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자하 신위(1769) 99

紫蝦 申緯(자하 신위). 東關驛(동관역) 동관역에서

紫蝦 申緯(자하 신위).   東關驛(동관역) 동관역에서  暖日恬風雨後天(난일념풍우후천) 따뜻한 날, 바람 고요하고 비 갠 하늘初秋那得此淸姸(초추나득차청연) 초가을이 어찌 이렇게도 맑고 고울까車音入滑泥爲海(거음입활니위해) 수레소리 미끄러운 진흙길에 빠져 바다소리 같고茶味回甛睡是禪(다미회첨수시선) 차 맛은 혀에 감돌아 잠은 선정에 든 하다古戌黃葉鞭影外(고술황엽편영외) 옛 수자리에 낙엽은 말채찍 그림자 밖에 떨어지고酒家紅斾雁聲邊(주가홍패안성변)기러기 소리 들리는 곳에는 주막의 붉은 깃발 펄럭인다. 好詩一失難追補(호시일실난추보) 좋은 시는 잊어버리면 이어나가기 어려우니銜口眞成急就篇(함구진성급취편) 임에 머금은 채로 급취편을 지으리라

紫蝦 申緯(자하 신위). 滿月臺懷古(만월대회고) 만윌대에서 옛일을 생각하며 ※고려 궁궐터

紫蝦 申緯(자하 신위).   滿月臺懷古(만월대회고) 만윌대에서 옛일을 생각하며   ※고려 궁궐터  大業三韓一統來(대업삼한일통래) 삼한을 통일한 대업을 이룬 뒤子孫付託奈非才(자손부탁내비재) 자손에 부탁하나 인재 아님을 어찌하나宮闈震蕩家兵入(궁위진탕가병입) 궁궐은 흔들리어 내란 병사 들고梵唄凄淸佛國開(범패처청불국개) 범패소리 처량하고 절만이 열려있다唐鎭勳名多跋扈(당진훈명다발호) 훈장 받은 당나라 장군들 많이 발호하고晉安尊位寄悲哀(진안존위기비애) 진나라 귀족 사안은 비애를 부치었도다繁華往跡無人間(번화왕적무인간) 번화한 지난 자취 묻는 사람 하나 없어滿月臺前生綠苔(만월대전생록태)만월대 앞마당에는 푸른 풀만 자라난다

紫蝦 申緯(자하 신위). 洗心臺(세심대) 세심대에서

紫蝦 申緯(자하 신위).   洗心臺(세심대) 세심대에서 行殿深秋澹夕暉(행전심추담석휘) 전각에 깊은 가을, 저녁 빛이 맑은데 畵墻西角啓朱扉(화장서각계주비) 화려한 담장 서쪽 모서리, 붉은 문 열려있다.一笑黃花如蛾老(일소황화여아로) 웃어보노니, 노란 꽃이 나비처럼 무르익고重來白鳥歎人非(중래백조탄인비) 다시 오니 백조는 같은 사람 아니라 탄식한다.意中欄檻移樽得(의중란함이준득) 마음에 드는 난간으로 술잔 옮겨오니分外溪山入座飛(분외계산입좌비) 분수 밖의 개울과 산이 자리에 들어 난다.舊識池塘金色鯽(구식지당금색즉) 옛날 보았던 연못 속 금빛 붕어들盡情遊泳共忘機(진정유영공망기)마음껏 헤엄치며 함께 세상 욕심 잊는다.

紫蝦 申緯(자하 신위). 春盡日對雨 (춘진일대우) 봄 다한 날 비를 마주하며

紫蝦 申緯(자하 신위).    春盡日對雨 (춘진일대우) 봄 다한 날 비를 마주하며  造化無私物有涯(조화무사물유애) 조물주에 사사로움 없어 사물에 끝 있는데春光畢竟屬誰多(춘광필경속수다)봄빛은 필경 누구에게 많이 속하게 했는가. 關情燕語酬鶯語(관정연어수앵어) 정 붙일 일은 제비의 말과와 꾀꼬리의 말인데得意桃花殿杏花(득의도화전행화) 절로 좋은 것은 복사꽃과 대궐 살구꽃이로다.準備杯觴防疾病(준비배상방질병) 술상을 준비하여 질병을 막으려도折除風雨損華奢(절제풍우손화사) 비바람에 꺾고 없애어 화려함을 덜어낸다. 去年如此今年又(거년여차금년우) 지난해도 이러했고 금년도 또 이러하니人壽芳菲任共磨(인수방비임공마) 사람의 목숨과 풀 향기도 함께 닯아지리라

紫蝦 申緯(자하 신위). 臙脂梅(연지매)연지매

紫蝦 申緯(자하 신위).   臙脂梅(연지매)연지매 强抹臙脂樣八時(강말연지양팔시)억지로 연지를 발라 모양을 꾸밀 때에 桃腮唐突混瓊姿(도시당돌혼경자)복사뺨이 당돌하게 옥의 자태에 섞였네 驀然記得坡仙語(맥연기득파선어)맥연하게 기억하여 소동파의 말을 얻으니 酒暈無端上玉肌(주운무단상옥기)술기운이 무단히 옥 같은 살에 올라오네

