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久雨(구우)오랜 비 窮居罕人事(궁거한인사) 궁벽하게 사노라니 사람 보기 드물고 恒日廢衣冠(항일폐의관) 항상 의관도 걸치지 않고 있네. 敗屋香娘墜(패옥향낭추) 낡은 집엔 향랑각시 떨어져 기어가고, 荒畦腐婢殘(황휴부비잔) 황폐한 들판엔 팥꽃이 남아 있네. 睡因多病減(수인다병감) 병 많으니 따라서 잠마저 적어지고, 秋賴著書寬(추뢰저서관) 글짓는 일로써 수심을 달래 보네. 久雨何須苦(구우하수고) 비 오래 온다 해서 어찌 괴로워만 할 것인가 晴時也自歎(청시야자탄) 날 맑아도 또 혼자서 탄식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