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백사 이항복(1556) 82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東岡屋成喜題(동강옥성희제) 동강의 집이 다 지어지자 기뻐서 쓰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東岡屋成喜題(동강옥성희제)동강의 집이 다 지어지자 기뻐서 쓰다 早年爲客落塵煙(조년위객락진연)젊은 나이에 나그네 되어 티끌세상에 떨어져서 弄盡人間萬劫綠(롱진인간만겁록)인간 세상에서 지극히 오랜 세월의 인연을 남김없이 즐겼네 頭白歸來江上臥(두백귀래강상와)머리가 허옇게 되어 돌아와 강가에 누워 있으니 一天風月造無邊(일천풍월조무변)온 하늘에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이 끝없이 넉넉하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漢陰挽(한음만)한음 이덕형에 대한 만사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漢陰挽(한음만)한음 이덕형에 대한 만사 淪落窮山舌欲捫(윤락궁산설욕문)궁벽한 산골을 떠돌아다니는 신세 말이나 조심하려고 吞聲暗哭漢原君(탄성암곡한원군)소리를 삼키며 남몰래 한원군의 죽음을 곡하네 哀詞不敢分明語(애사불감분명어)애도사 인데도 감히 분명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은 薄俗窺人喜造言(박속규인희조언)남을 엿보아 근거 없는 사실을 꾸며서 말하기 좋아하는경박한 풍속 때문이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睡起口號(수기구호) 자고 일어나 즉석에서 시를 지어 읊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睡起口號(수기구호)자고 일어나 즉석에서 시를 지어 읊다 池亭終日岸綸巾(지정종일안륜건)연못가 정자에서 온종일 유건을 벗어 놓고 隱几沈眠起欠伸(은궤침면기흠신)안석에 기대어 깊이 잠들었다가 일어나 하품하며 기지개 켜내 一枕午風涼似水(일침오풍량사수)잠 한숨에 불어온 남풍이 물처럼 서늘하니 若爲持贈夏畦人(약위지증하휴인)어떻게 하면 여름날 뜨거운 햇볕 아래 밭매는 농부에게 가져다줄까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讀黃庭經偶書(독황정경우서) 황경정을 읽고 우연히 쓰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讀黃庭經偶書(독황정경우서)황경정을 읽고 우연히 쓰다 淨室遊塵泛隙曛(정실유진범극훈)방을 청소하느라 피어오른 먼지는 문틈의 석양빛에 떠나가고 紙窓香篆度微雲(지창향전도미운)종이창 앞의 향시계는 엷은 구름처럼 흘러가네 南簷短日疎疎下(남첨단일소소하)남쪽 처마에 겨울의 짧은 해가 드문드문하고 성기게 비출 때 讀塵黃庭內景文(독진황정내경문)황경정 내경의 글을 다 읽었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閣 夜 (각 야) 누각의 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閣 夜 (각 야) 누각의 밤 暗水冷冷瀉磵沙(암수랭랭사간사)맑고 시원하게 어둠 속을 흐르는 물은 시냇가로 쏟아져 내리고 飛蟲遊夜柳煙斜(비충유야류연사)날벌레들은 버드나무에 비스듬히 낀 안개 속에서 밤놀이 하네 墻頭月照半階影(장두월조반계영)담장 머리를 넘어온 달빛은 섬돌 중턱을 비추는데 魚在重淵時動荷(어재중연시동하)물고기는 깊은 못에서 이따금 연꽃을 흔드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無 題 (무 제) 제목없이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無 題 (무 제) 제목없이 步出轅門爲少留(보출원문위소류)군문을 걸어나와 잠시 머물고 있으니 樸夫催我啓征輈(박부최아계정주)마부가 나를 재촉해 끌채로 말을 때리며 이끄네 嬴驂似解離人意(영참사해리인의)파리한 말은 떠나는 사람의 마음을 아는 듯이 不渡回溪故飮流(불도회계고음류)회계를 건저니 않고 일부러 흐르는 물만 마시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漫 書(만 서) 생각나는 대로 쓰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漫 書(만 서) 생각나는 대로 쓰다  是身於世猶衰屐피(시신어세유쇠극)이 몸은 이 세상에 도롱이와 나막신 같은 존재라 晴則深臧雨則行(청죽심장우칙행)맑게 갠 날에는 깊숙이 감춰지고 비가 오면 쓰였네 幸際太平無事日(행제태평무사일)다행히 아무런 걱정도 없고 편안한 날이라 小窓終夕看遺經(소창종석간유경)작은 창 아래서 밤새도록 남겨진 경서를 보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單于夜宴圖(단우야연도) 흉노 왕의 밤잔치 그림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單于夜宴圖(단우야연도)흉노 왕의 밤잔치 그림 陰山獵罷月蒼蒼(음산렵파월창창)사냥을 마치니 달빛 어슴프레한데 鐵馬千群夜踏霜(철마천군야답상)철갑을 두른 수많은 말들이 밤에 서리를 밟고 서있네 帳裏胡笳三兩拍(장리호가삼량박)군막 안에서는 피리 소리 두세 박자에 맞추어 尊前醉舞左賢王(존전취무좌현왕)술동이 앞에서 흉노의 좌현왕이 술에 취하야 춤을 추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瑞興村舍壁(제서흥촌사벽) 서흥의 시골집 벽에 쓰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瑞興村舍壁(제서흥촌사벽)서흥의 시골집 벽에 쓰다  藤梢挾岸柳絲斜(등초협안류사사)등나무 꼬리는 언덕을 타고 오르고 버들가지는 비껴있는데 門外長川半露沙(문외장천반로사)문밖 쉬지않고 흐르는 시냇물에는 모래가 반쯤 드러났네 芋栗有餘人事少(우율유여인사소)토란과 밤은 넉넉한데 사람의 일은 적으니 棘속籬茅屋亦生涯(극리모옥역생애)가시나무 울타리 두른 초가집 또한 생활이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郭山道中(곽산도중) 곽산으로 가는 중에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郭山道中(곽산도중) 곽산으로 가는 중에 路入荒陂雪陸離(로입황피설륙리)황량한 방죽 길로 들어서니 눈이 많이 쌓였는데 野橋煙暖柳如癡(야교연난유여치)들에 놓인 다리에 안개 따뜻하게 피어오르니 버들이어리석게도 피었네 嬴驂午困因成睡(영참오곤인성수)파리한 말은 낮에 나른해서 졸고 있는데 一味春溫病背宜(일미춘온병배의)한결같이 봄이 따뜻하니 마땅히 등이 아프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