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 244

金浩然齋(김호연재). 閑情[한정] 한가한 마음

金浩然齋(김호연재).    閑情[한정] 한가한 마음 光陰何速速[광음하속속]세월은 어찌 그리도 빠르고 빠른가?物意復三陽[물의부삼양]만물의 정취 다시 정월이로구나.棲鳥知深苑[서조지심원]깃든 새는무성한 동산을 알고遊魚樂小塘[유어락소당]노니는 물고기 작은 연못에서 즐기네.柴門塵迹少[시문진적소]사립문엔 더럽힌 발자취 많지 않고禪榻道心長[선탑도심장]참선하는 의자에항상 마음을 다스리네.詩酒任隨意[시주임수의]시와 술자리는정취에 따라 맡기고不嫌世稱狂[불혐세칭광]세상이 미치광이라일컬어도 혐의치 않으리.

蘭雪軒 許楚姬(란설헌 허초희). 遊仙詞 62 (유선사 62) 신선계 에서 놀다

蘭雪軒 許楚姬(란설헌 허초희).    遊仙詞 62 (유선사 62) 신선계 에서 놀다 露盤花水侵三星(노반화수침삼성)승로반 이슬 속 삼성 그림자 잠겨있고 斜漢初低白玉屛(사한초저백옥병)이지러진 은하수 백옥 절벽위에 걸쳐있구나 孤鶴未廻人不寐(고학미회인불매)돌아오지 않는 학 뜬 눈으로 기다리는 신선 一條銀浪落珠庭(일조은량낙주정)한줄기 하얀 달빛만 궁궐에 떨어 지누나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夏日田園雜興 9(하일전원잡흥 9) 여름 전원의 여러 흥취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夏日田園雜興 9(하일전원잡흥 9)여름 전원의 여러 흥취 黃塵行客汗如漿(황진행객한여장) 누런 흙먼지 속을 지나는 나그네가 흘리는 땀이 즙 같더니 少住儂家嗽井香(소주농가수정향) 잠시 우리 집에서 길을 멈추고 꿀맛 같은 우물물을 마시네. 借與門前盤石坐(차여문전반석좌) 문 앞의 너럭바위를 앉으라고 빌려 주는 것은 柳陰亭午正風凉(류음정오정풍량) 버드나무 그늘은 한낮에도 때맞추어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기 때문이네.

유종원(柳宗元). 與浩初上人同看山寄京華親故 (여호초상인동간산기경화친고)

유종원(柳宗元).   與浩初上人同看山寄京華親故 (여호초상인동간산기경화친고)호초산인과 산을 바라보며 서울의 친구에게 부치다  海畔尖山似劍鋩(해반첨산사검망) : 칼 끝 같은 바닷가 산들 秋來處處割愁腸(추내처처할수장) : 가을이라 곳곳에 향수로 애간장 끊어진다. 若爲化得升千億(야위화득승천억) : 만약 이 몸이 천억 개로 변한다면 散上峰頭望故鄕(산상봉두망고향) : 봉우리에 흩어져 올라 고향 바라보리라.

香山居士 白居易(향산거사 백거이). 長相思(장상사) 장상사

香山居士 白居易(향산거사 백거이).    長相思(장상사) 장상사 汴水流(변수류) 변수가 흐르고 泗水流(사수류) 사수도 흐르고流到瓜州古渡頭(류도과주고도두) 흘러 흘러 과주 옛 나루터에 이르면呉山點點愁(오산점점수) 오나라 산들도 점점이 수심에 잠겨있네思悠悠(사유유) 생각이 아득하고恨悠悠(한유유) 한도 아득하고恨到歸時方始休(한도귀시방시휴) 사람이 돌아올 때 한이 비로소 풀리겠지만月明人倚樓(월명인의루) 달 밝은데 누가 누각에 기대어 서있네

少陵 杜甫(소릉 두보). 해 민 9 (解 悶 9) 번민을 푼다

少陵 杜甫(소릉 두보).    해 민 9 (解 悶 9) 번민을 푼다 先帝貴妃俱寂寞(선제귀비구적막) : 선제와 귀비는 모두 죽어 적막한데 荔枝還復入長安(여지환부입장안) : 여지는 도리어 다시 장안으로 바쳐진다 炎方每續朱櫻獻(염방매속주앵헌) : 무더운 남방에서 앵두에 이어서 바쳐져 玉座應悲白露團(옥좌응비백로단) : 황제는 차가운 흰 이슬을 보고 슬퍼하리라