紫蝦 申緯(자하 신위). 會寧嶺(회령령) 회령고개

紫蝦 申緯(자하 신위).    會寧嶺(회령령) 회령고개 匝地群峰忙自退(잡지군봉망자퇴) 땅이 돌려 뭇 봉우리들 뿔뿔이 물러서고全遼嶺阨此爲雄(전료령액차위웅)아득한 고개와 언덕 중 이 곳이 가장 웅장하다 天垂繚白縈靑外(천수료백영청외)하늘엔 흰 구름 드리워 푸른 공중 밖에 얽혀있고 秋入丹砂點漆中(추입단사점칠중)가을은 붉은 물감에 젖어 검붉은 물속에 박혀있다 峽鬪虎狼靈短景(협투호랑령단경) 골짜기엔 싸우는 호랑이와 여우 그림자 어른거리고 城昏鴉鶻舞回風(성혼아골무회풍) 성은 어두워지니 갈가마귀와 솔개 춤추고 회오리바람 몰아친다雲層笑話時相失(운층소화시상실) 구름 층 속 우스개 소리에 때때로 서로를 잃어山半荒祠一會同(산반황사일회동) 산 중간 황폐한 사당에서 모두 모여 점검해본다

紫蝦 申緯(자하 신위). 紅白梅(홍백매) 홍백 매화

紫蝦 申緯(자하 신위).    紅白梅(홍백매) 홍백 매화 料峭東風梅信回(요초동풍매신회)매서운 봄바람에 매화소식 돌아와 此花年例犯寒開(차화년례범한개) 이 꽃은 해마다 추위 속에 피어난다.飜嫌歛笑亭亭遠(번혐감소정정원) 문득 선웃음 역겨워 정정히 멀어져人似凝眸脈脈來(인사응모맥맥래) 사람의 눈길 모은 듯 맥맥히 오는구나.送老影香和靖福(송로영향화정복) 노년의 은은한 향기는 임화정의 복이요通身鐵石廣平才(통신철석광평재) 철석같은 온 몸은 광평의 재주로다吾廬兩樹能紅白(오려량수능홍백) 우리 집 두 나무에 붉은 꽃과 흰 꽃 피니 白未離披紅欲催(백미리피홍욕최)흰 꽃이 다 지기 전에 붉은 꽃이 피려한다.

紫蝦 申緯(자하 신위). 答客問(답객문) 손님이 물어 답하며

紫蝦 申緯(자하 신위).    答客問(답객문) 손님이 물어 답하며 壁上一葫蘆(벽상일호로) 벽 위에 술쪽박 하나堂下一匹驢(당하일필려)당 아래에는 나귀 한 필 葫蘆驢虛設(호로려허설)쪽박과 나귀는 공연히 있는것 不挂又不馳(불괘우불치)내걸지도 않고 달리지도 않는다 客來問主人(객래문주인) 손이 와서 주인에게 물으니主人但謝辭(주인단사사) 주인은 다만 사례의 말 뿐이다榨酒杏花雨(자주행화우) 살구꽃비에 술을 짤 만하고尋詩紅葉秋(심시홍엽추) 단풍잎 가을에는 시 지을 만하다時時馳且挂(시시치차괘) 때때로 달리고 또 마실 것이니客亦有意不(객역유의부) 손님도 또한 뜻이 있는가 없는가

紫蝦 申緯(자하 신위). 潘家莊(반가장) 반가의 장원

紫蝦 申緯(자하 신위).    潘家莊(반가장) 반가의 장원 孤村橫一彴(고촌횡일작) 외딴 고을에 한 외나무다리 비껴 있고落日懸雙杵(낙일현쌍저) 지는 해는 쌍방망이 사이에 매달려 있다秋水澹迎人(추수담영인) 가을 물은 담담히 사람을 맞이하고石壁堪題序(석벽감제서) 돌 벽 에는 글제를 쓸만하구나烹茶掃紅葉(팽다소홍엽) 단풍잎 쓸어모아 차를 다리며憩雲傾綠醑(게운경록서) 구름 보고 쉬면서 술을 기울인다煙郊望不極(연교망불극) 안개낀 들판을 바라보니 끝이 없고歸程杳何許(귀정묘하허) 돌아오는 길은 아득하여 어디쯤 인지 몰라라

紫蝦 申緯(자하 신위). 釣臺望月(조대망월) 낚시 자리서 달을 바라보며

紫蝦 申緯(자하 신위).   釣臺望月(조대망월) 낚시 자리서 달을 바라보며  溶溶波上月(용용파상월) 출렁거리는 물결 위에 달塗塗葉間霜(도도엽간상) 자욱한 나뭇잎 사이의 서리霜光與月色(상광여월색) 서리빛 과 함께한 달빛倂墜煙渺茫(병추연묘망) 모두 안개에 떨어져 아득하다釣臺一片石(조대일편석) 낚시대의 자리는 한 조각 바위據此水中央(거차수중앙) 여기 물속 가운데 버티이 있도다不知夜深淺(부지야심천) 밤이 깊은지 얕은지 모르지만漸見人影長(점견인영장) 차츰 사람의 그림자 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