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景福寺路上作(경복사로상작)
경복사 가는 길에서
一路脩脩繞碧山(일로수수요벽산) :
길은 한줄기 구불구불 푸른산을 감돌아
觸松紗帽紸梢端(촉송사모주초단) :
깁 모자 소나무 닿아 가지에 걸리는구나
渴窺深井難抔飮(갈규심정난부음) :
목이 마르나 깊은 우물 찾아 움켜 마시기 어려워
行過幽花試折看(행과유화시절간) :
그윽한 꽃 옆을 지나다가 꺾어본다.
蜻蜓點過淸溝上(청정점과청구상) :
잠자리는 맑은 시내 위로 날아가고
蜇蝪遁藏碧草中(철탕둔장벽초중) :
도마뱀은 풀 속에 숨어 쏜살같이 도망가는구나
山路何須僧導去(산로하수승도거) :
산길에서 어찌 반드시 중의 인도를 따라가리
磬聲敲處認鴦宮(경성고처인앙궁) :
풍경(風磬)소리 나는 곳이 바로 절간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