靑蓮居士 李白(청련거사 이백). 望 廬山瀑布(망 려산폭포) 여산 폭포를 바라보다

靑蓮居士 李白(청련거사 이백).   望 廬山瀑布(망 려산폭포)여산 폭포를 바라보다 日照香爐生紫煙(일조향로생자연) 해가 향로봉을 비추니 푸른 연기 생겨나고  遙看瀑布규前川(요간폭포규전천)멀리서 보니 폭포가 앞의 강에 걸려 있네 飛流直下三千尺(비류직하삼천척) 아래로 날아 떨어지는 것이 삼천 척 疑是銀河落九天(의시은하락구천)은하수가 구천에서 떨어졌나 의심했네

​왕유(王維). 送張判官赴河西(송장판관부하서) 하서 땅으로 부임하는 장 판관을 전송하며

​왕유(王維).   送張判官赴河西(송장판관부하서)하서 땅으로 부임하는 장 판관을 전송하며 單車曾出塞(단거증출색) : 단거로 변방에 나갔었고報國敢邀勳(보국감요훈) : 나라에 보답할 뿐 공적을 바랄까.見逐張征虜(견축장정노) : 이제 정로 장비를 쫓아今思霍冠軍(금사곽관군) : 이제 관군 곽거병을 생각한다.沙平連白雪(사평련백설) : 사막은 흰 눈이 연이어 있고蓬卷入黃雲(봉권입황운) : 쑥대는 말려 누런 구름 속에 든다.慷慨倚長劍(강개의장검) : 강개하며 긴 칼을 차고高歌一送君(고가일송군) : 목청껏 노래 불러 그대를 전송한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11(잡시 11) 잡시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雜詩  11(잡시 11) 잡시 我行未云遠(아행미운원) : 내가 가는 길이 멀다고 하지 못해回顧慘風凉(회고참풍량) : 되돌아보니 참담한 바람 써늘하도다春燕應節起(춘연응절기) : 봄 제비는 철을 따라 일어나高飛拂塵梁(고비불진량) : 높이 날아 먼지 낀 대들보를 스친다邊雁悲無所(변안비무소) : 변방 기러기 갈 곳 없어 슬퍼하고代謝歸北鄕(대사귀북향) : 교대로 북쪽 고향으로 돌아가는구나鵬鵾鳴淸池(붕곤명청지) : 떠나 있는 황새는 맑은 못에서 울며涉暑經秋霜(섭서경추상) : 더위 지내고 가을 서리 겪는구나愁人難爲辭(수인난위사) : 시름 겨운 사람 마음 말로 하기 어려워遙遙春夜長(요요춘야장) : 아득히 봄 밤은 길기만 하구나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嶺南述懷(영남술회)영남 술회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嶺南述懷(영남술회)영남 술회 超超獨倚望鄕臺(초초독의망향대)높다란 망향대에 나 홀로 기대 서서强壓覇愁快眼開(강압기수쾌안개)나그네 시름을 억누르고 사방을 둘러 보았네.與月經營觀海去(여월경영관해거)달을 따라 드나드는 바다도 둘러보고乘花消息入山來(승화소식입산래)꽃소식 알고 싶어 산 속으로 들어왔네.長遊宇宙餘雙屐(장유우주여쌍극)오랫동안 세상 떠돌다 보니 나막신 한 짝만 남았는데盡數英雄又一杯(진수영웅우일배)영웅들을 헤아리며 술 한 잔을 다시 드네.南國風光非我土(남국풍광비아토)남국의 자연이 아름다워도 내 고장 아니니不如歸對漢濱梅(불여귀대한빈매)한강으로 돌아가 매화꽃이나 보는 게 낫겠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池閣絶句 1(지각절구 1) 연못가 누각樓閣에서 지은 절구絶句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池閣絶句 1(지각절구 1)연못가 누각樓閣에서 지은 절구絶句 近峰晴洗遠峰陰(근봉청세원봉음) 가까운 봉우리는 씻은 듯이 맑은데 멀리 보이는 봉우리는 어둡고 小雨池塘柳色深(소우지당류색심) 가랑비 내리는 연못가 버들 빛이 짙네. 薄醉漸醒無一事(박취점성무일사) 살짝 취했다가 점점 깨니 아무런 일도 없는데 數聲啼過掠花禽(수성제과략화금) 꽃을 스쳐 지나가는 새가 몇 차례 울어 대는구나.

