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蜂 金克己(노봉 김극기). 醉時歌(취시가)취하여 부르는 노래
鈞必連海上之六鼇(균필련해상지륙오) :
낚으면 바다 속 여섯 자라를 한꺼번에 낚고
射必落日中之九烏(사필락일중지구조) :
쏘면 해 속의 아홉 마리 까마귀를 떨어뜨린다.
六鼇動兮魚龍震蕩(육오동혜어룡진탕) :
여섯 자라가 움직이니 어룡이 떨고
九烏出兮草木焦枯(구오출혜초목초고) :
아홉 까마귀 나오매 초목이 말라 타들어간다.
男兒要自立奇節(남아요자립기절) :
사내는 스스로 기특한 절개를 세워야 하니
弱羽纖鱗安足誅(약우섬린안족주) :
약한 새와 가늘은 물고기야 잡을 것 있으리오
紫纓雲孫始墮地(자영운손시타지) :
붉은 갓끈의 먼 자손이 처음 땅에 떨어지니
自謂壯大陳雄圖(자위장대진웅도) :
스스로 장하고 큰 계획 베푼다고 일렀어라.
鍊石欲補東南缺(련석욕보동남결) :
돌을 갈아 하늘 동남 무너지는 것 막으려 하고
鑿石將通西北迂(착석장통서북우) :
돌을 파서 하늘 막힌 서북의 길 트려 하도다
嗟哉計大未易報(차재계대미역보) :
슬프다, 큰 계획을 쉬이 풀지 못하니
半世飄零爲腐儒(반세표령위부유) :
반 평생 불행한 신세가 썩은 선비되었구나.
不隨馮異西登隴(불수풍이서등롱) :
풍이가 농서에 오름을 따르지 못하고
不逐孔明南渡攎(불축공명남도로) :
공명이 노수를 건너감을 본받지 못하였다.
論詩說賦破屋下(론시설부파옥하) :
쓰러진 집 아래서 시를 논하고 부를 말하며
却把短布抱妻孥(각파단포포처노) :
짧은 포대기로 처자를 안아 주노라.
時時壯憤掩不得(시시장분엄불득) :
때때로 일어나는 울분을 누를 수 없어
拔劍斫地空長吁(발검작지공장우) :
칼을 빼어 땅을 치고 하염없이 탄식하노라.
何時乘風破巨浪(하시승풍파거랑) :
어느 때나 바람을 타고 큰 물결 부수고
坐令四海如唐虞(좌령사해여당우) :
앉아서 이 천하를 당우가 되게 하나.
君不見凌煙閣上圖形容(군불견릉연각상도형용) :
그대 능연각 위에 그린 얼굴 보지 못했나
半是書生半武夫(반시서생반무부) :
그 반은 서생이요 반은 무부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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