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용재 이행(1478) 58

容齋 李荇(용재 이행). 記 悔 (기 회) 후회를 적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記 悔 (기 회) 후회를 적다 ​平生失計漫爲儒(평생실계만위유) : 내 평생 그르친 것은 함부로 선비 된 것이라네 悔不早作農家夫(회부조작농가부) : 일찍 농부가 못된 것이 후회스러워라. 弊廬足以容吾軀(폐려족이용오구) : 헌 초가집도 내 한 몸 충분히 용납하고 薄田足以供宮租(박전족이공궁조) : 척박한 땅도 세금 바치기에 충분한 것을 山有藜藿澤有菰(산유려곽택유고) : 산에는 명아주와 콩, 못에는 물풀이 있느니 明口不愁生蛛蟵(명구불수생주주) : 산 입에 거미줄 칠 일 걱정할 필요 없는 것을 百年如此眞良圖(백년여차진량도) : 한 평생 이 같으면 정말 좋은 대책이라 世間萬事非所處(세간만사비소처) : 세상만사 자리 걱정할 바가 아닌 것이네. 達官厚祿奉爾娛(달관후록봉이오) : 높은 관직과 후한..

容齋 李荇(용재 이행). 見白髭有感(견백자유감) 드디어 나도 흰수염이 나는구나

容齋 李荇(용재 이행). 見白髭有感(견백자유감) 드디어 나도 흰수염이 나는구나 我年三十八(아년삼십팔) 내 나이 서른여덟 살에 頭髮始變衰(두발시변쇠) 머리털이 세기 시작하더니만 憂患十星霜(우환십성상) 우환 속에 십 년을 보내고 나니 種種生白髮(종종생백발) 올올이 흰 머리털 돋아나더라 初焉愴然驚(초언창연경) 처음 보고는 화들짝 놀랬지만 久復無瑕疵(구부무하자) 오래 지나니 무덤덤해지더라 人或勸當鑷(인혹권당섭) 남들은 뽑으라 하지만 我心良不欺(아심량불기) 내 마음을 속일 수는 없지 賤老世俗態(천노세속태) 세상 사람들 늙은이 천대하지만 畢竟宜自知(필경의자지) 필경 스스로 알게 되니라 此翁非昔翁(차옹비석옹) 이 늙은이도 그 옛날엔 騎竹狂走兒(기죽광주아) 죽마타고 신나게 뛰놀던 아해였음을

容齋 李荇(용재 이행). 次仲說韻(차중열운) 차중열운

容齋 李荇(용재 이행). 次仲說韻(차중열운) 차중열운 佳節昏昏尙掩關(가절혼혼상엄관) 좋은 계절 저물어 가는데 여전히 문 닫고 지내노니 不堪孤坐背南山(불감고좌배남산) 남산 등지고 차마 홀로 앉아있기 어렵구나 閑愁剛被詩情惱(한수강피시정뇌) 한가한 시름은 시흥에 몹시 시달리고 病眼微分日影寒(병안미분일영한) 병든 눈 찬 햇살에 떠지지 않는구나 止酒更當嚴舊律(지주갱당엄구률) 술 끊어야지 옛 맹세 더욱 다짐하지만 對花難復作春顔(대화난부작춘안) 한잔 술에 꽃을 봐도 다시 봄 얼굴빛 짓기 어렵구나 百年生死誰知己(백년생사수지기) 백년도 못사는 덧없는 인생 지기는 어디 갔느뇨 回首西風淚獨潸(회수서풍루독산) 가을 바람에 고개 돌리며 홀로 눈물 흘린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歲暮有懷仲說 2首(세모유회중열 2수) 세모에 중열 박은을 생각하며

容齋 李荇(용재 이행). 歲暮有懷仲說 2首(세모유회중열 2수) 세모에 중열 박은을 생각하며 歲律其暮只今日(세율기모지금일) 한 해도 저물어 섣달 그믐날 我思者誰無故人(아사자수무고인) 내 그리워하는 이 누구인고 그대는 내 곁에 없고 今日苦留不肯駐(금일고류불긍주) 오늘 아무리 붙잡아도 그대 머물지 않으니 故人何處與爲隣(고인하처여위인) 그 어드메서 그대와 더불어 이웃해 살까 吾生如此已堪笑(오생여차이감소) 이내 인생 이미 우스울 뿐 世事多端空自春(세사다단공자춘) 다단한 세상 속 속절없이 봄은 오누나 獨立東風問冥漠(독립동풍문명막) 동풍에 홀로 서서 아득한 하늘에 묻노니 百年能復幾霑巾(백년능부기점건) 또 몇 번이나 수건 적시며 살까

