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옹 육 유(1125)

放翁 陸游(방옹 육유). 聞 雨 (문 우) 빗 소리를 들으며

산곡 2023. 11. 17. 18:36

放翁 陸游(방옹 육유).   聞 雨 (문 우)  빗 소리를 들으며

 

慷慨心猶壯(강개심유장)

강개한 마음 여전히 굳센데

蹉跎鬢已秋(차타빈이추)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나이가 들어 귀밑털만 벌써 가을

서리를 맞은 듯 허옇네

百年殊鼎鼎(백년수정정)

우리네 한평생 유달리 빨리 지나가 버리니

萬事只悠悠(만사지유유)

온갖 일이 다만 다득하기만 하구나

不悟魚千里(불오어천리)

연못 안의 물고기처럼 천리를 가도 깨닫지 못하고

終歸貉一丘(종귀락일구)

끝내 한 언덕에서 사는 담비로 돌아간다네

夜闌聞急雨(야란문급우)

깊은 밤 소나기 쏟아지는 소리 들려와

起坐聞交流(기자문교류)

일어나 앉으니 눈물이 마구 흘러내리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