生日自壽(생일자수) 생일을 자축함

陽村 權近(양촌 권근). 生日自壽(생일자수) 생일을 자축함 ​玆辰吾以降(자진오이강) : 이날 내가 세상에 내려왔거나 五十七年秋(오십칠년추) : 벌써 쉰 일곱 살이 되었구나. 老喜兒孫在(노희아손재) : 늙어서는 자손 있어 기쁘고 貧從婦女憂(빈종부녀우) : 살림이 가난하니 부녀를 따라 걱정하네. 病餘猶不死(병여유불사) : 병 끝에 아직 죽지 않았으니 醉後復何求(취후복하구) : 취한 뒤 다시 무엇을 더 구하리오. 更欲由今日(갱욕유금일) : 다시 오늘부터 하고픈 일은 優游卒歲休(우유졸세휴) : 한가로이 놀며 남은 해를 마치고 싶어라

양촌 권근(1352) 2023.12.24

陽村 權近(양촌 권근). 選女(선녀) 간택

陽村 權近(양촌 권근). 選女(선녀) 간택 ​九重思窈窕(구중사요조) : 구중 깊은 궁궐에서 요조숙녀 생각하여 萬里選娉婷(만리선빙정) : 만 리 먼 나라의 예쁜 처녀 뽑아가네. 翟茀行迢遞(적불행초체) : 왕비의 마차 타고 가는 길은 멀기도 한데 鯷岑漸杳冥(제잠점묘명) : 고국은 점점 아득하여지는구나. 辭親語難訣(사친어난결) : 어버이를 떠나도 차마 하직 인사 못하니 忍淚拭還零(인루식환영) : 참던 눈물 닦으면 또 떨어지네. 惆悵相離處(추창상리처) : 서글프다, 서로 이별한 곳 群山入夢靑(군산입몽청) : 고향 여러 산들 꿈속에 푸르네

양촌 권근(1352) 2023.12.16

陽村 權近(양촌 권근) . 自譽(자예) 스스로 칭찬함

陽村 權近(양촌 권근) . 自譽(자예) 스스로 칭찬함 ​吾家多積善(오가다적선) : 우리 집안 적선이 많아 於我最光亨(어아최광형) : 나에게 와서 가장 영광을 누렸네. 父作封君貴(부작봉군귀) : 아버지는 봉군이 되고 兒承駙馬榮(아승부마영) : 아이는 부마의 영광 입었네. 有居何患陋(유거하환루) : 거처에 어이 누추함을 근심하며 當食不求精(당식불구정) : 음식에 정미한 맛을 구하리오. 尙足供衰老(상족공쇠노) : 늙은이 생활에 오히려 흡족하니 晨昏謝聖明(신혼사성명) : 아침저녁 항상 임의 은총에 감사드리네

양촌 권근(1352) 2023.12.07

陽村 權近(양촌 권근). 自毁(자훼) 스스로 헐뜯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自毁(자훼) 스스로 헐뜯다 ​吾家多善慶(오가다선경) : 우리 집 경사 많은데 我道不元亨(아도불원형) : 우리 유가의 도는 형통하지 못하였네. 章句盜名字(장구도명자) : 글귀만 배운 학문으로 이름을 훔쳤고 勳盟叨寵榮(훈맹도총영) : 공훈의 반열에 참여되어 은총을 더럽혔네. 當官曾是曠(당관증시광) : 관직에 있으면서 직무에 게을러져 處事豈能精(처사기능정) : 일 처리에 어찌 정밀하였을까. 以此至衰老(이차지쇠노) : 이렇게 늙음에 이르렀으니 恐辜仁主明(공고인주명) : 임금님 총명 욕되게 할까 두려워라

양촌 권근(1352) 2023.11.28

陽村 權近(양촌 권근). 登止觀寺西峯(등지관사서봉) 지관사 서봉에 올라

陽村 權近(양촌 권근). 登止觀寺西峯(등지관사서봉) 지관사 서봉에 올라 地僻山藏寺(지벽산장사) : 땅이 외져 산은 절을 감춰 溪回水繞樓(계회수요루) : 개울물은 돌아 누대를 감싸흐른다 煮茶聞軟語(자차문연어) : 차 달이는데 부드러운 말소리 들려 策杖上高丘(책장상고구) : 지팡이 짚고 높은 언덕에 올라왔노라 野菊寒含露(야국한함로) : 들국화 차갑게 이슬을 머금고 巖藤老帶秋(암등로대추) : 바위 위의 등덩굴 시들어 가을빛을 띠었구나 京都知幾里(경도지기리) : 서울은 여기서 몇 리나 되더냐 登眺極悠悠(등조극유유) : 높은 데 올라 바라보니 너무도 아득하구나

양촌 권근(1352) 2023.11.19

陽村 權近(양촌 권근). 弁韓(변한)

陽村 權近(양촌 권근). 弁韓(변한) 東國三分際(동국삼분제) 동쪽 나라 셋으로 나눠졌을 땐 民生久未安(민생구미안) 백성들이 오래도록 불안했었네 紛紛蠻觸戰(분분만촉전) 끊임없이 일어나는 만촉의 싸움 擾擾弁辰韓(요요변진한) 뒤숭숭 소란했던 변한과 진한 古壘悲風起(고루비풍기) 옛 성가퀴 슬픈 바람 메아리치고 荒臺澹月寒(황대담월한) 오래된 누대에 밝은 달빛 차갑구나 自從成統合(자종성통합) 통합이 이뤄진 뒤로부터는 彼此永交懽(피차영교환) 제나 예나 길이 서로 즐거웠다오

