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소재 노수신(1515) 53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坐泣書三律 3(야좌읍서삼율 3) 밤에 앉아 울면서 쓰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坐泣書三律 3(야좌읍서삼율 3) 밤에 앉아 울면서 쓰다 義已如端木(의이여단목) 의리는 이미 단목사와 같거니와 恩何啻直卿(은하시직경) 은혜는 어찌 직경의 정도뿐이리오 頑甥辱敎訓(완생욕교훈) 못난 사위는 큰 교훈을 입었는데 順婦誤平生(순부오평생) 유순한 아내는 평생을 그르 쳤도다 薄命紅顔落(박명홍안락) 운명 기박해 고운 얼굴은 시들지만 深情白骨明(심정백골명) 깊은 정은 죽어서도 변함없고 말고 三從已無計(삼종이무계) 삼종의 계획이 이미 어긋났으니 死別莫呑聲(사별막탄성) 나와 사별하더라도 흐느껴 울지마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坐泣書三律 2(야좌읍서삼율 2) 밤에 앉아 울면서 쓰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坐泣書三律 2(야좌읍서삼율 2) 밤에 앉아 울면서 쓰다 天地從夫義(천지종부의) 남편만 따르는 게 천지의 정의요 夷蠻出贅風(이만출췌풍) 처가살이하는 건 오랑캐 풍속인데 更緣虞薄業(경연우박업) 게다가 생활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難與樂同宮(난여락동궁) 한집에서 같이 지내기도 어렵구나 汝弟猶圖永(여제유도영) 그래도 동생 너는 장구한 계책이 있지만 吾兄豈克終(오형기극종) 이 형이야 어찌 좋게 죽을 수 있겠느냐 滂沱萬行淚(방타만행루) 만 줄의 눈물 끝없이 줄줄 흘러라 獨坐在樊籠(독좌재번롱) 유배지에 갇혀 홀로 앉은 이몸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坐泣書三律 1(야좌읍서삼율 1) 밤에 앉아 울면서 쓰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坐泣書三律 1(야좌읍서삼율 1) 밤에 앉아 울면서 쓰다 邊徼烏音短(변요오음단) 변방 까마귀 울음소리는 짧은데 庭闈鶴髮雙(정위학발쌍) 두 어버이는 모두가 백발이로다 病悲權以制(병비권이제) 병든 슬픔은 그때 그때 억제하지만 喪欲失於庬(상욕실어방) 관직 잃은 도리는 풍요함을 잃었네 自覺心爲火(자각심위화) 화병이 생김은 스스로 깨닥거니와 誰看涕似瀧(수간체사롱) 줄줄 흐르는 눈물은 누가 보리오 百思終不極(백사종불극) 온갖 생각이 끝내 다하니 않아서 萬古有深江(만고유심강) 만고에 깊은 강처럼 한이 없어라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又 題 (우 제) 또 제하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又 題 (우 제) 또 제하다 臺榭凭高敞(대사빙고창) 높이 선 정자는 탁 트였고 窓欞逼海安(창령핍해안) 격자창은 바다에 가까워 안온하여라 佛來船霧重(불래선무중) 부처가 타고 온 배엔 안개가 짙고 仙去穴風寒(선거혈풍한) 신선이 떠난 암혈엔 바람만 차갑네 弱水三千里(약수삼천리) 약수는 삼천리나 멀리 떨어져 있고 銀河十二湍(은하십이단) 은하는 쏟아져 열두 여울이 됐는데 多歧在何處(다기재하처) 갈림길이 많기도 하니 선경이 그 어드 메뇨 擧首一天寬(거수일천관) 머리 들어 보니 하늘은 넓기만 하구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偶 吟 (우 음) 우연히 읊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偶 吟 (우 음) 우연히 읊다 寄也歸而免(기야귀이면) 벼슬을 그만두고 전원에 돌아오니 居然到者稀(거연도자희) 슬그머니 찾는 사람 드물구나 誰從聖人欲(수종성인욕) 성인의 도를 따르고자 애는 썼지만 久昧大夫非(구매대부비) 오랜 벼슬살이에 그만 잊고 살았네 一理君臣契(일리군신계) 천리로 이어져 임금과 신하로 만났지만 深衷老病違(심충노병위) 늙고 병들어 깊은 충정은 어그러졌네 只應梅柳色(지응매류색) 다만 매화와 버드나무의 맑은 빛만은 依舊入霑衣(의구입점의) 예전처럼 옷깃 