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청음 김상헌(1570) 83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病中偶書(병중우서) 병을 앓고 있는 동안에 우연히 쓰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病中偶書(병중우서)병을 앓고 있는 동안에 우연히 쓰다 病來三月百無聞(병래삼월백무문)병든 뒤로 석 달 동안 온갖 소식 하나도 듣지 못하고 盡日孤村晝掩門(진일고촌주엄문)온종일 외딴 마을에서 낮에도 문 닫고 있네 陰壑雪深松檜冷(음학설심송회랭)그늘진 산골짜기에 눈이 잔뜩 쌓여 소나무와 전나무 차갑고 山風時作海濤喧(산풍시작해도훤)산바람 이따금 불어 대는데 바다의 큰 파도 소리처럼 시끄럽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登州九月六日大風雨(등주구월륙일대풍우)등주에 9월 6일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登州九月六日大風雨(등주구월륙일대풍우)등주에 9월 6일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다 客中佳節近重陽(객중가절근중양)객지에 있는 동안 좋은 시절이 되어 중양절이 가까운데 風雨無端太劇狂(풍우무단태극광)비바람이 아무 까닭 없이 거세게 몰아치네 一任萬林紅葉掃(일임만림홍엽소)많은 숲의 붉게 물든 단풍잎은 다 쓸어 가 버려도  그냥 내버려 두지만 菊花摧倒也難忘(국화최도야난망)국화꽃 꺾여 떨어져는 것은 잊기 어렵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牛 山 (우 산) 소산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牛 山 (우 산) 소산 山勢元無百仞崇(산세원무백인숭)산 모양이 으뜸갈 정도로 매우 높지도 않는데 牧殘衰草動秋風(목잔쇠초동추풍)목동은 없고 시든 풀만 가을바람에 흔들리네 浮生自是同泡幻(부생자시동포환)덧없는 인생은 본디 물거품이나 환상과도 같은데 何事當年泣景公(하사당년읍경공)무슨 일로 그 당시에 제나라 경공은 울었을까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陶山草堂夜雨(도산초당야우) 도산초당에 내리는 밤비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陶山草堂夜雨(도산초당야우)도산초당에 내리는 밤비 五更孤枕夢初驚(오갱고침몽초경)이른 새벽 외로운 잠자리 꿈에서 막 놀라서 깨니 山雨松風萬壑鳴(산우송풍만학명)산비와 솔바람이 수많은 골짜기에서 울리네 忽憶석년南海上(홀억석년남해상)문득 여러 해 전 남쪽 바닷가 생각이 나니 扁舟夜泊濟州城(편주야박제주성)조각배 타고 가서 밤에 제주성에 닻을 내리고 머물렀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淸風池閣懷舊有感(청풍지각회구유감) 청풍지에 있는 누각에서 옛 자위를 돌이켜 생각하니 느끼는 바가 있어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淸風池閣懷舊有感(청풍지각회구유감)청풍지에 있는 누각에서 옛 자위를 돌이켜 생각하니 느끼는 바가 있어 溪堂陳跡四年中(계당진적사년중)산골짜기를 향하여 지은 집의 묵은 자취를 4년 만에 찾아오니 往事悲歡一夢空(왕사비환일몽공)지나간 일의 슬픔과 기쁨이 한바탕 부질없는 꿈이네 徙倚曲欄初月上(사의곡란초월상)굽은 난간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자 초승달이 떠오르 는데 泉聲岳色舊時同(천성악색구시동)샘물 흐르는 소리와 산의 경치가 예전과 똑같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山居食薯蕷(산거식서여) 산에서 살면서 마를 먹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山居食薯蕷(산거식서여)산에서 살면서 마를 먹다 劃出陽林老王廷(획출양림노왕정)햇볕이 드는 숲에서 오래 묵은 마를 캐내자 甑中香氣鼻端傳(증중향기비단전)시루 속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코끝으로 전해오네 凝霜白蜜眞相得(응상백밀진상득)서리가 엉긴 듯한 벌꿀과는 정말이지 서로 잘 맞아서 雙味由來勝百羶(쌍미유래승백전)곁들여 먹는 맛은 예로부터 온갖 고기보다 나았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文川途中(문천도중) 문천 가는 도중에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文川途中(문천도중) 문천 가는 도중에 野雉朝飛隴麥靑(야치조비롱맥청)꿩이 아침에 날아오르고 보리밭은 푸르른데 泠泠一澗繞村鳴(령령일간요촌명)졸졸거리며 한 줄기 시냇물이 마을을 둘러 흐르네 堤籠蠶女摘桑去(시롱잠녀적상거)누에 치는 여인은 대바구니 들로 뽕잎 따러 가고 帶饁田翁叱速行(대엽전옹질속행)들밥 둘러맨 늙은 농부는 송아지 몰고 가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新安道中(신안도중) 신안으로 가는 도중에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新安道中(신안도중) 신안으로 가는 도중에 綠水靑郊復白沙(녹수청교복백사)푸른 물 흐르는 푸르른 들에 다시 흰모래 보이는데 棘籬茅屋兩三家(극리모옥양삼가)가시울타리 두른 초가집이 두세 채 있네 桃花深處柴門閉(도화심처시문폐)복숭아꽃 우거진 곳에 사립문 닫혀 있고 楊柳陰中一逕斜(양유음중일경사)버드나무 그늘 속에 한 갈래 오솔길이 비스듬하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金化客舍(금화객사) 금화의 객사에서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金化客舍(금화객사) 금화의 객사에서 老病驅馳幾益低(노병구치기익저)늙소 병든 데다가 말달리자 기운이 더욱 떨어져 倦投山館月初西(권투산관월초서)피곤해서 산속의 숙소에 드니 달이 비로소 서쪽 하늘에 떴네 小堂如水花陰靜(소당여수화음정)작은 집은 물 같고 꽃나무 그늘 고요하니 愛聽幽禽自在啼(애청유금자재제)그윽한 숲 속의 새가 마음대로 우는 소리를 즐려 듣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晏 起 (안 기) 아침에 늦게 일어나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晏 起 (안 기) 아침에 늦게 일어나다 憶昨趨衙趁五更(억작추아진오경)생각해 보니 지난날에는 이른 새벽 관아에 달려가 紫宸門外候天明(자신문외후천명)대궐문 밖에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네 北來三月都無事(북래삼월도무사)북쪽으로 온지 석 달인데 일이 전혀 없으니 臥聽隣鷄報午聲(와청린계보오성)누워서 이웃집 닭이 대낮을 알리며 우는 소리를 듣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