容齋 李荇(용재 이행). 歲暮有懷仲說 1首(세모유회중열 1수) 세모에 중열 박은을 생각하며

容齋 李荇(용재 이행). 歲暮有懷仲說 1首(세모유회중열 1수) 세모에 중열 박은을 생각하며 百年無幾歲云暮(백년무기세운모) 인생 백 년 덧없이 한 해가 저무니 一事不諧行且休(일사불해행차휴) 제대로 한 일도 없이 내 인생도 저물어가네 唾面待乾尙可忍(타면대건상가인) 타면대건 도 견딜 수 있거늘 曲肱飮水豈吾羞(곡굉음수기오수) 곡굉음수가 어찌 나의 수치가 되리 美人何日得相慰(미인하일득상위) 우리 벗님 언제 만날 수 있을꼬 懷抱此時難自由(회포차시난자유) 그리운 정 주체할 길 없구나 縱未成言已心會(종미성언이심회) 약속은 없었어도 마음 이미 통했으니 儻能歸去與同舟(당능귀거여동주) 그대와 함께 배 탈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容齋 李荇(용재 이행). 溪上獨詠(계상독영) 개울에서 혼자 읊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溪上獨詠(계상독영) 개울에서 혼자 읊다 飮有淸泉食有蔬(음유청천식유소) : 마실 맑은 샘물과 먹을 나물 있고 洞門重鎖是仙居(동문중쇄시선거) : 골짜기 깊으니 이곳이 곧 신선 사는 곳이네 古松障日何妨偃(고송장일하방언) : 고송이 햇빛 가려주니 어찌 눕는 것이 방해되며 細草如氈不見鋤(세초여전불견서) : 가는 풀들은 융단 같으니 호미질도 필요 없네. 獨嗅石蒲兼賞竹(독후석포겸상죽) : 나 혼자 돌창포 향기 맡고 대나무 감상하며 靜聽山島更觀魚(정청산도갱관어) : 고요히 산새소리 듣다가 물고기 바라보네 百年得失眞兒戱(백년득실진아희) : 인간 평생의 이해득실은 정말 아이들 장난이라 一笑悠悠莫問渠(일소유유막문거) : 유유히 한번 웃어버리고 묻지 마소

容齋 李荇(용재 이행). 菊 (국) 국화

容齋 李荇(용재 이행). 菊 (국) 국화 耿介平生自出塵(경개평생자출진) : 곧은 성품으로 평생 세속을 벗어나 肯隨凡卉與爭春(긍수범훼여쟁춘) : 기꺼이 뭇 꽃들과 봄을 다투랴 十年憔悴離騷客(십년초췌이소객) : 십년 초췌한 굴원처럼 晩節田園避俗人(만절전원피속인) : 늦가을 전원에서 사람을 피하네 對汝更驚秋日暮(대여갱경추일모) : 너를 보니 늦가을에 놀라 隨風三嗅白頭新(수풍삼후백두신) : 바람 맞으며 몇 번 향기를 맡으니 백발 새로워 從敎霜雪凋零盡(종교상설조령진) : 눈〮〮서리에 다 진다고 해도 莫向天工怨不均(막향천공원불균) : 하늘을 향해 공평치 못함을 원망하지 마소

容齋 李荇(용재 이행). 歲暮有懷仲說(세모유회중설) 세모에 중설을 회고하며​

容齋 李荇(용재 이행). 歲暮有懷仲說(세모유회중설) 세모에 중설을 회고하며 ​ ​ 歲律其暮只今日(세율기모지금일) : 한 해가 다 지나 세모가 오늘이네 我思者誰無故人(아사자수무고인) : 그리운 이 누군가 아는 사람 아무도 없구나 今日苦留不肯駐(금일고유불긍주) : 오늘 애써 붙잡아도 말리지 못하네 吾生如此已堪笑(오생여차이감소) : 나의 삶이 이 같으니 우습지 않소 世事多端空自春(세사다단공자춘) : 세상 일 복잡해도 봄은 오는 법 ​獨立東風問冥漠(독립동풍문명막) : 묻노라 봄바람이여, 저세상 일을

​容齋 李荇(용재 이행). 題天磨錄後(제천마록후)천마록 뒤에 적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題天磨錄後(제천마록후) 천마록 뒤에 적다 卷裏天磨色(권리천마색) 책 속에 어린 천마산 빛이 依依尙眼開(의의상안개) 어렴풋이 눈앞에 열리네 斯人今已矣(사인금이의) 이사람 지금 이미 가고 없으니 古道日悠哉(고도일유재) 그대와 오르던 옛길 날로 아득해지네 細雨靈通寺(세우령통사) 영통사에 가랑비 내리고 斜陽滿月臺(사양만월대) 만월대에 석양 비끼었네 死生曾契闊(사생증계활) 생사에 늘 서로 만나기 어려웠나니 衰白獨徘徊(쇠백독배회) 백발의 노쇠한 몸 홀로 배회하노라 이시는 박은이 죽고 난 후 함께 천마산에 올랐던 기록인 天磨錄(천마록) 뒤에 쓴 懷古詩(회고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