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방옹 육 유(1125) 59

放翁 陸游(방옹 육유). 野 步 (야 보) 들길을 걸으며

放翁 陸游(방옹 육유). 野 步 (야 보) 들길을 걸으며 蝶舞蔬畦晩(접무소휴만) 나비는 저물녘 채소밭에서 춤추고 鳩鳴麥野晴(구명맥야청) 비둘기는 비 갠 뒤 보리밭에서 우네 就陰時小息(취음시소식) 이따금 그늘로 가서 잠시 쉬었다가 尋徑復微行(심경복미행) 지름길 찾아 다시 느릿느릿 걷네 村婦窺籬看(촌부규리간) 시골 아낙네 울타리 사이로 훔쳐보고 山翁拂席仰(산옹불석앙) 산골 노인네 자리를 털고 맞아 주네 市朝那有此(시조나유차) 저잣거리와 조정에 어찌 이런 것들이 있을까 一笑慰餘生(일소위여생) 한바탕 웃으며 남은 생애를 위로하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舍北搖落景物殊佳偶作(사북요락경물수가우작) 집 북쪽의 늦가을에 나뭇잎이 떨어지는 경치가 유달리아름다워 우연히 짓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舍北搖落景物殊佳偶作(사북요락경물수가우작) 집 북쪽의 늦가을에 나뭇잎이 떨어지는 경치가 유달리아름다워 우연히 짓다 小聚鷗沙北(소취구사북) 작은 마을은 모래톱 북쪽에 있고 橫林蟹舍東(횡림해사동) 죽 늘어선 숲이 어부의 집 동쪽에 있네 船頭眠醉叟(선두면취수) 노인은 뱃머리에서 술에 취해 자고 牛背立村童(우배립초동) 촌아이는 소 등 위에 서 있네 日落雲全碧(일락운전벽) 해 저무니 구름은 온통 푸르고 霜餘葉半紅(상여엽반홍) 서리가 내리고 난 뒤라 나뭇잎이 반쯤 붉네 窮鱗與倦翼(궁린여권익) 곤궁한 물고기는 날다가 지친 새와 함께하고 終勝在池籠(종승재지롱) 마침내 연못과 새장에 있으면서도 이겨 내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書 適 (서 적) 즐거움을 적다

放翁 陸游(방옹 육유). 書 適 (서 적) 즐거움을 적다 老翁垂七十(노웅수칠십) 늙은이 나이 칠십인데 其實似童兒(기실사동아) 실제로는 어린아니 같네 山果啼乎覓(산과제호멱) 산과일 따 달라고 소리 내어 울다가도 鄕儺喜笑隨(향나희소수) 마을에서 푸닥거리를 하면 기뻐서 웃으며 따라 하네 羣嬉累瓦塔(군희누와탑) 떼 지어 기와로 탑을 쌓으면 즐겁게 놀기도 하고 獨立照盆池(독립조분지) 홀로 작은 연못에 서서 그림자를 비쳐 보기도 하네 更挾殘書讀(경협잔서독) 낡아서 너덜너덜한 책을 다시 옆에 끼고 읽는 모습은 渾如上學時(혼여상학시) 맨 처음 서당에 다닐 때와 똑같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聞 雨 (문 우) 빗 소리를 들으며

放翁 陸游(방옹 육유). 聞 雨 (문 우) 빗 소리를 들으며 慷慨心猶壯(강개심유장) 강개한 마음 여전히 굳센데 蹉跎鬢已秋(차타빈이추)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나이가 들어 귀밑털만 벌써 가을 서리를 맞은 듯 허옇네 百年殊鼎鼎(백년수정정) 우리네 한평생 유달리 빨리 지나가 버리니 萬事只悠悠(만사지유유) 온갖 일이 다만 다득하기만 하구나 不悟魚千里(불오어천리) 연못 안의 물고기처럼 천리를 가도 깨닫지 못하고 終歸貉一丘(종귀락일구) 끝내 한 언덕에서 사는 담비로 돌아간다네 夜闌聞急雨(야란문급우) 깊은 밤 소나기 쏟아지는 소리 들려와 起坐聞交流(기자문교류) 일어나 앉으니 눈물이 마구 흘러내리는 구나

