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익재 이제현(1287) 100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病中呈愚谷(병중정우곡) 병중에 우곡에게 드림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病中呈愚谷(병중정우곡)병중에 우곡에게 드림 讀書嗟聽瑩(독서차청형) : 독서에 보고 듣어도 모르니 한심스럽고聞道愧支離(문도괴지리) : 도 들으려하니 지리함이 부끄럽습니다豈繫蒼生望(기계창생망) : 어찌 백성들의 희망이 달렸으리오마는謬蒙明主知(류몽명주지) : 잘못되어 밝은 임금의 알아줌을 받게되었습니다病諳年去速(병암년거속) : 병이 들매 세월이 몹시도 빠름을 알아閑厭日斜遲(한염일사지) : 한가하고 지루해 하루 해가 몹시도 더디구나臥念平生事(와념평생사) : 누워서 평생 일 곰곰이 생각해보니多爲識者嗤(다위식자치) : 식자의 웃음거리 됨이 많기도 하였습니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方舟向蛾嵋山(방주향아미산) 배를 타고 아미산을 향하여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方舟向蛾嵋山(방주향아미산)배를 타고 아미산을 향하여 錦江江上白雲秋(금강강상백운추) ; 비단 같은 강 물, 하늘엔 흰 구름 떠도는 가을唱撤鱺駒下酒樓(창철려구하주루) ; 이랴, 소리 높여 말 몰아 술집으로 간다​一片紅旗風閃閃(일편홍기풍섬섬) ; 한 조각 붉은 깃발 바람에 펄럭 펄럭​數聲柔櫓水悠悠(수성유로수유유) ; 물결은 고요한데 노 젓는 소리雨催寒犢歸漁店(우최한독귀어점) ; 비 내려 추워진 나귀를 타고 어물점에 들어오니波送輕鷗近客舟(파송경구근객주) ; 물결은 갈매기를 쫓고 뱃전으로 몰려오에孰謂書生多不遇(숙위서생다불우) ; 누가 말하랴, 서생은​每因王事飽淸遊(매인왕사포청유) ; 공사에 얽매여 충분히 잘 놀지 못한다고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路上自蜀歸燕(노상자촉귀연) 촉에서 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路上自蜀歸燕(노상자촉귀연)촉에서 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馬上行吟蜀道難(마상행음촉도난) : 말 위에 앉아 촉도난을 읊다가今朝始復入秦關(금조시부입진관) : 오늘 아침에야 다시 진관으로 드는구나.碧雲暮隔魚鳧水(벽운모격어부수) : 저무는 푸른 구름 어부수에 막혀 있고紅樹秋連鳥鼠山(홍수추련조서산) : 가을철 붉은 단풍 조서산에 이어있구나.文字剩添千古恨(문자잉첨천고한) : 문자는 부질없이 천고의 한을 더하는데利名誰博一身閑(이명수박일신한) : 공명으로 누가 일신의 한가함을 넓힐까令人最憶安和路(영인최억안화로) : 사람이 안락과 화합의 길에서 가장 기억할 일은竹杖芒鞋自往還(죽장망혜자왕환) : 죽장 짚고 짚신 신고 스스로 왕래하는 것이라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多景樓雪後(다경루설후) 다경루에 눈 내린 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多景樓雪後(다경루설후) 다경루에 눈 내린 뒤 樓高正喜雪漫空(루고정희설만공) : 누대가 높아 정말 기쁘니 눈보라 공중을 날고時後奇觀更不同(시후기관경부동) : 눈 갠 뒤 기이한 경치는 견줄 것이 없어라.萬里天圍銀色界(만리천위은색계) : 만 리 먼 하늘은 은빛으로 에워싸였고六朝山擁水精宮(육조산옹수정궁) : 육조 시대 산천은 수정궁으로 변하였구나.光搖醉眼滄溟日(광요취안창명일) : 햇살이 흔들림에 취한 눈 어찔해지고淸透詩腸草木風(청투시장초목풍) : 초목에 바람 일고 맑은 날씨는 시상을 떠올리네.却笑區區何事業(각소구구하사업) : 도리어 우습구나, 떠도는 이 몸 무슨 일로十年揮汗九街中(십년휘한구가중) : 십 년 동안을 번화한 거리에서 땀을 흘렸던가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鳳州龍湫(봉주룡추) 봉주 용추에서​​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鳳州龍湫(봉주룡추) 봉주 용추에서​​山前翠石雙扉啓(산전취석쌍비계) : 산 앞 푸른 돌, 두 돌문 열렸는데石底澄潭萬丈深(석저징담만장심) : 돌 밑 맑은 못이 만 길이나 깊도다明浸日光紛閃閃(명침일광분섬섬) : 밝게 빛친 햇빛 눈부시게 반짝거리고冷涵林影淨沈沈(랭함림영정침침) : 서늘한 숲그림자 잠겨 맑고도 침침하다斯民政要滋湯旱(사민정요자탕한) : 이 백성들 탕임금 가뭄에 비를 바라니彼相誰堪作說霖(피상수감작설림) : 어느 정승이 부열의 장마비를 내릴 만한가出沒魚兒休察見(출몰어아휴찰견) : 드나드는 작은 물고기들아 