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허난설헌(여) 1563) 97

許蘭雪軒(허난설헌). 題沈孟鈞中溟風雨圖(제심맹균중명풍우도) 심맹균의 중명풍우도 에 쓰다.

許蘭雪軒(허난설헌). 題沈孟鈞中溟風雨圖(제심맹균중명풍우도) 심맹균의 중명풍우도 에 쓰다. 虹掣中宵百尺梯(홍체중소백척제) 하늘엔 무지개가 사다리처럼 걸려 있어 仙人素足踏雙霓(선인소족답쌍예) 신선이 쌍무지개 맨발로 밟고 올라가네 獰風吹壁海濤立(영풍취벽해도립) 모진 바람이 산 허리에 불자 물결이 출렁이고 驟雨暗空雲色低(취우암공운색저) 어둑한 하늘에 구름이 낮게 떠 소나기를 뿌리네 龍袍火珠潛水宅(용포화주잠수택) 구슬 안은 용 물속으로 숨고 鵬飜逸翮隱坤倪(붕번일핵은곤예) 대붕은 날개 펄럭이며 땅끝으로 멀어지네 沈沈深殿鬼神泣(침침심전귀신립) 침침한 전각엔 쉬신이 울고 彩筆淋漓元氣迷(채필임리원기미) 화려한 붓 놀림 뚝뚝 묻어나고 원기 왕성하네

許蘭雪軒(허난설헌). 洞仙謠(동선요) 仙界의 노래

許蘭雪軒(허난설헌). 洞仙謠(동선요) 仙界의 노래 紫簫聲裏彤雲散(자소성리동운산) 자주 빛 피리소리에 붉은 구름 흩어지고 簾外霜寒鸚鵡喚(렴외상한앵무환) 주렴 밖엔 찬 서리 내리고 앵무새 지저귀네 夜闌孤燭照羅帷(야란고촉조나유) 깊은 밤 외로운 촛불 비단 휘장 비추고 時見踈星度河漢(시견소성도하한) 때때로 성근 별 은하수 건너 가네 丁東銀漏響西風(정동은루향서풍) 똑똑 물시계 소리 서풍에 메아리 치고 露滴梧枝語多蟲(로적오지어다충) 이슬 내린 오동나무 벌레 소리 구슬 프네 鮫綃帕上三更淚(교초첩상삼경루) 삼경에 비단 휘장 부여잡고 눈물 흘리노니 明日應留點點紅(명일응류점점홍) 내일 보면 점점이 핏빛 이리니

許蘭雪軒(허난설헌). 奇女伴(기녀반) 처녀때 짝지에게

許蘭雪軒(허난설헌). 奇女伴(기녀반) 처녀때 짝지에게 結盧臨古道(결로임고도) 옛 놀던 길가에 초가집 짓고서 日見大江流(일견대강류) 날마다 큰 강물을 바라다 보았네 鏡匣鸞將老(경갑난장노) 거울에 새긴 난새 혼자서 늙어가고 花園蝶已秋(화원접이추) 꽃 동산의 나비도 이미 가을 신세란다 寒沙初下鴈(한사초하안) 차거운 모래밭에 기러기 내려앉고 暮雨獨歸舟(모우독귀주) 저녁비에 조각배 홀로이 돌아가네 一夕紗窓閉(일석사창폐) 하룻밤에 비단 창문 닫긴 내 신세 那堪憶舊遊(나감억구유) 옛 친구와 놀때는 어찌 감히 생각이나 했으랴

許蘭雪軒허난설헌). 夢作(몽작) 꿈을 시로 짓다

許蘭雪軒허난설헌). 夢作(몽작) 꿈을 시로 짓다 橫海靈峰壓巨鼇(횡해영봉압거오) 바다위 솟은 신령스런 봉오리 큰 자라를 누르고 六龍晨吸九河濤(육룡신흡구하도) 륙룡이 새벽에 구하의 파도를 삼키네 中天樓閣星辰近(중천루각성진근) 하늘로 솟은 누각 별들에 닿을 듯 하고 上界烟霞日月高(상계연하일월고) 노을 속 하늘엔 해와 달이 높구나 金鼎滿盛丹井水(금정만성단정수) 황금 솥엔 단정수가 가득하고 玉壇晴曬赤霜袍(옥단청쇄적상포) 날 개인 옥단에선 적상포를 말리네 蓬萊鶴駕歸何晩(봉래학가귀하만) 학 타고 봉래산 가기가 어찌 이리 더딘고 一曲吹笙老碧桃(일곡취생로벽도) 농익은 벽도따라 피리 불며 올라 가네

許蘭雪軒(허난설헌). 春日有懷(춘일유회)

