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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月先亭十詠 5(월선정십영 5) 월선정 주변의 열 가지를 읊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月先亭十詠 5(월선정십영 5)월선정 주변의 열 가지를 읊다낙안부한수(落雁浮寒水) : 내려앉아 차가운 물에 떠 있는 기러기들 江天小雨洗秋光 (강천소우세추광)멀리 강江 위 하늘에서 잠시 비 내려 가을빛을 씻더니 霜信初傳雁陣忙 (상신초전안진망)서리가 온다는 소식消息이 막 전해지자 기러기 떼 바쁘네. 孤影失群新渚冷 (고영실군신저랭)무리를 잃은 외로운 그림자가 새 물가에 쓸쓸하게 비치더니 蘆花叢裏一聲長 (노화총리일성장)갈대꽃 떨기 속에서 한 마리 울음소리가 길게 들려오는구나.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幽 居 (유 거) 속세를 떠나 외딴곳에서 살며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幽 居(유 거) 속세를 떠나 외딴곳에서 살며 山下幽居晝掩扄(산하유거주엄상)산 아래 외딴집 낮에도 문이 닫혔는데 竹鷄聲裏夢初醒(죽계성리몽초성)자고새 우는 소리에 꿈에서 막 깨어났네 搘頣宴坐西窓夕(지신연좌서창석)턱을 괴고 조용히 앉아 서쪽으로 난 창이 저물도록 讀盡黃庭內景經(독진황정내경경)황정내경경을 다 읽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哀崔海州 2[애최해주 2] 최해주를 애도하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哀崔海州 2[애최해주 2]최해주를 애도하다. 逆名寧有是[역명녕유시] : 반역의 누명이 어찌 여기에 있을까 顚妄乃臣眞[전망내신진] : 망령됨을 도리어 참된 신하로 삼았네. 臣罪固當尒[신죄고당이] : 신하 삼은 잘못을 이미 당했을 뿐이오 君王本聖神[군왕본성신] : 임금님께선 본디 신성하고 영묘하시네.

簡易 崔岦(간이 최립). 留安居士 2(유안거사 2) 안 거사 에게 남겨주다

簡易 崔岦(간이 최립).   留安居士 2(유안거사 2) 안 거사 에게 남겨주다  旅泊猶牽人事擾(여박유견인사요)떠돌다가 머무는 사람에게도 여전히 시끄러운 세상일이 밀려드니 山齋信宿便言還(산재신숙편언환)산방에서 이틀 밤을 묵은 뒤 곧 돌아간다는 말을 하게 되었네 憑君莫羡僧長在(빙군막이승장재)이곳에서 오래도록 사는 승려들을 부러워하니 마시구려 剩却先生數日閑(잉각선생수일한)선생의 한가로운 며칠이 더 나을 것이니...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題松源院長上人江雪小障子 3(제송원원장상인강설소장자 3). 松源院 長上人이 그린 <江雪圖> 병풍에 대하여 쓰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題松源院長上人江雪小障子 3(제송원원장상인강설소장자 3)松源院 長上人이 그린 병풍屛風에 대하여 쓰다  雲暝雪皚皚 (운훤설애애)구름 어둡고 내린 눈이 희디희니 坐失前山岑 (좌실전산잠)앉아서 앞산 봉우리를 잃어버렸네. 暗谷藏梅塢 (암곡장매오)어두운 골짜기가 매화梅花 핀 둑을 감추었으니 淸香底處尋 (청향저처심)맑은 향기香氣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栗谷 李珥 (율곡 이이). 高山九曲歌 4(고산구곡가 4)

​栗谷 李珥 (율곡 이이).    高山九曲歌 4(고산구곡가 4)  高 曲何處是(사곡하처시) : 넷째 곡은 어디인가松崖日西沈(송애일서침) : 송애에 해 넘어 가는구나.潭心巖影倒(담심암영도) : 못 가운데 바위 그림자 거꾸로 비쳐色色皆蘸之(색색개잠지) : 색색이 다 물 속에 보인다.林泉深更好(임천심갱호) : 숲 속 샘은 깊을수록 좋아遺興自難勝(유흥자난승) : 그윽한 흥을 이기기 어렵도다.