살펴보지 말라龍應先遣試人心(룡응선견시인심) : 아마도 용이 널 보내 사람 마음 시험하리라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二陵早發(이릉조발)두 능을 아침에 떠나며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二陵早發(이릉조발)두 능을 아침에 떠나며 夢破郵亭耿曉燈(몽파우정경효등) : 역의 정자에서 꿈 깨니 새벽 등불 가물거리고欲乘鞍馬覺凌兢(욕승안마각릉긍) : 말 안장에 오르려니 추위가 스산하구나雲迷柱史燒丹竈(운미주사소단조) : 노자가 단약을 사르던 터에 구름만 피어오르고雪壓文王避雨陵(설압문왕피우릉) : 문왕이 비 피한 능에 눈이 펑펑 내리는구나觸事誰知胸磈磊(촉사수지흉외뢰) : 세상일에 가슴에 웅어리 짐을 누가 알리오吟詩只得髮鬅鬙(음시지득발붕승) : 시 읊으니 머리털만 자꾸 헝클어질 뿐이로다塵巾折角裘穿縫(진건절각구천봉) : 두건의 뿔이 꺾이고 갖옷도 떨어졌으니羞向龍門見李膺(수향룡문견리응) : 이 꼴로 용문에 가서 이원례를 보기 부끄러워라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函谷關(함곡관) 함곡관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函谷關(함곡관) 함곡관 形勝平看十二齊(형승평간십이제) : 형승은 열두 제를 내려다 보는데下臨無路上無梯(하림무로상무제) : 밑으로는 길이 없고 길 위에는 사다리도 없다土囊約住黃河北(토낭약주황하북) : 흙 주머니로 황하의 북쪽을 막았고地軸句連白日西(지축구련백일서) : 지축은 백일의 서쪽에 맞닿았구나天意已歸三尺劍(천의이귀삼척검) : 하늘의 뜻은 이미 한고조에게 돌아갔지만人心豈特一丸泥(인심기특일환니) : 인심이야 어이 한 덩이 진흙 뿐이리오秋禾滿畝風塵靜(추화만무풍진정) : 가을 곡식 이랑에 가득하고 풍진은 고요하니穏跨征鞍聽午鷄(온과정안청오계) : 안장에 편히 걸터앉아 낮 닭 울음소리 듣는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思 歸(사 귀) 돌아가고파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思 歸(사 귀) 돌아가고파 扁舟漂泊若爲情(편주표박약위정) : 조각배로 떠도는 마음 서글퍼니四海誰云盡弟兄(사해수운진제형) : 사해가 다 형제라고 누가 말했나一聽征鴻思遠信(일청정홍사원신) : 떠나는 기러기 소리에 고향 소식 그립고每看歸鳥嘆勞生(매간귀조탄로생) : 돌아가는 새를 보면 수고로운 신세 가엾도다窮秋雨鎖靑神樹(궁추우쇄청신수) : 늦가을 청신 땅의 나무에 궂은 비 자욱하고落日雲橫白帝城(락일운횡백제성) : 지는 해에 백제성은 구름이 비껴있구나認得蓴羹勝羊酪(인득순갱승양락) : 순나물 국이 양젖보다 나음을 알았으니行藏不用問君平(행장불용문군평) : 가고 물러남을 점장인 군평에 물은들 소용없어라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諸葛孔明祠堂(제갈공명사당) 제갈공명의 사당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諸葛孔明祠堂(제갈공명사당)제갈공명의 사당  群雄蠭起事紛拏(군웅봉기사분나) : 영웅들 봉기하여 일마다 어수선하니獨把經綸臥草廬(독파경륜와초려) : 홀로 경륜 안고 초가집에 누웠었다許國義高三顧後(허국의고삼고후) : 삼고 후에 높은 의리 나라에 허락하고出師謨遠七擒餘(출사모원칠금여) : 칠종칠금 뒤에 출사의 책략이 원대하였따木牛流馬誰能了(목우류마수능료) : 목우와 유마로 위장하는 재주 누가 알며羽扇綸巾我自如(우선륜건아자여) : 새털 부채와 실로 짠 두건으로 자약하였다千載忠誠懸日月(천재충성현일월) : 천고의 충성 해와 달처럼 하늘에 달려廻頭魏晉但丘墟(회두위진단구허) : 돌아보건데, 위나라와 진나라야 폐허 뿐이로다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端 午(단 오) 단오날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端 午(단 오) 단오날 旅食京華十過春(여식경화십과춘) : 경사에서 떠돈 지 십 년이 넘어 西來又作問津人(서래우작문진인) : 서쪽으로 와서 또 갈 나루를 묻는다 半生已被功名誤(반생이피공명오) : 반평생은 이미 공명으로 그르쳤고 久客偏驚節物新(구객편경절물신) : 오랜 나그네 처지로 계절 바뀜에도 놀란다 萍梗羈蹤靑海月(평경기종청해월) : 부평초처럼 떰돌며 청해의 밝은 달 바라보고 松楸歸夢泰封塵(송추귀몽태봉진) : 꿈속에서 가끔 태봉땅 고향으로 돌아간다 旗亭且飮菖蒲酒(기정차음창포주) : 주점에서 또 창포주 한 잔 마시니 未用醒吟學楚臣(미용성음학초신) : 취하여 초나라 신하 굴원을 배울 필요 없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