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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題幸州草亭(제행주초정) 행주의 초정에 쓰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題幸州草亭(제행주초정) 행주의 초정에 쓰다 靑蘆洲上繫漁舟(청로주상계어주)푸른 갈대 우거진 모래톱에 고기잡이배 매어 두는데 一水西流二麥秋(일수서류이맥추)온 강물이 서쪽으로 흘러가고 보리와 밀이 익는 계절이네 雲逐過風吹作雨(운축과풍취작우)스쳐 가는 바람 따라 구름이 비를 뿌려 대니 江蘆一夜契沙鷗(강로일야계사구)강가 오두막집에서 하룻밤 갈매기와 짝하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閑 寂 (한적) 한가하고 고요하게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閑 寂 (한적) 한가하고 고요하게 自少無關意(자소무관의) : 젊어서부터 세상일에 무관심하여 而今愜素心(이금협소심) : 지금은 욕심 없는 마음이 유쾌하다 種花連竹塢(종화연죽오) : 꽃을 심어 대숲 언덕에 연결하고 蒔藥避棠陰(시약피당음) : 아가위 그늘 피해 약초를 모종낸다. 苔蘚人蹤少(태선인종소) : 이끼 끼어 사람 자취 드물고 琴書樹影深(금서수영심) : 나무 그늘 깊이 거문고와 책이 있도다. 從來樗散質(종래저산질) : 전부터 허약한 체질이라 更來病侵尋(갱래병침심) : 다시 병이 침입해 찾아드는구나.

四佳亭徐居正(사가정서거정). 春寒(춘한) 봄추위

四佳亭徐居正(사가정서거정).   春寒(춘한) 봄추위 春日寒欺客(춘일한기객)         봄추위가 객을 없신여기니羈懷又悄然(기회우초연)         객지의 회포 다시 쓸쓸해지네酒醒頻倒盞(주성빈도잔)         술 깨고 나니 자주 술잔 기울이게 되고  衣冷欲裝綿(의랭욕장면)         옷이 차니 솜을 두르고 싶은 생각 뿐 歲月看雙鬢(세월간쌍빈)         세월이 귀밑머리 살피게 하는데陰晴了百年(음청료백년)         흐리고 갬은 일평생 명료하지詩書如舊習(시거여구습)         시와 글은 마치 옛 습관과 같아  永夜不成眠(영야불성면)         긴 밤 잠들지 못하게 하네

陽村 權近(양촌 권근). 五加皮(오가피) 오가피

陽村 權近(양촌 권근).    五加皮(오가피) 오가피 吾加稱有五星精(오가칭유오성정) : 오가피에 다섯 별의 정기 있다 하여 十月收根五月莖(십월수근오월경) : 시월에는 뿌리를 거두고, 오월에는 줄기를 거두었네. 豈但飮時喉自潤(기단음시후자윤) : 어찌 마실 때 목구멍만 부드러울 뿐이리오 能令老去眼還明(능령노거안환명) : 늙은이의 어두운 눈도 도로 밝혀준다네. 烹來茶鼎味何苦(팽래다정미하고) : 차 볶는 솥에 삶은 맛은 그리도 쓰더니 點入酒杯香益淸(점입주배향익청) : 한 방울 술잔에 들면 향기 더욱 맑아지네. 倘是仙方眞有效(당시선방진유효) : 아무튼 이 선약 참 효험 있나니 衰年齒髮可成嬰(쇠년치발가성영) : 늙은이의 치아와 모발이 어린아이 되겠네.

양촌 권근(1352) 2024.12.04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癸丑三月初六日有雪呈三峯 (계축삼월초륙일유설정삼봉)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癸丑三月初六日有雪呈三峯(계축삼월초륙일유설정삼봉)​계축년 삼월 초 엿새날 눈이 내려 삼봉에게 올리다 二月到三月(이월도삼월) : 이월부터 삼월까지雨雪也頻頻(우설야빈빈) : 눈비마저 자주 내리는구나.未放重裘解(미방중구해) : 무거운 솜옷까지 벗지 못한 채仍須綠酒親(잉수록주친) : 오로지 술잔만 가까이 한다.乾坤且氛祲(건곤차분침) : 천지의 기운은 음침한데草木謾精神(초목만정신) : 초목은 느긋이 제 정신이구나.排悶新詩句(배민신시구) : 근심을 털어버리려 새로 지은 시구携將寄故人(휴장기고인) : 두 손에 가져와 친구에게 부치리라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春風(춘풍) 봄바람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春風(춘풍) 봄바람 春風如遠客(춘풍여원객) : 봄바람은 먼 곳 손님과 같아一歲一相逢(일세일상봉) : 한 해에 한 차례 만나는구나澹蕩原無定(담탕원무정) : 맑고 넓어 원래 정함이 없지만悠揚似有蹤(유양사유종) : 유양하여 그 자취가 있는 듯하다暗添花艶嫰(암첨화염눈) : 가만히 꽃의 고운 눈 더 보태 주고輕拂柳絲重(경불류사중) : 늘어진 버들가지 가볍게 스쳐간다獨惜吟詩客(독석음시객) : 홀로 애닲아서 시 읊는 나그네는還非昔日容(환비석일용) : 지금은 도리어 옛날 모습 아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