松江 鄭澈(송강 정철). 先我而來去亦先(선아이래거역선) 나 보다 먼저 왔다가 또한 먼저 가니

松江 鄭澈(송강 정철).   先我而來去亦先(선아이래거역선) 나 보다 먼저 왔다가 또한 먼저 가니  先我而來去亦先(선아이래거역선) 나 보다 먼저 왔다가 또한 먼저 가니死生何不少周旋(사생하불소주선) 죽고 삶을 조금도 주선(調整)하지 못하는가.欲從眞歇臺邊月(욕종진헐대변월) 진헐대 가의 달을 따르고져會作毗盧頂上仙(회작비로정상선) 마침 비로봉 위에 신선이 되었을테니.千劫縱灰難得子(천겁종회난득자) 천겁이 비록 재 되어도 그대를 얻지 못하니九原如作更逢賢(구원여작갱봉현) 구원 이루어 진다면 다시 그대를 보려나.無人解聽峨洋趣(무인해청아양취) 아양곡의 흥취를 알아들을 이 없으니却爲鍾期一斷絃(각위종기일단현) 도리어 鍾子期 위해 거문고 줄 끊을 수 밖에.

河西 金麟厚(하서 김인후). 瀟灑園四十八詠 12(소쇄영사십팔영 12) 소쇄원 주변의 마흔여덟 가지를 읊다

河西 金麟厚(하서 김인후).   瀟灑園四十八詠 12(소쇄영사십팔영 12)소쇄원 주변의 마흔여덟 가지를 읊다梅臺邀月(매대요월) : 매화나무 대에서의 달맞이 林斷臺仍豁 (림단대인활)나무숲 쳐내니 매대는 확 트여서 偏宜月上時 (편의월상시)나무숲 쳐내니 매대는 확 트여서 最憐雲散盡 (최린운산진)구름도 다 걷혀감이 가장 사랑스러운데 寒夜暎氷姿 (한야영빙자)차가운 밤이라 아름다운 매화 곱게 비추네

南冥 曺植 (남명 조식). 無題(무제) 제목없이

南冥 曺植 (남명 조식).    無題(무제) 제목없이 ​斯干日日樂靡違(사간일일락미위) : 이 물가 날마다 즐거워 마음 거스르지 않아舍此談天未是奇(사차담천미시기) : 이곳 버리고 하늘을 말하는 건 기이하지 못하다.智異三藏居彷佛(지이삼장거방불) : 지리산 삼장에서 사는 곳이 그럴 듯하나武夷九曲水依俙(무이구곡수의희) : 무이구곡의 물은 아련하기만 하여라.鏝墻瓦老風飄去(만장와로풍표거) : 잘 바른 담장과 기와도 오래되어 바람에 으스러지고石路歧深馬自知(석로기심마자지) : 돌길은 갈라져도 깊어도 말은 절로 아는구나.皓首重來非舊主(호수중래비구주) : 늙어 흰 머리로 다시 오니 옛 주인 아니고一年春盡詠無衣(일년춘진영무의) : 한 해의 봄은 다 가는데 「無衣」를 읊어본다

退溪 李滉[퇴계 이황]. 答寄權景由貳相 1[답기권경우이상 1] 권경우 찬성에게 회답을 보내다.