放翁 陸游(방옹 육유). 秋日郊居(추일교거) 가을날 성 밖에 살며

放翁 陸游(방옹 육유). 秋日郊居(추일교거) 가을날 성 밖에 살며 行歌曳杖到新塘(행가예장도신당) 지팡이 끌고 가며 노래 부르다가 새로 만든 연못에 닿았는데 銀闕瑤臺無此凉(은궐요대무차량) 화려한 대궐이나 아름다운 대 도 여기보다 서늘하니 않으리라 萬里秋雨菰菜老(만리추우고채노) 아득히 멀리까지 내리는 가을비에 줄풀과 푸성귀 시들어 가는데 一川明月稻花香(일천명월도화향) 온 개울에 밝은 달빛 비치고 벼꽃은 향기롭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追感往事(추감왕사)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追感往事(추감왕사)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다 諸公可歎善謀身(제공가탄선모신) 여러 고관들은 제 몸을 챙겨 탄식할 만하네 誤國當時豈一秦(오국당시기일진) 그때 나라를 그르친 것이 어찌 진회 한 사람 뿐이겠는가 不望夷吾出江左(불망이오출강좌) 관중 같은 사람이 강동에 나타나기를 바라지는 않더라도 新亭對泣亦無人(신정대읍역무인) 신정에서 서로 마주 보고 우는 사람 또한 없다는 말인가

放翁 陸游(방옹 육유). 探 梅 (탐 매) 매화를 찾아

放翁 陸游(방옹 육유). 探 梅 (탐 매) 매화를 찾아 江路雲低槮玉塵(강로운저삼옥진) 강변길에 구름 낮게 깔리고 눈발이 날리는데 暗香初探一枝新(암향초탐일지신) 그윽이 풍기는 향기 처음 찾으니 가지 하나가 새롭구나 平生不喜凡桃李(평생불희범도리) 한평생 무릇 복숭아꽃과 자두꽃 피어도 기쁘지 않았지만 看了梅花睡過春(간료매화수과춘) 매화꽃 보고 나니 졸면서 봄을 보내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無 題 (무제) 제목없이

放翁 陸游(방옹 육유). 無 題 (무제) 제목없이 半醉凌風過月旁(반취릉풍과월방) 술에 반쯤 취해 바람 타고 달 옆을 지나니 水精宮殿桂花香(수정궁전계화향) 수정궁전에서 계수나무 꽃향기가 풍겨오네 素娥定赴瑤池宴(소아정부요지연) 항아는 반드시 요지의 잔치에 갈 것이고 侍女皆騎白鳳凰(시녀개기백봉황) 시녀 들은 모두 흰 봉황새 타고 오리라

放翁 陸游(방옹 육유). 倚 樓 (의 루) 누각에 기대어

放翁 陸游(방옹 육유). 倚 樓 (의 루) 누각에 기대어 暮雲細細鱗千疊(모운세세린천첩) 저물녘 조각구름은 비늘이 수없이 겹쳐진 듯 하고 新月纖纖玉一鉤(신월섬섬옥일구) 가냘프고 여린 초승달은 옥으로 만든 갈고리 같네 歎息化工眞妙手(탄식화공진묘수) 조물주의 절묘한 솜씨에 감탄하며 衝寒來倚水邊樓(충한래의수변루) 추위를 뚫고 와서 물가 누각에 기대고 있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夜 意 (야 의) 밤 생각

放翁 陸游(방옹 육유). 夜 意 (야 의) 밤 생각 睡覺隣鷄已再啼(수각린계이재게) 잠에서 깨니 이웃집 닭이 벌써 두 번이나 울고 篷窓燈黑雨凄凄(봉창등흑우처처) 배의 창문은 맑고도 어두운데 비가 내리니 찬 기운이 있고 쓸쓸하네 東家蹇驢不用借(동가건려불용차) 동쪽 이웃집에서 다리늘 저는 당나귀 빌릴 필요 없으니 明日門前一尺泥(명일문전일척니) 내일 문 앞에는 진흙이 한 자나 쌓여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