弘齋 正祖(홍재 정조). 陰山大獵屛(음산대렵병)음산대렵도 병풍을 보며

弘齋 正祖(홍재 정조).   陰山大獵屛(음산대렵병)음산대렵도 병풍을 보며 大漠之南曠虜庭 (대막지남광로정)넓은 사막의 남쪽은 흉노匈奴의 조정朝廷에서 먼데 漢家天子振威聲 (한가천자진위멸성)한漢나라 천자天子가 위광威光와 명성名聲 크게 떨쳤네. 白登餘恥酬容易 (백등여치수객역)백등산白登山의 남은 치욕恥辱은 갚기가 아주 쉬웠지만 千古應辭黷武名 (천고응사독무명) 오랜 세월 무력武力을 함부로 썼다는 평판은 마땅히 알려야만 하리라.

楚亭 朴齊家(초정 박제가). 挹淸亭 3[읍청정 3] 읍청정에서.

楚亭 朴齊家(초정 박제가).    挹淸亭 3[읍청정 3]  읍청정에서.  客來紅閣凉[객래홍각량] : 나그네가 오니 붉은 누각은 서늘하고 馬繫綠陰合[마계록음합] : 말을 매어 놓으니 푸른 그늘을 만나네. 人旣無俗顔[인기무속안] : 사람들은 이미저속한 표정도 없는데다 馬亦閒垂鬣[마역한수렵] : 말들도 또한 갈기를 한가하게 드리우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秋日醉題(추일취제) 가을날 술에 취해서 쓰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秋日醉題(추일취제)가을날 술에 취해서 쓰다 敗絮寒蒙菊枕斜(패서한몽국침사)묵은 솜 들어있는 찬 이불에 말린 국화 넣은 베개는 비스듬한데 濃酣搖筆字如鴉(농감요필자여아)거나하게 취해 붓을 놀리니 글자가 까마귀 같네 百憂千慮驅除了(백우천려구제료)온갖 근심과 여러 가지 생각이 다 사라지더니 硯沼泓澄落眼花(연소홍진락안화)벼루못 맑은 물에 눈앞에 어른거리던 불똥만 떨어지는구나 漢陰 李德馨[한음 이덕형].   題三足堂[제삼족당]  삼족당에 쓰다. 野色煙中隱[야색연중은] : 들판의 정경은 안개 속에 숨고 灘聲月下寒[탄성월하한] : 여울물 소리 달빛 아래 쓸쓸하네. 秋風吹不盡[추풍취부진] : 가을 바람 불면서 그치지 않으니 淸興暮江干[청흥모강간] : 저무는 강 줄기에 맑은 흥이 이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詠東史 34(영동사 34) 우리나라 역사를 읊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詠東史  34(영동사  34)우리나라 역사를 읊다 代有辰韓不用兵(대유진한뷸용병)대대로 진한은 무력을 쓰지 않았으니 居西干號更分明(거서간호갱분명)거산이라는 왕호에서 더욱 분명하네 卵似瓠時瓠謂朴(란사호시호위박)태어난 알이 박 같고 이따금 박을 박이라고 하니 朴爲其姓赫爲名(박위기성혁위명)박은 성이 되고 혁거세는 이름이 되었구나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金將軍祠 3(김장군사 3) 김응하 장군의 사당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金將軍祠  3(김장군사  3)김응하 장군의 사당 柳樹悲風戰後多 (류수비풍전후다)버드나무에 불어오는 스산한 바람이 전투戰鬪 뒤에 거세져서 魂隨復矢度關河 (손수복시도관하)복復부르는 화살 따라 국경國境을 건너 넋이 왔노라. 祈連虛起嫖姚冢 (기련허기표요총)기련산祁連山을 본떠 곽거병霍去病의 무덤 부질없이 높이 쌓았으니 壟上長悲壯士歌 (롱상장비장사가)장사壯士의 용맹勇猛을 기리는 가 오래도록 슬프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