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운초 김부용(여) 1813) 98

金芙蓉(김부용). 入妙香山(입묘향산) 묘향산에들다

金芙蓉(김부용).    入妙香山(입묘향산) 묘향산에들다 細馬緣崖復穿松(세마연애부천송)좋은 말 타고 절벽 따라가니 다시 솔숲 뚫고가서小橋西畔立寒鍾(소교서반입한종)작은 다리 서쪽 가에 차가운 쇠북소리 들으며서있네雲霞洞裡開香殿(운하동리개향전)구름 노을 낀 골짜기 안에 절집 보이고錦繡叢中標碧峰(금수총중표벽봉)비단 숲 속에 푸른 봉우리 우뚝 솟았네僧歸落葉蕭蕭步(승귀락엽소소보)낙엽 맞으며 돌아오는 스님 걸음이 쓸쓸하고妓揷秋花澹澹容(기삽추화담담용)가을 꽃 꽂은 기생의 얼굴 맑고 고요하네萬疊溪山迷去路(만첩계산미거로)첩첩 산골짝 가는 길 잃었으니玆行還似訪仙蹤(자행환사방선종)이번 행차 선선세계 찾아 가는 듯 하네

金芙蓉(김부용). 凌波亭 2(능파정 2)

金芙蓉(김부용).    凌波亭 2(능파정 2) 平壓蛟龍窟(평압교룡굴)교룡의 굴을 두루 누르니涵虛壁月輝(함허벽월휘)허공의 푸른 달이 찬란하네蓮謌魚出聽(연가어출청)채련가 소리에 물고기 올라와 듣고菱桶鷺底飛(능통노저비)마름통 위로 해오라기 낮게 나네破浪江妃襪(파랑강비말)깨어지는 물결은 강비의 버선靡風漢女衣(미풍한녀의)살랑이는 바람은 한녀의 저고리漏雪殘照裡(누설잔조리)흩날리는 눈발 사이로 비치는 저녁 햇빛 받으며移棹下漁磯(이도하어기)노 저어 낚시터로 내려가네

金芙蓉(김부용). 凌波亭 1(능파정 1)

金芙蓉(김부용).   凌波亭 1(능파정 1) 沸流之上泛紅亭(비유지상범홍정)비류수 가에는 단청한 정자가 떠있고一曲菱歌溯遠汀(일곡능가소원정)채련곡 한 곡조 먼 물가에서 들려오네鶴影雙雙驚落雪(학영쌍쌍경낙설)쌍쌍이 날던 학 그림자 떨어지는 눈에 놀라고螺鬟六六弄涵靑(나환육륙농함청)굽이굽이 서른여섯 산봉우리 푸른 물에 어른 거리네褰簾俯拾三山月(건렴부습삼산월)주렴을 걷으니 잡힐 듯 내려다보이는 삼신산의 달拂席安排九野星(불석안배구야성)자리에서 이러나니 온세상 별들이 그 자리에서 반짝이네知是琴高乘興至(지시금고승흥지)알겠구나 금고가 흥에겨워 여기에 왔었음을鯉魚風起酒微醒(리어풍기주미성)가을바람 설렁 일어 술기운을 깨우누나

金金芙蓉(김부용). 仙橋月步(선교월보) 선교에서 달밤에 거닐며

金芙蓉(김부용).   仙橋月步(선교월보) 선교에서 달밤에 거닐며  鬪花舊伴夜相逢(투화구반야상봉)투화연 하던 옛 친구 밤중에 만나已覺羅衣浥露濃(이각나의읍노농)비단옷 이슬에 흠뻑 젖는 줄도 몰랐네江上人家元爽塏(강상인가원상개)강가의 집들은 원래 밝고 높이 트여있고月中烟樹盡從容(월중연수진종용)달빛 속 안개낀 나무들 모두 조용 하구나涓珠細滴玲瓏竅(연주세적영롱규)영롱한 바위구멍에선 가는 물방울이 똑똑똑咳鶴潛聆黯淡峰(해학잠령암담봉)어두운 봉우리에선 잠잠히 들여오는 학울음拂暑歸來床燭燼(불서귀래상촉신)더위 식히고 돌아오니 책상 위 촛불은 가물가물也應睡到日高春(야응수도일고춘)에라 모르겠다 해질 때 까지 한번 자보자꾸나