양촌 권근(1352) 2023.11.06

陽村 權近(양촌 권근). 馬韓(마한) 마한

陽村 權近(양촌 권근). 馬韓(마한) 마한 渺渺馬韓地(묘묘마한지) 아득아득 마한 땅을 더듬어 보니 區區鯨海濱(구구경해빈) 구구하다 저 한 바다 물가로세 三方初割據(삼방초할거) 세 나라가 분할하여 점령하더니 一統竟和親(일통경화친) 통일로써 마침내 화친되었네 鋒鏑千年後(봉적천년후) 봉적이라 천년이 지나간 뒤에 桑麻四野春(상마사야춘) 사방 들엔 상마가 우거졌네 況今逢聖代(황금봉성대) 더더구나 성명의 시대 만나니 遠俗被同仁(원속피동인) 먼곳도 동인을 입었답니다

양촌 권근(1352) 2023.10.28

陽村 權近(양촌 권근). 辰韓(진한) 진한

陽村 權近(양촌 권근). 辰韓(진한) 진한 三韓曾鼎峙(삼한증정치) 삼한 나라 솥발처럼 대치해 있어 千里困兵爭(천리곤병쟁) 천 리라 전쟁에 시달렸다오 勝負力相敵(승부력상적) 이기고 지고 힘이 서로 적수라서 兼幷功未成(겸병공미성) 합병이 좀처럼 성공을 못 봤다오 王公初擧義(왕공초거의) 왕공이 처음으로 의병을 일으키니 金氏遠輸誠(김씨원수성) 김씨는 멀리서 정성을 바치었네 自此至今日(자차지금일) 이로부터 오늘날에 이르도록 吾民得遂生(오민득수생) 우리 백성 삶의 터전 다져왔었네

양촌 권근(1352) 2023.10.20

陽村 權近(양촌 권근). 點馬行錄(점마행록) 점마행록

陽村 權近(양촌 권근). 點馬行錄(점마행록) 점마행록 ​命辭中禁(수명사중금) : 명령 받자 대궐에 인사 올리고 開程向塞州(개정향색주) : 길을 떠나 변방 향해 가노라 只知王事急(지지왕사급) : 급한 것은 나라 일임을 아노라 曾信此生浮(증신차생부) : 떠돌며 사는 관리 인생임을 믿노라 松岳晴雲暖(송악청운난) : 송악산 갠 날, 구름 따뜻하고 金郊去路脩(금교거로수) : 금교라 갈 길은 아득하기만 하다 行行催馬過(행행최마과) : 가고 또 가며 가는 말을 채질하여 漸遠却回頭(점원각회두) : 점점 멀어지니 다시 고개를 돌려본다

양촌 권근(1352) 2023.10.11

陽村 權近(양촌 권근). 雨中淩鴨綠江(우중릉압록강) 우중에 압록강을 건너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雨中淩鴨綠江(우중릉압록강) 우중에 압록강을 건너다 出國初踰境(출국초유경) : 우리나라를 떠나 국경을 갓 넘으니 乘槎欲上天(승사욕상천) : 떼목을 타고 하늘에 오르고 싶어라. 波瀾恬不起(파란념불기) : 물결은 잔잔하여 풍랑은 일지 않고 河漢逈相連(하한형상연) : 은하는 아스라이 서로 이어져있구나. 暗淡山橫黛(암담산횡대) : 어둑어둑 먼 산은 푸른 눈썹처럼 비껴있고 微茫水帶煙(미망수대연) : 수면은 아득한데 물안개 끼었구나. 三江浮一葉(삼강부일엽) : 삼강에 조각배 둥실 떠가니 應是望如仙(응시망여선) : 응당 신선처럼 바라보리라.

양촌 권근(1352) 2023.09.30

陽村 權近(양촌 권근). 有感(유감) 감회가 있어

陽村 權近(양촌 권근). 有感(유감) 감회가 있어 ​大道有興替(대도유흥체) : 대도는 성쇠가 있고 浮生多是非(부생다시비) : 덧없는 인생은 시비도 많다. 仲冬天氣暖(중동천기난) : 동지에 날씨가 따뜻하니 宿霧日光微(숙무일광미) : 묵은 안개에 햇빛이 희미하다. 朝市風流變(조시풍류변) : 조정과 시정은 풍속도 변하고 郊墟煙火稀(교허연화희) : 들녘에는 연기조차 드물구나. 時危無補效(시위무보효) : 시대는 위태로운데 보탬되는 일도 없이 袍笏 牙緋(포홀만아비) : 헛되이 관복에 큰 띠만 둘렀구나

양촌 권근(1352) 2023.09.22

陽村 權近(양촌 권근). 夜臥(야와)-밤에 누워

陽村 權近(양촌 권근). 夜臥(야와)-밤에 누워 夜牀人寂寂(야상인적적) : 밤의 침상 사람은 적적한데 獨臥思悠悠(독와사유유) : 홀로 누우니 생각만 유유하구나. 幼學老無用(유학노무용) : 어려서 배웠으나 늙어서 소용없어 君恩生未酬(군은생미수) : 생전에 나라님 은혜 못 갚겠구나. 曉霜雙髮改(효상쌍발개) : 귀밑머리 아침 서리 내린 듯한데 春夢一身浮(춘몽일신부) : 봄꿈처럼 이 한 몸 부질없도다. 餘日知多少(여일지다소) : 남은 날 앞으로 얼마나 될까 從今萬事休(종금만사휴) : 이제 모든 일이 끝나는구나.

양촌 권근(1352) 2023.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