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용재 이행(1478) 58

容齋 李荇(용재 이행). 客 子 (객 자) 나그네

容齋 李荇(용재 이행). 客 子 (객 자) 나그네 客子行裝薄(객자행장박) : 나그네 행장 초라한데 春風南路長(춘풍남로장) : 봄바람 부는데 길은 남쪽으로 멀다 魚遊極樂界(어유극락계) : 물고기 뛰노니 바로 극락세계 花發本來香(화발본래향) : 꽃 피어나 향기로워라 試作逢場戱(시작봉장희) : 시를 짓는 것은 장소에 따르고 言因得意忙(언인득의망) : 득의함이 있으면 표현하기 바쁘다 雲山慣迎送(운산관영송) : 구름 낀 산은 보내고 맞는 일 익숙하건만 向我獨蒼蒼(향아독창창) : 나를 향해서는 유독 더욱 푸르구나

容齋 李荇(용재 이행). 4月26日書東宮移御所直舍壁 (4월26일서동궁이어소직사벽)

容齋 李荇(용재 이행). 4月26日書東宮移御所直舍壁 (4월26일서동궁이어소직사벽) 4월26일 동궁 이어소 숙직실 벽에 쓰다 ​ 衰年奔走病如期(쇠년분주병여기) 분주한 노년에 기약한 듯 병이 찾아드는데 春興無多不到詩(춘흥무다부도시) 춘흥이 많지 않아 시를 짓지 않노라 睡起忽驚花事了(수기홀경화사료) 잠 깨자 꽃은 다 이울어 홀연 놀라노니 一番微雨落薔薇(일번미우락장미) 한줄기 가랑비에 장미꽃 떨어졌구나

容齋 李荇(용재 이행). 讀翠軒詩用張湖南舊詩韻 (독취헌시용장호남구시운)

容齋 李荇(용재 이행). 讀翠軒詩用張湖南舊詩韻 (독취헌시용장호남구시운) 읍취헌의 시를 읽고 장호남의 옛 시에 차운하다 挹翠高軒久無主(읍취고헌구무주) 읍취헌 고결한 집에 오랫동안 주인이 없어 屋樑明月霜容姿(옥량명월상용자) 들보에 비친 달빛 보니 그대가 그립구나 自從湖海風流盡(자종호해풍류진) 이젠 강산에 풍류가 덧없이 사라졌으니 何處人間更有詩(하처인간갱유시) 인간 세상 어느 곳에 또 다시 시가 있으랴

容齋 李荇(용재 이행). 書仲說題畵屛時後(서중열제화병시후)

容齋 李荇(용재 이행). 書仲說題畵屛時後(서중열제화병시후) 중열 박은이 그림병풍에 쓴 시 뒤에 적다 古紙淋漓寶墨痕(고지임리보묵흔) 묵은 종이에 뚝뚝 떨어지는 보배로운 먹물 흔적 靑山無處可招魂(청산무처가초혼) 정산 그 어디에도 혼백을 불러볼 곳 없구나 百年寂寞頭渾白(백년적막두혼백) 적막한 백 년 인생 머리털 온통 희고 風雨空齋獨掩門(풍우공재독엄문) 비바람 치는 빈 집에서 홀로 문 닫고 지내노라

容齋 李荇(용재 이행). 雨 2 (우2) 비

容齋 李荇(용재 이행). 雨 2 (우2) 비 睡罷鵲聲何太忙(수파작성하태망) 어찌 그리도 지저대는지 까치소리에 낮잠을 깨니 疾風殺雨斜陽漏(질풍살우사양루) 질풍에 비가 뜸하고 구름사이 석양이 비친나 一笑扶笻聊出門(일소부공료출문) 반가운 마음에 지팡이 짚고 문을 나서니 滄茫原野無耕耨(창망원얌경누) 창망한 들판에 밭일하는 농부 보이지 않네

容齋 李荇(용재 이행). 雨 1 (우1) 비

容齋 李荇(용재 이행). 雨 1 (우1) 비 昨夜濃雲潑墨色(작야농운발묵색) 어젯밤 짙은 구름이 먹구름으로 사납게 변하더니 曉來白雨銀絲直(효래백우은사직) 새벽녘에 흰 빗줄기가 은실처럼 쏟아져 내리누나 閉門遷客休怨咨(폐문천객휴원자) 가시 울로 둘러쳐진 귀양객은 아무 원망도 하지 않나니 上帝勤民不廢職(상제근민불폐직) 임금은 백성 보살피느라 여념 없구나

容齋 李荇(용재 이행). 霜 月 (상 월)서리와 달

容齋 李荇(용재 이행). 霜 月 (상 월)서리와 달 晩來微雨洗長天(만내미우세장천) : 늦어 내린 보슬비에 하늘 씻기고 入夜高風捲瞑煙(입야고풍권명연) : 밤 되어 부는 바람 저녁연기 걷힌다 ​ 夢覺曉鐘寒徹骨(몽각효종한철골) : 저녁 종소리에 꿈을 깨니 차가운 기운 뼈 속을 파고들고 ​ 素蛾靑女鬪嬋娟(소아청녀투선연) : 교교한 달빛과 새하얀 서리 그 자태를 다투네

容齋 李荇(용재 이행). 書直舍壁(서직사벽)직사벽에 적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書直舍壁(서직사벽)직사벽에 적다 ​ 衰年奔走病如起(쇠년분주병여기) : 쇠약한 몸 분주하니 병이 날 지경이라 ​ 春興無多不到詩(춘흥무다부도시) : 봄날의 흥 많지 않아 시도 지어지지 않는다 ​ 睡起忽驚花事晩(수기홀경화사만) : 잠에서 깨어보니 놀라워라, 꽃피는 때가 다 저물다니 一番微雨濕薔薇(일번미우습장미) : 한 차례 내린 가랑비 장미꽃을 다 적시네

容齋 李荇(용재 이행). 朱雲詠(주운영)주운을 노래함

容齋 李荇(용재 이행). 朱雲詠(주운영)주운을 노래함 腰間有劍何須請(요간유검하수청) : 허리 춤에 칼을 차고 있으니 어찌 반드시 청하리 地下無人亦足游(지하무인역족유) : 죽은 세상에 사람 없어도 또한 놀 수 있으리라 ​ 可惜漢廷槐里令(가석한정괴이영) : 아쉬워라, 한나라 조정에 괴리의 현령이 있어 ​ 一生唯識佞臣頭(일생유식녕신두) : 평생 동안 간사한 신하의 머리만 알았다네

容齋 李荇(용재 이행). 登靑鶴洞後嶺(등청학동후령)

容齋 李荇(용재 이행). 登靑鶴洞後嶺(등청학동후령) 청학동 뒷고개에 올라 ​ 登山臨水不須秋(등산임수불수추) : 산에 올라 물을 보니 꼭 가을일 필요 없어 暗綠殘紅轉覺愁(암록잔홍전각수) : 짙푸른 잎 시든 꽃들은 더욱 우수를 자아낸다. ​ 若使時從靑鶴醉(약사시종청학취) : 때때로 청학을 따라 취할 수 있다면 人間是處亦楊州(인간시처역양주) : 인간세상 이곳이 신선세상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