退溪 李滉[퇴계 이황].   答寄權景由貳相 1[답기권경우이상 1] 권경우 찬성에게 회답을 보내다. 石門同醉菊花秋[석문동취국화추] : 가을 국화가 꽃 피니 돌 문에서 함께 취하고 曾笑吾廬太僻陬[증소오려태벽추] : 심히 궁벽한 구석 나의 오두막에 웃음 더하네. 近得陶山天與景[근득도산천여경] : 도산 가까이 얻으니 하늘은 경치를 허락하고 憶公那得更追遊[억공나득갱추유] : 공의 생각 어찌 얻어 다시 즐기기를 구하나.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感 興 5(감 흥 5) 감동 된 흥취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感 興 5(감 흥 5)  감동 된 흥취 梅福無心釣世名 (해복무심조세명)은자 매복梅福은 세상에서 거짓을 꾸며 명예를 구할 마음이 없었고 枕中鴻寶要丹成 (심중홍보요단성)베개 속『홍보鴻寶』로 단약丹藥을 만들려고 하였네. 何人爲酌河梁酒 (하인위작하량주)누가 나를 위하여 이별주離別酒 따르고 細唱驪駒慰此情 (세창려구위차정)를 가늘게 불러 이 마음을 위로慰勞해 줄까.  *『홍보鴻寶』 : 한漢나라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이 베개 속에 비장秘藏하였던 도술서道術書.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村燈(촌등) 촌등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村燈(촌등) 촌등 日落半江昏(일락반강혼) : 해가 지니 강의 절반이 어둑해져 一點明遠村(일점명원촌) : 한 점 등불 아득히 먼 고을 밝힌다 熒煌穿竹徑(형황천죽경) : 등불의 불빛은 대나무 좁은 길을 꾾고 的歷透籬根(적력투리근) : 또렷하게 울타리 밑을 비춰오는구나旅館愁閒雁(여관수한안) : 여관에 들려오는 기러기 소리 수심겹고 紗窓倦繡鴛(사창권수원) : 비단 창가 비치는 원앙 수놓기 권태롭구나 蕭蕭秋葉雨(소소추엽우) : 우수수 가을잎에 내리는 비 相對正銷魂(상대정소혼) : 마주 바라보니 내 넋이 녹아버리는구나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再和六首 6(재화륙수 6) 다시 여섯 수首에 화답和答하다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再和六首 6(재화륙수 6)다시 여섯 수首에 화답和答하다 緩步尋芳草 (완보심방초)천천히 걸으며 향기香氣롭고 꽃다운 풀을 찾고  閑吟數落花 (한음수락화)한가롭게 읊으며 떨어진 꽃을 세네. 乞詩無俗客 (걸시무속객)시詩를 지어 달라고 한 사람은 속세俗世에서 온 손님이 아니고 送酒有隣家 (송주유린가)술을 보내 준 사람은 이웃집에 있구나.

陽村 權近(양촌 권근). 북풍가(北風歌)

陽村 權近(양촌 권근).   북풍가(北風歌) 六月北風吹正狂(륙월북풍치정광) 유월에도 북녘 바람 거세게 부니 朝朝天氣如秋凉(조조천기여추량)아침마다 천기는 가을과 같네 蓬蓬拂拂隨激揚(봉봉불불수격양)봉봉 불불 부짖었다 다시 드날려 聲如萬騎嗚刀鎗(성여만기오도쟁)만 군사 칼과 창을 울리는 소리 或如烈火猛勢張(혹여열화맹세장)훨훨 타는 불 기세 펼쳐나가듯 惑如怒濤趨壑忙(혹여노도추학망)성낸 파도 골짜기로 내리쏟는 듯 田苗欲秀半已黃(전묘욕수반이황)벼포기 패려다가 노랗게 되니 農夫恐失西成望(농부공실서성망)농부들은 흉년들까 걱정을 하네 況是連旬遭亢陽(황시연순조항양)더구나 열흘 동안 불볕이 나서 可憐草木同罹殃(가련초목동리앙)초목마저 재앙을 받다니 원 有時雲升雨欲滂(유시운승우욕방)이따금 구름 이러 비가 오려다가도 吹漓杲杲穿日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