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추강 남효온(1492) 75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次金千齡韻(차김천령운) 김천령 의 시에 차운하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次金千齡韻(차김천령운)김천령 의 시에 차운하다  造物偏私帝里春(조물편사제리춘)조물주가 너무나 서울의 봄을 사랑해서 屋頭閒事杏花新(옥두한사행화신)집 근처에 한가롭게 살구꽃이 새로 피었네 流光冉冉春秋改(류광염염춘추개)세월이 흐르는 물처럼 빠르게 지나 봄가을이 바뀌니 陡覺浮生逆旅人(두각부생역여인)덧없는 인생이 나그네와 같다는 것을 갑자기 깨닫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登月松巖(등월송암) 월송암 에 올라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登月松巖(등월송암) 월송암 에 올라 道人自酌燃松子(도인자작연송자)도인이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시며 솔방울 태우는데 林間琴韻有餘淸(임간금운유여청)숲 속에서 들리는 거문고 소리가 매우 맑고 시원하네 年華默傷垂老意(년화묵상수노의)가는 세월에 늙은이 마음이 조용히 애타더니 白鷗一群雙眼明(백구일군쌍안명)한 무리 갈매기 떼를 보니 두 눈이 밝아지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暮雨次宗之韻(모우차종지운) 저녁 비 내리는데 종지 허종의 시에 차운하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暮雨次宗之韻(모우차종지운)저녁 비 내리는데 종지 허종의 시에 차운하다 豆毛浦口春波漲(두모포구춘파창)두모포 어귀에는 봄물결 넘치는데 松月庵前細雨多(송월암전세우다)송월암 앞에는 가랑비 많이 내리네 蒻笠老僧賖酒到(약립노승사주도)늘삿갓 쓴 늙은 승려가 술을 사오니 醉中心事付詩魔(취중심사부시마)술에 취한 마음 시마에 맡겨 보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山 房 (산 방) 산방에서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山 房 (산 방) 산방에서  屋角懸鍾信風動(옥각현종신풍동)지붕 끝에 매달린 종은 바람 부는 대로 움직이고 蒼苔白晝濕淋漓(창태백주습림리)푸릇푸릇한 이끼는 대낮인데도 축축이 젖어 있네 山深秋葉春猶在(산심추엽춘유재)산이 깊어 가을 잎이 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데 老子終朝不賦詩(노자종조불부시)늙은 이 몸은 아침이 다 가도록 시를 짓지 못하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逢秋有感次金千齡韻(봉추유감차김천령운)가을을 맞아 느끼는 바가있어 김천령 의 시에 차운하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逢秋有感次金千齡韻(봉추유감차김천령운)가을을 맞아 느끼는 바가있어 김천령 의 시에 차운하다 節近重陽籬菊黃(절근중양리국황)절기가 중양절이 가까워지니 올 밑에 핀 국화 누런데 寒英猶作去年香(한영유작거년향)차가운 꽃부리는 여전히 지난해의 향기를 풍기네 但嗟人事隨時異(단차인사수시이)다만 세월 따라 변하는 인간사를 탄식할 뿐이네 一樹秋聲兩鬢霜(일수추성양빈상)한 그루 나무에 가을바람 불어오니 양쪽 귀밑털이 서리같이 허예졌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遊鴨島 2(유압도 2) 압도에서 노닐며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遊鴨島 2(유압도 2) 압도에서 노닐며 天陰斜日一川明(천음사일일천명)흐린 하늘에 해 저무니 강물 온통 밝은데 準擬歸舟軋櫓聲(중의귀주알로성)배 돌아가려고 하니 노 젓는 소리 삐거덕거리네 遊子倦來江霧合(유자권래강무합)나그네 게으르게 와서 물안개 잔뜩 끼었으니 晩程歸馬看潮生(만정귀마간조생)저문 길 돌아가는 말 위에서 밀려 들어오는 밀물  바라보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遊鴨島 1(유압도 1)압도에서 노닐며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遊鴨島 1(유압도 1)압도에서 노닐며 芳洲十里露潮痕(방주십리로조흔)아름다운 물가 아득히 멀리 조수의 흔적 드러나는데 手自持鋤採艸根(수자지서채초근)손수 호미 쥐고 풀뿌리를 캐네 野水汲來澆麥飯(야수급래요맥반)들을 흐르는 강물 길어 와 보리밥 말아 먹으며 擬將身世付江村(의장신세부강촌)가련한 이 몸 강 마을에 같길까 하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長湍客舍 守歲(장단객사 수세) 장단의 객사에서 섣달 그믐밤을 지새우며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長湍客舍 守歲(장단객사 수세)장단의 객사에서 섣달 그믐밤을 지새우며 守歲他鄕坐不眠(수세타향좌불면)타향에서 섣달 그믐밤을 지새우느라 앉아서 잠 못 드는데 寒燈無焰紙囱穿(한등무염지창천)쓸쓸히 비치는 등불은 가물거리고 종이로 바른 창문을 뚫어졌네 客中不見椒花頌(객중불견초화송)객지에 있는 동안 새해의 축사인 초화송은 볼수도 없어 默計明朝三十年(묵계명조삼십년)조용히 헤아려보니 내일 아침이면 서른 살이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靈顯庵夢慈堂(영현암몽자당) 영현암 에서 어머니 꿈을 꾸고 나서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靈顯庵夢慈堂(영현암몽자당)영현암 에서 어머니 꿈을 꾸고 나서 遠客辭親四浹旬구(원객사친사협순)먼 곳에서 온 나그네 어버이 떠나온 지 40일이 되어가니 破衫蚤蝨長兒孫(파삼조슬장아손)찢어진 적삼에는 벼룩과 이에다 그 새끼들까지 자랐네 裁書付僕重重語(재서부복중중서)편지 써서 종에게 주며 거듭거듭 말했는데 魂先歸書到華門(혼선귀서도화문)넋이 편지보다 먼저 돌아가 우리 집에 닿았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立 春 (입 춘) 봄이 오고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立 春 (입 춘) 봄이 오고 朱戶家家頌季倫(주호가가송계륜)권문세가 는 집집마다 부유하게 사는 석숭을 칭송하지만 秋江圭寶耐淸貧(추강규보내청빈)나는 오두막집에서 아무런 욕심 없이 가난을 견디네 呼童將理耕田器(호동장리경전기)아이 불러다 논밭을 갈 농기구 손질해서 叱犢春行鴨島濱(질독춘행압도빈)송아지 몰고 압도 근처로 농사지으러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