雲楚 金芙蓉(운초 김부용). 江樓七夕(강루칠석) 강루칠석

雲楚 金芙蓉(운초 김부용).   江樓七夕(강루칠석) 강루칠석 漁歌一曲四山空(어가일곡사산공)어부의 노래 들리는 사방 산들 비었는데 不忍醒過此夜中(불인성과차야중)차마 오늘 밤은 술 깬 채론 못 보내겠네 何事鷄鳴天欲曙(하사계명천욕서)어인 일로 닭이 울어 먼동이 트려 하나 相看脈脈去悤悤(상간맥맥거총총)아무 말 못하고서 바라만 보다 총총히 가네

金芙蓉(김부용). 還鄕(환향) 귀향

金芙蓉(김부용).   還鄕(환향) 귀향   春風驅馬首陽東(춘풍구마수양동)봄 바람에 해주 동쪽으로 말을 달리니浿上雲烟細路通(패상운연세로통)대동강 구름 안개속으로 오솔길 통하여 있네琴帶凝塵留古匣(금대응진유고갑)거문고는 먼지 앉아 낡은 갑 속에 있고花藏密樹耐殘紅(화장밀수내잔홍)꽃은 빽빽한 나무들 사이에 삐쭉 붉게 피었네投閒縱似安巢鳥(투한종사안소조)한가롭기는 둥지 속 새 같다만拊志還如不繫蓬(부지환여불계봉)마음을 다독거려 매지 않은 배처럼 돌아오네强把床書聊自適(강파상서료자적)자적 코자 책을 잡고 앉으니仙橋靜月照簾中(선교정월조렴중)선교에 뜬 하얀 달 주렴 안을 비춰 주누나

金芙蓉(김부용). 奉和花史使君(봉화화사사군) 화사 사군의 시를 받들어 화답함

金芙蓉(김부용).    奉和花史使君(봉화화사사군)화사 사군의 시를 받들어 화답함  歎息復歎息(탄식부탄식)탄식하고 또 탄식하니虛名誤此生(허명오차생)헛된 이름이 내 일생 그르쳤네葫蘆依畵樣(호로의화양)호리병박 그리는 흉내만 내고啁哳强詩聲(조찰강시성)주절주절 억지로 뜯어 맞춰 시구를 지었네德豈蘭芳比(덕기란방비)덕이 어찌 난초 향기에 비하랴心猶藕孔明(심유우공명)마음은 어둠속에 갇혀있네幸夢君子庇(행몽군자비)운 좋게도 군자의 사랑을 받아垂手步江城(수수보강성)편안히 강가를 거닐고 있네

金芙蓉(김부용). 臨津(임진)임진각 나룻터에서

金芙蓉(김부용).  臨津(임진)임진각 나룻터에서 我行臨古渡(아행임고도)길을 가다 옛나루에 이르니秋思復何如(추사부하여)가을 시름 다시금 떠오르네水落岩形瘦(수락암형수)물 떨어져 바위모습 파리 하고天高木葉虛(천고목엽허)하늘 높아 나뭇잎 비었네征人愁遠道(정인수원도)나그네 먼 길 근심하고民事感荒畬(민사감황여)백성은 황폐한 농토 걱정 일세蘆荻花如雪(노적화여설)갈대꽃 눈처럼 날리는데汀洲駐小車(정주주소거)물가에 작은 수레 멈추네

金芙蓉(김부용). 曉起(효기) 새벽에 일어나

金芙蓉(김부용).   曉起(효기) 새벽에 일어나 籬下黃華發(이하황화발)울타리 밑에 국화 피고遙空一色秋(요공일색추)먼 하늘 모두 가을 빛이네傾河連北極(경하연북극)은하수 기울어 북극성에 닿고缺月掛西樓(결월괘서루)이지러진 달은 서쪽 누각에 걸렸네歸雁撓人夢(귀안요인몽)돌아가는 기러기 울음 소리에 어지럽고寒蛩惹客愁(한고야객수)쓸쓸한 귀뚜라미 소리 나그네 시름 자아내네文章眞小技(문장진소기)시 짓는 실력 참으로 작은 재주 일뿐晩覺拙身謀(만각졸신모)내몸 하나 추스릴 수 없음을 늦게서야깨닫네

金芙蓉(김부용). 次谷口八韻 8首(차곡구팔운8수) 곡구의 여덟 운에 차운함

金芙蓉(김부용).     次谷口八韻 8首(차곡구팔운8수)곡구의 여덟 운에 차운함   官伻昨自落中回(관팽작자낙중회)관가 일 보고 서울에서 돌아오니 八幅恩章摠琬環(팔폭은장총완환)여덟폭에 쓰여진 곡구의 시 모두 다 옥구슬 이네 猥荷奎仙偏愛眷(외하규선편애권)외람되게 규선을 꿈 꾸어 왔으니 時時臨卷愧疎材(시시임권괴소재)때로 곡구를 펼쳐보며 서툰재주부끄러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