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회재 이언적(1491) 47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舟中卽事(주중즉사) 배 안에서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舟中卽事(주중즉사) 배 안에서 列峀蜿蜿去不留(열수완완거불류) : 뭇 산들 구불구불 지나가고 머물지 않아 悠然自在水中流(유연자재수중류) : 나도 아득히 물 따라 흘러간다. 錦屛影裏孤帆暮(금병영이고범모) : 비단 병풍 드리운 산 그림자 속을 황혼에 외로운 배 떠가고 綠鏡光邊兩岸秋(녹경광변양안추) : 거울 같은 푸른 물결에 비친 언덕 가을이 짙었구나. 雲盡碧空悲一雁(운진벽공비일안) : 구름 걷힌 푸른 하늘을 애처로운 외기러기 날고 波恬斜日戱群鷗(파념사일희군구) : 잔잔한 물결에 석양은 못 갈매기 희롱한다. 胸中浩渺無涯興(흉중호묘무애흥) : 가슴 속에는 넓고 아득한 끝없는 흥취 일고 獨立蒼茫聘遠眸(독립창망빙원모) : 혼자 서서 창망히 먼 곳으로 눈을 돌려 바라본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上洛路上卽事(상락노상즉사) 낙동으로 가는 길에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上洛路上卽事(상락노상즉사) 낙동으로 가는 길에 大塊之中萬象藏(대괴지중만상장) : 대 자연에 만상이 갖춰 있고 廓然悠久更無疆(확연유구갱무강) : 확연한 진리는 유구하고 끝이 없어라 江河山岳長流峙(강하산악장류치) : 강과 산은 영원히 흐르고 치솟아 있고 日月星辰互隱彰(일월성신호은창) : 해와 달과 별들은 서로 숨기고 나타내고 古往今來觀世變(고왕금래관세변) : 전에 갔다가 지금에 나타나는 세상의 변화를 보이고 春生秋殺見天常(춘생추살견천상) : 봄에 낳았다가 가을에 죽여 버리는 하늘의 법칙을 보이노라. 箇中何物能爲此(개중하물능위차) : 그 중에 어느 물건이 이러한 일을 할 수 있을까 一本昭昭獨主張(일본소소독주장) : 하나의 밝고 밝은 진리가 홀로 이를 주관하리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夢覺有感(몽교유감) 꿈에서 깨어나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夢覺有感(몽교유감) 꿈에서 깨어나 常思理欲互相勝(상사리욕호상승) : 항상 천리와 인욕을 생각해보니 서로 이기려하니 幽獨危微倍戰競(유독위미배전경) : 은밀히 홀로 있으면 욕심은 위태하고 도심은 약하니 조심을 배가하라. 一念差來便禽獸(일념차래편금수) : 한 생각만 어긋나도 금수같이 되리니 惕然驚起對靑燈(척연경기대청등) : 깜짝 놀라 일어나 맑은 등불 바라보라. 長誦虞書十六字(장송우서십륙자) : 우서의 열여섯 글자를 길이 외워서 一毫人欲便思除(일호인욕편사제) : 조금이라도 욕심이 생기면 생각에서 없애버려라 工夫尙覺多滲漏(공부상각다삼루) : 공부에 아직도 소루한 점이 많음을 깨닫고 知有神明故警余(지유신명고경여) : 신령이 고의로 나에게 경고하려함이 있음을 알아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中卽事(산중즉사) 산 속에서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中卽事(산중즉사) 산 속에서 淸晨梳罷快憑欄(청신소파쾌빙란) : 맑은 새벽 빗질 하고 상쾌히 난간에 기대니 細雨隨風滿碧山(세우수풍만벽산) : 가랑비는 바람 따라 푸른 산에 가득 내리네. 野遠靑煙橫一抹(야원청연횡일말) : 들판은 아득히 멀어 푸른 이내 조금 가로 뻗혀있고 林深幽鳥語千般(임심유조어천반) : 숲은 깊어 그윽한 새소리 천 가지로 들려온다. 忘機與物聊同樂(망기여물료동락) : 이해득실을 따지려는 마음 잊으니 모든 것이 즐겁고 安分於時獨自閑(안분어시독자한) : 때에 맞게 분수를 지키니 스스로 한가하다 乘興渺然迷出處(승흥묘연미출처) : 흥에 겨워 아득히 출처를 잃고 却疑身誤出人寰(각의신오출인환) : 내 몸 세상에 잘못 들었나 도리어 의심되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感 興 (감 흥) 감 흥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感 興 (감 흥) 감 흥 萬象紛然不可窮(만상분연불가궁) : 만상은 분분해서 다 밝히지 못하니 一天於穆總牢籠(일천어목총뢰롱) : 한 하늘의 이치는 깊고 오묘하여 모두 굳게 뭉쳐있다 雲行雨施神功博(운행우시신공박) : 구름이 흘러가 비 되어 내리니 신의 공덕이 넓기도 한다 魚躍鳶飛妙用通(어약연비묘용통) : 물고기와 솔개가 뛰고 나름은 자연의 묘한 이치가 통함이로다 雖曰有形兼有跡(수왈유형겸유적) : 형태가 있어 형적이 있다고 하나 本來無始又無終(본래무시우무종) : 본래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느니라. 