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蜂 金克己(노봉 김극기). 田家四時(전가사시) 농가 사시
[春(춘)]
草箔遊魚躍(초박유어약) : 풀 돋아나는 개울에는 고기들이 뛰놀고
楊堤候鳥翔(양제후조상) : 버드나무 둑에는 제비들 난다
耕皐菖葉秀(경고창엽수) : 쟁기질 하는 밭에는 창포 잎 돋고
饁畝蕨芽香(엽무궐아향) : 들 밥 먹는 이랑엔 향긋한 고사리 순
喚雨鳩飛屋(환우구비옥) : 비를 부르는 비둘기들 지붕 위를 나는데
含泥鷰入深(함니연입심) : 진흙 문 제비는 들보로 날아드네
晩來茅舍下(만래모사하) : 저녁 무렵 찾아든 초가에서
高臥等羲皇(고와등희황) : 베개를 높이 베니 태평시절 복희씨 시대인 듯
[夏(하]
柳郊陰正密(류교음정밀) : 들판의 버드나무 녹음이 짙은데
桑壟葉初稀(상농엽초희) : 언덕의 뽕나무는 잎이 드물어졌구나
雉爲哺雛瘦(치위포추수) : 꿩은 새끼 먹이느라 여이어지고
蠶臨成繭肥(잠림성견비) : 누에는 살이 찌네
熏風驚麥隴(훈풍경맥롱) : 훈훈한 바람에 보리밭이 물결치고
凍雨暗笞磯(동우암태기) : 찬 비 내리니 낚시터가 어둡구나
寂寞無軒騎(적막무헌기) : 적막하여 귀한 손님 올 리가 없으니
溪頭晝掩扉(계두주엄비) : 개울가 사립문은 한낮에도 닫혔구나
[秋(추]
搰搰田家苦(골골전가고) : 힘들여 일는 고단한 농가가
秋來得暫閑(추래득잠한) : 가을이 되니 잠시 한가하구나
雁霜楓葉塢(안상풍엽오) : 서리 내린 단풍 언덕엔 기러기 날고
蛩雨菊花湾(공우국화만) : 들국화 핀 물가에 귀뚜라미 우고있네
牧笛穿煙去(목적천연거) : 연기를 뚫고 들리는 목동의 피리 소리
樵歌帶月還(초가대월환) : 달빛 띠고 돌아오는 나무꾼 노래
莫辭收拾早(막사수습조) : 일찍 거두는 일 미루지 말라
梨栗滿空山(리률만공산) : 배와 밤 산에 가득 열렸으니
[冬(동]
歲事長相續(세사장상속) : 한 해의 일이 게속되니
終年未釋勞(종년미석노) : 해가 저물어도 일은 끝이 없네
板簷愁雪壓(판첨수설압) : 널판자 처마는 눈에 눌려 걱정이요
荊戶厭風號(형호염풍호) : 사립문에는 바람이 불어 울부짖네
霜曉伐巖斧(상효벌암부) : 찬 새벽에는 산비탈의 나무도 베어오고
月宵乘屋綯(월소승옥도) : 달밤엔 이엉 새끼도 꼬아야 하네
佇看春事起(저간춘사기) : 이러다 보면 어느덧 봄 일이 시작되니
舒嘯便登皐(서소편등고) : 천천히 휘파람불며 언덕에 올라본다
'03) 노봉 김극기(1150)' 카테고리의 다른 글
老蜂 金克己(노봉 김극기). 浿江渡吳學士韻(패강도오학사운) 패강 나루터에서 오학사의 운 (0) | 2023.06.26 |
---|---|
老蜂 金克己(노봉 김극기). 高原驛(고원역) 고원역에서 (2) | 2023.06.19 |
老蜂 金克己(노봉 김극기). 醉時歌(취시가)취하여 부르는 노래 (0) | 2023.06.02 |
老蜂 金克己(노봉 김극기). 上首相詩(상수상시)수상에게 올리는 시 (3) | 2023.05.25 |
老蜂 金克己(노봉 김극기). 夜 坐(야 좌)밤에 앉아서 (0) | 2023.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