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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靜 坐 (정 좌) 마음을 가라앉히고 몸을 바르게 하여 조용히 앉아서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靜 坐 (정 좌)마음을 가라앉히고 몸을 바르게 하여 조용히 앉아서 閑掃高軒却睡媒(한소고헌각수매)높다랗게 지은 집을 한가롭게 청소하고 자려는데 空庭寂寂靜莓苔(공정적적정매태)텅 빈 뜰 조용하고 쓸쓸하니 이끼도 깨끗하게 끼었네 片陰條忽簷端過(편음조홀첨단과)한 조각의 그늘이 갑자기 처마 끝을 지나가니 知是山前水鶴廻(지시산전수학회)산 앞을 돌아가는 학 이로구나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寄山中人(기산중인) 산중 사람에게 부치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寄山中人(기산중인) 산중 사람에게 부치다 半世低徊未掛冠(반세저회미괘관)반평생 이리저리 오가며 벼슬을 내놓고 물러나지도 못했기에 緇塵染盡素衣斑(치진염진소의반)검은 티끌이 흰옷을 다 더렵혀서 얼룩덜룩하네 山猿野鶴應嗔我(산원야학응진아)산의 원숭이와 들의 학이 마땅히 나를 원망하겠지만 頭白人間尙不還(두백인간상불환)머리가 허옇게 센 이 늙은이는 아직도 돌아가지 못했구려

蛟山 許筠(교산 허균). 漫吟(만음) 한가히 읋다

蛟山 許筠(교산 허균). 漫吟(만음) 한가히 읋다 睡罷高樓上(수파고루상)높다란 누각에서 잠이 깨니閑吟意轉慵(한음의정용)한가히 읋으니 생각이 느긋하다捲簾黃鳥語(권렴황조어)주렴을 걷으니 꾀꼬리 노래하고憑檻綠陰濃(빙함록음농)난간에 기대니 푸른 기운 짙어지네亂水通平野(란수통평야)물들은 넓은 들을 통해 가는데孤煙冪遠峯(고연멱원봉)외로운 연기는 먼 산봉우리를 감싸는구나同心二三子(동심이삼자)마음이 맞는 두세 사람이臨眺且從容(림조차종용)함께 구경을 하니 조용하기도 하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存歿二首 2(존몰이수 2) 살아 있는 친구들과 죽은 친구들을 생각하며 지은 두 수

石洲 權韠(석주 권필). 存歿二首 2(존몰이수 2)살아 있는 친구들과 죽은 친구들을 생각하며 지은 두 수 形骸礧磈具大受 (형해뇌외구대수)몸과 뼈가 바위 같은 대수大受 구용具容 眉宇淸奇姜子舒 (미자청기강자서)모습이 맑고 빼어난 자서子舒 강진휘姜晉暉. 塵世五年雙眼淚 (진세오년쌍안루)티끌세상에서 5년 동안 두 눈에 눈물만 흘리고 湖山千里一封書 (호산천리일봉서)아득히 멀리 떨어져 살며 편지 한 통 주고받았네.

象村 申欽(상촌 신흠). 寓興(우흥) 흥을 붙여

象村 申欽(상촌 신흠). 寓興(우흥) 흥을 붙여 軒冕何關己(헌면하관기) 벼슬이 나에게 무슨 관계 있나琴書久委懷(금서구위회) 거문고와 책을 버린 지 오래로다道玄知物化(도현지물화) 도가 깊어 사물의 변화를 알고心靜與時乖(심정여시괴) 마음 고요하니 시대와 어긋나는구나樹影迎風亂(수영영풍란) 나무 그림자 바람 맞아 흔들리고山容過雨佳(산용과우가) 산 모양은 비 지난 뒤 아름답구나閑居足幽致(한거족유치) 한가한 삶에 그윽한 흥치에 만족하니休恠外形骸(휴괴외형해) 세상일 초월함을 괴이 여기지 말어라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月先亭十詠 10(월선정십영 10) 월선정 주변의 열 가지를 읊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月先亭十詠 10(월선정십영 10)월선정 주변의 열 가지를 읊다운정월상헌(雲汀月上軒) 구름 떠 있는 물가 누각의 난간에 떠오르는 달 山腰高閣迥臨汀 (산요고각형임정)산허리 높은 누각樓閣이 멀리 물가를 내려다보니 虛檻泠泠夜不扃 (허함령령야불경)텅 빈 난간欄干이 맑고 시원해서 밤에도 문門을 닫지 않네. 明月在天光滿室 (명월재천광만실)밝은 달이 하늘에 떠서 달빛이 방房에 가득하니 亭非先月月先亭 (정비선월월선정)정자亭子가 달보다 먼저가 아니라 달이 정자보다 먼저로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寄懷冲徽上人(기회충휘상인) 충휘 상인 에게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부치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寄懷冲徽上人(기회충휘상인)충휘 상인 에게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부치다 紅塵長望白雲岑(홍진장망백운잠티끌 세상에서 늘 흰 구름 낀 산봉우리를 그리워 했는데 寺在龍淵深復深(사재용연심복심)절이 깊디깊은 용연 계곡에 있구려 我欲問師空寂意(아욕문사공적의)나는 선사에게 공적의 의미를 묻고 싶은데 靑山不語水無心(청산불어수무심)푸른 산은 아무런 말이 없고 물은 무심하기만 하네

漢陰 李德馨[한음 이덕형]. 新安題[신안제] 새로 즐기며 쓰다.

漢陰 李德馨[한음 이덕형]. 新安題[신안제] 새로 즐기며 쓰다. 事與風雲變[사여풍운변] : 경치와 더불어 바람과 구름은 변하고 江同歲月流[강동세월류] : 강과 함께 세월은 다달이 흐르는구나. 英雄今古意[영웅금고의] : 지금이나 옛날의 영웅을 헤아려보니 都付一虛舟[도부일허주] : 모두 한결같이 빈 배에 의지하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