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詠群鳥 21(영군조 21) 뭇 새들을 읊다

산곡 2023. 12. 17. 13:13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詠群鳥 21(영군조 21) 뭇 새들을 읊다

 

[ 제 1 수 ]  鳳凰(봉황)

 

有鳥鳴高岡(유조명고강)

높은 산등성이에서 우는 새가 있으니

其聲若笙簧(기성약생황)

그 소리가 생황 소리 같네

文王今已歿(문왕금이몰)

주나라 문왕은 지금 이미 죽고 없으니

不復聽朝陽(불복청조양)

조양에서 우는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없구나

 

 제 2 수 ]  鸞鳥(난새)

 

對鏡啼孤影(대경제고영)

거울에 비친 자기의 외로운 그림자를 보고 울고

臨川惜麗容(임천석여용)

시냇물에 비친 아름다운 모습을 애처롭게 여겼지

紅顔多薄命(홍안다박며)

미인은 수명이 짧은 경우가 많은데

嗟爾卽相同(차이즉상동)

아 네가 곧 그와 같구나

 

[ 제 3 수 ]  孔雀(공작)

 

百鳥皆無姓(백조개무성)

온같 새들 모두 성이 없는데

惟君得姓全(유군득성전)

오직 너만 온전하게 성을 얻었구나

知爲大聖後(지위대성후)

대성 공자의 후손임을 아니

安得不瞿然(안득불구연)

어찌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 제 4 수 ]   又(또 한수읊다)

 

碧羽黃金尾(벽우황금미)

푸른 깃에 황금빛 꼬리

奇姿第一品(기자제일품)

기이한 모습이 새들 가운데 으뜸이로다

泉中有牴牛(천중유저우)

샘물 속에는 들이받는 소가 있으니

莫向寒泉飮(막향한천음)

찬물이 솟는 샘에 가서 마시지 말거라

 

[ 제 5 수 ]  鸚鵡앵무(앵무새)

 

百鳥從天放(백조종천방)

온갖 새들은 마음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는데

惟君獨閉籠(유군독폐롱)

오직 너만 홀로 새장에 갇혀 있구나

能言階禍難(능언계화난)

말 잘하는 것이 재앙과 환난을 불렀으니

何處訴心衷(하처소심충)

어디에 가서 네 속마음을 호소하랴

 

[ 제 6 수 ]  翡翠비취(물총새)

 

昔有貞男女(석유정남녀)

옛날에 마음이 곧은 남녀가 있어

心同意亦同(심동의역동)

마음과 뜻이 같았네

終爲金翡翠(종위금비취)

마침내 금빛 불총새가 되어

相對昵雌雄(상대니자웅)

암컷과 수컷으로 서로 마주하며 사랑했구나

 

[ 제 7 수 ]   白鶴백학(두루미)

 

白鶴千年老(백학천년노)

두루미는 오랜 세월 동안 사니

應知不死仙(응지불사선)

마땅히 죽지 않는 신선임을 알겠네

倘非赤松子(당비적송자)

만일 적송자가 아니라면

定是安期仙(정시안기선)

반드시 신선 안기생 이리라

 

[ 제 8 수 ]   靑鳥(파랑새)

 

曾爲王母使(증위왕모사)

일찍이 서왕모의 심부름꾼이 되어

傳信建元秋(전신건원추)

한나라 무제 때 서신을 전했었지

案罷金宮後(안파금궁후)

그때 대궐에서 잔치가 끝난 뒤에

塵寰底事留(진환저사류)

무슨 일로 티끌세상에 머물렀을까

 

[ 제 9 수 ]   蒼鷹창응(매)

 

鷙鳥飜霜翮(지조번상핵)

사나운 새가 매섭게 날개를 퍼덕이니

滅稜振百禽(멸을진백금)

서슬이 퍼런 위세에 온갖 새들이 떠네

雖無鸞鳳德(수무난봉덕)

비록 난새와 봉황과 같은 덕은 없지만

搏擊世人欽(박격세인흠)

그 용감한 모습을 세상 사람들이 흠모하는구나

 

[ 제 10 수 ]  鴇鳥너조(너새)

 

肅肅一群鴇(숙숙일군너)

한 무리의 너새가 날개를 퍼덕이며

翩翩過田里(편편과전리)

훨훨 날아서 논밭을 지나오네

不語亦無言(불어역무언)

말도 못하고 또한 말도 없으니

應徵國武子(응징국무자)

마땅히 그옛날 말 많았던 국무자를 징계하는 것이리라

 

[ 제 11 수 ]  野翟야적(들꿩)

 

野翟鳴相鷕(야적명상요)