許蘭雪軒(허난설헌). 春日有懷(춘일유회) 章臺迢遞斷腸人(장대초체단장인) 멀고먼 한양 땅 내 님 그리워 雙鯉傳書漢水濱(쌍리전서한수빈) 눈물로 쓴 편지 한강에 띄었구나 黃鳥曉啼愁裏雨(황조효제수리우) 시름타 새벽 꾀꼬리 빗속에 울고 綠楊晴梟望中春(녹양청효망중춘) 싱그럽게 휘늘어진 푸른 버들 봄은 왔는데 瑤階冪歷生靑草(요계멱력생청초) 발길없는 섬돌엔 푸른 잡초 옹숭옹숭 寶瑟凄凉閉素塵(보슬처량폐소진) 뽀얗게 먼지 덮힌 거문고 처량 하고나 誰念木蘭舟上客(수념목란주상객) 떠나가는 배 저 나그네 무슨 생각 할까 白蘋花滿廣陵津(백빈화만광릉진) 광릉 나루터엔 흰마름 꽃 활짝 피었는데

許蘭雪軒(허난설헌). 效李義山體 2(효이의산체 2) 李商隱體를 흉내내어 눈물로 쓰다

許蘭雪軒(허난설헌). 效李義山體 2(효이의산체 2) 李商隱體를 흉내내어 눈물로 쓰다 月隱驂鸞扇(월은참란선) 달덩이 같은 얼굴 난새 새긴 부채로 가리고 香生簇蝶裙(향생족접군) 향내 치마폭에 그윽 하구나 多嬌秦地女(다교진지녀) 애교 넘치는 야들야들 여인들 有淚衛將軍(유루위장군) 사나이 대장부인들 어찌 多情 없으랴 玉匣收殘粉(옥갑수잔분) 옥갑에다 남은 연지분 거두고 金爐換夕熏(금로환석훈) 향로는 저녁 향불로 바꿔 사르네 回頭巫峽外(회두무협외) 무협 땅 너머 바라 보노니 行雨雜行雲(행우잡행운) 오는비 가는 구름 서로 뒹구누나

許蘭雪軒(허난설헌). 效李義山體 1(효이의산체 1) 李商隱 體를 흉내내어 눈물로 쓰다

許蘭雪軒(허난설헌). 效李義山體 1(효이의산체 1) 李商隱 體를 흉내내어 눈물로 쓰다 鏡晴鸞休舞(경청란휴무) 거울이 아무리 맑아도 난새는 춤추지 않고 樑空燕不歸(량공연불귀) 내 님 없는 집엔 제비도 오지 않는구나 香殘蜀錦被(향잔촉금피) 향내 사라진 비단 이불 淚濕越羅衣(누습월란의) 눈물이 비단옷 적시누나 楚夢迷蘭渚(초몽미란저) 외로운 술 한잔에 초몽을 넘나들고 荊雲落粉闈(형운락분위) 먹장구름 외로운 침소에 내려 앉는구나 西江今夜月(서강금야월) 오늘 밤 서강에 뜬 저 달은 流影照金微(유영조금미) 내 님 계신 금미산 비추리라

許蘭雪軒(허난설헌). 莫愁樂(막수락)막수의 노래

許蘭雪軒(허난설헌). 莫愁樂(막수락)막수의 노래 家住石城下(가주석성하) 석성아래 우리집 生長石城頭(생장석성두) 석성 근처에서 나고 자랐네 稼得石城壻(가득석성서) 석성에서 남자 만나 來往石城遊(래왕석성유) 오가며 석성에서 놀았지 儂住白玉堂(농주백옥당) 내 백옥당에 살때 郎騎五花馬(낭기오화마) 신랑은 오화마를 타고 다녔지 朝日石城頭(조일석성두) 석성에 아침해 떠오르길 기다려 春江戱雙舸(춘강희쌍가) 봄강에 배 두척 띄워 놀았네

許蘭雪軒(허난설헌). 效沈亞之體(효심아지체) 심아지체를 본떠

許蘭雪軒(허난설헌). 效沈亞之體(효심아지체) 심아지체를 본떠 遲日明紅謝(지일명홍사) 따스한 봄날 붉은 해 정자를 비추고 晴波斂碧潭(청파렴벽담) 맑은 물결 푸른 못에 찰랑이네 柳深鸎睍睆(유심앵현화) 늘어진 실버들 좋아좋아 꾀꼴꾀꼴 花落燕呢喃(화락연니남) 지는 꽃 싫어싫어 지지배배 泥潤埋金屐(니윤매금극) 질척질척 진흙길 얼룩얼룩 비단신 鬟底膩玉箴(환저이옥잠) 쪽진 머리 숙이니 반짝반짝 옥비녀 銀屛錦茵暖(은병금인난) 깊은 규방 따스한 비단 이불 春色夢江南(춘색몽강남) 화려한 봄날 강남을 꿈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