沈吟黙契乾坤理(침음묵계건곤리) : 시를 읊으며 건곤의 이치를 가만히 맞추며 獨立蒼茫俯仰中(독립창망부앙중) : 홀로 서서 창망히 위아래를 바라보노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九日無菊(구일무국) 구월 구일인데 국화꽃도 없이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九日無菊(구일무국) 구월 구일인데 국화꽃도 없이 欲撤金錢泛酒卮(욕철금전범주치) : 노오란 동전 같은 국화 따서 술잔에 띄우려 登高空折未開枝(등고공절미개지) : 산에 올라 공연히 피지 않은 가지를 꺾어본다 傾壺漸發愁中笑(경호점발수중소) : 술병 기울려 근심 가운데 웃음을 지어보니 滿帽難成醉後奇(만모난성취후기) : 모자에 가득 끼워보나 술 취한 뒤라 신기한 줄 모르겠다 冷蘂縱能酬晩節(냉예종능수만절) : 차가운 꽃술 늦은 계절에 어울린다 해도 淸芬堪歎負佳節(청분감탄부가절) : 맑은 향기가 좋은 계절을 저버림을 면하기 어렵도다 仍驚物理渾如許(잉경물리혼여허) : 사물을 놀라게 함이 하나 같나니 吐馥流芳貴及時(토복류방귀급시) : 향기를 토하여 흘러감이 때에 맞아야 귀하노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九日無菊(구일무국) 구월 구일인데 국화꽃도 없이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九日無菊(구일무국) 구월 구일인데 국화꽃도 없이 ​​ 欲撤金錢泛酒卮(욕철금전범주치) : 노오란 동전 같은 국화 따서 술잔에 띄우려 登高空折未開枝(등고공절미개지) : 산에 올라 공연히 피지 않은 가지를 꺾어본다 傾壺漸發愁中笑(경호점발수중소) : 술병 기울려 근심 가운데 웃음을 지어보니 滿帽難成醉後奇(만모난성취후기) : 모자에 가득 끼워보나 술 취한 뒤라 신기한 줄 모르겠다 冷蘂縱能酬晩節(냉예종능수만절) : 차가운 꽃술 늦은 계절에 어울린다 해도 淸芬堪歎負佳節(청분감탄부가절) : 맑은 향기가 좋은 계절을 저버림을 면하기 어렵도다 仍驚物理渾如許(잉경물리혼여허) : 사물을 놀라게 함이 하나 같나니 吐馥流芳貴及時(토복류방귀급시) : 향기를 토하여 흘러감이 때에 맞아야 귀하노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孤 松 (고 송)고 송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孤 松 (고 송)고 송 群木鬱相遮(군목울상차) : 온갖 나무 울창하여 서로 막히고 孤松挺自誇(고송정자과) : 고송은 몸을 빼어 스스로 자랑하네. 煙霞秘斡質(연하비알질) : 연기와 노을 속에 줄기 간직하고 雨露長枝柯(우로장지가) : 비와 이슬로 가지를 키웠구나. 千尺心應直(천척심응직) : 천척 높이 자랐으니 마음도 응당 곧고 九泉根不斜(구천근불사) : 구천에 깊이 내렸으니 뿌리 기울지도 않으리라. 棟樑雖有待(동량수유대) : 큰 재주 있어 비록 나라의 기대가 있어도 斧斤奈相加(부근내상가) : 도끼와 날이 어찌 서로 더해지는가. 不似巖邊老(불사암변로) : 바위 가에서 늙어감만 못하나니 含姿歲暮多(함자세모다) : 고운 자세 간직하며 해 저문 날까지 오래 살리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烏川路上(오천노상) 오천 길에서

​​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烏川路上(오천노상) 오천 길에서 揮鞭發海隅(휘편발해우) : 말을 채찍질하여 바다로 떠나 擡眠極平蕪(대면극평무) : 눈 들어 바라보니 넓고 아득하여 끝이 없도다. 新綠千山遍(신록천산편) : 신록은 온 산에 가득하고 殘紅一點無(잔홍일점무) : 붉은 꽃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구나. 樂時渾物我(낙시혼물아) : 즐거운 시절 물과 내가 온통 하나가 되어 探勝歷江湖(탐승력강호) : 좋은 경치 찾아서 강과 호수를 두루 다닌다. 安得携知己(안득휴지기) : 어찌 마음 맞는 친구를 데리고 臨流倒百壺(임류도백호) : 냇가에 나가 백병의 술이라도 기울이지 않으리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堂卽事(산당즉사) 산 속에서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堂卽事(산당즉사) 산 속에서 禪房高枕隱(선방고침은) : 승방에 베개 높이 베고 숨어사니 山色曉窓多(산색효창다) : 산색은 새벽 창에 짙어온다 林底幽禽語(임저유금어) : 숲 속에는 그윽한 새소리 지저귀고 風中輕鷰斜(풍중경연사) : 바람 속에 가려운 제비소리 비껴든다. 翠巖留宿霧(취암류숙무) : 푸른 바위에 안개 서리고 深峽鎖朝霞(심협쇄조하) : 깊은 협곡에 아침노을 가득하다 誰識此中趣(수식차중취) : 그 누가 알까, 여기서 사는 멋을 閒雲嶺上過(한운영상과) : 한가한 구름 고개 위로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