적시누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昇平百韻(승평백운) 승평에 대하여 100운을 읊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昇平百韻(승평백운) 승평에 대하여 100운을 읊다 絶鎭三韓外(절진삼한화) 머나먼 고을은 삼한의 밖이요 荒城百濟墟(황성백제허) 황량한 성은 백제의 옛터로다 原田甘咾堇(원전감로근) 들밭에 나는 제비쑥 을 달게 먹고 民庶盛觀旟(민서성관여) 백성들은 준여가 성대한 볼거리로다 瘴雨秋仍濕(장우추잉습) 장기 머금은 비는 가을에도 내리고 腥煙曉不祛(성연효불거) 비린 연기는 새벽까지 걷히질 않네 鑿耕親島嶼(착경친도서) 착경한 이들은 섬사람과 친근하고 遷도어虁魖(천도어기허) 유배된 사람은 기허를 방어하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醉別無悔(취별무회) 취하여 무회와 작별하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醉別無悔(취별무회) 취하여 무회와 작별하다 烽火年三月(봉화연삼월) 봉화는 석 달을 연달아 올라갔고 艱虞劇半年(간우극반년) 고생 근심은 반년 동안 극심하였네 那堪會面地(나감회면지) 어찌 견디랴 서로 만난 이곳이 卽是送行筵(즉시송행연) 바로 송별의 자리가 되는 것을 歌扇侵罇淥(가선침준록) 가무하는 부채 그림자는 맑은 술잔에 비치고 吟髭落棗川(음자락조천) 읊조리는 턱수염은 조천에 비추이누나 북운천리모(북운천리모) 북쪽으로 천리 멀리 저녁 구름은 一望一潸然(일망일산연) 한 번 바라보고 한 번 눈물짓노라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月夜寺門聽杜宇李崔請賦 (월야사문청두우이최청부)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月夜寺門聽杜宇李崔請賦 (월야사문청두우이최청부) 달밤에 절 문앞 두견새 우는 소리 듣고 이자정과 최경창 이 나에게 시 읊기를 청하다 向晩風涼進(향만풍량진) 석양 바람에 서늘한 기운 들어오고 長空素月懸(장공소월현) 너른 하늘엔 밝은 달이 걸렸는데 迢迢鳥聲苦(초초조성고) 저 멀리 두견새는 괴로이 울어대고 耿耿客愁連(경경객수련) 나그네 시름은 끝없이 이어지느나 尊酒三更盡(존주삼경진) 술잔은 삼경이 다하도록 기울이고 襟懷十載前(금회십재전) 회포는 십 년 전의 정을 토로하였네 平生杜員外(평생두원외) 평생에 두 원외는 不拜淚如泉(불배루여천) 절하지 못하여 눈물이 샘솟듯 했지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崔正字慶昌攜酒相看(최정자경창휴주상간)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崔正字慶昌攜酒相看(최정자경창휴주상간) 정자 최경창이 술을 가지고 와서 만났다 瘧癘三秋忍(학려삼추인) 삼추의 학질이야 누가 견딜 수 있으랴만 風塵一月開(풍진일월개) 전란의 먼지는 한달 만에 할짝 걷혔네 賢人酒冷洌(현인주랭렬) 현인주의 맛은 시원하기만 하고 正字意胚胎(정자의배태) 정자의 뜻은 술을 시작하게 함이겠지 破戒緣生興(파계연생흥) 금주의 경계를 깬 건 흥이 나기 때문이요 忘言爲死灰(망언위사회) 말을 잊은 건 식은 재가 됐기 때문이라네 摧頹老癡漢(최퇴노치한) 쇠퇴한 이 늙은이 어리석은 놈을 非子復誰哀(비자부수애) 자네가 아니면 그 누가 슬퍼해 주겠는가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自 挽 (자 만) 내 자신에 대한 挽詞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自 挽 (자 만) 내 자신에 대한 挽詞 自謂奇男子(자위기남자) 스스로 뛰어난 남자라 생각했지만 時稱惷丈夫(시칭준장부) 세상에서는 어리석은 사내라 일컬었네 山河眼孔入(산하안공입) 광활한 산하는 눈 안에 쏙 들어오고 纖芥復中無(섬개복중무) 뱃속에는 털끝만한 거리낌도 없었지 士欲懷綿漬(사욕회면지) 선비들은 술에 솜 담가 조문하려 하고 官須檢布憮(관수검포무) 관에서는 의당 포무를 살펴 지급하리 孤魂却先返(고혼각선반) 외로운 넋은 문득 먼저 고향에 돌아가 兩弟二親隅(량제이친우) 두 어버이 두 아우의 곁에 있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