들꿩이 화답하듯 서로 울어 대는데

文章五色鮮(문장오색선)

그 모습 다섯 가지 빛깔이 선명하네

中林多綱罟(중림다강고)

숲 속에 그물이 많으니

衝突莫翩嬛(충돌막편현)

서로 부딪치기만 하고 가볍게 날아오르지 못하는구나

 

[ 제 12 수 ].  鷓鴣자고(자고새)

 

綠兮衣裳淡(녹혜의상담)

녹색 깃털도 엷고

新粧粉黛閑(신장분대한)

새로 꾸민 눈썹도 한가롭네

都墟長不去(도허장불거)

도읍의 터를 늘 떠나지 않으니

應是舊宮鬟(응시구궁환)

아마도 전생에 궁녀였나 보구나

 

[ 제 13 수 ]    鶬鶊창강(꾀꼬리)

 

野鳥飛無數(야조비무수)

들새가 수없이 날더니

和風扁百荄(화풍편백해)

산들바람이 온갖 풀뿌리에 불어오네

鶬鶊知氣節(창강지기절)

꾀꼬리가 기후를 아는지

飛上入天街(비상입천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구나

 

[ 제 14 수 ] .  田鶉(메추라기)

 

爲禽體甚微(위금체심미)

새의 몸이 너무 작아서

不足登鼎俎(부족등정조)

솥과 도마에 올리기에도 부족하지만

惟其肉味膏(유기육미고)

오직 고기 맛이 기름져서

擧世爭圖汝(거세쟁도녀)

온 세상 사람들이 너를 다투어 잡는구나

 

[ 제 15 수 ]   鷦鷯(뱁새)

 

不願鄧林樹(불원등림수)

무성한 등림의 나무를 바라지 않는데

寧求太倉粟(녕구태창속)

어찌 커다란 창고의 곡식을 구하겠는가

安巢借一枝(안소차일지)

가지 하나 빌려 보금자리를 마련했으니

數粒忠飢腹(수립충기복)

낟알 몇 개로 주린 배를 채우겠구나

 

[ 제 16 수 ].  鴟鳶(올빼미)

 

鴟鳶拳腐鼠(치연권부서)

올빼미가 썩은 쥐를 움켜쥐고

上坐枯楊枝(상좌고양지)

마른 버들가지 위에 앉아 있다가

鷙鳥盤其上(지조반기상)

맹금이 그 위를 빙빙 돌자

蒼黃부翼之(창황부익지)

허둥지둥 날개로 쥐를 덮는구나

 

[ 제 17 수 ].   孝烏(가마귀)

 

古人云此鳥(고인운차조)

옛사람이 이 새에 대해 말하기를

鳥中此曾參(조중차증참)

새 가운데 효성이 지극한 증삼과 견줄수 잇다고했지

曾參縱未及(증삼종미급)

증삼에게는 비록 못 미친다고 하더라도

可怪忘親子(가괴망친자)

어버이를 잊는 자식이 부끄러워할 만 하리라

 

[ 제 18 수 ] .   喜鵲희작(까치)

 

爾身常近人(이신상근인)

네 몸은 늘 사람을 가까이 하고

人亦不相暴(인역불상폭)

사람 또한 서로 해치지 않네

恩情本來深(은정본래심)

은애의 마음이 본디 깊으니

有喜能先報(유희능선보)

기쁜소식이 있으면 먼저 알려 주는 구나

 

[ 제 19 수 ]    燕燕(제비)

 

古語云玆鳥(고어운자조)

옛말에 이르기를 이 새는

烏衣公子儔(오의공자주)

검은 옷을 입은 공자의 무리라고 하였네

能言今若是(능언금약시)

지금은 이처럼 말을 잘 하니

還訝祝鮀流(황아축타류)

도리어 말재주가 뛰어났던 축관 터으 무리가 아닌가 의심하는 구나

 

[ 제 20 수 ] .   黃雀(참새)

 

花枝啼更好(화지제경호)

꽃가지 위에서 울어 대니 더욱 좋지만

田粟喙能殘(전속훼능잔)

논밭의 곡식을 쪼아서 다 먹어 치우네

族類還繁盛(족류환번성)

일가붙이가 도리어 번성하니

其生好惡間(기생호악간)

사랑과 미움 속에서 살가가는 구나

 

[ 제 21 수 ].   黔禽(굴뚝새)

 

出入藩籬間(출입번리간)

울타리 사이로 드나들고

潛行庭戶裏(잠행정호리)

뜰 안으로 남몰래 숨어서 오가네

皇天降此禽(황천강차금)

조물주가 이 새를 내려보내서

暗察人間事)암찰인간사)

인간 세상의 일을 몰래 살피게 했구나